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93화 (93/199)

< 국뽕 박규태 선생 #93 >

날이 밝았다.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 일찍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호텔에 묵었던 한국 관광객 강민태는 등번호 9번인 박규태의 유니폼을 꺼내 들었다.

“캬……! 죽인다! 여러분 보이십니까? 이 환상적인 유니폼이!”

관광객인 동시에 그는 미튜버였다.

44만의 구독자를 갖춘 축구 관광 미튜버.

그는 오늘 경기를 기다려왔다.

“박규태 선수가 소쇼 시절에 입었던 유니폼입니다! 리그 앙에서 뛰던 시절에 PSG를 상대했던 경기에서 입었던 유니폼이에요! 제가 한화로 580만 원에 달하는 거금을 컬렉터에게 주고 프랑스에서 직접 사 왔습니다.”

오후 8시에 있을 결승전을 보기 위해서 많은 돈을 썼지만, 그의 표정에 후회는 없었다.

오히려 기대감이 가득했다.

“오늘 아침에 일찍 일어난 이유는 바로! 짜잔! 이 근처 호텔에 묵고 있는 울브스 선수단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섭니다. 비록 보디가드가 많이 있지만, 아침에 산책할 시간에 잘하면 사인을 받을 수 있거든요!”

확률은 낮았다.

아무리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팬 서비스가 좋다고는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예민하므로 사인을 해주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강민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사인을 받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경기를 앞둔 상황이라서 사인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에요. 그래도 축빠 강민태가 하나라도 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마트폰과 마이크가 연결된 지지대를 들고 자리에서 일어난 강민태가 호텔방을 나섰다.

그는 봉투에 박규태와 엠마누엘의 유니폼과 A4용지를 조금 챙겨서 울브스가 머무는 호텔로 향했다.

“스페인과 다르게 여기는 조금 쌀쌀하네요.”

봄 날씨처럼 햇볕은 정말 따뜻하지만, 기온도 조금 낮았고 바람도 겨울처럼 칼바람이 느껴질 정도였다.

“밤에는 우리나라 12월처럼 추워지기도 해요. 그래도 오늘은 상당히 날씨가 풀린 것 같네요.”

스마트폰으로 만든 방송 장비를 보며 혼잣말을 하던 그가 드디어 울브스가 머무는 호텔에 도착했다.

“보통 아침에 가드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해요. 그래서 제가 이 시간대를 노려보려고 이렇게 호텔 조식도 거르고 이곳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울브스의 선수들은 호텔을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강민태는 자신이 너무 일찍 나온 것이 아닌지 고민을 하며 추위를 이겨내며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그때였다.

“아! 울브스의 테오 나두 선수네요!”

그가 스마트폰으로 테오 나두 선수를 찍었다.

아침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테오 나두의 표정은 상당히 경직되어 있었다.

곧이어 다른 선수들도 그의 뒤를 따라서 호텔을 나섰다. 아무래도 단체로 산책을 하려는 것 같았다.

“아! 울브스의 선수들이 오전 산책을 위해 나왔습니다! 여기 다른 축구팬들도 많은데……. 제가 꼭 사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후우우우! 왜 이렇게 긴장이 되지?”

조금씩 선수들이 있는 방향으로 향하는 강민태는 테오 나두가 눈에 들어오자 준비한 A4용지를 꺼내며 소리쳤다.

“테오! 테오! 당신 팬이에요! 사인 좀 부탁드려요!”

그의 목소리를 듣고 테오 나두가 고개를 돌렸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사인이 조금 야박한 테오 나두가 종이를 들고 소리치는 강민태를 보더니 그에게 다가갔다.

“종이 주세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테오 나두가 멋지게 사인을 해주며 영국식 발음으로 그의 이름을 물었다.

“강, 강민태요!”

“오케이! 캉…… 민태요.”

“아니……. 민태만…… 적어주세요.”

“아! 캉민태만!”

사인 아래에 ‘행복하세요. 강민태만.’이라는 글까지 깔끔하게 적인 테오 나두고 강민태에게 엄지를 척 내밀었다.

강민태는 좋아해야 할지 아니면 이걸 기뻐해야 할지 모호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다가 엄지를 척 들어 올렸다.

그때였다.

“오! 한국 분이네요!”

이번에는 테오 나두가 있던 자리에 곽진수가 나타났다.

그는 강민태가 가지고 있는 A4용지를 보며 물었다.

“사인……! 해드리겠습니다.”

강민태가 급히 A4용지를 내밀었다.

멋들어지게 사인을 하는 곽진수.

그때 그의 옆에 울브스의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의 눈빛은 먹잇감을 찾은 맹수처럼 번득였다.

강민태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저 그냥 호텔 방으로 돌아갈게요.”

곽진수의 사인을 받고 돌아가려는 강민태.

그를 보며 곽진수가 부담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사인을 부탁할 땐 마음대로 부탁했지만, 그만둘 때는 마음대로 안 됩니다.”

곽진수의 뒤를 이어서 이번에는 샘 빈치가 펜을 들었다. 그는 이상한 김치 스티커를 꺼내 자신의 사인 옆에 붙였다.

“김치 굿! 코리아 굿!”

이어지는 사인 행렬.

사인 옆에 김치를 시작으로 다양한 한국과 관련된 그림이나 스티커가 불어나기 시작했다.

엉망진창으로 사인 범벅이 된 A4용지를 보며 강민태가 질렸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 흔들었다.

“오! 내 유니폼이잖아!”

그때 들려온 엠마누엘 메르시에의 목소리.

이번에는 그가 펜들 들어 자신의 유니폼에 사인을 남겼다. 그리고 유니폼에 김치 그림과 태극기를 그려 넣고 불어로 ‘사랑해요. 연예가중계!’를 적고서 사라졌다.

“후우…….”

폭풍 같았던 사인 행렬이 끝난 강민태.

그는 어째서 주변에 있던 울브스의 팬들이 선수들에게 직접 사인을 요구하지 않았는지를 깨달았다.

‘이미 엉망진창으로 당한 거였어.’

빨리 들어가서 쉬어야겠다고 생각한 강민태가 짐을 주섬주섬 챙겨서 호텔방으로 돌아가려는 순간에 그의 뒤에서 음습한 한국말이 들려왔다.

“김치-마무! 사인을 해주러 왔다!”

천천히 고개를 돌린 강민태는 울브스의 9번이자 대한민국의 월드클래스 공격수인 박규태를 볼 수 있었다.

박규태는 무섭게 웃으며 강민태가 들고 있던 유니폼에 사인을 시작했다.

‘그래, 이게 마지막이야.’

강민태는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산산조각이 났다.

“아! 여기 있었네! 도저히 A4용지에 만족할 수 없어서 내가 직접 우리 선수단의 유니폼을 모두 가져왔지!”

곽진수와 울브스 선수들이 각자의 레플리카 유니폼은 물론이고 가드의 도움을 받아서 테이블까지 가져왔다.

“자! 기다려봐요! 내가 유니폼에 내 사인을 적어서 줄 테니까. 역시 A4용지보다 유니폼이 좋겠죠?”

하지만 곽진수는 물론이고 울브스의 선수들은 더 사인할 수 없었다. 잔뜩 몰린 선수들을 본 강민태가 질려버린 표정으로 자신의 짐을 들고 그대로 도망쳤다.

“음……. 선배님! 김치-마무로 시간을 되돌릴 수 없나요? 저 아직 사인이 계속하고 싶은데…….”

곽진수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멀어지는 강민태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 * *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키로프 스타디움이 관중들로 꽉 들어차기 시작했다.

그리고 울브스와 도르트문트의 팬들이 외치는 응원가가 크게 경기장에 퍼지기 시작했다.

얼마나 소리가 크게 들리면 선수들이 있는 라커룸까지 들려올 정도였다.

어제까지 잔뜩 긴장했던 울브스의 선수들은 의외로 경기를 앞두고는 의외로 침착함을 유지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라커룸 가운데에 자리를 잡고 선수들을 둘러보며 선수들의 기세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유로파리그 결승전? 별것 없어! 그저 트로피가 걸린 하나의 경기일 뿐이야. 잘 생각하면 우리는 최근에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 자주 이겨왔어. 그러니까 내 말은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리그컵 결승이나 유로파리그 결승이나……. 다 똑같아.”

고개를 끄덕이는 선수들.

“좋아! 가서 도르트문트 녀석들에게 우리가 누구인지 보여줘. 꿀벌 녀석들에게 김치와 늑대의 매운맛을 보여주라고!”

“좋아! 가자!”

“도르트문트 녀석들에게 매운맛을 보여주자!”

라커룸을 나서는 선수들.

그들은 곧 복도에서 미리 자리를 잡고 있던 도르트문트의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박규태는 조용히 다니엘 시몬을 흘겨봤다.

‘저 선수가 비운의 천재……!’

윙어치고는 꽤 크다고 느낄 185㎝의 신장이 첫 번째로 눈에 들어왔고, 두 번째로는 상당한 굵기의 허벅지가 돋보였다.

저 굵은 허벅지에서 폭발적인 주력이 나오겠지.

그가 조용히 감탄사를 내뱉었다.

박규태가 감탄한 것처럼 다니엘 시몬도 박규태의 모습을 보고 승부욕을 끌어올린 것 같았다.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상당히 날카로웠다.

“입장하시면 됩니다.”

경기 관계자의 말에 두 팀의 선수들이 필드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관중석에서 환호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울브스와 도르트문트! 그리고 도르트문트와 울브스의 2027-28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중계해드리겠습니다!

-이번 시즌에 리그 우승은 물론이고 EFL 리그컵에서도 우승하면서 울브스가 더블을 기록한 상황입니다.

-네! 울브스는 이번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이겨 미니 트레블을 노리고 싶을 겁니다.

-반대로 도르트문트는 시즌 초반에 큰 부진으로 리그 17위까지 떨어진 굴욕을 겪었습니다.

-네, 상당히 큰 위기였죠. 하지만 한 선수의 분전으로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면서 기어코 4위로 리그를 마무리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니엘 시몬이 큰 역할을 했죠.

-맞습니다. 덕분에 오늘 경기! 언론에서도 박규태 선수와 다니엘 시몬 선수의 에이스 대결이 될 것이라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두 선수는 확실히 경기를 뒤집을 게임 체인저이기도 하고요!

-말씀드리는 순간! 경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도르트문트의 선축으로 경기가 진행됩니다.

도르트문트의 선축으로 시작된 경기.

울브스의 4-3-3을 상대로 그들은 4-1-4-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잘못하면 최전방에 있는 원톱이 고립될 수 있음에도 도르트문트는 거침이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지. 다니엘 시몬은 테오 나두의 피지컬에 어마어마한 소프트웨어까지 장착된 괴물이니까. 그 녀석이 있는 이상에야 최전방의 공격수가 고립될 수 없지.’

괴물 같은 주력과 드리블 기술을 갖춘 테오 나두도 다니엘 시몬에게는 밀릴 수밖에 없었다.

-다니엘 시몬!

-굉장합니다! 전반 7분에 보여준 첫 드리블로 울브스의 측면을 완전히 허물었습니다.

-언터처블이죠. 사람이 막을 수 있는 피지컬이 아닙니다. 방금 보여준 드리블도 솔직히 별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그냥 속도로 찍어눌렀어요.

다니엘 시몬은 자신의 돌파를 제대로 막지 못하는 울브스의 수비진을 보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

‘오늘 경기에서 날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촤아아아악!

잔디를 가르는 태클을 그냥 주력으로 피하고 쭉 파고든 다니엘 시몬은 틈이 잔뜩 생긴 울브스의 수비진 사이로 돌파를 시도하는 최전방 공격수에게 공을 연결했다.

-보르하 요렌테에게 연결되는 공!

-울브스 위기입니다! 도르트문트의 공격진이 모두 올라왔고, 반대로 울브스의 수비진은 다니엘 시몬에게 엉망이 되었습니다!

-보르하 요렌테! 슈우우우웃!

철썩!

오우우우우!

다행히 옆 그물을 스친 슈팅이었다.

울브스의 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고, 반대로 도르트문트의 팬들은 아쉬움이 가득한 탄성을 내질렀다.

“좋아! 나에게 계속 공을 줘!”

다니엘 시몬은 자신감에 찬 표정으로 도르트문트의 선수들에게 소리쳤다.

자신이 오늘 경기를 마무리하겠다고.

자신이 오늘 도르트문트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자신이 오늘 팀의 크랙으로 활약하겠고.

하지만 어림도 없는 상상이었다.

뻐엉!

다니엘 시몬이의 자신감에 찬 얼굴 옆으로 지나가는 톤 필크만의 골킥이 그대로 최전방에 있는 박규태에게 향했다.

‘어설프군! 우리 중앙 수비수인 만프레드 피츠너의 피지컬을 무시하고 저런 직선적인 공격을 하다니!’

다니엘 시몬은 자신했다.

도르트문트의 수비진이 박규태에게 연결된 공을 빼앗고 다시 역습을 시도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다르게 만프레드 피츠너는 박규태가 공을 잡았음에도 쉽게 밀어붙이지 못했다.

도리어 박규태가 도르트문트의 틈을 발견하고는 예측할 수 없는 날카로운 슈팅을 가져갔다.

다행히 도르트문트의 게노트 퍼스터 골키퍼가 몸을 날려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박규태가 보여준 슈팅은 도르트문트 선수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들 정도였다.

코너킥 상황.

다니엘 시몬이 수비를 하러 내려오면서 만프레드 피츠너에게 조용히 물었다.

“어째서 돌파를 허용한 거야?”

그의 물음에 만프레드 피츠너가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박규태를 바라봤다.

“냄새가 너무 심해.”

“뭐?”

“마늘 냄새가 너무 심하다고.”

토가 나올 정도로 냄새가 심했다.

만프레드 피츠너는 머리가 아플 정도로 마늘 냄새가 가득한 박규태를 보며 이를 갈았다.

“망할 놈의 킴치스컹크.”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어제부터 오늘까지 김치를 잔뜩 먹은 선수는 박규태 혼자가 아니었다. 그와 같이 팀의 공격을 이끄는 두 명의 윙 포워드도 맛있는 김치를 스팸과 함께 흰쌀밥에 맛있게 싸 먹었다.

덕분에 그들의 몸에서 나오는 어마어마한 마늘 냄새에 도르트문트의 수비진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뻐킹!! 김치맨!”

“후으으으으으읍! 후아아아아아아아!”

일부러 과호흡하는 박규태.

코너킥을 수비하기 위해서 박규태에게 달라붙었던 도르트문트의 또 다른 중앙 수비수 누르딘 제루키가 화를 냈다.

“젠장! 입 닫아! 제발 입을 닫으라고!”

“후으으으읍! 하아아아아!”

하지만 박규태는 멈추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발전한 공격을 선보였다.

“가스통! 테오! 합체 공격이다!”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가스통 렌도와 테오 나두가 자신이 먹은 김치를 외치며 도르트문트의 수비진을 파고들었다.

“파킴치!”

“칵두기!”

“배추김치!”

세 사람이 동시에 과호흡을 시작했다.

순간적으로 주변을 물들이는 마늘 냄새에 도르트문트의 수비수 셋이 얼굴을 찌푸리며 욕설을 내뱉었다.

그들의 집중력이 조금 떨어졌음을 느낀 박규태가 코너킥을 준비하는 아구스틴 퀴논에게 사인을 보냈다.

고개를 끄덕인 아구스틴 퀴논.

삐익!

휘슬이 불기 무섭게 그가 공을 향해 달려들었다.

낮고 빠르게 박규태가 있는 방향으로 날아드는 공을 보며 도르트문트의 수비수 만프레드 피츠너가 그의 뒤를 잡았다.

하지만 박규태의 몸에서 나는 격한 마늘 냄새에 집중력이 살짝 떨어진 만프레드의 점프가 조금 늦었다.

그리고 이 조금의 차이는 큰 결과로 바뀌었다.

철썩!

깔끔하고 날카로운 헤딩.

너무나 간단하게 박규태가 골을 넣었다.

-고오오오오오오올!

-박규태!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기어코 선취점을 넣었습니다! 고오오올! 대단합니다! 정말 날카로운 헤딩이었습니다!

-공이 꺾이는 궤적이나! 공이 향하는 방향이 너무 좋았습니다! 거기다 점프를 뛰는 타이밍도 진짜 좋았어요!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환호성으로 가득한 키로프 스타디움.

그가 변함없이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미리 호응을 준비한 울브스의 팬들이 박규태의 세레머니에 맞춰서 소리쳤다.

“주-모우우우우!”

주-모우우우우우!

세레머니가 짧게 끝나기 무섭게 울브스의 팬들이 김치와 코리아를 연호하며 울브스의 선취점에 큰 환호를 보냈다.

두 팔을 벌리며 팬들의 환호를 즐긴 박규태.

그가 김치와 장독대 문신을 팔에 세긴 한 울브스의 팬의 모습에 거대한 국뽕을 느끼며 소리쳤다.

“같이 갑시다! 김치 발할라! 영광스러운 발할라는 당신 같은 우수한 김치 신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믿습니까?”

그의 말에 팬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광기를 내뿜었다.

“아아아악! 믿습니다!”

천국행 공수표를 남발하는 교회 목사처럼.

박규태는 울브스의 팬들에게 김치 발할라행 티켓을 남발하며 경기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악!

자지러지는 울브스의 팬들.

박규태는 사이비 교주, 그 자체였다.

다니엘 시몬이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는 조용히 욕설이 담긴 혼잣말을 내뱉었다.

“뻐킹 홀리 카우…….”

< 국뽕 박규태 선생 #93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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