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08화 (108/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08 >

-전반전이 끝났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발렌틴 디아즈가 전반전이 끝날 시점에 환상적인 중거리 슛을 넣으며 1 대 0으로 앞서나갑니다.

-울브스도 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전반전에 1실점만 허용한 것은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을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물론이고 다른 울브스 선수들도 알고 있겠죠.

-그래도 조금 아쉬운 장면이 많았던 울브스였죠? 특히나 박규태 선수의 슈팅을 여러 번 막은 틸로 쿠르투아 골키퍼의 세이브가 아니었다면, 경기의 양상은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러면 광고 보고 오겠습니다.

[김치가 최고야!]

[자! 오늘은 내가 계산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많이 먹어!]

[잘 먹겠습니다!]

[부장님, 왜 안 드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여기는 ‘명륜박사김치’라고요!]

[40종의 김치를 모두 맛볼 수 있는 명륜박사김치!]

[박규태 선수도 김치 무한리필! ‘명륜박사김치’를 좋아해요!]

전반전이 끝났다.

광고가 나오는 시간 동안.

울브스의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후반전에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코치들 사이에서는 상대의 뛰어난 기량에 밀리고 있는 울브스의 미드필더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

‘사이먼 셰데르스트룀은 육각형 미드필더임에도 공격적인 능력보다 수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미드필더지.’

그가 빠지면 울브스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완전히 중원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문제를 측면으로 봤다.

특히나 엠마누엘 메르시에가 있는 오른쪽 측면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

‘엠마누엘은 우고 비스콘티를 상대로 썩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할 테니까. 차라리 주력도 빠르고 드리블이 뛰어난 테오 나두가 뭔가 만들기에는 가장 좋겠지.’

생각을 정리한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선수들을 바라봤다.

그리고 후반전에 어떻게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지 차근차근 그들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선수들도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말을 들으며 후반전에 지고 있는 상황을 반전시키겠다 다짐하고 있었다.

‘음……. 생각보다 레알 마드리드가 어렵지는 않은데.’

전반전에 기회를 여러 번 놓쳤지만, 박규태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이 완벽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은 박규태와 골키퍼의 1대1 상황을 자주 허용했으니까.

완벽한 수비진이라면 그런 것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조금 더 완벽한 기회를 만들어야 해.’

정교한 슈팅을 가져가야만 레알 마드리드의 수문장인 틸로 쿠르투아를 넘어설 수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은 그리 무섭지 않다.

그렇게 생각한 박규태가 하프타임이 끝나기 무섭게 라커룸을 나섰다.

필드로 입장하는 선수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를 가득 채운 블랑코스들이 열심히 레알 마드리드의 응원가를 부르짖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45분.

박규태는 일단은 동점부터 시작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 * *

언제나 박규태의 슈팅은 정교했다.

그 정교함은 그가 카드에서 얻은 수아레즈의 골 결정력을 넘어선 지 오래였다.

‘내가 성장했구나.’

그래서 박규태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성장했음을 말이다.

그리고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박규태는 자신의 성장한 골 결정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아! 이번에도 틸로 쿠르투아 골키퍼가 환상적인 펀칭으로 박규태 선수의 슈팅을 막아냈습니다!

-정말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상황입니다! 틸로 쿠르투아 골키퍼! 박규태 선수의 날카로운 슈팅을 벌써 여러 번 막아냅니다!

‘조금씩 반응이 느려진다.’

박규태는 알 수 있었다.

나이가 많은 틸로 쿠르투아 골키퍼의 반응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후반전에 다가올수록 그는 박규태의 슈팅에 조금씩 늦게 반응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두들기면 뚫을 수 있어.’

몸이 근질근질했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관중들에게 대한민국의 위대한 문물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김치를 아느냐고 물어보고 싶다.’

골을 넣고 레알 마드리드의 팬들에게 김치를 아느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그래서 어젯밤 늦게 스페인어로 ‘두 유 노 김치?’를 열심히 익혔다.

그리고 박규태가 계속해서 레알 마드리드의 문전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수록 레알 마드리드의 로이슨 레미 감독은 긴장감이 어린 얼굴로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그는 소형 전술판을 들고 계속해서 전술 코치와 오래 이야기를 나눴다.

‘유효슈팅만 6번이다. 우리가 7번의 슈팅을 가져가는 동안에 울브스는 벌써 13번의 슈팅을 가져갔어.’

울브스의 실용적인 경기 내용에 로이슨 레미 감독은 조금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상대 벤치를 바라봤다.

거기다 울브스는 엠마누엘 메르시에를 빼고 테오 나두를 넣을 준비를 하며 더 날카로운 역습을 준비하고 있었다.

“상대가 테오 나두를 투입하면 우리는 로렌초 폰테를 빼고 롤란도 우그나치를 투입하게.”

“알겠습니다.”

“롤란도에게 최대한 우고 비스콘티를 도우며 테오 나두의 전진을 막으라고 지시하게. 아무래도 울브스는 테오 나두를 활용해서 발이 느린 우고 비스콘티를 압박할 생각인 것 같군.”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울브스는 테오 나두를 투입하자마자 그를 활용한 역습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을 뒤흔들었다.

‘진짜……. 저 드리블이랑 주력은 대단하네.’

아쉽게 그의 발에 공이 연결되지 못했지만, 순간적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 2명을 제친 테오 나두의 움직임은 굉장히 파괴적이고 날카로웠다.

‘그것보다……. 슬슬 동점을 만들지 않으면 곤란한데.’

박규태는 후반전 10분이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도 1대0에서 바뀔 생각이 없는 전광판을 바라봤다.

다행히도 기회는 다시 찾아왔다.

테오 나두가 공을 잡기 무섭게 그는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뽐내며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측면을 흔들었다.

롤란도 우그나치가 측면으로 지원을 갔음에도 테오 나두를 완벽하게 억누르지 못했다.

-테오 나두!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입니다! 레알 마드리드의 롤란도 우그나치 선수를 제치고 이번에는 자신의 앞을 막고 있는 우고 비스콘티 선수를 제칩니다!

“큭!”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측면 수비수인 우고 비스콘티가 어떻게든 몸을 비틀어 테오 나두의 발에 붙은 공을 빼내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흡!”

테오 나두는 순간적으로 거칠어지는 숨을 참고 더 깊게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으로 파고들었다.

‘아까처럼 어처구니없는 패스는 안 돼!’

예전보다 경기를 보는 시야나 패스가 많이 늘었지만, 그는 아직도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팍의 발에 정확하게!’

그렇기에 그는 욕심을 죽이고 딱 하나의 코스만 봤다. 박규태가 자신의 패스를 받을 수 있는 편한 코스를 말이다.

뻐엉!

조금 길게 중앙으로 패스를 연결한 테오 나두는 초조한 표정으로 공이 나아가는 궤적을 살폈다.

‘조금 긴 것 같은데?’

과연 박규태가 저 패스를 받을 수 있을까?

조금은 패스가 길어서 힘들지 않을까?

그의 걱정과 다르게 박규태는 여유롭게 공을 향해 달려들어 잡아냈다.

동시에 레알 마드리드의 중앙 수비수인 뱅자맹 파바르드가 급히 박규태를 향해 달려들었다.

‘막아야 한다! 이번에도 뚫리면 진짜 실점할 거야!’

그가 몸을 밀어 넣으며 박규태의 몸을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박규태의 몸은 꽤 단단했고, 뱅자맹 파바르드는 쉽게 밀리지 않는 박규태를 보며 이를 꽉 물었다.

공을 잡은 박규태는 공을 잠깐 지키다가 대각선으로 패스를 전했다.

그곳에는 중앙에서 높은 위치까지 올라온 아구스틴 퀴논이 자리하고 있었다.

아구스틴 퀴논이 패스를 받자마자 뱅자맹 파바르드의 파트너인 파울로가 따라붙었다.

‘다시 리턴!’

아구스틴은 파울로의 압박을 흘리며 다시 자유로워진 박규태에게 패스를 찔렀다.

박규태는 뱅자맹 파바르드를 떨치고 아구스틴의 패스를 잡아냈다.

그리고 조금 더 깊게 파고든 뒤에 자신 있는 표정으로 슈팅을 가져갔다.

‘이건 못 넣을 수 없다!’

박규태는 자신했다.

그가 빠르게 휘두른 오른발에 공이 골대의 좌측을 향해 날아들었다. 속도가 상당히 빨라서 틸로 쿠르투아 골키퍼도 이번에는 제대로 반응을 할 수 없었다.

‘큭! 늦었다!’

틸로 쿠르투아 골키퍼는 실점을 예상할 수 있었다.

철썩!

박규태가 골망을 흔들기 무섭게 원정까지 따라온 울브스의 팬들이 큰 함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김치! 코리아! 김치! 코리아!

박규태가 빠르게 원정석까지 달려 펄쩍 뛰었다.

“주-모우우우우우우우!”

드디어 세레머니를 내뱉은 박규태를 보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로이슨 레미 감독이 얼굴을 찌푸렸다.

‘설마 여기서 동점을 허용하다니.’

1 대 0으로 만족하고 천천히 잠글 생각을 하던 순간에 저런 골이 터졌다.

-터졌다!!!

-역시 박규태! 빠꾸이태와 다른 환상적인 슈팅!

-캬! 이거지 ㅋㅋㅋㅋ 엌ㅋㅋㅋ 이게 박규태지! 어디서 중뽕전사 빠꾸이태랑 레전설김치워리어 박규태를 비교할 수 있지?

-죄송합니다. 박규태님! 잠시나마 당신의 김치력을 무시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캬! 아구스틴이랑 2대1 패스로 레알 마드리드 수비진을 뚫어버리는 장면 실화냐?

커뮤니티가 진동했다.

1 대 1 동점골이 터지는 순간에 중국인 빠꾸이태는 사라지고 애국자 박규태만이 남아 있었다.

“나이스!”

“역시! 팍이라면 해낼 줄 알았어!”

“이대로 질 수 없지! 레알 마드리드 녀석들에게 매서운 김치맛을 보여주자고!”

박규태는 들뜬 선수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1 대 1 동점이 되었음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다시 공격적으로 라인을 끌어올리며 울브스의 전체적인 라인을 압박했다.

그리고 후반전이 거의 끝나가는 시간까지 1 대 1이라는 팽팽한 균형의 추는 흔들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슬슬 선수들이 지칠 시간대니까.’

박규태도 기회가 거의 오지 않을 것을 예상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들이 지친 것처럼 울브스의 선수들도 레알 마드리드의 압박을 떨치려고 많이 뛰었으니까.

‘그래도 한 번의 기회는 남아 있겠지.’

박규태가 고개를 돌렸다.

느린 진행을 보이는 울브스.

공은 아구스틴 퀴논에게 걸쳐 있었다.

그는 전반전과 다르게 후반전에 뛰어난 볼 키핑 능력을 선보이며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툭!

아구스틴 퀴논은 가볍게 측면으로 공을 돌렸다.

가스통 랜도가 있는 왼쪽에 이어진 공은 다시 중앙으로 돌아왔고, 이번에 아구스틴 퀴논이 오른쪽으로 공을 연결했다.

전반전과 다르게 레알 마드리드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약해지자 천천히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아구스틴 퀴논은 차가운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다들 지쳤다. 팍에게 바로 연결하기에는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이 너무 내려앉았어.’

그렇다고 테오 나두에게 연결하기에는 그의 패스나 시야가 썩 좋지 않았다.

‘어쩔 수 없지.’

그가 공을 잡고 앞으로 나섰다.

그 모습을 보고 레알 마드리드의 중앙 미드필더인 발렌틴 디아즈가 얼굴을 찌푸렸다.

‘날 앞에 두고서 돌파를 시도한다고?’

조금 건방진 것 같았다.

그가 빠르게 아구스틴 퀴논의 앞에 붙었다.

아구스틴 퀴논은 발렌틴 디아즈가 압박하고 있음에도 여유 있게 거리를 빌리며 틈을 찾았다.

‘찾았다.’

그리고 작은 틈을 찾았다.

그는 거침없이 몸을 밀어 넣으며 전방으로 패스를 찔러넣을 위치까지 돌파를 시도했다.

발렌틴 디아즈의 압박에 수없이 몸이 흔들렸지만, 그의 눈은 어느 지점에 고정되어 있었다.

‘다 왔다!’

그리고 그가 원하는 위치에 도달하자 자신 있게 레알 마드리드의 좌측에 생긴 틈으로 공을 찔렀다.

그리고 테오 나두가 있어야 할 자리에 과감하게 오버래핑을 시도한 셰인 베이트먼이 나타났다.

-아구스틴 퀴논이 찔러준 패스!

-셰인 베이트먼에게 연결되었습니다!

-셰인! 셰인! 그가 레알 마드리드의 좌측면을 과감하게 파고듭니다! 생각보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이 그의 돌파를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쳤습니다! 거기다 레알 마드리드의 왼쪽 측면을 책임지는 우고 비스콘티는 발이 느립니다!

‘왔다!’

박규태는 씩 웃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 사이로 파고들었다. 셰인 베이트먼이 그 모습을 보자마자 타이밍에 맞춰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진이 반응할 수 없는 박규태의 움직임이었다.

‘마드리드에 김치맛을 보여주마!’

박규태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달렸다.

순간적으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었다.

동시에 그가 과감한 발리슛을 시도했다.

뻐엉!

기습적인 돌파에 이은 발리슛에 틸로 쿠르투아 골키퍼가 당혹감을 드러내며 조금 늦게 반응했다.

그것이 문제였다.

철썩!

박규태의 슈팅이 너무 빨랐고.

틸로 쿠르투아 골키퍼는 조금 느리게 반응했다.

골이 들어가기 무섭게 박규태가 달렸다. 그리고 무릎 슬라이딩을 하며 소리쳤다.

그가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두-유-노우우우우우우! 김-치?”

밤새 외운 스페인어를 까먹은 박규태가 영어로 신나게 ‘두-유 노 김치’를 관중들에게 외쳤다.

“민트-김치! 총각-김치! 배추-김치! 커모오오오온!”

그의 뜨거운 입놀림에 관중들이 반응했다.

죽어! 망할 김치맨!

젠장! 김치에 미친새끼!

우우우우우우우!

누가 저 새끼에게 개비스콘을 먹여! 김치를 얼마나 처먹였는지 위가 썩어서 냄새가 여기까지 나잖아!

그에게 오물과 욕설이 날아들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08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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