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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생존-71화 (71/200)

71화.  < 이 성에는 어떤 비밀이? (3) >

재윤은 놀랐다.

‘전설 피가 6만 코인?’

피 한 병에 저 토록 막대한 액수의 코인을 받을 수 있다니!

그러나 아쉽게도 재윤은 전설 등급 히드라의 피는 없었다.

인벤토리를 보니 희귀 등급 히드라의 피만 42병.

‘죽음의 숲에 가서 히드라의 피를 뽑아다 팔면 코인 벌이가 좀 되겠는데?’

일단 재윤은 히드라의 피 42병을 내놓았다.

그러자 나무가 격동된 반응을 했다.

“오! 히드라의 피를 가지고 있었다니 뜻밖이군. 그것들이라면 개당 100코인에 사줄 수 있다, 인간."

“빈병은 돌려줄 수 있나?”

“물론이다, 인간.”

[4200코인을 얻었습니다.]

[ 당신의 현재 코인 잔액은 61,685입니다.]

[비어있는 혈액병 42병을 얻었습니다.]

잔액 코인이 증가하긴 했지만 아직도 10만 코인이 되려면 한참이나 남았다.

‘비싸더라도 저 시간의 룬은 반드시 사야한다.’

지금은 일반 전투 능력이 4개 뿐이지만, 앞으로 또 새로 얻게 될 수 있으니까.

코인 나무의 말대로 시간의 룬은 매우 비싸지만 그 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는 것이다.

“혹시 다른 괴물들의 피는 얼마에 사줄 수 있나?”

“헐값이라도 받고 싶다면 뭐든 내놔봐라. 그러나 제값을 받고 싶다면 아껴두었다가 그걸 원하는 자에게 파는 게 현명할 것이다.

재윤은 혹시나 싶어 다른 괴물들의 피를 한 번 보여줘봤다.

오크의 피(영웅) : 80코인

오크의 피(전설) : 300코인

철갑 독지네의 피 (희귀):3코인

크로거의 피(영웅) : 80코인

크로거의 피(전설) : 300코인

가격이 형편없었다.

전설 등급 혈액이 고작 300코인이라니.

‘이렇게는 절대 못 팔아.’

역시나 이 코인 나무에게는 히드라의 피가 아니면 팔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거액의 코인을 얻을 방법이 멀리 있지 않았다.

이곳 지하에 히드라 보스가 있다고 했으니까.

‘그놈을 해치우고 피를 뽑으면 전설 등급 혈액을 얻을 수 있겠지.’

보스 급 괴물은 예외없이 전설 등급 혈액을 줬다.

당연히 히드라 보스도 줄 것이다.

“이 지하의 재앙을 해결하겠다. 어디로 가야 그놈을 만날 수 있나?”

그러자 코인 나무가 대답했다.

“히드라는 결계 안에 갇혀 있다. 놈이 결계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이 성 전체를 독안개가 점령하게 될 터, 그대는 그 결계 안에 들어가 놈과 맞서야 한다.”

재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를 그 결계 안으로 보내줘라.”

“그 전에 필요한 장비를 미리 갖춰두는 게 좋을 것이다.”

“이미 모든 준비는 갖췄다.”

재윤은 광혈검을 손에 쥔 상태였다.

또한 빙의괴물들을 처치하고 얻은 독 저항의 비약도 왼손에 쥐고 있었다.

10분 동안 독 저항 20 증가!

비록 1병 뿐이지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럼 저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라. 부디 건투를 빈다, 인간.”

그 사이 옆에 하나의 게이트가 생겨났다.

재윤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안으로 들어갔다.

츠으으!

눈부신 빛의 물결을 통과한 순간 주변의 전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코인 나무가 있던 지하 공터가 아니라 알 수 없는 황무지와 같은 공간.

결계 속의 풍경일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는 백여 개가 넘는 뱀의 머리를 가진 거대한 괴물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히드라 보스였다.

“콰우우우우우!"

놈은 우레 같은 포효를 날리더니 곧바로 입을 쩍 벌리고는 독안개를 폭풍처럼 쏟아냈다.

재윤은 즉시 독 저항의 비약을 마신 후 놈을 공격했다.

‘검기파! 질풍의 화살! 바람의 화살!

빠르게 접근하며 세 개의 필살기를 날린 후 최대한 거리를 벌려 독무의 데미지를 최소화시켰다.

‘확실히 독 저항 때문인지 데미지가 적게 들어오네.’

보호막의 내구도가 하락하는 속도가 이전에 비해 매우 느렸다.

이대로라면 광혈의 막을 펼치고 3분을 버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서두를 것 없어. 이렇게 버티면서 데미지를 계속 주면 저놈은 결국 쓰러진다.’

이미 히드라 보스가 어떤 공격을 하는지 그 패턴은 지난 번 흑요정의 시험에서 모두 파악했다.

검기파의 데미지는 당시보다 두 배나 증가했다.

이건 무조건 이기는 싸움이었다.

따라서 재윤은 섣불리 놈의 근처에 접근하기 보다는 계속 거리를 유지한 채 독안개의 데미지를 최소화는데 집중했다.

동시에 끝없이 날아드는 히드라의 머리들을 광혈검으로 잘라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콰우우우우우!"

그러자 히드라 보스가 광분하여 날뛰기 시작했다.

놈은 검붉은 독무를 실드처럼 두른채 재윤을 향해 돌진해왔다.

‘바람이동!’

그때마다 재윤은 공간 이동기를 펼쳐 놈에게서 거리를 벌렸고, 재사용 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원거리 공격기들을 쉬지 않고 펼쳤다.

가장 주의해야할 것 중의 하나는 놈이 내뱉는 독액이었다.

독액이 그냥 날아오는 것이 아니라 공중에서 흩어져 화살처럼 쏟아져내렸다.

그 중 하나라도 적중되지 않도록 재윤은 최대한 조심했다.

그렇게 해도 광혈의 막 내구도는 계속 깎여 나갔다.

[광혈의 막이 파괴되었습니다.]

[광혈의 막을 펼쳤습니다.]

[보호막이 생성되었습니다.]

특히 독 저항의 비약 효과가 사라진 이후부터는 그 속도가 더 빨라졌는데, 그래도 보호막을 다시 펼친 후 재사용 시간이 돌아오는 3분은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검기파! 질풍의 화살!’

그 사이에도 재윤은 차분히 놈의 약점을 원거리 공격기로 공격했고, 결국 무적기를 펼치지 않고도 놈을 쓰러뜨리는데 성공했다.

“꾸아아아아아!”

놈은 죽기 전 최후의 독무를 사방으로 세차게 뿜어냈다.

지난 번 재윤은 바로 저 공격에 당해 결국 쓰러지고 말았는데, 지금은 충분히 거리를 벌려 데미지를 줄일 수 있었다.

[7000코인을 얻었습니다.]

[히드라 로드의 상자를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전쟁신의 검술이 Lv37이 되었습니다.]

[히드라에 대한 지식이 B급에서 A급으로 상승합니다.]

‘후우!’

드디어 해치웠다.

흑요정의 시험 때 만났던 놈보다 오히려 약간 더 강한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어렵지 않게 쓰러뜨린 것이다.

이는 그만큼 그 사이 재윤이 강해졌음을 의미했다.

덕분에 레벨 업!

그러나 여전히 독 데미지는 들어왔다.

히드라가 완전히 죽었는데도 독무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으니까.

더구나 히드라의 몸체 근처에는 여전히 독 폭풍이 시커멓게 휘돌고 있어 근처로 접근하면 상당한 데미지가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두면 사체가 사라져버린다.

그 전에 어떻게든 혈액을 채취해야 한다.

재윤은 광혈의 막 재사용 시간이 돌아온 것을 확인한 후 독 폭풍 안으로 돌진했다.

[혈액 채취를 시작합니다.]

[44초 소요됩니다.]

히드라와 철갑 독지네의 피를 뽑으며 혈액 채취 레벨은 Lv17까지 상승했다.

덕분에 채취 시간이 계속 감소해 이제는 44초면 피 한 병을 뽑을 수 있었다.

[광혈의 막이 파괴되었습니다.]

[보호막이 생성되었습니다.]

그 사이 광혈의 막이 사라져 다시 펼쳤다.

채취 중 공격을 당하면 채취가 중단된다고 했지만 다행히 독 데미지가 들어오는 것으로는 중단되지 않았다.

[히드라의 피(전설) 1병을 얻었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전설 등급 혈액!

무려 6만 코인짜리 아이템을 획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한 번 더!’

재윤은 곧바로 다시 혈액 채취를 시작했다.

[광혈의 막이 파괴되었습니다.]

그 사이 보호막이 사라졌다.

이번에는 재사용 시간이 돌아오지 않아 생명력 물약을 마시면서 버텼다.

‘으윽! 이놈은 혈액을 채취하는 것도 목숨을 걸어야 되네.’

그래도 기왕 채취를 시작한 것 포기할 수 없었다.

[히드라의 피(전설) 1병을 얻었습니다.]

[괴물 혈액 채취 레벨이 Lv18이 되었습니다.]

그 순간 히드라 보스의 사체가 사라졌다.

동시에 광풍처럼 휘돌던 독의 폭풍도 환영처럼 흩어졌다.

‘끝났다.’

재윤은 비로소 한숨을 돌렸다.

그 순간 결계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짙은 빛무리가 사방을 휘돌다 사라진 순간 재윤은 코인 나무 앞으로 이동해 있었다.

“아주 훌륭했다, 인간! 그대 덕분에 이 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위협하던 근심거리가 사라졌구나. 약속대로 보상을 주마."

[10,000코인을 얻었습니다.]

[당신의 현재 잔액 코인은 78,685입니다.]

“고맙다.”

재윤은 뿌듯한 마음으로 아공간에서 나침반을 꺼내봤다.

만약 나침반이 원하던 것이 이루어졌다면 다시 자침이 생겨났을 테니까.

그러나 자침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빙의괴물 놈들을 다 없애야 하나 보군.’

이미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였기에 재윤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는 곧바로 혈액병 인벤토리에서 히드라의 피 2병을 꺼냈다.

“맙소사! 그것들은 전설 등급 히드라의 혈액이 아닌가?”

순간 코인 나무의 잎사귀들이 눈부시게 환한 빛을 뿜어냈다.

그렇지 않아도 잎사귀들의 빛으로 인해 이 지하 공터가 환했는데, 지금은 그 빛이 더 강렬해져 마치 낮처럼 밝아져 있었다.

“그것을 내게 팔겠나, 인간?”

“왜 히드라의 혈액에 그토록 집착하는 거지?”

“운명의 룰이 오직 나에게만 그렇게 가격을 책정한 이유는 히드라의 혈액이 있으면 나의 힘이 강력해지기 때문이다. 그대가 손에 쥐고 있는 전설 등급 혈액 두 병이면 난 더 이상 지금처럼 나무 상태로만 매어 있지 않아도 되고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그렇군.”

그 말을 들은 재윤은 아공간에다 히드라의 혈액을 다시 넣었다.

순간 코인 나무가 세차게 흔들렸다.

“뭐하는 짓인가? 나에게 팔려고 보여준 것이 아니었나?”

“나야 급하게 팔 건 없으니까. 그럼 다음에 생각날 때 다시 들리겠다.”

그리고는 돌아섰다.

물론 흥정을 위해서다.

목숨을 걸고 구한 혈액들이니 가능하면 좀 더 많은 코인을 받아내야 할 것이다.

이것을 더 비싸게 받을 수 없다면, 시간의 룬 가격이라도 낮춰볼 여지가 있을지 모르니까.

“원하는 게 뭔가, 인간?”

아니나 다를까, 코인 나무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물었다.

“한 병에 10만 코인. 이 피가 그 정도 가치는 되는 것 같은데?”

“미안하지만 그러한 거래는 불가능하다, 인간. 운명의 룰이 허락한 최고가가 6만 코인이다. 솔직히 내 마음대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면 10만이 아니라 100만이라도 못 줄 것이 없겠지. 어차피 이 코인이야 내 것도 아니니 아낄 것이 뭐가 있겠나.”

코인 나무는 말을 이었다.

“대신 그대가 그 두 병을 모두 내게 판다면 앞으로 내게 허용된 범위 내에서 그대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으로 모든 거래를 하도록 하겠다.”

“가격을 깎아줄 수 있다는 건가?”

“이를 테면 시간의 룬의 경우 90,000코인에 줄 수 있다. 이것이 운명의 룰에 위반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좋아! 그건 나쁘지 않군.”

재윤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아공간에서 전설 등급 히드라의 피 두 병을 다시 꺼냈다.

혹시나 싶어 흥정을 걸어봤는데 덕분에 1만 코인을 절약할 수 있게 됐으니 이 정도면 만족이었다.

[120,000코인을 얻었습니다.]

[90,000코인을 지불했습니다.]

[당신의 현재 코인 잔액은 108,685입니다.]

[시간의 룬을 얻었습니다.]

그 순간 재윤의 몸을 알 수 없는 빛이 휘감았다.

동시에 들리는 알림.

[바람의 화살(Lv10) 재사용 시간이 10초가 되었습니다.]

[바람 이동(Lv10) 재사용 시간이 10초가 되었습니다.]

[광혈의 막(Lv10) 재사용 시간이 90초가 되었습니다.]

[검기(Lv10) 재사용 시간이 5초가 되었습니다.]

정말로 일반 전투 능력들의 모든 재사용 시간이 절반으로 감소했다.

다른 건 몰라도 광혈의 막을 1분 30초에 한 번씩 펼치게 된 것이 가장 고무적이었다.

‘이제 상자를 열어볼까?’

재윤은 아공간에 넣어둔 히드라 로드의 상자를 열었다.

[3000코인을 얻었습니다.]

[고급 해독제 30개를 얻었습니다.]

[히드라 로드의 정수(전설)를 얻었습니다.]

* 히드라 로드의 정수

-등급 : 전설(★★★★)

-분류 : 영약

-복용시 효과 : 독저항+30, 출혈 공격시 중독 데미지 추가

"명약?’

엄지 손톱만한 크기의 알약이었다.

전설 등급 장비 아이템이 안나와 약간 실망했지만 설명을 보니 대박 아이템이었다.

한 번 복용하면 영구적으로 독저항이 30 증가하고, 적을 공격해 출혈의 부상을 입히면 중독까지 시킨다는 뜻.

그런데 그때 재윤이 손에 쥐고 있는 영약을 알아봤는지 코인 나무가 들뜬 음성으로 말했다.

“그 영약은 50,000코인의 가치가 있다. 내게 팔겠나?”

물약 하나에 5만 코인이라니.

그러나 재윤이 보기에도 이 영약은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아니, 이건 내가 먹어야지.”

전투력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

코인은 남아도는데 굳이 영약까지 팔아 코인을 벌 이유는 없었다.

재윤은 즉각 히드라 로드의 정수를 입에 넣고 삼켰다.

그 순간 몸 전체에 괴상한 기운이 느껴지는가 싶더니 그 즉시 알림이 들려왔다.

[당신의 독 저항이 영구적으로 30 증가합니다.]

[적 출혈 공격 시 중독 데미지가 추가됩니다.]

독저항이 크게 올랐으니 앞으로 독을 쓰는 괴물들과의 전투를 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매우 현명한 판단이다, 인간.”

코인 나무는 재윤이 영약을 자신에게 팔지 않은 것을 오히려 좋게 생각했다.

“이제 나는 잠시 이곳을 봉인할 것이다.”

“그럼 코인 상점 운영을 안하겠다는 건가?”

“잠시 뿐이다. 그대가 준 전설 등급 혈액을 이용해 나의 힘을 강화할 시간이 필요해서이지. 며칠 정도 소요되겠지만, 그때는 다른 모습의 나를 보게 될 것이다.”

그 말을 하는 코인 나무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신비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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