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화. < 각성자 연합 (2) >
김우식 등과 대화를 마친 재윤은 문득 알 수 없는 음침한 시선이 느껴졌다.
아까 절벽 아래서 삼두적린사들을 해치울 때 느꼈던 바로 그 시선.
‘그놈이군.’
그렇지 않아도 재윤은 이곳 도시 어딘가에 그 시선의 주인이 있지 않을까 추측 중이었다.
역시나 그가 들어오자마자 오래지 않아 놈이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는다.’
근처의 고층 건물 옥상이다.
재윤은 일부러 그 위쪽을 쳐다보지 않았다.
모르는 척 조용히 걷다 눈깜짝할 사이에 바람 이동과 질풍 이동을 펼쳐 순식간에 건물 옥상으로 올라온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는 정체가 매우 수상한 놈이 있었다.
잿빛 후드를 눌러쓴 괴인.
3미터 신장을 가진 것은 그가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다크 엘프들에게서 느껴지던 사악한 기운까지.
“너는 뭐냐?”
암흑검을 빼든 재윤의 두 눈에서 차가운 안광이 번득였다.
물론 애초부터 그 질문은 의미가 없었다.
그렇게 묻는 순간 이미 검기파(Lv3)를 날려보내고 있었으니까.
파아앗-
이에 괴인이 흠칫 놀라며 피하려 했지만 검기파는 이미 그의 지척에 이르러 있었다.
콰아앙!
보호막이 검기파에 세차게 흔들렸다.
파괴되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
그러나 연이어 날아든 강력한 기운들에 의해 보호막은 흩어져버렸다.
콰쾅! 쾅! 촤촤촥! 서걱!
동시에 암흑의 사선들이 피어나며 그의 몸을 난자했다.
이 모든 건 순식간에 벌어진 일.
“크으으윽!”
괴인은 반격할 틈도 없이 허리가 동강나고 있었다.
‘비, 빌어먹을! 좋지 않게 됐군.’
그의 본신은 아주 먼 곳에 있다.
지금 그는 분신 상태로 전투력은 본신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물론 그 정도만으로도 이곳을 암중에서 지배할 만큼 강자로 군림해왔지만, 단신으로 다크 엘프들을 몰살시킨 재윤을 상대하기란 무리라 여겼다.
그래서 최대한 정면 충돌을 피하고 다른 방법으로 상대하기 위해 함정을 파놓았다.
그런데 하필이면 놈에게 간파되어 죽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이렇게 빨리.
‘크윽! 아무리 분신이라지만 이토록 순식간에 당하다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한 놈이었군. 하지만 던전에 들어가는 순간에는 네놈도 별 수 없을 것이다.’
두 개로 동강난 그의 몸체는 이내 흑색의 연기로 변해 흩어져버렸다.
[4000코인을 얻었습니다.]
[마족의 분신에 대한 E급 지식을 얻었습니다.]
‘마족의 분신?’
단번에 지식을 획득한 덕분에 재윤은 놈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그가 마족을 상대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마족들의 환영과 전투를 벌인적도 있기 때문이다.
환영에 비해서 분신은 허접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약했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었다.
‘또 마왕의 마력구 때문인가?’
재윤이 70레벨에 파괴할 수 있는 마왕 데사오의 마력구를 지키기 위한 존재들.
다크 엘프들이 사라졌다고 끝난 일이 아니었다.
마족들 아니, 어쩌면 마왕이 뒤에서 조종하는 세력이 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방법은 오직 하나 뿐.
빨리 70레벨을 달성해 마력구를 파괴해버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리라.
‘대체 이게 뭐라고 이토록 난리지? 설마 이게 있으면 마왕이라도 강림하는 건가?’
재윤은 아공간에 있던 마력구를 꺼내 살펴봤다.
신비한 빛이 흐르는 흑색의 커다란 구슬.
그런데 그 구슬을 꺼내는 순간 괴상한 일이 벌어졌다.
그는 현재 왼손에는 마력구를, 오른손에는 암흑검을 쥐고 있었는데, 갑자기 마력구에서 강렬한 흑광이 뿜어져 나와 암흑검을 휘감은 것이다.
츠츠츠.
흑색의 오러였다.
그것이 암흑검의 검신을 휘돌며 마치 흑색의 화염이 불타오르는 것처럼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들려오는 알림.
[마왕 데사오의 마력구를 암흑검에 부착하면 그 위력이 대폭 강화됩니다.]
[암흑검이 신화 등급의 마검인 암흑마력검으로 변하게 됩니다.]
[암흑마력검을 장착 시 당신은 파투스의 소모 걱정없이 전투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으며, 각 전투 능력들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대폭 감소합니다.]
[마력구를 암흑검에 부착하겠습니까?]
이전에는 없던 일이었다.
마력구를 꺼내자마자 이런 말도 안 되는 알림이 뜨다니.
그뿐이 아니었다.
재윤이 방금 전 검기파와 질풍 이동 등을 펼치느라 소모한 파투스가 순식간에 회복되었다.
【파투스】 194/194
그와 동시에 하나의 환상이 보였다.
재윤 자신이 암흑마력검을 쥐고 있는 환상이었다.
거대한 용처럼 보이는 엄청난 괴물들을 상대로 암흑마력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검기파와 질풍의 화살들을 불과 수초에 한 번씩 쏟아내는데, 그것들에 적중된 용들이 무력하게 당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그는 무적이었다.
그러나 그 환상은 이내 사라졌다.
가히 신과 같은 능력을 가졌다가 평범한 존재로 돌아온 것 같은 허탈감에 재윤은 나직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순간 피어나는 또 다른 환상.
갑자기 그의 앞에 상상도 못할 극치의 미모를 가진 여성이 나타나 몽환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보았느냐? 그것이 바로 나의 권능이란다. 네가 나와 함께 한다면 나의 권능을 모두 너에게 아낌없이 쏟아부어 주마.”
마력적인 매력이 넘치는 음성.
그녀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재윤은 전신이 세차게 떨리는 것 같았다.
그것은 전율이었다.
가슴이 쾅쾅 뛰었다.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와 함께 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머뭇거리지 말고 어서 그 구슬을 검에 부착하라. 그 검이 너와 나의 영원한 계약의 증표가 될 것이다. 나는 네게, 너는 내게 영원히 귀속되며, 나의 모든 것이 너의 것이 될 것이라.”
그녀의 음성은 귀에 대고 속삭이는 듯 감미로웠다.
마치 너의 영원한 연인이 되어주겠다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 재윤의 귀에 나직히 들리는 알림 하나.
[마왕 데사오의 마력구를 암흑검에 부착하면 파괴가 불가능합니다.]
재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으윽! 이런 말도 안 되는 환상이!’
그는 즉시 마력구를 아공간에 넣었다.
그러자 앞에서 마력적인 미소를 보내고 있던 여성의 모습도 연기로 흩어진 채 사라졌다.
"후우!"
재윤은 여전히 뛰는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방금 전 보았던 그 환상의 잔상이 여전히 눈앞에 남아 있었다.
세상 모든 걸 다 파괴할 수 있을 것 같은 절대무적의 강함!
여신을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여자까지!
‘설마 그 여자가 마왕 데사오인가?’
물론 데사오가 진짜 그녀인지 아니면 매혹시키기 위해 변신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마왕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테니까.
실제 본신은 끔찍한 악마의 모습일 가능성이 높았다.
문제는 그런 얕은 수작 따위에는 절대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라고 자신할 수가 없다는 것.
영혼까지 매료시키는 무서운 유혹이었으니까.
방금 전 마력구를 아공간에 집어넣은 건 그의 의지가 아니라 그냥 반사적으로 한 행동이었을 뿐이다.
또 다시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과연 또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
재윤은 고개를 흔들었다.
웃기는 얘기지만 왜 악마의 유혹이 무서운지 실감했기 때문이다.
아니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것이 무서운 것이다.
‘정신 바짝 차리자!’
무심코 마력구를 빼서 살펴봤지만 앞으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70레벨을 달성해 파괴를 위해서가 아니면 두 번 다시 마력구를 꺼내지 않기로 했다.
* * *
잠시 후 재윤은 제칸과 함께 신논현역 앞으로 이동해 있었다.
강남대로를 쭉 따라 있는 3개의 지하철역.
그중 중간에 있는 이곳은 방치되어 있다고 했으니까.
신논현역 사거리.
유명 대형 서점도 있는 곳이라 예전 같으면 차량은 물론이고 사람들도 북적였겠지만 뒤바뀐 세상이 된 지금은 매우 조용했다.
‘막상 와서 보니 실제 거리보다 더 넓어진 것 같은데?’
사실 강남역에서 신논현역은 고작 한 블록에 불과할 만큼 별로 먼 거리가 아니다.
아까 멀리서 볼 때는 그렇게 보였는데, 막상 이동해보니 그 몇 배는 되는 거리였다.
마찬가지로 강남역의 반대편에 있는 논현역도 그렇게 멀어져 있었다.
‘공간이 확장된 건가?’
베르타가 뒤바뀐 세상에서는 이 도시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되어 있을 거라고 하더니 사실인 듯했다.
따라서 김우식의 말대로 이곳 신논현역 일대는 논현역 구역과 강남역 구역을 구분해주는 경계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었다.
특히 그 사이 날이 어둑해지다 보니 그 경계는 더욱 확실했다.
강남역 쪽과 논현역 쪽에는 건물들에 불이 들어와 있는 곳들이 있었지만, 이곳 일대는 캄감했으니까.
‘어쨌든 잘됐다. 여기서 레벨을 올리자.’
방치된 던전이 있는데 굳이 다른 각성자들이 연합까지 결성해 자리잡은 논현역과 강남역 던전에 관심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던전의 층수를 깨면 이곳에도 편의점 같은 게 생겨난다고 했으니 이 주변도 곧 달라지려나.’
또한 10층까지 모두 깨고나면 안전 지대가 생성된다고 했다.
추측건대 아마도 10층을 깬 최초의 각성자가 안전 지대의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렇지 않아도 이쪽에 안전지대가 하나 있었으면 했는데.’
용사 루니스의 숲이 이곳에서 가까운 편이다.
나중에 어디 먼곳에 가더라도 85레벨을 달성하면 루니스를 찾아가야 한다.
그때 이곳에 안전지대가 있으면 이동이 편할 것이다.
연결해서 열차를 타고 오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굳이 그 목적이 아니더라도 안전 지대는 많이 확보할수록 좋은 일이었다.
이런 곳이라면 아무래도 초대형 안전지대가 생겨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런데 재윤이 신논현역 주변을 잠시 둘러보다 역 안으로 내려가려고 할 찰나였다.
“저기, 혹시 이곳에 새로 오신 각성자들이십니까?”
일단의 사람들이 몰려와 재윤을 불렀다.
재윤이 고개를 돌렸다.
대략 10여 명의 사람들.
모두 각성자들이었다.
기세를 보니 생존 공동체의 전투조원들보다 훨씬 강력했다.
최소 30레벨.
하긴 던전이 코앞에 있는데 지금껏 그 정도도 레벨 업을 못 했으면 문제가 있을 것이다.
특히 그중에서 한 명은 꽤 레벨이 높아보였다.
그가 바로 재윤에게 말을 건 남자였다.
재윤은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렇습니다만.”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강남역 연합의 대표인 최재형이라고 합니다.”
“강재윤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제 부하 제칸입니다.”
김우식에게 들었던 이곳 각성자들 중 최강자 최재형.
그가 재윤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제칸이 재윤의 부하라는 말에 최재형은 놀랐다.
비록 소년의 모습이지만 제칸이 상당히 강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제칸이 라이칸슬로프가 아닌 인간 소년 상태에서는 기세가 대폭 줄어든다는 것은 짐작도 못했다.
“강재윤 씨, 혹시 외부에서 오셨습니까?”
“예. 우연히 이곳을 발견해 잠시 들렀습니다.”
그러자 최재형뿐 아니라 그와 함께 온 모두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들은 이미 재윤의 기세가 보통이 아니란 것을 느꼈다.
그리고 외부에서 왔다는 사실도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막상 재윤에게서 그렇다는 말을 듣자 비로소 확신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들은 재윤이 외곽 숲 낭떠러지 아래 괴물들을 뚫고 들어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또한 피 그림자의 재앙을 뚫고는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라 여겼다.
따라서 그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안전한 통로 같은 곳을 재윤이 발견해 통과해온 것은 아닐까 예상 중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당신들도 각성자이시니 레벨을 올리는 데 관심이 많으실 거라 생각됩니다. 우리 강남역 연합과 함께 하면 던전에서 레벨을 올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되실 겁니다.”
아까 고층 건물의 옥상에서 마족의 분신에게 명령을 받은 이는 다름아닌 최재형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동안 자신을 도와준 그 괴인이 마족의 분신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또한 조금 전 재윤에게 그자가 죽었다는 사실은 더욱 상상조차 못했다.
‘그 분이 왜 저 강재윤이라는 자와 던전에 들어가라고 했는지 모르지만, 저 둘이 있으면 던전 공략이 수월해질 것이다.’
명령을 떠나 그는 개인적으로 재윤과 제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유능한 전투력의 각성자들을 포섭하는 것은 생존에 매우 도움이 되는 일이니까.
혹시라도 논현역 연합으로 재윤이 가버리는 사태를 막기 위함도 있었다.
“말씀은 고맙지만 저는 일단 이곳 던전을 공략해볼 생각입니다. 방치된 곳이라고 하니 호기심이 드는군요.”
재윤의 대답에 최재형은 황당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쪽에 계서서 혹시나 했는데 설마 두 분만 그곳에 들어가실 생각이라면 말리고 싶군요. 1층부터 괴물들의 숫자가 둘이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또한 그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던전을 열려면 대량의 코인이 들어가게 됩니다.”
“코인이 든다고요?”
“저희는 처음에 그 코인을 모으려고 도시 밖 숲에 있는 괴물들을 싹쓸이했죠. 던전 개방 비용이 상당한 편입니다.”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일단 들어가봐서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면 그쪽의 도움을 받도록 하겠습니다.”
재윤의 말에 최재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편하신 대로 하시고 언제든 저의 도움이 필요하면 찾아오세요.”
최재형은 재윤이 늦어도 내일이면 자신을 찾아오리라 확신했다.
‘저곳이 어떤 곳인지 몰라서 저런 말을 하는 것이겠지. 한 번 들어가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곧바로 그는 옆의 여성 이윤지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가 재윤을 향해 걸어가더니 지팡이를 앞으로 뻗었다
“용맹의 축복이라는 버프입니다. 던전을 공략하시는데 작게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지팡이에 서 뻗어 나온 환한 빛이 재윤과 제칸의 몸을 휘감았다.
[용맹의 축복이 당신을 두릅니다.]
[30분 동안 당신이 적에게 주는 피해량이 100 증가합니다.]
[30분 동안 당신이 적에게 받는 피해량이 100 감소합니다.]
[30분 동안 생명력 자연 회복량이 대폭 상승합니다.]
‘오!’
꽤 쓸만한 버프였다.
아직까지 기적의 각성자들은 물론이고 희망 성의 각성자들 중에도 이런 정도의 버프를 주는 각성자는 없었다.
제칸에게는 이게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모르겠지만 뭔가 눈빛이 강렬해지는 걸 보니 버프가 적용은 되는 모양이었다.
“호의 감사합니다.”
재윤은 이윤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윤지가 미소지었다.
“강남역 연합의 이윤지라고 합니다. 저희 쪽에 오시면 언제든 이 축복을 걸어드릴 수 있어요.”
그녀는 재윤이 코인 제한으로 던전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도 축복을 펼쳐준 건 강남역 연합의 힘을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야 재윤이 알아서 강남역 연합으로 들어올 거라 생각한 것이다.
“잘 생각해보겠습니다.”
재윤은 버프가 사라지기 전에 신논현역 던전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최재형 등도 재윤이 그럴거라 생각했는지 더 이상 말을 걸지 않고 돌아갔다.
“제칸, 들어가자.”
“예, 주인님."
계단을 따라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니 안은 널따란 공터만 자리잡고 있었다.
밖에서만 지하철역이었을 뿐 내려오자 전혀 다른 공간이었다.
곧바로 울리는 알림.
[이곳은 미공략 던전입니다.]
[1층만 진입 가능합니다.]
[1층을 열려면 10,000 코인이 소모됩니다.]
[10,000코인을 소모해 던전 1층을 개방하겠습니까?]
1층에 들어가는데 무려 1만 코인이 필요하다니.
아까 최재형이 왜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10,000코인이 지불되었습니다.]
[던전 1층이 개방되었습니다.]
곧바로 공터의 한쪽에 커다란 게이트 하나가 나타났다.
재윤은 즉시 그곳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