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9화 (19/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9 >

[박규태 해트트릭! 라 벨리숀을 상대로 4 대 0 승리!]

[후반전에 쏟아진 골 폭풍! 강력한 소쇼의 화력쇼!]

[박규태, “삼바와 팝핀 댄스, 기대한다.”]

-주-모오오오오오오!

-어제 이강민이 골 넣어서 주모 실신했는데……. 박규태가 또 불러서 혹사하네;

-시즌 1232255호 주모 등판.

-엌ㅋㅋㅋ 그 악플러 어카냐 ㅋㅋㅋㅋ

-해트트릭하면 소쇼에서 팬티만 입고 삼바를 추는 동시에 팝핀 댄스를 추겠다고 했는데……. 과연 그의 선택은?

-(대충 악플러 응징 받는 내용)

-캬! 진짜 미쳤다! 진짜 요즘 공격수 중에서 제일 잘하는 것 같다. 황지찬도 이번 시즌 리그 2골에 유로파 2골이 전부인데.

-ㄴㄴ FA 골도 있음. 22경기 5골 2도움. 그래도 활동량이 많은 공격수라서 나쁘지 않음.

-진짜……. 골 결정력의 차이가 있는 건가?

-박규태도 1부리그 가면 황지찬처럼 골 못 넣을 듯?

-축알못이네. 2부리그 이렇게 씹어먹으면, 최소 1부리그에서는 두 자릿수 골은 넣을 수 있음.

-박규태를 국대로!!

-그는 신이야!! 그는 신이야! 김치 펀치! 김치 펀치!

경기가 끝나고, 언론은 신나게 박규태의 활약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에서 ‘리그 되’의 중계가 끝나고 몇몇 해외 축구 팬들은 박규태를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아, 줘도 싫어.”

물론, 박규태는 싫었다.

침몰하는 배에 스스로 뛰어들 생각이 없었다.

2026년 월드컵에서 실패한 대표팀은 감독의 교체와 동시에 협회의 썩은 부분이 크게 드러나면서 흔들린다.

그 시기에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하고, 이강민처럼 축구협회가 건드릴 수 없는 압도적인 존재가 되어야 했다.

예전에 어리고 잠재력이 충만한 선수를 성인대표팀도 아닌 U-20 대표팀으로 불러들여 신나게 혹사시켰고, 그 선수가 무릎이 망가져 축구를 그만둔 것을 눈앞에서 목격한 적이 있는 박규태에게 협회는 불신의 대상이었다.

‘아시안게임이 끝남과 동시에 협회는 자신들의 썩은 부분을 잘라내느라 정신이 없을 거다. 즉 무주공산의 상황에서 내가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 되는 거다.’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 되는 순간에 ‘두 유 노 클럽’의 입성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협회도 그를 건드릴 수 없을 것이다.

‘후후……. 완벽한 계획이야.’

그래, 모든 것이 완벽했다.

* * *

12월 20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가 끝났다.

1월 3일까지 조금 긴 시간의 휴식이 생겼고, 덕분에 박규태는 최근에 밀린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간단한 인터뷰가 시작이었다.

박규태는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언론을 두려워하다가 두 유 노를 놓친다.’

그렇기에 더욱 자신을 드러냈다.

덕분에 기자들이나 축구 관계자들은 좋아했다.

확실한 상품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라 벨리숀전이 치러지기 이틀 전에 에이전트를 통해서 악플러에게 연락을 남길 수 있었고, 성탄절에 맞춰서 12월 25일에 그를 소쇼로 초대할 수 있었다.

처음에 고민하던 악플러는 박규태가 해트트릭을 달성하자 그 초대를 승낙했다.

“와……. 고성이 어마어마하네.”

“여보! 이것 봐! 진짜 멋지다!”

“하나 엄마! 어디까지 가는 거야?”

“저것만 더 찍자!”

악플러는 한 가족의 가장이었다.

그는 처음에 별생각 없이 달았던 자신의 악플이 화제가 되었을 때, 무척이나 당황했었다.

사실 초대에 응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어린 선수인 박규태에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결국은 그 초대를 승낙했다.

6살 난 딸에게 한심한 아버지가 되기 싫었기 때문에.

“백석현 씨, 초대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너무 무책임한 말을 남겨서 박규태 선수가 상처를 받은 것은 아닌지…….”

“아뇨, 결국 그것도 저를 사랑하는 팬이 남긴 말이니까요. 인신공격이나 무분별한 욕만 아니라면 신경 쓰지 않습니다.”

사실이었다.

회귀 전에 그는 동유럽에서 활동했고, 부모 욕으로 시작해서 별의별 인종차별 발언을 들으며 축구를 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퇴물팍’, ‘한심팍’, ‘똥팍’이라는 멸칭까지 들으며 활동했다.

‘그때랑 비교하면…… 이건 애교지.’

그렇게 소쇼에서 4박 5일의 여행을 즐긴 백석현 가족.

그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소쇼의 홈구장에 나타났다. 나비 가면과 팬티를 대신한 수영복을 입고서.

그리고 격렬한 음악에 맞춰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미튜브 동영상을 올리기 위해 캠코더로 찍고 있는 구단 관계자는 물론이고, 그 소식을 듣고 구경을 온 몇몇 선수들도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니…… 진짜 삼바를 추면서 팝핀 댄스를 출 수 있어?”

박규태가 멍하니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로 삼바를 추면서 팝핀 댄스를 섞고 있다.

“팍! 한국인은 원래 저렇게 춤꾼들이 많아?”

“미쳤어……. 도대체 저런 사람이 평범한 회사원이라는 거야?”

“예전에 들었어! 한국은 흥의 나라라고 했어!”

“저 움직임은 뭐지? 삼바에서 새로움이 느껴져!”

백석현이 추는 춤이 너무 찰지기에 몇몇 선수들도 흥을 느끼고는 웃통을 벗고 달려가 같이 춤을 추면서 즐겼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박규태.

그도 셔츠를 벗고 달려들었다.

“국뽕을 위해서라면, 나도 끼지!”

그렇게 악플러를 초대한 이벤트가 끝나고, 그 결과물이 FC소쇼의 구단 공식 미튜브 채널에 올라왔다.

[약속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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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엌ㅋㅋㅋ 미쳤누!

-어케 췄누!! 어케 삼바랑 팝핀을 섞었누!!!

-아닠ㅋㅋ 아재! 도대체 무슨 삶을 살았기에……. 완전 춤꾼이잖아? 어떻게 삼바에 팝핀을 섞었지?

-엔조 마이어랑 박규태가 놀라는 표정! ㅋㅋ엌ㅋㅋ

-이것이 한국의 흥이다!! 주모오오오오오! 국뽕 한 사발을 주시오! 나도 좀 취해야겠다!

-결국에는 모두 흥에 취해서 같이 춤추네.

-진짜……. 저런 팬서비스 미쳤다. 저 아재 후기가 대박이었는데, 박규태가 자기 사비로 4박 5일 여행도 보내줬잖아.

-옆 동네랑 팬서비스가 다르네 ㅋㅋ

-아, 사인의 가치가 낮아질까 봐 안 해준다는 그 스포츠요?

-아니, 그거 레저인데요?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덕분에 박규태에게 좋은 인상이 남았고, 아마 이것은 그가 ‘두 유 노 클럽’에 가입할 때에 큰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게 즐거운 연말이 지났다.

2025년이 지났고, 2026년이 찾아왔다.

1월 1일이 시작되었고, 겨울 이적시장이 열렸다.

리그 되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FC소쇼.

이 맛집을 놓칠 구단은 없을 것이 분명했다.

재계약을 한 박규태나 게라르 퐁텐.

소쇼에서 자라서 충성심이 상당히 높은 엔조 마이어와 벤자민 몽맹은 문제가 없었다.

주장인 소피안 다함도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모두를 지킬 수는 없었다.

주전 골키퍼인 플로랑 뒤마를 노린 웨스트브롬 알비온에서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밝혔다.

당연히 크리스티 조엘 감독은 설득하려고 했지만, 프리미어리그의 이름값은 상당했다.

결국, 한화로 14억에 팔려나간 플로랑 뒤마.

그나마 다행이라면, 짠돌이 구단주가 이번에는 한화로 200억 원에 달하는 이적 자금을 지원해주었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크리스티 조엘 감독은 비어버린 골키퍼 자리를 바로 채울 수 있었다.

[FC소쇼! 헬라스 베로나의 백업 골키퍼인 마르코 비에베 영입!]

헬라스 베로나의 백업 골키퍼인 마르코 비에베를 영입한 소쇼는 남은 이적 자금을 활용해서 유용한 선수들을 영입하거나, 기존에 있는 선수와 재계약을 맺었다.

대체로 재계약으로 선수들을 지켜내는데 주력한 크리스티 조엘 감독은 남은 이적 자금으로 취약한 미드필더진과 공격진을 채우기 위해서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월 3일.

프랑스 컵 9라운드 경기.

발랑시엔과의 경기가 찾아 왔다.

리그 앙에서 16위에 걸쳐 있는 약팀.

박규태와 엔조 마이어를 제외한 몇몇 주전을 모두 뺀 소쇼.

아무래도 리그 경기나 ‘쿠페 데 라 리그’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었다.

거기다 발랑시엔도 리그에 집중해야 해서 로테이션이 나올 것이라는 판단도 있었다.

하지만 예상외로 강력한 발랑시엔의 경기력에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아! 여기서 실점을 허용합니다.

-너무 좋지 않은 시간대에 골을 허용한 소쇼! 급히 소피안 다함과 이스마엘 베날리를 투입합니다.

잘 버티다가 후반 27분에 터진 발랑시엔의 골.

골을 넣기 무섭게 발랑시엔은 열 명의 선수가 모두 내려앉았고, 결국 후반 45분이 지나서도 소쇼는 골을 넣지 못했다.

1 대 0으로 끝난 경기.

소쇼는 프랑스 컵 9라운드에서 탈락했다.

* * *

“안 풀리는 경기도 있지.”

박규태는 발랑시엔전을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 풀리는 경기도 있다.

그리고 그런 경기를 머릿속에 계속 담아놓으면, 다음 경기에서도 영향을 끼치게 되어 있다.

그렇기에 박규태는 빠르게 발랑시엔전을 잊었다.

어차피 시즌은 길고 그의 축구 인생은 더 길었으니까.

이제는 ‘쿠페 데 라 리그’ 8강전을 준비해야 했다.

상대는 리그 앙의 강팀.

스타드 렌이었다.

‘미래가 바뀌었어.’

그가 알고 있는 상대와 달랐다.

원래는 마르세유가 그들의 상대였다.

그리고 마르세유전에서 박규태는 큰 활약을 했고, 그 덕분에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었다.

‘그런데 달라졌다. 스타드 렌이야.’

마르세유보다 이번 시즌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리그 앙에서 항상 중위권을 유지하는 전통의 강호였다.

거기다 탄탄한 선수진은 소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단했다.

‘전 첼시 출신의 알베르토 뤼디거도 있지.’

첼시에서 크게 활약했던 중앙 수비수인 알베르토 뤼디거와 최근에 국가대표에 소집된 아르헨티나 출신의 중앙 수비수 산티아고 벨로니의 조합은 박규태가 쉽게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더 기대되었다.

과연 자신의 공격력이 리그 앙에서 통할지 궁금했다.

그리고 전성기가 지났음에도 아직도 준수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는 알베르토 뤼디거를 상대한다는 호승심도 생겼다.

‘어쩌면 기회 하나를 잡는 것도 힘들겠지.’

회귀 전의 박규태는 확실히 부족함이 많은 선수였으니까.

하지만 걱정하지는 않았다.

철벽이라 생각되는 수비진도 90분 동안 집중력을 계속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역시 준비를 해야겠어.’

이제 ‘쿠페 데 라 리그’ 8강전까지 일주일이 남은 상황.

박규태가 스타드 렌의 수비진을 뚫기 위한 준비를 위해서 구단의 전력분석관을 찾아갔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9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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