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25화 (25/199)

< 국뽕 박규태 선생 #25 (1권 분량) >

터덜터덜.

김민석이 허탈한 표정으로 필드를 빠져나갔다.

두 번이나 실점의 빌미가 되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의 표정은 상당히 굳어 있었다.

박규태는 먼저 교체가 되었기에 벤치에 앉아서 김민석이 교체되어 필드를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쯧……. 그러니까. 마음을 곱게 써야지.’

후반전에 박규태가 빠지고, 크리스티 조엘 감독은 엔조 마이어까지 빼면서 수비를 더 탄탄하게 가져갔다.

결국 2 대 0이라는 스코어를 지켜내면서 다시금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박규태! 1골 1도움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다!]

[김민석과 박규태, 두 선수의 다정한 모습.]

[김민석, “오늘은 인터뷰하고 싶지 않다.”]

[최악의 모습을 보여준 김민석과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박규태의 엇갈린 모습.]

-ㅋㅋㅋㅋㅋ 뭐? 김민석이 한국의 판 다이크요?

-판 다이크는 무슨 ㅋㅋㅋ 그냥 허수아비였지. ㅋㅋㅋ

-캬……. 이게 클래스라는 거지. 진짜 박규태 골 넣는 거 예술이다. 진짜 예술이야.

-앞선 3경기에서 1도움밖에 기록 못해서 슬럼프 제대로 온 건가 싶었는데……. 역시 그냥 체력이 좀 딸려서 그런 거였구먼.

-체력 문제는 나중에 경험 쌓이고 나이 먹으면 해결될 문제임. 진짜 기대되는 공격수다.

-그런데 김민석은 어떻게 저런 실력으로 23세 이하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거냐?

-야! 제일 개처럼 짖는 놈한테 치킨 준다!

-왈! 왈! 왈왈왈!

-크르르릉 왈! 왈!

-정치인: 이번에 절 뽑아주시면, 반드시 우리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밀고 나가겠습니다.

-정치인 드립친 놈. 이메일을 적어라! 개소리 당첨이다.

-엌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월의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이끈 소쇼.

그들은 3월에 접어들어서도 그 기세를 이어나갔다.

3월 6일.

레드 스타 93과의 경기에서 박규태가 페널티킥을 유도하면서 1 대 1 무승부를 만들었다.

3월 13일 부르앙브레스전에서 6 대 2로 크게 이기면서 10월 3일부터 이어진 리그 무패를 계속 이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경기가 끝나기 무섭게 다음날, 한국 축구협회에서 연락이 왔다.

“월드컵 예비 명단에 제가 포함되었다는 건가요?”

“맞습니다. 아직 최종 명단은 아니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팍이 대표팀의 두 번째 공격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월 24일에 있을 카타르와 친선 경기를 위해서 대표팀에 합류해야겠네요.”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은 많은 공격수가 있었다.

하지만 박규태보다 잘하거나, 폼이 좋은 선수들은 부상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이유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할 수 없었다.

덕분에 그 자리를 박규태가 채워야 했다.

그 사실에 언론이나 축구팬들은 조금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리그 되’를 지배하는 공격수가 과연 이번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를 궁금해 했다.

그렇게 카타르와 친선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 인천공항으로 한국에 입국한 박규태.

그는 몇몇 기자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규태 선수! 인터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리그에서만 24골을 넣으셨는데, 남은 경기에서 몇 골까지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박규태 선수! 이상형이 누굽니까?”

생각보다 혼잡한 상황.

박규태는 중간중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을 해주면서 공항을 빠져나갔다.

“박규태 선수! 폰은정 씨랑 열애설이 났는데 아시나요?”

“폰은정? 폰씨라는 성이 있나요?”

“네, 진짜 있습니다.”

“중국계인가요?”

“아니요. 한국인입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고, 제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입니다. 근데 성이 폰 씨입니다.”

이상한 질문을 건넨 기자를 보며, 박규태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 * *

숙소에서 하루를 푹 쉰 그는 새롭게 생긴 천안 NFC로 향했다.

그곳에서 대한민국 성인대표팀과 함께 카타르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집중해! 라인을 흩뜨리지 마!”

훈련장에서 호흡을 맞추게 된 선수들.

그들은 뱅상 엘라즈 감독의 4-2-3-1에 맞춰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선수들 사이에서 박규태가 움직였다.

그는 평소와 다른 위치에서 뛰고 있었다.

‘설마…… 윙어로 뛰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대표팀의 수장인 뱅상 엘라즈 감독은 팀에 합류한 박규태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했다.

“규태가 측면에 있잖아! 측면으로 걷어내는 공은 다 규태가 처리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배출구가 있는데 어째서 측면으로 길게 걷어내는 패스를 주저하는 거야?”

“오버래핑! 규태가 공간을 만들어주잖아!”

“좋아! 빨리 움직여! 빠르게!”

오른쪽 측면 윙 포워드.

그것도 ‘와이드 타겟맨’으로 경기를 뛰게 된 박규태는 생각보다 빠르게 그 역할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사실 적응이라고 하기에도 미안한 것이, 회귀 전에 오른쪽 측면에서 ‘와이드 타겟맨’으로 좋은 활약을 했던 적이 있었다.

‘타겟터 ’치고는 꽤 준수한 주력에 왕성한 활동량과 나쁘지 않은 수비가담 능력까지.

연계도 공격수치고는 쓸만한 편이었다.

그렇기에 ‘와이드 타겟맨’은 박규태에게 상당히 잘 어울리는 포지션이었다.

뱅상 엘라즈 감독은 훈련장을 누비는 박규태를 보면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와이드 타겟맨이 어쩌면 정답일 수 있겠어.”

“카타르전에 시험하실 생각입니까?”

“다양한 공격 옵션이 필요해. 박규태 선수를 오른쪽 측면까지 활용할 수 있으면, 손형민 선수를 원톱으로 올릴 수 있어.”

“음…… 그것도 나쁘지 않군요.”

순간 아름다운 패스가 측면으로 올라갔다.

박규태는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풀백을 찍어 누르고는 공을 지키며 바로 중앙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래, 저런 모습이 필요해.”

박규태가 측면에서 압도하면서 만든 공간을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강민이 여유 있게 활보하고 있었다.

덕분에 4-2-3-1전술에 있어서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향하는 엄청난 압박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다.

박규태는 중앙 수비수가 그를 막기 위해 움직이자마자 간결한 패스를 중앙으로 찔렀다.

빠르게 달려든 이강민이 공을 잡았다.

그리고 날카로운 마무리 슈팅을 보여주었다.

“나이스 슈팅!”

B팀을 상대로 2골을 넣은 이강민.

그가 박규태에게 엄지를 내밀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뱅상 엘라즈 감독이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다.

3월 24일, 카타르와 친선 경기가 열리는 날.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전주성’이라 불리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있었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네! 이곳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카타르와 친선 경기를 중계해드리겠습니다.

-12월 동아시안컵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던 대표팀의 상황인데요.

-네, 아무래도 공격진의 부진이 뱅상 엘라즈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이번 대표팀 명단에 ‘리그 되’를 폭격하고 있는 공격수 박규태 선수를 포함시켰죠.

-거기다 조한우 선수와 조훈, 두 골키퍼의 주전 경쟁도 정말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네! 기분 좋은 고민이죠. 두 선수의 폼이 상당하니까요.

-자! 과연 오늘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정말 궁금합니다.

아쉽게도 오늘 경기는 벤치에서 시작하는 박규태.

그는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전반전부터 강하게 압박을 시도하는 대한민국의 선수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미드필더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대한민국은 카타르를 상대로 조금씩 점유율을 늘리며 유의미한 기회를 잡아내기 시작했다.

-황지찬! 슈우우우웃!

-아! 크로스바를 넘기는 슈팅이었습니다!

-정말 아쉽습니다! 꼭 넣었어야 하는 골인데요.

-그래도 대한민국이 조금씩 좋은 슈팅을 많이 가져가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신중한 슈팅을 가져간다면 분명히 골을 넣을 수 있을 겁니다!

계속해서 카타르를 두들기는 대한민국.

하지만 완전히 내려앉은 카타르를 상대로 쉽게 골을 넣을 수 없었다.

카타르는 탄탄하게 라인을 내린 상태로 수비를 하면서 대한민국의 실수를 기다렸다.

그리고 전반전 25분.

대한민국의 실수를 발견한 그들은 맹수의 발톱처럼 날카롭게 대한민국의 골문을 향해서 무섭게 달려들었다.

뻐엉!

-길게 찬 공!

-위험해요! 아크람 아피프에게 공이 연결되었습니다! 빠르게 돌파하는 아크람! 위험합니다! 대한민국 위험해요!

-아! 조상훈 선수의 태클!

-피했습니다! 아크람 아피프! 슛!

-오우! 조훈이 막았습니다! 세컨볼!

세컨볼을 기다리던 카타르의 미드필더인 에드미우송 주니오르에게 공이 굴러갔고, 그대로 치명적인 실점을 하고 말았다.

수비진의 집중력 부족 때문에 생긴 실점이었다.

-아……! 선취골을 내준 대한민국입니다.

-좋지 않은데요. 이런 자잘한 실수를 줄여야 합니다. 그래야지 월드컵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어요!

-김명재 선수가 커트에 실패하면서 뒤로 공이 연결되었고, 그 실수를 카타르가 놓치지 않고 기회를 잡았습니다.

기본적인 부분에서 실수가 나왔다.

상대의 역습을 저지해야 할 수비수가 생각 없이 몸을 날려 태클을 시도했고, 그 태클을 잘 피한 카타르의 미드필더가 최전방으로 공을 찔러 넣으면서 사고가 터졌다.

‘저렇게 몸부터 들이미니까, 카타르가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었지. 수비를 어떻게 하는 거야?’

거기다 공격진도 조금 문제가 많았다.

손형민과 이강민.

그리고 황지찬이 있음에도 아직 골을 넣지 못했다.

무엇인가 방법이 필요했다. 카타르는 더욱 내려앉을 것이 분명했으니까.

박규태는 신중한 표정으로 묵묵히 그 모습을 지켜봤다.

경기가 상당히 답답한 상황.

뱅상 엘라즈 감독은 결국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에 대대적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경일이랑 진수가 빠지고 규태랑 태수가 들어간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프타임이 끝나고, 박규태가 필드에 입장했다.

* * *

후반전이 시작되었다.

-아! 대한민국! 결국은 선수를 교체합니다.

-김경일 선수가 빠지고 그 자리에 박규태 선수가, 유진수 선수가 빠지고 그 자리에 최태수 선수가 투입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4-4-2가 될까요?

-아,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박규태 선수가 윙 포워드로 움직이는 것 같군요. 뱅상 엘라즈 감독이 4-2-3-1을 그대로 유지할 생각인 것 같습니다.

박규태는 ‘와이드 타겟맨’의 장점을 후반전이 시작되고부터 제대로 보여주기 시작했다.

신장이 작은 카타르의 왼쪽 풀백은 박규태를 상대로 몸싸움에서 밀려나면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렇게 박규태가 카타르의 왼쪽을 뭉개면서 생긴 공간을 이강민이 잘 활용했다.

-천천히 가운데로 돌파하는 이강민!

-측면의 박규태 선수에게 패스!

-박규태 선수가 카타르의 측면 수비수를 밀어내면서 빠르게 돌파합니다! 막을 수 없습니다! 빠릅니다!

어쩔 수 없이 카타르의 중앙 수비수가 박규태에게 붙었고, 그 자리를 카타르의 미드필더가 빠르게 채웠다.

하지만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박규태가 다시 이강민에게 공을 연결하고는 중앙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이강민은 박규태가 수비수를 데리고 중앙으로 파고드는 모습을 보고 계속해서 측면으로 파고들다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박규태의 머리에 정확히 올렸다.

‘진짜…… 이 크로스는 명품이다.’

박규태는 순수하게 감탄을 내뱉었다.

어째서 이렇게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대한민국이 높은 피파 랭킹을 기록할 수 있는지 알려주는 것만 같은 이강민의 환상적인 크로스였다.

중앙에서 자리를 잡고 빠르게 몸을 날린 박규태.

그를 막을 카타르의 선수는 없었다.

유럽에서도 피지컬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그가 고작 아시아에서 몸싸움에 밀릴 이유는 없었다.

정확하게 헤딩을 가져가는 박규태.

철썩!

공은 골키퍼가 예상하지 못하는 코스로 빠졌다.

골망이 흔들리는 것을 확인한 순간, 전주 월드컵 경기장이 엄청난 환호성으로 물들었다.

와아아아아아아아!

-고오오오오오오올! 박규태 선수의 헤딩!

-조금 전 플레이는 굉장했습니다!

-맞습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공간을 만들었고, 그 공간을 이강민 선수가 잘 파고들었죠?

-네, 거기다 이강민 선수가 날카롭게 내어준 크로스에 박규태 선수가 정말로 매섭게 반응했습니다!

-아! 정말 좋은 티키타카였습니다!

카타르의 침대 축구를 걱정하던 팬들은 그런 박규태를 보면서 그의 이름을 계속 외치기 시작했다.

“박규태! 박규태! 박규태! 박규태!”

박규태는 국뽕을 가득 채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의 이름을 외치고 있는 관중들에게 빠르게 달려간 그가 핑거 토네이도를 하며 펄쩍 뛰어올랐다.

“주-모우우우우!”

국뽕에 미친 박규태.

그가 위기의 순간에 대한민국을 살리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 국뽕 박규태 선생 #25 (1권 분량)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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