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71화 (71/199)

< 국뽕 박규태 선생 #71 >

촤아아악!

존 하멜의 거친 태클.

박규태는 필드를 구르며 소리쳤다.

“레프리!! 차징! 차징!”

“레프리! 노 차징! 노 차징!”

유난히 두 선수의 부딪힘이 많았다.

당연했다.

울브스가 좋은 팀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박규태의 어마어마한 골 득점력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공격의 마무리인 그에게 강한 견제가 오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확실히 거친 것은 사실이었다.

삐이익!

-아! 존 하멜 선수 옐로카드!

-박규태 선수가 고통스럽게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존 하멜 선수는 억울하다는 표정이네요.

“젠장! 이래서 한국인이 싫어!”

얼굴을 잔뜩 찌푸린 존 하멜.

동시에 몰리뉴 스타디움이 들썩였다.

울브스의 팬들은 와패니즈를 낮잡아 부르는 말을 내뱉으며 존 하멜을 향해 격한 야유를 내뱉었다.

위아부우우우우우우우!

Fxxking! Weeabooooooooo!

병x같은 weeb새끼야! 죽여버리겠어!

너희 엄마 xxxxx! 이런 xxxx!

박규태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본 팬들의 반응은 더욱 격해지고 있었다.

거기다 인격 모독에 종종 인종차별적 발언까지 들려왔다.

박규태는 어째서 맨유의 에릭 칸토나가 관중을 향해 쿵푸킥을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저런 욕설을 경기 내내 듣는데 멘탈이 나가지 않으면 이상한 거지.’

에릭 칸토나의 멘탈이 약한 게 아니라.

그냥 그의 멘탈이 평범했을 뿐이었다.

충분히 일리 있는 상상이었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박규태.

그가 힐끗 존 하멜을 바라봤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틈이 생기겠어.’

옐로카드를 받은 존 하멜의 압박이 조금을 약해질 것이니까. 그 부분을 박규태가 노리고자 했다.

그렇기에 많이 움직였다.

더 좋은 위치에서 공을 받기 위해서.

존 하멜은 쥐새끼처럼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흔드는 박규태를 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치열한 경기.

TV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은 생각보다 팽팽한 두 팀의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즈아! 김치팍!”

“죽여! 녀석을 죽여!”

“김치팍! 김치팍! 김치김치 팍팍!”

고성이 튀어나오는 술집.

울브스의 팬들이 아닌 한국인들이었다.

이곳은 잉글랜드의 울버햄튼이 아니었다.

대한민국 서울이었다.

술집을 가득 채운 해외축구들이 TV에 나오는 박규태의 경기에 환호를 내뱉었다.

술과 여자 그리고 묘한 분위기가 있는 술집은 조금씩 선남선녀의 젊은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구들과 경기를 보러온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인 김경우가 목이 타는 듯이 맥주를 한잔 시원하게 들이키고 있었다.

그의 옆에 앉은 친구인 박상현은 기도하고 있었다.

“제발! 오늘 맨시티 승리 가즈아!”

“어휴……! 이 토토충 새끼는 또 매국 코인 탔네. 그냥 박규태가 있는 울브스에 걸면 안 되냐?”

“어허! 서당 개도 3년이면 라면을 끓일 수 있듯이 나도 스포츠 토토 인생 3년 동안 다양한 안목을 길렀다. 오늘은 무조건 맨체스터 시티가 이길 거다.”

“매국노 새끼. 쯧쯧! 맨체스터 시티에 와패니즈 녀석이 있는데도 그렇게 매국 코인을 탈 생각이냐?”

“나에게 있어서 국적은 그저 수단일 뿐이다.”

“그런데 오늘 묘하게 경기가 지지부진하네.”

그들의 말처럼 경기의 양상은 상당히 지지부진했다.

특히나 맨체스터 시티가 많은 기회를 헌납하는 느낌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지. 파블로 로탱이 무릎을 치료하고 난 첫 번째 복귀전이니까.”

“확실히 움직임이 더디다.”

“캬! 그래도 움직임은 죽인다.”

“저게 클래스라는 거겠지.”

그들의 말처럼 그는 자신의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었다.

무릎을 다치고 꽤 길게 쉰 상태에서도 플레이에 부족함이 없었다.

-파블로 로탱! 깔끔한 패스!

-중앙에 있던 페르난도 티에우스의 슛!

-이번에는 톤 필크만의 감각적인 선방이 터졌습니다! 울브스가 위기를 넘깁니다!

오우우우우!

술집을 가득 채운 탄성.

네덜란드의 수문장인 톤 필크만이 보여준 감각적인 선방에 팬들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진짜 이번 시즌에 울브스가 미쳤네.”

“영입이 꿀이었잖아. 딱 포텐이 터지려는 젊은 선수들 다 데려왔고……! 거기다가 지금 유소년 팜에 있는 포르투갈 유망주들까지 잘 성장하면서 미래도 챙겼고.”

전반전 45분이 모두 지나갔다.

남은 시간은 추가시간 1분.

0 대 0의 대치가 계속 이어지자 맨체스터 시티가 이긴다는 쪽에 걸었던 박상현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러나 그의 얼굴이 밝아졌다.

-다미안!!

-다미안 페르난데스의 중거리 고오오오오오올!

-아! 전반전이 끝나는 시간에 실점을 허용했습니다! 울브스가 원치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실점이에요!

-순간적으로 앤디 수아주와 누룰라 갱스. 두 중앙 수비수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중앙으로 파고든 다미안 페르난데스를 아무도 잡아내지를 못했고……! 이렇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했습니다.

“으하하하! 좋았어!”

주먹을 불끈 쥔 박상현.

하지만 그는 곧 입을 닫고 조용히 자리에 앉아야 했다. 술집의 모든 이들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그의 친구인 김경우가 어색하게 웃으며 주변 사람들에게 사과하고 자리에 앉았다.

잠깐 조용해진 술집.

토토충 박상현이 제발 1 대 0으로 경기가 끝나기를 기도하기 시작했다.

* * *

“나쁘지 않았어.”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말에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다.

수비수들은 전반전의 추가시간에 아쉬운 실점을 허용했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미드필더진이나 날개 공격수들도 경기력이 밀리는 상황에서도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능력을 모두 보여주었다.

박규태도 골을 못 넣었지만, 상당히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상대 중앙 수비수를 상대로 많은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지.”

실점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점을 했고 울브스가 생각했던 상황보다 좋지 않은 상태로 전반전이 끝났다.

선수들도 그것을 알기에 조용히 마이크 타이슨 감독의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딱히 전술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마이크 타이슨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반전에 있었던 실수만 조심하라는 말을 하고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박규태에게는 몇 가지 지시를 내렸다.

“더 많이 움직이라는 뜻이죠?”

마크 캠벨 수석 코치에게 후반전에 더 많이 움직여달라는 지시를 받은 박규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프 타임이 끝나고 후반전이 시작되기 무섭게 박규태가 존 하멜에게 달라붙었다.

“젠장! 왜 이렇게 달라붙는 거야?”

유니폼까지 잡으며 끈질기게 달라붙는 박규태.

존 하멜이 손을 써서 그를 밀쳤지만, 그는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이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존 하멜의 유니폼을 손으로 잡았다.

쭉쭉 늘어나는 존 하멜의 유니폼.

“젠장!”

전반전에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평소보다 체력을 더 소모한 존 하멜의 입에서 거친 숨을 내뱉어졌다.

생각보다 빠르게 지친 것이었다.

거기다 박규태가 한국말로 계속 뭔가 이상한 말을 내뱉으면서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 하고 있었다.

“빵상! 깨라까랑!”

“꺼져! 빠가야로! 망할 자식!”

“빵빵! 똥똥똥똥 땅땅 따라라라라! 따띵 똥동똥똥 띵 똥똥!”

“미친 새끼야! 제발 꺼지라고! 내가 졌어! 이제 그만해! 제발!! 귀가 터질 것 같아!”

“다시는 대한민국을 무시하지 마라!”

“Fxxk!”

존 하멜과 박규태가 다시금 엉켰다.

공중볼이 오는 순간 두 선수가 애인처럼 달라붙었다.

“큭!”

존 하멜이 밀려났다. 가슴으로 공을 잡은 박규태는 바로 턴을 시도하며 바로 슈팅을 가져갔다.

-박규태 슈우우우웃!

-으아아아! 이번에는 파파 바쿠얀 골키퍼의 환상적인 선방입니다! 오늘 경기에서 두 팀의 골키퍼들이 멋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단합니다!

‘크! 아깝다!’

아쉬웠다.

어쩌면 팀의 패배를 막을 수 있었던 기회였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박규태는 내색하지 않았다.

'기회는 올 거다. 조금만 기다리자.'

뭔가 마무리가 아쉬운 울브스의 상황.

물론, 그것은 맨체스터 시티도 똑같았다.

이번에는 파블로 로탱이 슈팅을 가져갔고, 울브스의 골키퍼인 톤 필크만이 펀칭으로 골을 쳐냈다.

-오늘 경기! 두 팀의 공격진이 썩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확실히 뭔가 막막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두 팀의 공격수들은 확실히 움직임만큼은 좋았다.

하지만 이상하게 골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의 필리페 아리에타 감독은 골키퍼들의 환상적인 선방이 나오는 모습을 보며 전반전 막판에 나왔던 골을 생각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전반전에 터진 골이 아니었다면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가져가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겠지.

그때였다.

그가 이대로 경기가 끝나기 바라는 순간에 울브스가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가스통 렌도 선수가 빠지고 대니얼 캘버트 선수가 투입됩니다! 거기다 아르사네 디예도 빠졌습니다.

-브란도 사미 선수가 투입됩니다.

-이러면 포메이션이 어떻게 되죠?

-아! 4-3-3을 그대로 유지하네요.

포메이션의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박규태의 백업이었던 대니얼 캘버트가 전혀 생소한 왼쪽 측면에서 뛰게 되었다.

맨체스터 시티의 필리페 아리에타 감독이 얼굴을 찌푸렸다. 이해를 할 수 없는 용병술이었다.

‘어째서지?’

전체적으로 주력이 빠르고 판단력이 좋은 브란도 사미의 투입은 이해가 되었다.

역습하는 데 있어서 중앙에 있는 브란도 사미를 거치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지금의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을 뚫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었으니까.

‘우리 중앙 수비수들도 꽤 지쳤고.’

다만, 대니얼 캘버트의 교체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대니얼 캘버트는 왼쪽 측면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니얼 캘버트 선수! 나쁘지 않습니다. 왼쪽 측면에서는 오늘 처음 뛰는 것일 텐데……. 움직임이 좋습니다.

-이제 후반전의 정규 시간도 약 15분 정도가 남았습니다. 맨체스터 시티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케빈 다이러를 빼고 음밤바 사마세쿠 선수를 투입합니다.

-국적은 말리인 선수입니다. 전체적으로 뛰어난 육체 능력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아프리카계 선수들과 다르게 상당히 지능적인 수비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입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필리페 아리에타 감독은 체력적으로 지친 중앙 수비수와 미드필더진 사이의 연결점이라고 할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를 보강했다.

두 번째 교체는 왼쪽 측면 수비수인 에드워드 마틴를 빼고 백업 수비수를 투입했다.

체력적으로 지친 존 하멜을 뺄지 고민했지만, 필리페 아리에타 감독은 그가 가진 능력을 믿고 교체 카드를 하나 아꼈다.

-맨체스터 시티는 경기를 이대로 끝낼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점유율은 그대로지만, 아까와 다르게 전방으로 뿌려주는 패스가 많이 줄어든 맨체스터 시티입니다.

“흐윽…… 흐윽……!”

거친 숨을 내뱉는 존 하멜.

그가 흔들리는 눈으로 박규태를 바라봤다.

‘지치지도 않는 건가?’

그는 자신이 서른 중반에 가까워졌음을 느꼈다. 반대로 저 젊은 한국놈은 아직도 팔팔했다.

말할 기운도 없는 존 하멜에게 박규태가 다가왔다.

“슈퍼 코리안과 다르게 빈약하군. 그게 네가 말하는 일본의 저력인가?”

“엿 먹어.”

악당처럼 대사를 내뱉는 박규태.

그를 보며 존 하멜이 얼굴을 찌푸렸다.

“개 같은 놈! 도대체 그 재수 없는 혓바닥으로 몇 명의 수비수를 괴롭힌 거지?”

그의 물음에 박규태가 빙긋 웃었다.

“넌 지금까지 먹은 김치의 수를 기억하나?”

부르르르.

존 하멜은 눈을 질끈 감았다.

자신이 상대를 잘못 골랐음을 인지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그는 지쳤고.

박규태는 아직 체력이 남아 있다.

“슈퍼 코리안은 아직 한 발 남았다.”

-대니얼 캘버트! 왼쪽 측면을 돌파합니다! 생각보다 왼쪽 측면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대니얼 캘버트! 그대로 크로스가 올라갑니다!

높게 날아드는 크로스.

대니얼 캘버트가 띄운 공을 보고 박규태가 움직였다.

존 하멜이 급히 박규태의 유니폼을 붙잡으며 방해했지만, 이미 체력적으로 지친 그가 막기에 박규태의 몸은 단단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이 모두 긴장했다.

‘존 하멜이 지쳤어.’

‘이번 기회만 막으면 우리가 승리를 가져갈 수 있다’.

‘딱 하나만 막자!’

하지만 그들의 생각처럼 박규태를 쉽게 막을 수 없었다.

가슴으로 공을 받은 그가 거침없이 슈팅을 가져갔다.

깔끔한 터닝슛이었다.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던 슈팅 타이밍이었다.

철썩!

맨체스터 시티의 골키퍼인 파파 바쿠얀의 반응도 이번에는 조금 늦을 수밖에 없었다.

박규태의 슈팅이 골망을 흔든 순간.

몰리뉴 스타디움이 환호성에 물들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고오오오오오올! 고오오올!

-박규태 선수가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환상적인 터닝슛을 터뜨렸습니다! 정말로 멋진 슈팅이었습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진이 제대로 반응을 못 했습니다!

-이거죠!! 이걸 기다렸습니다! 한국팬들에게 정말 큰 기쁨을 선사합니다! 대한민국의 공격수! 시즌 31호 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에서 구해낸 박규태 선수입니다!

골을 넣은 박규태.

그가 빠르게 관중석을 향해 달렸다.

매번 해도 질리지 않는 세레머니.

그가 잘 하지 않던 무릎 슬라이딩을 했다.

그리고 필드에 주저앉은 존 하멜에게 들으라는 듯이 그가 크게 소리쳤다.

“내가아아아아아! 누구우우우우우!”

울브스의 홈팬들이 박규태의 외침에 대답했다.

코리아 리빙 레전드!!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대한 함성이 곧바로 몰리뉴 스타디움을 뒤덮었다.

박규태가 두 눈을 감고 팬들의 함성을 귀로 느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세레머니가 끝나고 그가 고개를 푹 숙인 존 하멜의 옆을 지나가며 깐족거렸다.

“일본을 존경하니까. 경기가 끝나고 라커룸을 아주 깨끗이 청소해줄 거지? 잘 부탁해!”

부르르.

존 하멜이 분노에 몸을 떨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71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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