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뽕 박규태 선생 #48 >
[팬들에게 믿어달라 소리친 박규태! 정말 대한민국은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중국전 4 대 0 승리! 다음 상대는?]
[8강전 사우디와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
[남은 것은 4강과 결승!]
[한중전, 그다음은 한일전!]
[또 다른 우승 후보 일본을 상대하게 된 대한민국!]
[의외로 덤덤한 언론. 무엇 때문인가?]
아시안컵 4강전은 한일전이었다.
당연히 관심은 폭발했다.
하지만 의외로 두 나라의 언론은 조용했다.
물론, 관중들까지 조용한 것은 아니었다.
경기가 시작하기 전부터 일본과 대한민국.
두 나라의 관중들은 목이 터질 듯이 응원가를 부르며 각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와! 사람이 되게 많다!”
“여보! 빨리 이쪽으로 와!”
오늘 강수호, 이지혜 부부도 대한민국의 승리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워어어어어!
사-무라이! 블루!
일본의 가수인 ZZ의 노래 ‘사무라이 블루’를 부르며 경기 전부터 승리를 기원하는 일본 관중들.
대한민국도 지지 않고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시끌벅적한 경기장.
“저기다! 저기로 가자!”
자신들의 자리를 찾은 두 사람.
자리에 앉고서 강수호가 환하게 웃으며 주변을 살폈다.
“여기는 다 박규태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인가 봐?”
“그러게……. 박규태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옷이 상당히 많네. 거기다 얼굴이 새겨진 깃발도 있어.”
두 사람이 경기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면서 주변을 훑는 동안에 50여 명의 김치규태교 회원들은 비장함을 느끼며 선수들이 필드에 입장하기를 기다렸다.
“오늘도 골을 넣을 수 있을까요?”
한 회원의 물음에 열혈회원이 답했다.
“지금 김치팍 님을 의심하시는 겁니까?”
“여기 이교도가 있다!”
“네놈! 일뽕스시교에서 보낸 첩자구나!”
“잡아라! 여기에 스시교 신자가 있다!”
컨셉에 심취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완전히 광신도처럼 변한 이들의 모습에 강수호 부부는 움찔하고 몸을 떨었다.
“자기야, 다른 곳으로 옮길래?”
“그럴까?”
하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김치규태교 회원 한 사람이 강수호 부부에게 음료를 건네며 말을 걸어왔으니까.
“놀라셨죠? 이거 다 컨셉입니다. 하하하!”
“아…… 그런가요?”
“물론이죠! 저희가 원래 조금 과격한 응원을 즐겨서 그렇지,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수호 부부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였다.
필드에 선수들이 입장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관중들은 큰 환호성으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그리고 50여 명의 김치규태교 회원들은 격한 반응을 보이며 박규태를 부르짖었다.
“으아아아아! 김치팍! 김치팍!!”
“국-멘!!”
“뽕렐루야!”
“아아아! 김치팍이다! 저기에 김치팍이 있어!”
“발할라!! 김치팍이 오늘 경기에서 일본을 무너트리고 우리 모두를 국뽕이 가득한 김치 발할라로 데려갈 것이다!”
“김치팍! 김치팍! 김치김치 팍팍!”
강수호 부부는 광신도처럼 박규태의 이름과 별명을 부르짖는 김치규태교 회원들은 보며 섬뜩함을 느꼈다.
하지만 몇 분 뒤에 그들도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다.
“국-멘!”
“뽕렐루야!!”
“으아아아! 국뽕의 저력을 보여줘! 국뽕팍 28호!”
“박규태! 그는 신이야!”
“김치팍! 김치팍! 김치김치 팍팍!”
점점 김치규태교와 함께 박규태를 응원하게 된 강수호 부부는 기어코 ‘뽕렐루야’와 ‘김치팍’을 외치며 김치규태교의 회원들과 함께 대한민국과 박규태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김치규태교의 열혈 회원이 흐뭇하게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 * *
일본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거기다 그들이 자랑하는 최정예 선수들로 선발진을 채웠기에 승산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의 전술과 같았지만, 그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면 일본과 대한민국의 4-2-3-1은 조금 달랐다.
오밀조밀한 패스를 즐기는 일본과 측면으로 길게 공을 연결하는 대한민국.
하지만 여러 부분에서 갈리는 두 팀의 전술에서 같은 부분이 하나는 존재했다.
그것은 어느 정도 점유율을 높이는 것.
덕분에 중원에서 힘 싸움을 하는 미드필더들의 경쟁은 다른 경기보다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중원이 뜨겁습니다!
-확실히 두 팀의 성향상 어느 정도의 점유율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중앙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리는 순간 공을 커트한 이강민! 측면에 있는 박규태에게 연결합니다!
-공을 받은 박규태 선수가 돌파를 시도합니다.
-최근에 박규태 선수가 공간을 만들면 상대적으로 압박이 덜한 이강민 선수나 손형민 선수가 마무리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야…… 대한이란 놈이랑 완전히 비교되는데?’
박규태는 자신을 제대로 마크조차 못하는 왼쪽 풀백인 사카이 야마토를 몸으로 밀어내면서 그대로 돌파를 시도했다.
이란의 퀴라시 아메드를 상대하다가 사카이 야마토를 상대하니 정말 손쉽게 측면을 허물 수 있었다.
‘그 한뽕에 중독된 녀석이 대단했던 거겠지.’
사카이 야마토는 이를 꽉 물고 박규태의 유니폼을 잡으며 어떻게든 돌파를 허용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폭주 기관차처럼 돌진하는 박규태를 막지 못하고 그대로 필드에 미끄러져서 쓰러지고 말았다.
-압도적입니다!
-거친 플레이에요! 하지만 지금의 일본 수비를 뚫기에는 박규태 선수의 저 돌파만큼 훌륭한 것이 없다고 봅니다!
비어버린 측면을 마크하기 위해서 일본의 좌측 윙 포워드인 유타 토요카와가 달려들었지만, 이미 공은 박규태의 발을 떠나 중앙에 있는 이강민에게 연결되었다.
조금은 긴 패스였지만 이강민은 여유롭게 공을 잡아냈고 덕분에 일본의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박규태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수비진이 흐트러진 틈으로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이강민이 다시 중앙으로 파고드는 박규태에게 공을 내어줍니다! 상당히 날카로운 쓰루패스!
-공이 살짝 떴어요!
박규태의 침투를 저지하기 위해서 센터백인 야스히로 코바야시가 손으로 살짝 밀면서 터치가 조금 길어졌다.
덕분에 공이 살짝 떠버렸다.
‘그냥 쓰러질까?’
잠깐 그런 생각도 했다. 페널티킥을 얻을 좋은 기회였으니까.
하지만 그의 본능은 다른 선택을 했다.
그대로 쓰러지면서 오른발 발리슛을 때려버렸다.
발리 깎는 노인이라 불리던 이명국이 떠오를 정도로 환상적인 슈팅이 그대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 고오올! 골입니다!
-대한민국이 전반 7분 만에 선취골을 터뜨렸습니다! 골을 넣은 선수는 대한민국의 박규태 선수입니다!
-정말 대단한 선수입니다! 어떻게 저 자세에서 저런 슈팅이 가능할 수 있죠? 진짜 골을 넣는 감각 하나는 세계 최고라고 저는 평가합니다.
-요즘은 위치선정이 물이 올랐습니다. 특히나 수비진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라인 브레이킹은 감탄이 절로 나오더군요.
-정말 대단하군요! 역시 박규태 선수입니다.
-거기다 정말 영리하고 공이 어디로 오는지 잘 아는 선수예요! 정말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거기다 리그 앙에서 득점 선두를 기록하고 있죠?
-네! 득점 2위인 PSG의 블라디미르 고메스 선수보다 10골을 더 앞서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골을 넣기 무섭게 박규태를 칭찬하는 중계진.
그만큼 박규태의 재능이 물이 올랐다.
거기다 독특한 기행까지 알려지면서 한국에서 박규태를 모르는 축구팬은 없다고 평가해도 무방했다.
최근에는 국가대표 경기만 보는 사람들도 박규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선제골을 넣은 박규태.
그가 관중석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두 팔을 벌리며 관중들에게 물었다.
“믿습니까?”
네에에에에!
광신도처럼 그의 물음에 답하는 관중들.
박규태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전반전에 무력한 실점을 허용한 일본.
하지만 그들은 인내하고 또 인내했다.
‘아무리 한국의 공격진이 대단하지만, 결국은 틈을 보이는 순간이 찾아온다! 점수를 지키면서 역습을 노리자.’
‘이강민을 제외하면 뛰어난 테크니션이 없다. 그 부분을 노리고 어설픈 패스를 끊으면 기회를 만들 수 있어.’
그들은 전반전을 버티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후반전에 역습으로 동점을 만들 계획을 세우며 인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본이 간과한 것이 하나 있었다.
오히려 수비진을 내린 덕분에 박규태가 자신 있게 중거리 슛을 때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점이었다.
뻐어엉!
-박규태애애애애애!
-고오오올! 박규태 고오오올!
-이번 아시안컵에서 박규태 선수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벌써 몇 골입니까? 오늘 경기에서도 멀티 골을 넣으면서 일본을 침몰시키고 있습니다!
-멋진 중거리 슛이네요! 멋집니다!
와아아아아아!
김치팍! 김치팍! 김치팍!
박규태의 별명을 연호하는 한국 관중들.
환상적인 중거리 슛을 성공시킨 박규태는 이번에 ‘주-모우!’ 세레머니를 하며 대한민국의 기세를 끌어올렸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박규태가 날뛰니 자연스럽게 반대편 윙 포워드인 손형민에게 많은 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고오오오올!
-전반전 막판에 손형민 선수의 골이 터졌습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대한민국이 전반전에 일본을 3 대 0으로 앞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환상적인 경기력입니다!
우우우우우!
골을 넣은 손형민에게 야유를 보내는 일본 관중들.
손형민은 그런 일본의 관중들을 조용히 바라보며 천천히 뛰었다. 예전 박지형이 보여주었던 산책 세레머니가 떠오르는 손형민의 세레머니였다.
덕분에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묘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전반전이 3 대 0으로 끝났다.
아직 후반전 45분이 남은 상황.
일본 선수들의 표정은 상당히 처참했다. 차라리 지금 지구가 멸망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하는 선수도 있었다.
이어지는 후반전에서 박규태와 이강민은 체력 관리를 위해서 후반 15분이 지날 무렵에 빠졌다.
그런데도 1골을 더 넣은 대한민국은 중국과 마찬가지로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4골을 넣었다.
마지막에 수비수의 실수 덕에 1실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경기를 뒤집을 정도로 큰 실수는 아니었기에 그대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4 대 1 승리.
대한민국이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했다.
중계진의 입도 상당히 바빠졌다.
-경기가 끝났습니다! 네!
-드디어 결승전입니다! 상대는 호주죠?
-맞습니다!
결승전 상대는 호주.
2015년에 있었던 결승전과 같은 상대였다.
그때는 호주에게 우승을 내어주었지만, 이번 2027 아시안컵은 다를 것이라고 선수들은 다짐했다.
그렇게 일본이라는 맛집을 두들긴 박규태.
그가 다음 목표로 호주를 바라보았다.
* * *
규생이닷컴.
해외반응 전문 사이트.
한국에 대한 해외의 반응을 번역해서 올리는 사이트로 굉장한 국뽕력을 갖춘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그리고 아시안컵 4강전이 끝난 지 1시간이 지났을 무렵에 규생이닷컴에 4강전 일본의 반응이 올라왔다.
-규생이닷컴-
[7ch] 일본 축구, 한국에 1:4 대패, 일본 반응!
2027 아시안컵 4강에서 대한민국과 맞붙은 일본이 4강에서 4 대 1로 대패했습니다.
박규태 선수에게 2골을 허용했고, 손형민과 진세영 선수에게 각 한 골씩을 헌납했습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그리고 이란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4강전에서 대한민국의 공격진을 막지 못해서 결국은 3-4위전에서 요르단과 경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7ch 반응>
ID:hurokawa777
오늘 경기 정말 실망이었어.
특히 중앙의 쿠보 유야는 아무것도 못했지.
ID:KIV+TT111
시차 때문이야.
ID:ViloBo557
경기 자체는 일본이 지배하고 있었던 만큼 조금은 분하다랄까? 뭔가 아쉬운 경기였다.
ID:VVV-NiPPON12
이걸로 이강민과 쿠보 유아의 차이가 명확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지? 한국이 봐주지 않았다면 5 대 0까지 나올 수 있는 경기였어. 할복해라 사무라이 블루!
ID:LoTTomata444
한국의 투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특히나 한국의 오른쪽 윙 포워드인 박규태는 일본의 빈약한 마음을 잘 파고들었지.
ID:PoPo(990)
한국의 박규태가 우리의 경기를 엉망으로 만들었어. 어떻게 한국은 저런 세계적인 선수들이 매번 나올 수 있지? 이해가 가지 않아.
ID:997momotaRo
브라질에서 귀화한 엘치 페르난도랑 일본의 신예 공격수인 히사야 오노다가 없었으니까.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다랄까? 제대로 1군이 나왔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겠지. 그 부분이 너무 아쉽다.
(댓글창)
-전설의 1군님들! 제발 나와서 국뽕팍을 처단해주세요!
-일본은 전설의 1군이 안 나왔지만, 우리는 진짜 박규태가 아닌 중국산 양산형 ‘빠꾸이태’가 나왔으니까. 동률이다!
-응, 우리도 시차 때문이야. ㅋ
-4 대 1로 발리고도 경기 자체는 일본이 지배하고 있었다? 대단하다! 얏빠리 니뽄! 대단해!
-쓰레기 줍고 라커룸 청소해서 이번에도 페어 플레이상을 노려보자! 최고이다! 니뽕!
-진짜 손형민의 산책 세레머니……! 박지형이 생각나서 순간적으로 왈칵했습니다.
-박규태도 진짜 멋졌죠. 중국전에서 날뛰더니 일본전에서도 기어코 2골을 넣으면서 애국자라는 것을 증명했네요.
“흐흐흐! 좋군. 아주 좋아!”
박규태는 규생이닷컴의 댓글을 보며 웃었다.
점점 무르익는 국뽕력.
그리고 그 국뽕력이 많이 쌓였는지 오랜만에 홀로그램 창이 그의 눈앞에 나타났다.
-띠링!
-축하합니다! ‘두 유 노 클럽’의 예비회원이 되셨습니다.
-이제 완전한 가입까지 정말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드디어!”
회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내용.
박규태가 주먹을 움켜쥐었다.
“67년 만에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견인하면…… 진짜로 가입할 수 있겠지!”
덕분에 곧 다가올 아시안컵 결승전.
호주전이 더욱 기다려졌다.
< 국뽕 박규태 선생 #48 > 끝
ⓒ 엉심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