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게이트 오브 서울 33화 (33/226)

[게이트 오브 서울 33화]

보원직업소개소에 도착한 그들은 노파에게 다가갔다.

“2명 정도 고용할 생각인데.”

“뭔 일인데? 운반?”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냥 경력 많은 인물이라고 하면 되겠지만, 신실한 신도일 뿐 순진하기 그지없는 이삭은 쓸데없이 몇 마디 더 붙였다.

“정확히는 길잡이입니다.”

그의 말에 노파가 인상을 썼다. 역시나 같은 반응이었기에 지현철은 속으로 투덜거렸다.

“지금 남은 게 딱 2명이긴 한데.”

이삭과 지현철은 앞서는 노파를 따라 장막 안으로 들어갔다.

***

‘음?’

석민은 노파를 따라 안으로 들어온 인물 2명에게 본능적으로 이상함을 느꼈다. 검정계통의 위장무늬가 있는 컴뱃셔츠와 같은 색상의 위장무늬를 가진 바지, 고어텍스 소재의 군화덕분이었다. 게다가 머리카락은 군인처럼 바싹 깎은 채였다.

“서울지역에 길잡이 2명을 고용하려는데 일당은 25만 원.”

둘 다 몸매는 호리호리했으나,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으며, 옷을 입고 있음에도 탄탄한 근육이 슬쩍 드러날 정도였다.

딱 봐도 훈련을 받은 자들인 게 분명했다.

“하죠.”

석민이 입을 열기 전에 아영이 먼저 말했다. 그녀는 정찰드론으로 서울을 본 적이 많았기에, 어느 정도 지형에 익숙했다. 여자인 아영이 나서자 지현철은 의심스런 눈초리로 석민과 아영을 보았다.

“서울에 몇 번이나 가 보았지?”

“여러 번.”

석민이 말했다.

“주로 강남에서 활동했고, 드레이크도 몇 번 잡아봤습니다.”

아영도 말했다.

“그 근거는?”

석민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뭐, 믿기 싫으면 말던가.”

그 말에 지현철의 얼굴이 구겨졌지만, 이삭은 흥미로움을 느꼈다. 고수가 고수를 알아본다고 그는 석민과 아영에게서 본능적으로 그들이 어느 정도 하는 총잡이로 느껴졌던 것이다.

근거 없는 이유긴 해도, 어쨌든 그는 석민과 아영이 마음에 들었다. 사실 더 이상 사람을 구할 방도도 없어서, 그들이 뻥카를 쳤다 해도 고용해야 할 판이다.

‘쓸모없다면 우리 뒷바라지나 하는 짐꾼으로 쓰지, 뭐.’

“당신들을 고용하죠.”

“예?”

지현철이 되물었지만, 이삭은 이미 결심을 마친 후였다.

“내일 새벽 6시에 성남 여수대교로 오시면 됩니다.”

“뭐야? 지금 고용하는 게 아니고?”

석민의 말에 이삭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일당은 미리 지급하죠. 어차피 길잡이라 하루 일당이 아니라, 며칠간 당신들을 고용할 것입니다. 성함이 어찌 되십니까?”

“한성주입니다. 한성주요.”

아영이 자신의 이름을 대놓고 말하려는 순간 석민이 먼저 말을 했고 아영은 석민은 아주 잠깐 그를 흘겨본 후 입을 열었다.

“진가영입니다.”

이삭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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