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10화 (110/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10 >

[타도 김치팍]

[김치X 초밥O]

아스날 감독인 폴 부아예 감독의 집에 걸려 있는 액자의 내용을 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뻐킹 김치맨.”

옆에 있던 그의 아내가 물었다.

“당신은 그렇게 울브스가 싫어요?”

“…….”

“팍이 당신을 조롱하거나 아스날을 조롱했나요?”

“아니야.”

“그런데 왜 싫어해요?”

“당신……! 때문이야!”

“내가 왜요?”

그의 아내는 폴 부아예 감독을 의아한 얼굴로 바라봤다. 폴 부아예 감독이 얼굴을 찌푸렸다.

“그 이상한 옷은 뭐야?”

“아! 김치규태교에서 이번에 새롭게 만든 응원복이에요. 팍이 뛰었던 소쇼와 지금 뛰고 있는 울브스의 유니폼을 반반으로 붙여서 만든 응원복이죠.”

“그게 문제야!”

폴 부아예 감독이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었다. 그가 사랑하는 아내는 갑자기 변했다.

“왜 그런 이상한 놈의 팬클럽에 가입한 거야?”

“얼마나 멋진 친구인데요! 팍이 얼마나 건실하고 착한 선수인지 모르세요? 3개월 전에 방영했던 7부작 다큐멘터리인 ‘축구선수 박규태’에서 나온 내용인데…….”

“됐어! 됐다고……! 다 미쳤어!”

폴 부아예 감독이 부르르 떨었다.

자신을 보며 사슴 같은 눈망울로 웃어주던 아내가 뻐킹 김치맨의 수작에 넘어갔다.

“이번 울브스전…….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이겨야겠어. 아니! 절대 질 수 없어! 팍을 상대로 1골도 내어주지 않겠어!”

그의 아내는 부르르 몸을 떨며 분노하는 폴 부아예 감독을 보며 깔깔 웃었다.

그의 남편은 예나 지금이나 질투가 심했다.

“그래요. 열심히 해봐요. 그래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김치팍을 상대하려면 무리겠지만…….”

“으아아아! 뻐킹 김치맨! 죽여버리겠어!”

폴 부아예 감독이 분노를 내뱉었다.

같은 시각.

울브스의 훈련장.

“아오……. 누가 내 욕을 하나?”

박규태가 얼굴을 찌푸렸다.

아스날과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박규태는 자신이 찍었던 다큐멘터리 영화는 물론이고 7부작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신의 국뽕력을 채워주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나 ‘두 유 노 랭킹’이 8위까지 치솟은 것은 물론이고 그가 길거리를 돌아다니면 울버햄튼의 주민들이 ‘아아아! 김치 예수다!’라고 소리를 지르며 그를 따라온다.

박규태는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아니……. 이러다가 진짜 사이비 종교 교주가 될 것 같아. 진짜 무서워서 어떻게 못 하나?’

거기다 그를 바라보는 선수들의 눈빛도 영화가 개봉하기 전과 다르게 상당히 깊어졌다.

박규태는 저런 눈을 한 사람들을 잘 알고 있었다.

회귀 전에 동유럽 리그에서 뛸 때, 체코의 뒷골목에서 약을 하던 사람들이 저런 눈빛을 종종 보여주고는 했다.

“역시……. 김치 예수!”

“아아……. 규-멘! 뽕렐루야!”

“김치규태교 1장 8절. 훈련하던 중에 공을 발견한 규-멘께서 손으로 골대를 가리키시니 곧 골대 앞을 가로막던 모든 것이 치워지고 공은 이미 골대에 들어가 있더라.”

“아아……! 멋져! 짜릿해! 항상 팍을 보면서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어! 김치팍! 김치팍! 김치김치팍팍!”

박규태는 닭살이 돋는 것을 느끼며 얼굴을 찌푸렸다. 이제는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

‘이러다가 나중에 드록바처럼 전쟁이라도 멈추게 되면 지금의 현상이 더 심해질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겠지.

요즘 북한도 조용하던데.

박규태가 불안한 눈빛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오전 훈련을 끝낸 박규태가 점심을 먹고 잠깐 쉬기 위해서 구단에서 마련한 휴게실로 향했다.

“아닐 거야.”

설마 북한이 미사일이라도 쏠까.

최근에 남북회담도 하던데.

그래, 그럴 리 없다.

박규태가 불안함을 떨쳤다.

* * *

9월 23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아스날의 홈 라커룸에서 폴 부아예 감독이 선수들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서 절대 질 수 없음을 선수들에게 밝혔다. 선수들도 그의 말을 경청했다.

“지난 시즌…… 우리는 많은 경기를 놓쳤다. 그리고 그 결과는 토트넘에게 밀려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놓쳤지.”

그의 말처럼 아스날은 토트넘에게 밀려 리그 5위로 시즌을 끝낼 수밖에 없었다.

딱 한 경기만 더 아스날이 승점을 따냈다면 리그 4위는 토트넘이 아닌 그들의 손에 들어왔을 것이다.

“그래! 단 한 경기를 말이야.”

“우리는 지난 시즌에 울브스와 경기에서 모두 패배했다. 만약 한 경기라도 이겼다면……. 우리는 유로파리그가 아닌 챔피언스리그에서 다른 팀과 경쟁하고 있었겠지.”

선수들의 침묵.

그리고 그들의 불타는 눈을 보며 폴 부아예 감독이 씩 미소를 지었다.

그는 승부욕이 들끓는 선수들을 다루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경험이 많은 감독이었다.

“이번 시즌도 똑같아! 2승 1무 3패로 지난 시즌처럼 상당히 낮은 위치에서 시작하고 있지. 이렇게 패배를 먼저 쌓고 시작하면 절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어.”

“…….”

“오늘 경기…… 이긴다. 이겨서 우리는 다시 챔피언스리그로 돌아갈 것이고,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는 거너스에게 승리라는 것을 맛보게 할 거다.”

“옛썰!”

“준비는 되었나?”

“물론입니다.”

굶주린 맹수처럼 사나운 선수들의 눈빛.

폴 부아예 감독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원하는 모습이었다.

이제 자신이 지휘하는 맹수들은 울브스를 물어뜯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것이다.

“좋아! 가서 울브스에게 진정한 강팀이 무엇인지 보여줘! 우리는 울브스를 잡고 다시 반등할 거다.”

아스날의 선수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파이팅이 넘치는 말을 내뱉으며 라커룸을 나섰다.

폴 부아예 감독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뻐킹 김치맨……. 오늘만큼은 절대 이길 수 없을 거야.”

그의 아내가 경기를 보러 온 날이었다.

망할 김치맨에게 절대 질 수 없었다.

그렇게 라커룸을 나선 폴 부아예 감독이 밴치로 향했다. 선수들은 복도에 맞춰서 줄을 섰다.

아스날의 선수들은 굶주린 맹수와 같은 눈으로 울브스의 선수들을 보며 전의를 끌어올렸다.

‘뭐, 뭐야 저 눈빛은?’

‘미친 새끼들……. 약이라도 한 거야?’

‘무슨 눈빛이 저렇게 살벌하지?’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었다.

울브스 선수들의 눈빛을 본 아스날의 선수들은 몸을 움찔하며 사나운 눈빛을 내리깔아야 했다.

울브스 선수들의 눈빛은 ‘광기’가 서려 있었다.

몇몇 선수는 넋이 나간 눈빛이었다.

“김치팍…….”

“어나더 코리아! 어나더 김치팍!”

“규-메에에엔”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실실 웃는 울브스의 선수들은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섬뜩했다.

그렇게 필드에 입장한 두 팀의 선수들.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구너스가 큰 목소리로 선수들을 환영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이어지는 행사가 모두 끝나고 선수들이 필드로 흩어지는 모습을 보며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아스날이 단단히 준비했군.”

“그럴 수밖에 없죠. 아스날에게는 지금의 순위가 만족스럽지 않을 테니까요.”

그는 오늘 단단히 기합이 들어간 폴 부아예 감독을 떠올리며 씩 미소를 지었다.

그가 마크 캠밸 수석코치를 불렀다.

“마크! 오늘 선수들의 컨디션은 어떻던가요?”

“나쁘지 않습니다. 걱정되는 것은 오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메튜 카니가 과연 잘 적응할 수 있느냐인데…….”

“전반전에 크게 흔들리면……. 앤서니 백스터 교체를 생각해 봐야겠네요.”

“그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삐익!

경기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가 들려오고 선수들이 빠르게 필드를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아스날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지난 시즌에 멋진 활약을 보여줬던 루카스 아르셀모가 아스날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자신과 같은 포지션에서 활약하는 박규태를 크게 의식하고 있었다.

거기다 아스날은 루카스 아르셀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에 첼시에서 데려온 세비 할튼도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에 로테이션으로 출전한 40경기 중에서 절반을 후반전 교체로 투입했음에도 10골 7도움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며 폴 부아예 감독의 신임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이번 시즌에 주전으로 발탁이 되었는데 흔들리는 아스날의 상황에서도 이번 시즌에 4경기 출전해서 2골을 넣는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었다.

‘어려운 상대는 아니야.’

좌측 윙 포워드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간 그는 울브스의 선수들을 보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울브스를 상대로 멋진 활약을 가져갈 자신이 있었다. 오늘 그의 컨디션은 정말 뛰어났으니까.

전반 7분에 나온 기회도 그가 만들었다.

울브스의 틈을 놓치지 않고 그는 오른쪽 윙 포워드인 메이든 산초에게 공을 연결했다.

메이든 산초는 그의 패스를 놓치지 않았다.

철썩!

골이 들어가고 메이든 산초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커모오오오오온!”

“그거야! 메이든! 그거라고!”

“멍청한 울브스! 여기는 너희가 사랑하는 김치 발할라가 아니라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이라고!”

“우우우우우우!”

아스날의 팬들은 전반전의 이른 시간에 골을 넣자 크게 좋아하며 골을 넣은 메이든 산초와 도움을 기록한 세비 할튼을 향해서 여러 찬양하는 말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 즐거움은 잠깐이었다.

주-모우우우우우우!

전반 15분에 울브스는 바로 1대1 동점을 만드는 골을 넣으며 아스날을 추격했다.

박규태의 패스.

그리고 엠마누엘의 슈팅이었지만 골은 기록되지 않았다. 상대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이 되면서 자책골로 기록되었다.

다시 1 대 1이 되었음에도 아스날의 선수들은 지독하게 들러붙었다. 전반 28분에 메이든 산초의 멀티 골이 터졌다.

세비 할튼이 이번에도 기회를 창출했다.

하지만 2분 뒤에 박규태가 PK를 따냈다.

키커는 엠마누엘이었고 그는 여유롭게 PK를 성공시켰다.

아스날이 달아나면 울브스는 가볍게 따라붙었다.

전반전이 끝나기 무섭게 폴 부아예 감독이 선수들을 보며 크게 화를 냈다.

“지금 뭐 하는 거지? 1골을 넣으면 지킬 생각을 해야지. 1골을 넣었다고 집중력이 떨어지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선수들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골을 잘 넣었지만, 너무 쉽게 실점을 허용했다. 이건 반성해야 할 부분이었다.

“후반전에 너희의 의지를 보여줘.”

폴 부아예 감독의 진심이 담긴 말에 아스날의 선수들이 다시금 투지를 끌어올렸다.

이어지는 후반전에서 아스날은 후반 11분에 세 번째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세비 할튼이 도움을 기록했는데, 공격형 미드필더인 파블로 포르말스에게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서 만든 깔끔한 골이었다.

3 대 2로 앞서나가는 아스날.

하지만 아스날의 선수들은 불안했다.

기괴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울브스의 선수들은 영화에서 보던 ‘좀비’처럼 끈질겼다.

“집중해! 측면돌파를 허용하면 안 돼!”

“파레스넬! 크로스 올라온다!”

알렉스코 아리에타의 크로스가 올라오기 무섭게 엘마누엘 메르시에가 달려들었다.

박규태를 마크하고 있던 아스날의 수비진은 순간적으로 자신들 사이에 생긴 틈을 향해 달려드는 엠마누엘을 보며 자신들이 당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잡아!”

“팍이 미끼였어!”

철썩!

하지만 이미 늦었다.

3 대 2라는 리드를 만들었는지 5분 만에 아스날은 다시금 울브스에게 동점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와아아아아아아!

원정석에서 거대한 함성이 들려왔다.

3 대 3으로 다시 균형이 맞춰진 경기.

아스날의 선수들은 울브스의 김치 좀비들을 보며 질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미친 새끼들……. 눈빛부터 이상했어.”

“저 새끼들 분명히 약을 할 거야. 그렇지 않고서는 저런 눈을 가질 수 없어.”

“도대체 무엇이 저 녀석들을 저렇게 만들었지?”

그리고 후반 41분.

그들은 박규태의 슈팅을 보며 깨달을 수 있었다. 무엇이 울브스의 선수들을 저렇게 만들었는지 말이다.

골을 넣기 무섭게 박규태가 원정석으로 달렸다.

그리고 무릎 슬라이딩을 하며 소리 질렀다.

“포-더 기이이이이이임치!”

김치를 위하여!

박규태가 내지르는 외침에 선수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김치!! 김치!! 코리아!”

“커모오오오오온!”

“주-모우우우우우우!”

김치 좀비들이 광신도가 되었다.

그들은 박규태가 골을 넣기 무섭게 광기를 드러내며 원정까지 따라온 팬들과 함께 박규태를 찬양했다.

그리고 폴 부아예 감독은 원정석에게 박규태를 보며 ‘주-모우!’를 외치는 자신의 아내를 볼 수 있었다.

“뻐킹 김치맨……. 뻐킹! 뻐킹……!”

그가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그의 귀에는 자신의 아내가 외치는 ‘주-모우!’가 떠나지 않고 있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10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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