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 박규태 선생 #92 >
[울브스 27-28시즌 EPL 우승!]
[빅6의 문을 두들기던 늑대들! 소원을 이루다!]
[박규태의 폭풍 ‘수정과’ 러쉬! 잉글랜드와 한국에서 일시적으로 전통 음료 판매율 상승!]
[1골 1도움! 우승을 확정 짓는 경기에서도 MoM을 수상하며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한 박규태!]
[트로피 수여는 리그 38라운드 첼시전이 끝난 뒤에!]
[마이크 타이슨 감독, ‘이제 남은 것은 유로파 우승뿐이다.’]
[수정과로 범벅이 된 에티하드 스타디움!]
[맨시티 경기장 관리인, ‘그래도 울브스의 팬들과 구단 직원이 끈적한 액체를 모두 제거하고 가서 다행이었다.’]
-진짜 얼마 만에 EPL 우승이냐. 해버지랑 손형민을 제외하면 리그 우승을 경험했던 선수가 없었는데……. 그걸 우리 김치팍 어나더팍 국뽕팍이 해냈네.
-캬! 주모우우우! 드랍 더 비트!
-홀라아아아아아아아아! 진짜 박규태 미쳤다. 진짜 어떻게 한국에 저런 공격수가 나올 수 있지?
-태극기를 올려라! 김치를 뿌려라! 비빔밥을 비벼라! 국뽕을 마셔라! 끼요오오오옷!
-이걸로 박규태 발롱도르 수상할 수 있냐?
-ㄴㄴ 바르셀로나가 챔스 우승하면 이번 시즌에는 모레노가 발롱도르 가져갈 듯함.
-ㅇㅇ 파블로 로탱은 챔스 우승해도 이번 시즌에 스텟이 별로라서 힘듬. 아무래도 모레노가 이번 발롱도르 수상에 제일 가까운 선수라고 볼 수 있지.
-맨시티가 바르셀로나 잡아줘야지 박규태 발롱도르 수상각이 나오는 거냐? 진짜 그런 거냐?
-모르지. 일단은 최종 3인까지는 갈 듯함.
-이제 남은 건 유로파리그네.
-유로파리그 우승! 가즈아아아아아!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은 흥분을 감추었다.
“아직 유로파리그 4강 2차전과 결승! 그리고 리그 38라운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주장인 앤디 수아즈의 말에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몸은 식혜와 수정과로 끈적했다.
하지만 얼굴에는 짜증이 없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한 뒤에 우리는 815 콜라를 마시러 한국으로 떠나자! 오케이! 외쳐!! 김치!”
“김-치이이이이이!”
“외쳐! 막걸리!”
“막-컬리이이이이이!”
“외쳐! VTS!”
“V-T-S!”
“외쳐! 김치-파아아아악!”
“김치팍! 김치팍! 김치김치팍팍!”
뽕!
샴페인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다시 라커룸이 혼돈의 도가니에 물들기 시작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그런 선수들을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 어떤 선수도 그를 향해서 식혜나 수정과 또는 샴페인을 뿌리지 않았다.
‘맞아 죽기 싫으면 보스가 있는 방향은 거르자.’
‘공기도 찢는 주먹이야.’
‘난 코 수술하기 싫어.’
그리고 의외로 여린 감성을 갖춘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남몰래 속으로 눈물을 흘렸다.
* * *
유로파리그 4강 2차전.
울브스는 포르투를 그들의 홈으로 불렀다.
비록 2차전에서 2 대 3으로 경기는 졌지만, 종합 스코어 6 대 5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울브스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
[첼시의 기적! 4골 차이를 뒤집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하다! 상대는 맨시티를 꺾은 바르셀로나!]
[유로파리그 결승전! 울브스 vs 도르트문트!]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첼시 vs 바르셀로나!]
첼시는 4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종합 스코어 7 대 6으로 1차전의 대패를 잊은 환상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기어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는 바르셀로나가 가볍게 맨체스터 시티를 잡아내고 결승에 진출했다.
바르셀로나의 미구엘 모레노는 어째서 자신이 새로운 바르셀로나의 크랙이 되었는지를 제대로 증명했다.
덕분에 맨체스터 시티는 리그에서도 준우승.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실패.
리그컵에서도 탈락.
FA컵 탈락.
이번 시즌을 무관으로 끝났다.
덕분에 관대하기 그지없는 그들의 구단주가 살짝 열이 받았는지는 몰라도 이번 여름에 많은 돈을 뿌릴 것을 예고하면서 맨체스터 시티를 응원하는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쯧쯧, 저러면 감독의 버릇이 나빠질 텐데……! 저렇게 많은 돈을 쓸 수 있게 되면 사람이 헤퍼지는데 말이야.”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말을 듣고 박규태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그는 울브스의 구단주인 폴 앤더슨이다음 시즌에 한화로 약 2,500억 원에 달하는 이적 자금을 지원한다는 말을 들었기에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말에 모순을 느낄 수 있었다.
“돈도 체계적으로 써야 하는 법이지.”
“그렇습니까?”
“그런 의미로 여름에 파블로 로탱을 2,500억 원에 데려올까? 팍은 어떻게 생각해?”
“그 대신에 제가 맨체스터 시티로 4,000억 원에 팔려가겠죠. 그리고 방금 그 말은 너무 모순적이었습니다. 오히려 감독님이 더 헤픈 것 같은데요?”
어깨를 으쓱 들어 올린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박규태의 말에 호탕하게 웃었다.
그리고 훈련장에서 열심히 땀을 흘리는 선수들을 불렀다.
“자! 모두 모여봐!”
어슬렁거리며 모이는 선수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그런 선수들을 다 모이기 무섭게 그들의 늘어진 정신 상태를 깨웠다.
“아직 2경기 남았다.”
남은 경기는 이제 첼시와 리그 38라운드 경기.
그리고 유로파리그 결승전.
두 경기뿐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미니 트레블을 달성하기 전까지 딱 하나의 트로피를 남겨두고 있지.”
선수들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들은 김치 발할라를 노리는 김치규태교의 광신도처럼 시즌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좋아! 그런 눈빛이야. 5월 7일 첼시전은 물론이고 5월 17일에 있을 도르트문트와 경기를 잡아내는 거야. 오케이?”
“옛 썰!”
그렇게 훈련의 끝을 작은 연설로 끝낸 마이크 타이슨 감독이 훈련장을 빠져나가기 무섭게 오늘 있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좋은 결과로 리그를 마무리하자.
그렇게 다짐한 울브스.
하지만 5월 7일 첼시전에서 울브스는 3 대 1 패배를 당하며 아쉬운 마무리로 리그를 끝냈다.
그래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어쨌든 리그 우승은 확정이었으니까.
몰리뉴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팬들이 주장인 앤디 수아즈가 트로피를 높게 들어 올리기 무섭게 큰 목소리로 환호성을 내지르는 모습은 장관이 따로 없었다.
박규태가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는 울브스의 팬들이 다 같이 ‘하이퍼 김치 코리안!’을 외치며 환호해 주었고.
곽진수가 들어 올릴 때는 ‘슈퍼 불고기 코리안!’을 외치며 울브스의 뒤틀린 한국 사랑을 뽐내주었다.
모두가 즐거워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하고 돌아오면 카퍼레이드까지 할 것 같은데……. 그때는 김칫국물이 아니라 동치미 국물을 준비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선배님!”
그렇게 프리미어리그까지 끝났다.
이제 시즌이 끝나기까지 남은 경기는 단 1경기.
유로파리그 결승전.
도르트문트와 경기만 남았다.
* * *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치러지는 유로파리그 결승전! 예상외로 예매 매진!]
[S.M. 키로프 스타디움에서 펼쳐지는 결승전!]
[다니엘 시몬 vs 박규태의 크랙 대결!]
[도르트문트를 이끄는 예거의 상대는 울브스의 김치팍!]
[과연 사냥꾼은 늑대를 사냥할 수 있을까?]
[박규태, ‘난 일반 늑대가 아니다. 김치 늑대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 ‘다니엘 시몬……! 좋은 선수다. 주축 선수가 빠진 도르트문트를 이끌고 리그 4위와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을 이룩해냈다.’]
[21살의 축구천재 vs 22살의 국뽕천재의 대결!]
벌써 한국의 많은 언론이 유로파리그 결승전의 기사를 양산하고 있었다.
‘그것보다 다니엘 시몬을 여기서 만나는군.’
박규태는 다니엘 시몬과 자신을 엮는 기자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평소라면 콧방귀를 꼈을 것이 분명했지만, 다니엘 시몬이라는 선수가 어떤 선수인지 알기에 박규태는 말을 아꼈다.
아니, 오히려 묘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진짜 천재니까.’
다른 선수와 비교할 수 없는 재능.
그것을 갖춘 선수가 다니엘 시몬이었다.
‘비운의 천재. 라이프치히에서 뛰다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고 제대로 포텐을 터뜨렸지.’
대단한 선수였다.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한 2시즌 동안에 보여준 임팩트는 그 메시가 감탄할 정도였으니까.
은퇴한 메시가 다니엘 시몬을 본 뒤에 ‘내 후계자가 맨체스터 시티에서 뛰고 있다!’라는 말을 남길 정도였다.
하지만 딱 2년이었다.
그는 리그컵에서 3부리그 수비수의 거친 태클에 무릎을 다치면서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재활로 보내야 했다.
그렇게 재활을 끝내고 복귀한 다니엘 시몬은 예전의 어마어마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도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의 재능은 피지컬만 뛰어난 것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다시 긴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에는 3개월짜리 발목 부상이었다.
그는 그 순간에 완전히 망가졌다.
그게 그의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겠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지 않고 도르트문트로 이적했으니까.
어쩌면 그의 재능을 앗아간 부상을 겪지 않을 수 있었다. 그가 알던 미래와 전혀 달라졌기에 가능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기대가 되었다.
도르트문트의 사냥꾼이자.
회귀 전에 포스트 메시에 제일 가까운 선수.
그와 상대할 수 있음을 말이다.
시간은 흘러 5월 13일.
울브스가 셀틱을 불러 친선 경기를 치렀다.
유로파리그 결승전까지 시간이 많이 비어서 중간에 친선 경기를 잡았고, 울브스는 셀틱과 경기에서 박규태의 해트트릭으로 4 대 0 대승을 거두었다.
만족스러운 경기력이었다.
하지만 마이크 타이슨 감독과 선수들은 자만하지 않고 천천히 도르트문트와 경기를 준비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울브스의 선수단은 결승전을 위해서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호텔을 잡았다.
“후우……. 왜 이렇게 긴장이 되지?”
테오 나두는 입에 샐러드를 쑤셔 넣으며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래도 내일 있을 결승전을 앞두고 조금 긴장한 것 같았다.
박규태는 그런 테오 나두에게 고추장을 내밀며 먹어보라고 권유했다.
“츄라이! 무봐라! 고추장 무봐라! 내일 경기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짜릿하다! 츄라이! 츄라이!”
테오 나두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대체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이 테오 나두처럼 긴장을 해소하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팍! 내일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까?”
심지어 평소에 덤덤하게 다른 팀원을 챙겨주던 가스통 렌도도 불안함을 느끼고 박규태에게 내일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지를 물어보고 있었다.
그의 물음에 박규태가 갑자기 의자를 치우고 바닥에 앉아서 명상하더니 뭔가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가스통 렌도와 주변에 있던 선수들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그런 박규태를 바라봤다.
이윽고 잠깐의 시간이 흐른 뒤.
박규태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내가 동양의 신비인 ‘김치스톤’을 이용해서 1,400만 605개의 미래를 보고 왔어.”
“우리가 이기는 미래가 있어?”
박규태가 테오 나두의 물음에 손가락을 하나 들어 올렸다.
그가 박규태의 손가락을 보고 얼굴을 찌푸렸다.
“고작 하나야? 나머지는 다 진다는 뜻이야?”
그의 물음에 박규태가 대답했다.
“하나도 빠짐없이 우리가 이기는 미래만 있다는 뜻이야. 우리는 내일 질 수 없어. 우리는 훌륭한 팀이니까.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노력을 했으니까.”
박규태의 말에 주변에 있던 선수들이 씩 웃었다.
별것 아닌 말이었지만 선수들이 조금은 긴장을 떨칠 수 있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박규태가 과도하게 긴장한 선수들을 다독이기 위해서 이런 기행을 벌였음을 말이다.
박규태가 선수들을 바라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선수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혹시나 질 것 같으면 ‘김치마무!’를 외쳐! 내가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릴 테니까!”
“김치마무?”
“그래! 다 같이 따라 해봐! 김치-마무!”
“김치-마무!”
“그래! ‘김치-마무!’를 외치면 내가 시간을 되돌린 것처럼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줄게. 외쳐! 김치-마무!”
김치-마무!
김치-마무!
김치-마무!
박규태의 구호를 따라 하는 선수들.
곧 울브스 선수들이 외치는 ‘김치-마무!’로 호텔이 시끌시끌해지기 시작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92 > 끝
ⓒ 엉심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