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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생존-127화 (127/200)

127화.  < 또 다른 신화 등급의 무기 (2) >

전신이 핏빛으로 이루어져 있는 괴상한 모습의 인간들.

재윤이 그들을 본 것은 첫 번째 피 그림자 괴수들을 본 이후 대략 1시간쯤 지나서였다.

“저런 모습의 피 그림자 괴물은 처음 봐요.”

루니스 또한 경악한 표정이었다.

그러던 그녀는 이내 굳어진 안색으로 말했다.

“흑화 용사 아르데아의 힘이 강해지며 더 다양한 피 그림자 괴물들이 생겨난 것이 틀림없어요.”

“단순히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 혹시 본래 사람이었던 자들이 저렇게 변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재윤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저들 또한 마인들처럼 악마의 기운이 피어나고 있었다.

이유를 불문하고 일단 죽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저들을 죽일 수 있는 존재는 S급 지식 효과를 통해 피 그림자의 재앙을 공격해 소멸시킬 수 있는 재윤이 유일했다.

계속해서 도시 타르파로 이동하는 동안 피 그림자 괴수 혹은 피 그림자 인간들을 몇 번 더 발견했다.

그때마자 몰살시키긴 했지만 재윤은 마음이 무거워졌다.

피 그림자의 재앙이 애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빠르고 강력하게 세상을 멸망시키려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도시 타르파.

그렇게 새벽 무렵 귀룡은 1만이 넘는 거주자가 있다는 도시 타르파에 도착했다.

샤인에 비해 건물들의 숫자도 많고 면적도 몇 배나 넓었다.

도시에 도착해 안전지대 보호막을 통과하는 순간.

[각성자 강재윤 님! 도시 타르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당신은 도시 샤인의 거주자로 등록되신 분이니 이곳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알림과 함께 신비한 푸른 날개를 가진 남성이 재윤과 루니스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처음 뵙겠습니다, 강재윤 님. 그리고 루니스 님. 저는 도시 타르파의 관리자 제카엘이라고 합니다.”

루니스 또한 샤인의 관리자 에이미가 그곳의 거주자로 등록해두었기에 샤인과 동맹을 맺은 도시 어디든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했다.

“반갑습니다.”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카엘 님.”

제카엘은 미소 짓더니 호기심어린 눈빛을 보냈다.

“당신들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관리자 통신을 통해 에이미에게 들었습니다. 샤인의 이면 공간에 출몰하는 마인들을 처치하셨다고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재윤은 끄덕이고 물었다.

“혹시 이 도시에도 샤인처럼 밤에 이면 공간이 존재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만 최근 들어 안전지대 외부에 피 그림자 재앙의 괴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문제입니다.”

제카엘 또한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를 통해 재윤은 더욱 끔찍한 사실을 듣게 되었다.

“특히 피 그림자 인간들의 경우에는 멀쩡한 사람들에게 그 재앙을 전염시킬 수 있는 무서운 능력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공격을 당해 상처를 입거나 혹은 죽게 되면 그 즉시 피 그림자 인간으로 변합니다.”

“그렇게 변한 사람들이 많이 있나요?”

“교역이나 사냥, 채집 등을 위해 밖으로 나갔던 사람들 중 일부가 두 번 다시 안전지대로 복귀하지 못했습니다.”

아직까지 희생자는 수십 명 정도에 불과하지만, 더 큰 희생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위해 제카엘은 거주자들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권유 중이라 했다.

루니스가 탄식했다.

“이게 모두 제가 흑화 용사 아르데아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 같아요. 지금이라도 그곳으로 돌아가 놈을 상대해야 하는데 큰일입니다.”

그녀가 아르데아와 전투를 벌이면 지속적인 누적 피해를 입혀 며칠에 한 번씩은 죽일 수 있었다.

운이 좋을 때는 하루만에 쓰러뜨리기도 했다.

그렇게 아르데아가 죽은 하루 동안에는 피 그림자의 괴수들이 활동을 하지 못하니 재앙이 확산되지도 않았다.

또한 아르데아가 다시 부활해도 루니스와 전투를 벌여야 해서 다른 것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었다.

그러나 루니스가 흑룡 데카투스의 간계로 인해 그곳을 떠나온 이후부터 흑화 용사 아르데아는 더욱 본격적으로 재앙을 확산시켜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루니스는 조급한 표정으로 제카엘에게 물었다.

“혹시 제가 있던 숲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을까요?”

“저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가진 모든 능력은 이 도시 안으로 국한되어 있을 뿐이죠.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그렇군요.”

루니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재윤도 마음이 무겁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문득 그는 물었다.

“혹시 이곳 거주자 중에 강두성 씨와 김지현 씨라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

직접 거주자들을 일일이 살펴보는 것보다 관리자를 만났으니 가장 빠르게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그로서는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이 바로 그것이었으니까.

관리자 통신이 가능한 줄 알았다면 에이미를 통해 미리 확인해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분들은 안 계십니다. 이전에도 거주자로 등록된 적 없고요.”

거주자가 되었다가 사망한 자들 중에도 재윤의 부모님은 없었다는 뜻.

“알겠습니다. 그럼 혹시 이 도시와 연결된 동맹 도시들 중에 방금 제가 말한 분들이 있는지 확인이 가능한지요.”

그러자 제카엘은 잠시 침묵에 잠겼다.

다른 도시의 관리자들과 관리자 통신을 나누는 모양이었다.

그러다 일순 고개를 흔들었다.

“안타깝지만 없습니다. 현재는 물론 이전의 거주자 명단에도 없다고 합니다.”

그 흔한 동명이인조차 없다니.

그러나 이곳 도시들은 한국인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 중 한국인들은 소수일 뿐.

“확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 대체 어디에 계시는 걸까?’

재윤은 힘이 빠지긴 했지만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이제 한두 번도 아니니까.

그래도 매번 최선을 다해 살펴볼 것이다.

언젠가 반드시 부모님들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말이다.

“참 샤인의 교역품을 가져왔습니다. 이것을 처분하고 싶은데요.”

“오오! 무려 100상자를 싣고 오시다니 대단하군요. 이런 놀라운 운송 수단을 갖고 계시니 당신이 원하면 엄청난 코인을 벌어들일 수 있겠습니다.”

제카엘은 재윤이 타고 온 귀룡을 놀랍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지금 외부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 교역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는 교역품의 가치가 증가할 수밖에 없죠. 한 상자당 750코인으로 쳐드리겠습니다.”

덕분에 재윤은 상자당 350코인.

도합 3만 5천 코인의 이익을 남기게 되었다.

불과 한나절 정도의 시간에 벌어들인 것으로는 상당한 코인이었다.

그런데 제카엘의 표정 또한 매우 밝았다.

“각성자들이 밖으로 나가 코인을 벌지 못해 이곳의 재정 상황이 많이 악화되고 있었는데 당신 덕분에 조금이나마 숨이 트였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안전지대 도시간 교역품 상자를 통한 교역은 단순한 무역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이 교역품 상자에서 뭔가를 꺼내 이곳의 거주자들에게 되팔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 자체의 발전도에 기여를 하게 되며 동시에 재정 코인도 늘어나게 되는 식이었다.

그와 달리 재윤이 소유한 안전지대의 도시는 재윤의 명성에 따라 발전을 하게 된다.

따라서 도시 초승달의 발전도는 이곳 도시들에 비할 수 없이 높았다.

그곳에 있는 초고층 빌딩들이나 고급 저택과 같은 것은 이곳 도시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으니까.

코인으로 거주할 수 있는 건물이라고 해봤자 예전 신논혁역 던전 1층을 깼을 때 나타났던 수준이었다.

“혹시라도 시간의 여유가 있으시면 앞으로도 계속 도시간 교역을 해주실 수는 없겠습니까? 각성자들이 코인을 벌어들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시의 재정 코인이 모두 소모되면 심각한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안전지대를 유지한다고 해도 식량 등을 공급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거주자들이 굶어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제가 가는 방향에 다른 도시들이 있으면 가능한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지속적으로 교역을 하는 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재윤은 운명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빠르게 이동하며 레벨을 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혹시 이 근처에 레벨 70대의 각성자가 상대할만한 강력한 괴물이나 던전 등이 위치한 곳은 없나요?”

“잡다한 괴물들은 많지만 그렇게 강한 괴물은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 발견된 던전도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곳의 교역품 상자를 싣고 곧바로 떠나겠습니다.”

“현재 최대 구매 가능 수량은 200상자입니다. 당신은 오늘의 교역으로 이 도시에 많은 기여를 하셨으니 상자당 450코인에 드릴 수 있습니다.”

기여자 혜택이 적용되어 상자당 50코인 할인이 된 것이다.

재윤은 9만 코인을 주고 도시 타르파의 교역품 상자 200개를 사서 귀룡의 등에 실었다.

《 이렇게 실어도 이동에 무리는 없어? 》

교역품 상자의 무게는 상당했다.

재윤은 귀룡이 그것을 버티지 못할까 염려되어 물었다.

《 이런 상자는 몇백 상자를 실어도 무리없으니 염려마라, 주인. 다만, 어느 이상 무게와 부피가 늘어나면 동력이 빠르게 소모되어 그만큼 이동시간이 짧아지게 된다. 》

《 아직까지는 무리없다는 뜻이군. 》

《 물론이다. 혹시라도 지금 나의 능력이 당신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1만 코인과 전설의 피 3병을 주면 나의 동력과 속도 및 적재공간이 약간이지만 영구적으로 더 늘어나게 되니 참고하라. 》

귀룡의 속도를 빨라지게 만드는 방법이 있었다니!

게다가 동력과 적재 공간도 늘어난다고 한다.

재윤은 다크 엘프의 피(전설) 3병을 즉각 줘봤다.

[10,000코인이 소모되었습니다.]

[다크 엘프의 피(전설) 3병이 소모되었습니다.]

[귀룡이 Lv2가 되었습니다.]

[귀룡의 이동 속도 및 동력, 적재 공간이 소폭 증가합니다.]

귀룡도 신화 등급인 만큼 성장의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귀룡의 이동 속도가 시속 30km에서 33km 정도로 약간 빨라졌다.

동력도 1000에서 1100으로 증가해 좀 더 오랜 시간 동안 휴식없이 이동이 가능했다.

적재 공간은 수치로 나오지 않아 모르지만 어쨌든 늘어났을 것이다.

여기서 Lv3으로 한 단계 더 올리는 데는 2만 코인과 전설의 피 4병이 필요하다고 했다.

[20,000코인이 소모되었습니다.]

[다크 엘프의 피(전설) 4병이 소모되었습니다.]

[귀룡이 Lv3이 되었습니다.]

[귀룡의 이동 속도 및 동력, 적재 공간이 증가합니다.]

이로써 귀룡은 시속 36km, 동력 1200이 되었다.

귀룡을 Lv4로 올리려면 3만 코인과 전설의 피 5병이 필요했다.

‘여기까지만 하고 나중에 전설의 피가 남아돌면 올리자.’

전설의 피는 아직 좀 남아있긴 했지만 5병을 또 소모하기는 부담스러웠다.

최근 들어서는 여왕개미의 혈액 2병을 채취한 것 빼고는 전설의 피를 더 이상 구하지 못했으니까.

그리고 사실 귀룡의 레벨을 올린다고 능력이 엄청나게 증가하는 것도 아니다.

거북이처럼 생겨서인지 능력이 오르는 것도 거북이처럼 느렸다.

잠시 후 재윤은 귀룡을 출발시켰다.

다음 목적지는 도시 레마르.

거리는 대략 300km 정도이며, 중간에 늪지대가 형성되어 있어 이동이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귀룡은 그곳을 손쉽게 통과했다.

“저기 리자드맨들이 보이는군요.”

도마뱀의 머리에 인간의 몸체를 한 괴물들.

그것들은 오크들과 비슷하거나 약간 강한 수준의 괴물들로 20~30레벨 각성자들이 레벨을 올리기 적당한 녀석들이었다.

“아쉬운 대로 저놈들을 해치우고 가야겠습니다.”

리자드맨 수백 마리가 우글거리는 것을 본 이상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경험치에는 별 도움이 안 되겠지만, 제룡검의 레벨을 틈틈이 올려놔야 해.’

특히 처음 보는 괴물들이니 지식도 얻을 수 있다.

S급까지 올리면 영구적으로 스탯이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도 있으니까.

그런 식으로 도시 레마르에 도착하는 동안 재윤은 리자드맨들이 보이는 족족 해치웠다.

생각보다 개체수가 많아 S급 지식을 터득해 영구적으로 체력 +3이라는 효과를 얻었고, 제룡검의 레벨은 Lv7로 상승했다.

그렇게 도시 레마르의 안전지대에 들어서자.

“도시 레마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강재윤 님, 루니스 님. 저는 도시 레마르의 관리자 아피스입니다. 당신들에 대해서는 제카엘에게 통신을 통해 들었습니다.”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피스는 수염이 길게 나 있는 작은 체구의 노인이었다.

그는 날개 같은 건 없지만 전신에서 신비한 기운을 풍기고 있어 한 눈에 관리자라는 걸 알아볼 수 있었다.

“오오! 많은 교역품 상자를 싣고 오셨군요.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에 저희 도시에 큰 희망이 되는 일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냥 지나가던 길이라 코인이나 벌 겸 교역품 상자를 가져온 것 뿐인데 아피스는 무척이나 감동하며 고마워했다.

이 도시도 재정 상황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닌 모양이었다.

“교역품은 한 상자당 780코인으로 쳐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드릴 수 있는 최대 가격입니다.”

덕분에 재윤은 6만 6천 코인이라는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곧바로 다시 레마르의 교역품 상자 150개를 구매한 후 다음 도시인 밀레스로 향하기 전 관리자 아피스에게 물었다.

“혹시 이 도시 근처에 던전이나 강력한 괴물이 있는 장소는 없나요?”

“최근에 피 그림자의 재앙과 관련된 괴물들이 자주 출몰하곤 합니다. 그리고 던전이라면 얼마전 새로 발견한곳이 한군데 있긴 한데, 그 안에 뭐가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재윤은 반색했다.

“그곳의 위치를 알 수 있겠습니까?”

“물론입니다. 도시에 이토록 많은 기여를 해주셨는데 당연히 협조해야지요.”

아피스는 재윤에게 한 장의 지도를 내주었다.

지도는 도시 레마르 주변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었다.

던전의 위치도 붉은 점으로 표시되어 있어 이 지도만 있으면 던전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더 쉬운 일은 그 지도를 귀룡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 귀룡, 이 지도에 표시된 던전의 위치로 이동해라. 》

《 그러지.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니 금방 도착하겠군. 》

잠시 후 귀룡은 도시 레마르 주변의 숲에 있는 동굴의 앞으로 이동했다.

“드디어 저도 할 일이 생긴 것 같군요.”

던전의 입구를 보자 루니스가 즉각 재윤을 따라나섰다.

“이 안에서 꽤 강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녀의 말에 재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던전으로 들어서는 순간 전신에 서늘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손에 쥔 제룡검의 검신에서 빛이 나며 웅웅 소리를 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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