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 박규태 선생 #103 >
[대한민국 남자축구 올림픽 금메달!]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 1 대 0으로 브라질 꺾어!]
[박명훈 감독, ‘힘든 일정이었지만, 우리 선수들이 있었기에 금메달을 가져올 수 있었다.’]
[박규태, ‘변비약 CF를 기다리겠다.’]
[이강민, ‘2030년에 있을 이탈리아 월드컵이 기대된다.’]
[남자축구 사상 첫 금메달! 대한민국의 축구는 2002 월드컵 이후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
-와……. 금메달은 상상도 못 했는데 미쳤네.
-응 씹노잼 텐백축구.
-또라인가 ㅋㅋㅋ 결승전인데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지. 텐백이라고 욕하는 수준 웃기네.
-조기축구에서 텐백에 막혀서 골 못 넣고 자기 상사한테 욕을 오지게 먹었나 보지 ㅋㅋㅋㅋㅋ
-저기 이단이 있다! 이단이다! 저 일뽕 녀석을 십자가에 매달아 청국장과 김치를 먹여라!
-이걸로 한국 선수들의 재능은 충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음. 이제 필요한 것은 정상적인 협회뿐이다.
-ㅋㅋㅋㅋㅋㅋ 축협이 정신 차리면 지구가 멸망함.
-고준영부터 시작해서 젊은 선수들 군 면제 개꿀이겠네. 박규태…… 그는 도덕책……!
-합법적 병역 브로커 국뽕팍.
-이번 시즌에 챔스에서 뛰는 국뽕팍을 볼 수 있겠지? 진짜 너무 기대된다.
-김치팍! 김치팍! 김치김치팍팍!
언론이 시끌벅적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남자축구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수상했기 때문이었다.
2012년에 동메달을 가져왔던 남자축구가 16년 만에 금메달이라는 자랑스러운 결과물을 가져오자 언론은 신나게 23세 이하 대표팀이 보여준 성과를 자랑하기 시작했다.
옆 나라 일본의 언론은 반대로 침울했다.
[무너지는 일본축구……!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타카노리 미우라, 우에무라 타이가를 제외한 일본의 젊은 선수들은 왜 유럽에 적극적이지 않은가?]
[일본의 기대주인 아사쿠라 신, 분데스리가의 헤르타와 3년 계약! 2029년 1월 1일에 이적 합의!]
[일본 축구협회 거액의 유소년 육성 정책이 실패한 원인은? 현 정부의 비리 때문에?]
좋은 선수들이 많았던 2010년대와 다르게 2020년대에 들어온 일본의 축구는 조금 침체 되어 있었다.
피파 순위도 41위까지 떨어지며 전성기에게 보여주었던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회귀 전에는 그래도 2030년에 있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16강까지 진출하면서 반등을 했던 나라이기에 분명히 나중에 대한민국을 위협할 팀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건 나중의 이야기……! 거기다 국뽕팍이 있는 이상 일뽕멸망이다 이 말이야!’
잡생각을 떨친 박규태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지금 생각할 것은 이번 시즌과 발롱도르뿐.’
발롱도르가 가까워졌다.
올림픽 금메달을 얻으면서 박규태가 발롱도르를 수상할 확률이 크게 올라갔다.
자신은 있었다.
‘문제는……. 발롱도르의 형평성이지.’
그들은 파비오 실바를 좋아한다.
2013년도 리베리의 경우를 생각했다.
하지만 걱정은 없었다.
실패해도 그에게 시간은 꽤 있었으니까.
거기다 이번 시즌에 더 멋진 활약을 펼칠 자신이 있었다. 그의 눈에는 이번에 새롭게 생긴 재능이 담겨 있었다.
“흐흐흐…….”
빨리 팀에 합류해서 새롭게 얻은 재능을 선보이고 싶었다. 골드 카드에서 나온 재능이지만 활용가치가 상당했으니까.
“골드 카드에서 나올 재능이 아닌데…….”
운이 좋았다.
아니, 박규태는 시스템의 오류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짝 걱정했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이 손에 들어왔다.
플래티넘 카드에서 나왔어야 할 재능.
그것이 골드 카드에서 튀어나왔다.
“어째서 이 선수의 재능이 평가절하당하였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잘 써먹으라고 내게 준다면 멋지게 써먹어야지.”
자신감이 넘치는 박규태.
그가 무엇인가에 취한 상태로 홀로그램을 바라봤다. 꼭 약에 취한 사람처럼 말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곽진수는 진지하게 고민했다.
“진짜……. 김치 발할라가 있는 거 아닐까?”
* * *
묻겠다.
프리킥의 장인으로 소문난 선수가 누구 있냐고.
그러면 모두 이렇게 대답한다.
-데이비드 베컴. 그처럼 뛰어난 프리키커는 찾기 힘들다. 난 그의 시대를 살아서 그가 얼마나 뛰어난지 알고 있다.
-브라질의 지쿠가 최고였다. 카나리아 군단의 중원을 이끈 황금의 사중주였던 그는 프리킥을 정말 멋지게 차던 선수였다.
-주닝요도 잊을 수 없지. 그는 진짜 뛰어난 선수였다.
-미셸 플라티니도 좋았다. 그가 보여준 환상적인 플레이도 좋았지만, 나는 그가 프리킥을 차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축구의 신인 메시를 빼놓을 수 없다. 그의 프리킥 실력은 그의 다른 장점에 가려져 있다.
-쿠만도 잊을 수 없다. 그는 환상적인 캐논 슈터였다. 파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확도도 상당했다.
그리고 이들의 의견에 이 선수도 포함되어 있었다.
-시니샤 미하일로비치. 그도 대단한 프리킥 장인이었지. 거기다 그 누구도 못했던 프리킥으로만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명장면을 만들었던 선수는 없었으니까.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세르비아 출신의 축구선수.
그리고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기록하며 온 유럽의 주목을 받았던 선수.
강력한 킥력과 뛰어난 정확도를 바탕으로 언제나 질 좋은 패스를 공격진에 연결했으며, 터프한 대인 방어능력과 대담한 플레이로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기억이 남은 선수.
멋진 선수였다.
[두 유 노 클럽 플레이어]
이름: 박규태
나이: 만 22세.
<루이스 수아레스의 골 결정력>
<한기환의 볼 터치>
<필리포 인자기의 위치선정>
<에당 아자르의 드리블>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의 프리킥>
“어째서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의 프리킥이 골드 카드지? 진짜 이해를 할 수 없네.”
의아함이 절로 생겼다.
그만큼 시니사 미하일로비치의 프리킥은 대단했으니까. 플래티넘 카드에서 나와야 할 능력이었다.
‘모르겠다. 도저히 모르겠어.’
박규태가 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는 사이에 그를 태운 방탄 리무진은 울브스의 훈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돈이 넘치는 폴 앤더슨 구단주가 보내준 차량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축하선물이라고 했던가?’
어떤 의미에서 꽤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렇게 울브스 선수단에 합류한 박규태는 자신을 반겨주는 선수들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팍! 보고 싶었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다며?”
“휴가는 잘 보냈어?”
테오 나두를 시작으로 마르시오와 퀴라시 아메드가 박규태에게 다가와 지난 휴식 동안에 무엇을 했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새롭게 팀에 합류한 사이먼 셰데르스트룀과 팀이 운영하는 U23 팀에서 올린 세 명의 선수를 소개해주었다.
“반갑다. 유로파 결승전에서 봤지? 도르트문트에서 온 사이먼 셰데르스트룀이라고 한다.”
박규태가 그와 악수를 하며 짧게 자기소개를 했다.
“마이 네임 이즈 김치팍.”
“역시……. 넌 대단한 또라이야.”
“칭찬 고맙다.”
그리고 이번에는 팀에 합류한 어린 선수들을 바라봤다.
메튜 카니와 톰맥기네스 아마로 멜로까지 팀의 유소년 교육의 결실들을 보며 박규태가 그들에게 먼저 인사했다.
“두 유 노 김치?”
“진짜야! 진짜 김치팍이라고! 메튜! 내가 지금 김치팍이랑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거 진짜지? 꿈이 아니지?”
“그래, 네 앞에 있는 남자가 너에게 김치를 아느냐고 묻고 있는 게 꿈이 아니라면 김치팍이 맞겠지.”
두 눈을 반짝이는 아마로 멜로.
그와 다르게 메튜 카니는 시니컬하게 대답하며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박규태와 아마로 멜로를 바라봤다.
팀의 세 번째 골키퍼로 뛰게 된 톰 맥기네스는 헤실헤실 웃으며 그 모습을 그냥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음……. 개성들이 다 뚜렷하네.’
셰퍼드 같은 사이먼.
골든 리트리버 같은 톰 맥기네스.
시바견 같은 아마로 멜로.
그리고 사나운 살쾡이 같은 메튜 카니까지.
새롭게 팀에 합류한 4명의 선수가 가진 이미지를 동물에 대입하던 박규태는 남은 선수들까지 자신에게 다가오자 그제야 자신이 울브스로 돌아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오전 훈련.
박규태는 네 명의 신입들에게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를 훈련에서 제대로 보여주었다.
“음……. 저런 수준의 선수가 어째서 그런 이상한 기행을 할까? 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날카로운 눈으로 박규태의 움직임을 살피던 메튜 카니가 얼굴을 찌푸리며 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반대로 사이먼은 지난 시즌에 있었던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시즌부터 저 또라이 같은 선수와 같은 팀이라니……. 축구의 여신이 날 아껴주시는구나.”
상대할 때는 짜증 나는 선수였지만, 반대로 같은 팀이 되면 정말 마음이 편해지는 선수였으니까.
훈련에서 보여준 박규태의 괴물 같은 모습을 보고 놀란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과 다른 스태프들도 놀랐다.
“그 빡빡한 일정에 지친 기색이 있을 만도 한데……. 어떻게 저런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이번 시즌에도 팍은 대단합니다.”
“음……. 대단하군.”
거기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오후 훈련에서 박규태가 모두가 놀랄 정도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보여주었다.
“언제 저런 프리킥을……?”
“팀의 키커인 아구스틴과 가스통보다 더 정확한 프리킥입니다. 거기다 킥력도 상당한데요?”
“놀랍군. 도대체 저건 언제 준비한 거지?”
뻐엉!
박규태가 찬 공이 골대의 상단을 노리고 파고들었다. 골키퍼가 막기 힘든 날카로운 코스였다.
“이게……. 김치팍!”
“대단하네……! 지난 시즌에 팀의 득점 대부분을 책임진 선수였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야.”
박규태나 다른 선수들을 우습게 보던 메튜 카니도 박규태가 훈련에서 보여준 모습만으로 감탄을 내뱉을 정도였는데, 지난 시즌에 보여준 적이 없는 프리킥까지 선보이자 두 눈을 크게 뜨고 놀라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선수들에게 어두운 손길이 다가왔다.
“이봐! 너도 저렇게 축구를 잘하고 싶어?”
메튜 카니가 얼굴을 찌푸렸다.
박규태와 같은 나라에서 온 수비수.
자신과 같은 포지션에서 겨루게 된 곽진수가 뭔가 어두운 뒷골목에서 약을 파는 마약상과 같은 사악한 표정을 하며 그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흐흐흐……! 내가 축구를 잘하게 되는 방법을 알고 있지. 바로 위대한 김치규태교를 믿으면 되는 거야.”
메튜 카니가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뭐, 뭔데요? 그 사이비 같은 종교는?”
“간단해……! 위대한 규-멘을 믿고 그를 따르면 되는 거야. 거기다 맛있는 김치와 한식까지 먹을 수 있지.”
저런 사이비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축구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뭔가 솔깃했다.
“진짜…… 축구를 잘하게 됩니까?”
“다음 경기에 우리 규멘이 무엇을 보여주는지 확인하면 너도 우리 김치규태교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겠지.”
“됐습니다. 그냥 연습이나 하겠습니다.”
위험한 냄새가 나는 곽진수의 음험한 모습을 뒤로하고 메튜 카니가 훈련에 집중했다.
하지만 8월 12일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인 풀햄과 경기에서 메튜 카니는 박규태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광란에 빠진 울브스의 원정팬들과 반대로 풀햄의 홈팬들은 후반전 막판에 0 대 0의 균형을 무너트린 박규태를 보며 오물을 투척하거나 욕설을 내뱉고 있었다.
우우우우우!
죽어! 뻐킹 김치맨!
망할 김치 치워! 네 녀석 입에 ‘피쉬앤칩스’를 먹이기 전에 당장 우리 경기장에서 꺼져!
풀햄 홈팬들의 야유를 지나서 박규태가 원정팬들 앞까지 달려가 펄쩍 뛰었다.
그리고 외쳤다.
“주-모우우우우우우!”
박규태가 이번 시즌 EPL 첫 골을 터뜨렸다.
그것도 후반전 30분에 교체로 투입된 그는 경기 시각이 2분 남은 상황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감각적인 프리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골을 넣은 박규태가 내뱉는 ‘주-모우!’를 보며 벤치에 앉아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메튜 카니가 뭔가 홀린 듯한 표정으로 얼굴을 붉힌 체 조용히 입을 살짝 열었다.
“주…… 주-모우!”
< 국뽕 박규태 선생 #103 > 끝
ⓒ 엉심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