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국뽕 스트라이커 박규태-11화 (11/199)

< 국뽕 박규태 선생 #11 >

삑! 삐이익! 삐익!

-끝났습니다!

-FC소쇼가 랑스를 상대로 2 대 1 역전승을 거두면서 계속해서 선두자리를 지켜나갑니다!

2 대 1 승리.

1골 1도움을 기록한 박규태의 활약으로 랑스전에서 승리한 FC소쇼는 그 분위기를 그대로 끌고 가 9월 27일에 있었던 ‘레드 스타 93’과의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었다.

리그 8연승을 달리는 FC소쇼.

‘리그 되’를 보는 많은 프랑스 팬들이 소쇼의 약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0월 3일.

이어지는 ‘부르앙브레스’전.

아쉽게 2 대 1로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지만, 박규태는 계속해서 득점을 올리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10월 17일.

GFCO 아작시오전.

박규태의 결승골로 1 대 0 승리를 거두었다.

덕분에 바짝 따라붙은 ‘르 아브르’를 승점 2점 차이로 떨쳐내면서 리그 선두를 굳건하게 지켰다.

10월 24일.

스타드 브레스트 29전.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상대 수비진을 압박했고, 공중볼을 지켜내면서 소쇼의 공격을 이끌었다.

계속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는 FC소쇼.

그 중심에 있는 박규태에게 많은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당연했다.

리그 12경기에서 11골 1도움을 기록했으니까.

[영입 0명의 소쇼, 그들은 어떻게 리그 1위를 지키는가?]

[탄탄한 유망주 팜! FC소쇼는 준비하고 있었다.]

[박규태와 엔조 마이어. FC소쇼의 원동력은 유망주들.]

“캬! 영준아 기사 잘 나왔지?”

“네, 잘 나왔네요.”

오늘은 조금 한가한 펍.

아르바이트생인 최영준과 사장인 김춘식.

두 사람은 스마트폰으로 박규태의 기사를 접하고 있었다.

거의 1경기당 1골을 넣는 압도적인 모습에 프랑스의 몇몇 언론에서는 박규태가 FC소쇼의 가장 큰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고 설레발을 치고 있었다.

“이번 시즌은 우승하겠지?”

“소쇼요?”

“그래, 솔직히 이 정도 전력이면 가능하지 않냐? 시즌 15골을 넣은 박규태랑 지금까지 8개 도움을 기록한 엔조 마이어도 있으니까. 충분히 ‘리그 앙’에 승격할 것 같은데.”

“힘들죠.”

“왜?”

“겨울에 이적시장이 열리면…… 박규태랑 엔조 마이어가 팔려나갈걸요? 지난 시즌에도 그랬잖아요. 토트넘으로 팔려가, 보르도로 팔려가, 로마로 팔려가. 그냥 주축 선수진이 다 팔려갔죠.”

“젠장……. 설마 그렇게 멍하니 놓치겠어?”

“기대하지 마세요. 원래 소쇼가 그렇잖아요.”

“시끄러워! 여기 잔이나 닦아!”

최영준이 툴툴거렸다.

“맨날 나만 가지고 그래.”

“안 되겠어! 11월 7일 경기를 보러 가야겠어!”

“네? 그날은 쉬는 날이 아니잖아요!”

“몰라! 박규태 선수가 다른 곳으로 팔려가기 전에 직관해야 속이 풀리겠어!”

김춘식의 눈은 의욕으로 활활 타올랐다.

최영준은 그 모습을 보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 * *

10월 29일.

‘쿠페 데 라 리그’ 3라운드.

소쇼는 4 대 1로 발랑시엔을 잡아냈다.

“최악이군.”

하지만, 크리스티 조엘 감독은 썩 좋아하지 않았다.

“경고가 쌓이고 있어.”

“그것도 선수들이 골고루 쌓았죠.”

귀 몬구아르 수석코치의 말에 크리스티 조엘 감독이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경고 누적으로 주전들이 한꺼번에 빠질 확률이 얼마나 될 것 같아?”

“그 확률은 낮지만, 적어도 준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친 압박과 좋은 활동량을 보여주고 있는 팍도 카드가 쌓여 있는 상황이니까요.”

“그래야겠지.”

그리고 찾아온 11월 1일.

리그 7위인 ‘파리 FC’와의 경기.

기어코 크리스티 조엘 감독이 걱정하던 상황이 터졌다.

-오늘 정말로 경기가 거칩니다.

-아! 벤자민 몽맹! 옐로카드를 받았습니다.

-다음 경기에서 옐로카드를 한 번 더 받게 된다면, 벤자민 몽맹은 경고 누적으로 한 경기를 뛸 수 없습니다.

벤자민 몽맹이 시작이었다.

오른쪽 윙어인 아바마라 응게산도 옐로카드를 받았고, 수비진의 중심인 게라르 퐁텐도 옐로카드를 받으면서 카드가 쌓였다.

“주전으로 뛰는 선수의 대부분이 경고 누적의 위기네.”

“이러다가 1위에서 미끄러지는 것 아니야?”

FC소쇼의 팬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

“여기서 또 옐로카드라고?”

주장인 소피안 다함까지 옐로카드를 받았다.

크리스티 조엘 감독이 굳은 표정으로 필드를 바라봤다.

경기의 결과도 좋지 않았다.

1 대 1 무승부.

덕분에 2위인 ‘르 아브르’에게 승점을 따라잡혔다.

경기가 끝나고 프랑스의 지역 언론은 FC소쇼의 경기당 많은 파울을 지적하면서 전술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크리스티 조엘 감독은 자신의 전술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강한 압박과 공을 탈취하면 바로 전방으로 연결하는 역습은 지금의 소쇼에게 가장 적합한 전술이었다.

점유율을 높이거나, 패스를 이용해서 지공으로 상대를 뚫는 전술은 어울리지 않았다.

그렇기에 전술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이어지는 11월 7일 ‘샤므와 니오르 FC’와의 경기.

라커룸으로 들어선 선수들은 오늘 묘하게 날이 선 크리스티 조엘 감독의 모습을 보고는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오늘 감독님이 되게 날이 서 있네.”

“최근에 옐로카드가 많이 나왔잖아. 오늘 경기에서 옐로카드가 나오면 다음 경기에 지장이 생길걸?”

“맞아. 16일에 있을 프랑스 컵은 문제가 없지만, 21일 님 올랭피크와의 경기는 중요하니까.”

“님 올랭피크라……. 그 녀석들 순식간에 4위로 올라왔지?”

“강팀은 확실히 강팀이야.”

“승격과 강등을 여러 번 겪은 팀이니까.”

조금씩 소음으로 시끄러워지기 시작하는 라커룸.

선수들은 오늘 경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리그 2위.

‘르 아브르’가 어제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덕분에 FC소쇼가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면 승점 차이를 벌려놓을 수 있었다.

거기다 초반에 조금 헤매던 님 올랭피크가 빠르게 순위를 올리며 따라붙기 시작했다.

그렇기에 오늘 경기는 중요했다.

라커룸으로 선수들이 모두 들어서자 크리스티 조엘 감독이 선수들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옐로카드를 받아도 좋아. 강하게 압박해.”

“이번에도 강하게 라인을 압박하면서 역습을 노립니까?”

“경고 누적을 걱정하지 마.”

“음…….”

“만약 경고 누적을 걱정해서 어설픈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있다면, 그대로 구단에서 쫓아낼 거다.”

“괜찮겠습니까?”

걱정스러운 소피안 다함의 물음에 크리스티 조엘 감독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달라질 것은 없어. 전반전에 성과가 좋지 않으면…… 그때 전술을 변경하면 그만이야.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못 나온다? 그 부분은 감독인 내가 고민할 문제지, 선수인 너희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야. 전술에 맞춰서 자유롭게 플레이해. 카드를 의식하지 마.”

감독의 말에 선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몇몇 선수들은 조금은 걱정을 덜어낸 표정이었다.

박규태는 그들의 심정을 이해했다.

‘지난 시즌에도 중요한 순간에 주전급 선수들이 경고 누적으로 계속 빠지면서 전력이 약화됐지.’

경고 누적으로 팀의 중심이던 선수들이 하나씩 빠지면, 작은 문제들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소쇼같이 스쿼드가 얇은 팀에게는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경고 누적을 부담으로 선수들이 제대로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 부분을 크리스티 조엘 감독이 잘 지적했다.

선수들은 전술에 맞춰서 자유롭게 플레이를 하면 된다.

나머지는 감독이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전의가 가득한 선수들.

크리스티 조엘 감독이 그런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팍! 이번에도 공을 따냅니다! 공은 그대로 벤자민 몽맹에게로 향합니다!

-아! 중요한 기회를 놓쳤습니다!

오늘 박규태는 측면과 중앙에서 올라오는 높은 공을 모두 지배하며 샤므와 니오르의 수비진을 괴롭히고 있었다.

“큭!”

전반전 27분 동안 샤므와 니오르의 중앙 수비수인 브렌든 샤르도네와 이브라히마 콩테는 박규태를 상대로 단 하나의 공중볼도 따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만큼 오늘 박규태의 컨디션은 날이 서 있었다.

‘문제는…… 결정적인 슈팅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거지.’

박규태가 공중볼을 따주면서 만들어준 기회.

그 기회를 독식하고 있는 벤자민 몽맹은 날카로운 슈팅을 7번이나 가져갔지만, 단 하나의 슈팅도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그 바람에 점수는 아직도 0 대 0을 유지했다.

경기는 이미 소쇼가 압도하고 있었다.

카드도 곧잘 나오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경고 누적이 쌓인 선수들은 아직 카드를 받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잘 흘러갈 것 같았던 경기는 전반 43분에 갑작스럽게 변하기 시작했다.

삐이이익!

-아! 레드카드가 나왔습니다!

-소쇼! 최악의 상황입니다! 오른쪽 윙어인 아바마라 응게산 선수가 전분 43분에 다이렉트로 레드카드를 받으면서 퇴장을 당했습니다.

-태클이 너무 높았습니다.

팀의 주전 윙어의 퇴장.

그 모습을 보면서 박규태가 허탈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옐로카드를 무서워하지 말라고 했지, 레드카드를 무서워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고.”

그렇게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타임을 위해 라커룸에 들어선 선수들.

당연히 그들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후반전에 고생할 것이 뻔하기에 박규태는 빠르게 주저앉아 바나나를 입에 넣으며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박규태는 어느 정도 후반전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었다.

‘벤자민 몽맹을 빼고 윙어를 추가하겠지.’

그 사이에 바쁘게 움직이는 크리스티 조엘 감독.

그의 생각처럼 크리스티 조엘 감독은 벤자민 몽맹을 빼고 17살의 어린 윙어인 호르헤 누네즈를 투입했다.

그렇게 후반전이 시작되었고, 원톱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하는 박규태.

그가 전반전보다 강한 압박을 받으며 힘들게 공격을 이끌기 시작했다.

퍼억!

“아오……!”

거친 파울로 찍어 누르는 상대팀 수비수.

“착한 내가 참는다.”

하지만 박규태는 꾹꾹 참았다.

그리고 완벽한 기회를 기다렸다.

상대팀은 숫자가 하나 많음에도 슈팅을 제대로 가져가지 못하고 있었다.

덕분에 그는 오늘 경기가 단 1점으로 승패가 갈릴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다.

후반 27분.

드디어 박규태에게 완벽한 기회가 찾아왔다.

공을 잡은 엔조 마이어.

그와 박규태가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박규태는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그에게 신호를 보냈다.

다행히 엔조 마이어는 그 눈빛을 파악했다.

자연스럽게 수비진의 뒷공간을 돌아서 파고들기 시작한 그의 모습과, 동시에 엔조 마이어의 날카로운 패스가 이어졌다.

뻐어엉!

엔조의 패스는 그가 오프사이드 트랩에 빠지기 전에 깔끔하게 때려졌고,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공을 받을 수 있었다.

파바바바밧!

빠르게 치고 나가는 박규태.

그를 막을 선수는 없었다.

툭!

공을 향해 급히 달려드는 골키퍼.

박규태는 그런 골키퍼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고맙다. 덕분에 한 골을 쉽게 추가하겠네.’

툭!

“안 돼!”

순간적으로 골키퍼의 머리를 넘어가는 공.

골키퍼가 중심을 잃고 주저앉아 버렸다.

철썩!

골망을 흔든 박규태의 로빙슛.

골이 들어가기 무섭게 관중석이 들끓기 시작했다.

“우아아아아! 영준아! 봤지! 봤지!”

“으아아아! 사장님! 진짜 죽여줘요! 박규태 선수! 진짜 죽여준다고요! 으하하하하!”

세레머니를 하기 위해 관중석까지 달려간 박규태.

그는 한국말이 들려오자 씩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관중석을 향해 소리쳤다.

“내가 누구!!!”

소쇼의 홈팬들은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

“Coréen(한국인!)!!”

그 외침을 들은 최영준과 김춘식.

두 사람은 순간 등골을 타고 올라오는 찌릿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 국뽕 박규태 선생 #11 > 끝

ⓒ 엉심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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