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 박규태 선생 #96 >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8로 가려지는 발롱도르 수상자의 행방!]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박규태에겐 청신호?]
[박규태는 아시아 최초 발롱도르 수상이 가능할까?]
[태극무늬 수영복을 자랑하는 박규태! 울브스의 선수들과 해변에서 즐거운 파티를 즐기다!]
[발롱도르 수상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파비오 실바 vs 미구엘 모레노 vs 박규태!]
-유로 2028에서 포르투갈이 우승하면……. 파비오 실바가 발롱도르 수상하겠지. 이번 시즌에 51경기 25골 17도움으로 박규태 다음으로 공격 포인트가 가장 높은 선수니까.
-박규태가 유로파리그 우승이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으면……. 무조건 발롱도르 수상인데! 개까비.
-느낌으로는 최종 후보 3인까지는 갈 것 같은데…… 그 이상은 모르겠다. 이번 시즌에 파비오 실바가 보여준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서……. 파비오 실바가 타지 않을까?
-챔스 8강따리에 라리가 2위 팀의 파비오 실바? 그러면 미구엘 모레노는 뭐가 되냐? 라리가 우승을 한 미구엘 모레노가 확실하게 발롱도르를 수상해야지.
-미구엘 모레노 ㅋㅋㅋ엌ㅋㅋㅋ 챔스 결승전에서 첼시의 수비진에게 얻어터진 그 미구엘 모레노? 55경기 35골 4도움으로 어떻게 파비오 실바에게 덤빔?
-이래서 꾸레는 안됨. 근본이 없음.
-갑자기 근본론? 블랑스코는 언제 슈퍼 갈락티코 1기를 완성할 생각임? ㅋㅋㅋㅋ 파비오 실바에 니콜라스 브라보에 크리스티안 이오리에 마르코 팔로레타까지 사줬는데도 리그 2위잖아 ㅋㅋ
-메시의 후계자인 모레노는 언제 발롱도르 수상함? 파블로 로탱이랑 파비오 실바에게 다 빼앗기잖아. ㅋㅋㅋㅋㅋㅋㅋ
-블라디미르 고메스도 잊지 마라.
-블라디미르? 양학리그 PSG 출신은 빼라.
코파 아메리카와 유로 2028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2028년도 발롱도르 수상자를 점치고 있을 때, 박규태는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멋들어지게 기내식을 먹고 있었다.
“음……. 스멜!”
참기름의 향기가 그의 코를 건드렸다.
기내식으로 나온 비빔밥을 먹으며 박규태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아름다운 스튜어디스가 미소를 지으며 디저트도 먹겠냐고 물었고, 박규태는 당연히 디저트를 먹겠다고 대답했다.
“아……! 이것이 신토불이구나!”
수정과와 곶감은 제법 그의 입맛에 맞았다. 특히나 곶감의 식감이 훌륭해서 하나 더 먹고 싶은 기분이었다.
“곶감이 곧 가겠네. 곧 감. 곧 집에 가서 곧감!”
“…….”
스튜어디스의 묘한 시선이 느껴졌으나 박규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게 긴 비행이 끝나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당연히 공항에는 어마어마한 인파가 그를 맞이하기 위해 찾아왔다.
웅성-웅성!
“박규태 선수! 다음 시즌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2028년도 발롱도르 수상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한국에서 일정은 어떻게 됩니까?”
“아이돌 한지윤 양이 박규태 선수를 이상형이라고 밝혔는데요! 박규태 선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레알 마드리드에서 박규태 선수의 영입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는데요! 혹시 이적할 생각이 있으십니까?”
기자들이 내뱉는 질문을 무시한 박규태.
에이전트인 르르에 콜리쉬가 고용한 가드들의 도움을 받아서 간단한 인터뷰를 한 박규태가 공항을 빠져나갔다.
“바쁘군.”
남은 일정.
박규태에게 상당히 빡빡한 일정이 될 것이다.
우선은 6월 10일에 있는 코트디부아르와 친선 경기를 준비할 생각이었다.
그가 천안에 새롭게 생긴 국가대표 훈련 센터로 향했다.
* * *
“와…….”
“저 선수가…… 김치팍!”
“김치로 하늘을 갈랐다는 그 김치팍!”
“내가 듣기로는 김치로 바다도 갈랐다는데?”
“아니야. 김치를 먹고 슈퍼 솔저가 돼서 저렇게 괴물 같은 스텟을 쌓을 수 있었다는데?”
“내가 아는 사람한테 들었는데 울버햄튼에 있는 자신의 집에 태극기랑 김치가 가득하데……!”
6월 10일에 있을 A매치를 대비해서 국가대표팀 소집되었다.
그들은 일찍이 소집되어서 천안에서 코트디부아르를 상대하기 위해 팀워크를 조율하고 있었다.
새롭게 팀에 합류한 선수가 많아서 그런지 박규태를 바라보는 시선이 상당히 뜨거웠다.
그러거나 말거나 박규태는 딴생각에 잠겨 있었다.
“월드컵 최종예선 A조라…….”
박규태는 월드컵에 진출할 8팀을 뽑는 최종예선 A조의 상대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본이 최근 A매치에서 죽을 쑤고 있는 덕분에 조 구성이 상당히 꼬이게 되었다.
-대한민국
-베트남
-중국
-카타르
-이라크
-일본
B조와 비교하면 정말 힘든 상대만 A조에 몰린 상황이었다.
특히나 일본과 카타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팀이었고, 중국과 베트남 이라크는 쉽게 볼 수 없는 복병이었다.
하지만 박규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A조의 6팀 중에서 4위만 기록해도 월드컵 진출을 할 수 있었으니까.
거기다 박규태는 중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더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자신이 있었다.
그의 다짐은 비록 일본과 중국이 아니지만, 코트디부아르와 친선 경기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그야말로 홀로 경기를 이끌었다.
비록 골은 나오지 않았지만, 코트디부아르의 수비진을 상대로 뛰어난 공중 장악 능력을 선보이며 뱅상 엘라즈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팍을 원톱으로 내세우면 정말 경기가 편해.”
“손형민이 없는 대표팀에 유일한 원톱 자원이라고 생각하니……. 걱정이 이만저만 되는 게 아닙니다.”
“확실히…… 그가 없으면 경기가 어렵지.”
4 대 1 대승을 거둔 대한민국.
경기가 끝난 뒤에 박규태는 다른 활동을 시작했다.
우선은 CF였다.
(이 세상 김치가 아니다!)
(당신의 입을 만족시킬 박순례 김치!)
김치 광고는 시작이었다.
TV부터 시작해서 김치 냉장고와 에어컨 광고까지.
(김장 김치 하셨나요? 하우쥐엔!)
(쌩쌩 불어라! 김치도 얼릴 정도로 불어라!)
(올여름에는 후센 에어컨!)
거기다 스포츠 의류 광고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광고 촬영을 끝낸 박규태는 쉴 틈도 없이 이번에는 팬미팅을 위해 장충체육관을 찾았다.
자신의 팬이 약 4,500여 명이 모인 장충체육관에서 박규태는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춤도 췄다.
오직 팬을 위한 춤과 노래였다.
VTS의 신곡에 맞춰서 K팝 댄스를 보여준 박규태의 모습에 몇몇 김치규태교 회원들은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3시간 동안 이어진 박규태의 팬미팅은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하고서 끝을 맺었다.
하나씩 자신의 스캐줄을 끝낸 박규태.
“마지막은 예능인가?”
한국에서 남은 일정은 예능 촬영뿐이었다.
그렇게 박규태의 예능 촬영 날이 다가왔다.
* * *
‘아저씨가 간다!’
대민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배우, 가수, 코미디언이 한 분야의 대가를 스승으로 모시고 그 분야의 다양한 부분을 배우면서 재미를 챙기는 예능이었다.
생각보다 인기가 꽤 되는 프로그램인데, 이번 풋살 편에서 그들은 풋살 국가대표인 이해진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지옥 훈련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오늘이 바로 결전의 날이죠?”
“맞습니다! 오늘 대회 참가를 하기 전……! 저희가 준비한 마지막 점검이자 ‘미션’으로 저희가 엄청난 곳에서 데려온 무시무시한 풋살팀을 상대해야 합니다.”
김주진 PD가 내뱉은 말에 유부남으로 구성된 ‘아저씨가 간다!’ 맴버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어우……. 난 허리가 너무 아픈데.”
“우리 다 늙은인데……. 조금은 살살 하면 안 돼?”
“다 늙은 아저씨들을 왜 못 괴롭혀서 난리야!”
평균 39.5세의 남자들.
그들의 표정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
반대로 김주진 PD는 얼굴에 활기가 돌았다.
“하하하! 이번 승부에서 이기면 좋은 상품을 드리겠습니다. 저기 한우 보이시죠? 저 한우 세트를 한 사람씩 드리겠습니다. 물론 지게 된다면……. 저 한우는 여러분의 상대에게 돌아갑니다. 어떻습니까? 구미가 당기지 않습니까?”
“한우? 진짜 한우야?”
“어? 형님들! 진짜 한우인데요?”
“뭐? 진짜 한우야? 어떻게 된 거야?”
짠돌이 김주진 PD의 말에 맴버들이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거…… 불길해.”
“맞아! 저 짠돌이가 저런 비싼 상품을 걸었으면……. 분명히 이번 미션의 난이도는 상당할 거야.”
“난이도가 상당할 것 같은데?”
“설마 풋살 국가대표팀을 상대하라는 건 아니겠지?”
“이해진 감독님! 제발 어떻게 좀 해주세요!”
“하하하! 여러분들이라면 꼭 이길 수 있을 겁니다.”
이번 풋살 편에서 맴버들을 가르친 풋살 국가대표 이해진은 환한 미소를 보이며 따봉을 치켜세웠다.
“자! 그러면 지옥에서 데려온 풋살팀!”
두구두구! 두구두구! 두구두구!
“더 김치 애니멀즈!”
김주진 PD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체육관의 한 쪽문이 열리고 그 문을 통해서 촬영팀이 섭외한 최강의 풋살팀이 ‘아저씨가 간다!’ 맴버들을 향해 걸어왔다.
“엉?”
“뭐, 뭐야?”
“인형 옷? 태극기를 두른 곰?”
“다른 맴버들은 캐릭터 잠옷인데?”
그때 인형 옷을 입은 사람을 제외한 모든 이들이 입고 있던 캐릭터 잠옷과 모자를 벗었다.
그제야 맴버들이 탄식을 내뱉었다.
“아니! 저 친구들 중학교 축구부잖아요!”
“와……! 탄천중학교 축구부!”
“한우를 줄 생각이 없었네……! 우리가 어떻게 이기라는 거야? 응? 너무하잖아! 우리 나이를 생각해야지!”
불만을 내뱉는 맴버들.
김주진 PD가 씩 미소를 지었다.
“물론……. 이렇게 붙으면 당연히 불공평하겠죠? 안 그렇습니까? 그래서 이해진 감독님도 선수로 참가가 가능합니다.”
“뭐? 정말이야?”
“거기다 중학생 친구들은 투 터치 이상 금지입니다. 오직 저 곰 인형만이 자유롭게 여러분을 상대할 수 있습니다.”
“호오…….”
“이러면…… 해볼 만하지.”
“저 곰 인형의 정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런 옷을 입고서 공을 제대로 찰 수 없을 거야.”
“맞아……! 해볼 만하지.”
하지만 맴버들의 눈에는 아직 의심이 가득했다.
중학생 사이로 엄청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인형 옷을 보며 배우인 신정락이 물었다.
“근데……. 저 인형 옷을 입은 분은 뭐예요?”
“아! 저분은 저희가 정말 귀하게 모신 분입니다.”
“귀하게 모신 분이요?”
“네! 아무튼, 이제 시작해볼까요?”
김주진 PD의 음흉한 웃음.
맴버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김주진 PD를 바라보다가 이내 대결을 위해 천천히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5명의 맴버가 필드에 나섰다.
“이해진 감독이 선수로 출전합니다!”
김주진 PD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오! 처음부터 강하게 나오네요?”
“하하하! 풋살 대표팀인 이해진 선수를 우리 팀에 넣어준 이상 절대 질 수 없지! 안 그렇습니까? 형님들!”
“그래! 진용이 말이 옳다! 우리가 질 수 없지! 아무리 우리가 짐이라지만 중학생 축구부에 밀릴 수 없다고!”
“한우! 가져갈 수 있다!”
기세를 끌어올리는 ‘아저씨가 간다!’ 맴버들.
삐익!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중학생 넷과 인형 옷 하나가 팀을 이룬 ‘지옥의 외인부대’를 상대하기 위해서 ‘아저씨가 간다!’ 맴버들이 달려들었다.
이해진은 공을 잡고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인형 옷을 보며 자신 있게 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곰 인형은 상당한 움직임을 보이며 이해진을 압박했다. 공을 끌고 있는 이해진이 식은땀을 흘렸다.
‘인형 옷을 입었음에도 상당히 몸놀림이 민첩하다.’
거기다 상대의 움직임은 결코 아마추어의 움직임이라 볼 수 없었다. 이해진은 주먹을 움켜쥐었다.
‘쉽지 않겠어!’
그때였다.
태극기를 두른 곰 인형이 움직였다.
“앗!”
생각이 조금 길어서일까?
곰 인형에게 공을 빼앗겼다.
그리고 곰 인형이 질주하기 시작했다.
“막아! 태극 곰이 질주한다!”
“막을 수가 없어요! 형님들 위험합니다!”
한 명.
그리고 두 명을 제친 태극기를 두른 곰.
곰은 현란한 개인기를 보여준 뒤에 깔끔하게 골대에 골을 집어넣으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골을 넣은 곰이 펄쩍 뛰며 소리쳤다.
“한-우우우우우!”
한우를 먹겠다는 목적의식이 확실한 세레머니.
순식간에 태극기를 두른 곰 인형에게 골을 내준 맴버들이 허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경기는 이제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맴버들에게 풋살을 가르친 이해진 감독이 직접 맴버들을 다독이며 다시 공격을 이끌었다.
‘이번에는 뚫어주마!’
이해진이 주먹을 움켜쥐었다.
풋살 국가대표인 그는 자신의 앞에 선 상대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프로 풋살이나 축구 선수겠지.’
그렇기에 그도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툭! 툭!
공을 가지고 곰 인형의 앞에 선 이해진.
그가 열심히 틈을 찾았지만 곰 인형에게 틈은 없었다.
그때였다.
태극기를 두른 곰 인형이 공을 가진 이해진을 보며 자신 있는 목소리로 그에게 소리쳤다.
“너의 공격패턴을 알아냈다!!”
“뭣이?”
“강강약! 강중강약!”
곰 인형이 움직였다.
이해진의 발에서 공을 빼앗은 그는 현란한 발기술로 풋살장을 가로질렀다.
그리고 급히 자신을 따라와 앞을 막아선 이해진을 제치고는 완벽한 타이밍에 슈팅을 가져갔다.
철썩!
골이 들어간 순간.
곰 인형이 방송 카메라가 있는 방향으로 달렸다.
그리고 펄쩍 뛰며 소리쳤다.
“주-모우우우우우!”
한국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축구 선수의 세레머니였다. 그제야 맴버들은 곰 인형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96 > 끝
ⓒ 엉심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