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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생존-53화 (53/200)

53화.  < 전설 무기의 위력(2) >

“세붐! 네놈이 감히!”

오크 지휘관 쿠락과 두라드는 분통이 터지다 못해 기가 막혔다.

그들이 어떻게 손도 써보기도 전에 병사들이 몰살당하고 말았으니까.

쿠락이 재윤을 노려봤다.

“역시 수상하다 했더니 네놈이 바로 게루크를 죽였다는 그 인간 놈이었군.”

그들은 세붐이 나타나자 비로소 재윤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글쎄! 웬 오크 놈이 덤비기에 죽이긴 했지. 그놈의 이름이 게루크였나?”

재윤은 차갑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 사이 이민철이 무사히 변이버섯들의 독안개 속으로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찢어죽여주마, 인간 놈!”

“멍청한 놈이로군. 죽은 듯 숨어 있었으면 며칠이라도 더 살았을 텐데, 스스로 죽을 자리를 찾으러 온 것이냐?”

쿠락과 두라드가 재윤을 앞뒤로 포위했다.

그들은 세붐을 무시한 채 재윤을 먼저 죽이기로 작정한 듯했다.

그러자 세붐이 두라드를 공격했다.

“뒈져랏, 오크 놈아!”

부메랑처럼 휘어진 칼에서 쏟아져나간 강력한 검기의 파동!

두라드는 재빨리 방패로 막으며 세붐을 노려봤다.

그리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세붐을 향해 달려갔다.

“쿠락! 일단 저 고블린 놈부터 죽이고 올테니 그동안 그 인간 놈을 맡아라.”

“염려마라. 이 따위 인간 놈은 나 혼자서도 충분해.”

쿠락이 재윤을 향해 쌍검을 교차하며 검붉은 기운을 날려보냈다.

재윤은 바람 이동을 펼쳐 가볍게 그것을 피했다.

동시에 쿠락의 뒤쪽에서 번쩍 모습을 드러낸 그는 곧바로 바람의 화살을 놈의 뒤통수에 박아넣었다.

푸확!

“커어억!”

비틀거리는 쿠락의 허벅지를 광혈검이 사정없이 베고 지나갔다.

쿠락이 신경질적으로 쌍검을 휘둘러 반격했지만 광혈검은 쌍검을 우롱하듯 파고들었다.

팟! 파앗-

광혈검의 붉은 검신에서 빛이 번쩍일 때마다 공간에 붉은 사선이 생겨나며 핏줄기가 튀었다.

카캉! 캉! 촥! 촤악!

“크어억!”

쇠막대는 베기가 없이 그저 휘둘러 적을 타격하는 둔기형 무기였다.

따라서 전쟁신의 검술이 진정한 위력을 발휘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광혈검을 손에 쥔 순간 그 모든 제약이 사라졌다.

즉, 지금은 쇠막대에 비해 단순히 무기의 공격력만 증가한 것이 아니었다.

촤아악!

재윤이 바람처럼 검을 베고 찌르는 동작 하나 하나가 쿠락의 공격을 미리 봉쇄하고, 놈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말 그대로 놈을 가지고 놀고 있었다.

‘이런 게 진정한 검술!’

재윤 스스로도 놀랐다.

설마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던 것이다.

사실 그가 본래 도장에서 수련했던 검도는 검술이 아닌 타격술에 더 가까웠다.

진검 수련보다는 죽도나 목검으로 적을 빠르게 타격하는 위주의 수련을 했으니까.

따라서 만일 전쟁신의 검술을 배우지 못했다면 광혈검을 손에 쥐고도 지금처럼 쿠락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공포스러운 공격을 쏟아내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저 높은 근력과 민첩 스탯을 이용해 빈틈을 가격하는 것이 최선일 테니까.

물론 그 정도만 해도 광혈검 자체의 데미지가 높아 꽤 위력적이었겠지만, 지금 재윤의 공격은 그와는 차원 자체가 달랐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대 전쟁신의 가호로 주어진 신비한 검술!

그 검술의 위력이 광혈검을 통해 제대로 발현되자 쿠락은 그저 맷집 좋은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크으윽! 용서 못한다, 인간 놈!”

만신창이 상태의 쿠락이 뒤로 슥 물러났다.

[오크 지휘관 쿠락이 쌍검기파를 시전합니다.]

이 알림은 처음 쿠락이 쌍검으로 검기를 날렸을 때부터 나왔다.

물론 이제는 굳이 저 알림이 없어도 본능적으로 필살기를 감지하고 피할 수는 있다.

거대 좀비와 싸울 때도 철저히 그 감에 의존해 전투를 벌였고 승리했으니까.

“크큭! 뒈져라!”

곧바로 쿠락의 쌍검에서 검기가 쏟아져나왔다.

팟! 파앗-

재윤은 몸을 옆으로 날려 피했다.

그런데 그 순간.

[전쟁신의 검술(Lv25)이 쿠락의 쌍검기파를 분석 중입니다.]

[쿠락의 쌍검기파를 30번 회피하십시오. 0/30]

갑자기 생겨난 임무.

그것은 놀랍게도 특화 능력인 전쟁신의 검술(Lv25)에서 자체 발동된 것이었다.

‘분석이라고? 그러고 보니.’

* 전쟁신의 검술

-특화 능력(등급 : S)

-레벨이 오를 때마다 검술에 대한 이해도 및 숙련도 상승

-레벨이 상승할수록 적의 검술 관련 전투 능력 습득 확률 증가

‘설마 저놈의 필살기를 내가 배울 수 있는 건가?’

전쟁신의 검술이 가진 특별한 능력 중 하나.

적의 전투 능력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틀림없어. 30번 회피하면 저걸 내가 배울 수 있는 거야.’

그렇지 않아도 검으로 펼치는 필살기가 있었으면 했던 재윤으로서는 무척이나 반가운 일이었다.

문제는 한두 번도 아니고 무려 30번이나 회피해야 한다는 것.

쿠락에게 필살기를 30번이나 펼칠 기력이 있을까?

‘저놈이 그 전에 쓰러질 것 같은데?’

심지어 방금 전 펼쳤던 것이 거의 최후의 발악이었던 듯 쿠락은 쌍검기파를 쏟아내고 숨을 헐떡였다.

‘잠시 기운을 회복하게 두자.’

그냥 해치우면 경험치는 얻겠지만, 쓸만한 필살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영원히 놓칠 수도 있다.

검술 관련 필살기를 가진 적을 언제 또 만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

안 되면 어쩔 수 없지만, 일단 시도나 해보기로 했다.

‘어서 기운을 회복해 쌍검기파를 날려라.’

재윤은 짐짓 지친 척 숨을 몰아쉬며 소극적으로 공격했다.

그러자 쿠락의 눈빛이 강하게 번뜩였다.

“인간 놈! 드디어 네놈도 한계가 왔구나.”

기운만 회복하면 재윤을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지 위축되었던 쿠락의 기세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의 기운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었다.

“죽여주마!”

곧바로 쿠락이 쌍검을 휘두르며 거칠게 공격해 왔다.

재윤은 방어에 치중하며 슬쩍 한 번씩 놈의 약점을 공격해 상처를 입혔다.

그렇게 분노를 자극하자 쿠락은 대뜸 쌍검기파를 날리며 재윤을 압박했다.

재윤은 슬쩍 피했다.

[쿠락의 쌍검기파 분석 중]

-쌍검기파 회피 1/30

그러자 곧바로 임무 창이 갱신되었다.

앞으로 29번 남았다.

‘어디 해보자.’

어차피 이민철이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좀 걸릴 테니까.

***

한편 그때 이민철은 운명의 탑에서 아루넬과 대화 중이었다.

그 역시 재윤처럼 아루넬에게 자신이 궁금했던 걸 질문했고, 아루넬은 그녀가 대답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친절하게 답해주었다.

“뒤바뀐 세상에서는 모든 게 운명의 룰에 의해 결정된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운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주어진 운 이후의 삶을 개척하는 건 본인의 노력에 달려 있으니까요.”

이미 재윤에게 들었던 내용들.

특별한 것은 없었다.

그리고 사실 그런 건 의미없는 얘기였다.

이곳에 온 진정한 목적은 따로 있으니까.

"아루넬 님! 저는 꼭 특화 능력을 얻고 싶습니다. 부탁이니 막강한 방어와 관련된 특화 능력을 얻게 해주세요.”

그는 아루넬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죄송하지만 저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랍니다. 당신에게 인연이 닿는다면 얻게 되겠지만 말이죠. 부디 행운을 빌겠습니다.”

그와 함께 아루넬의 모습이 환영처럼 사라졌다.

아무도 없는 빛의 공간에 이민철은 잠시 서 있었다.

"......."

그런데 잠시가 지났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이에 불안해진 그는 누군지 모를 존재에게 외쳤다.

“제발 부탁입니다! 방어 특화 능력 좀 주세요!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이런 게 의미가 없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해보는데까지 최선을 다해보기로 했다.

여기까지 와서 아무런 특화 능력도 얻지 못하고 나간다면 그것처럼 좌절스러운 일이 없을 테니까.

“방어 특화 능력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뭐라도 좋으니 특화 능력 좀 주세요! 이대로는 절대 못 나갑니다!”

그래도 반응이 없자 이민철은 절규하듯 다시 말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운명의 힘이 당신과 인연이 되는 특화 능력을 부여합니다.]

[당신의 간절함을 가상히 여긴 고대 용사의 가호가 당신에게 깃듭니다.]

[용사의 방패술을 배웠습니다.]

* 용사의 방패술

-특화 능력(등급 : A)

-레벨이 오를 때마다 방패술에 대한 이해도 및 숙련도 상승

-괴물 처치 시 방패 획득 확률 증가

"오......!"

용사의 방패술이라니!

그것도 A등급 특화 능력이었다.

이민철은 순간 말을 잊었다.

혹시 꿈인가 싶었지만 아니었다.

곧바로 들려오는 알림.

[용사의 방패술이 Lv20이 되었습니다.]

[당신의 방패술에 대한 이해도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당신의 방패술에 대한 숙련도가 대폭 상승했습니다.]

그 순간 그는 생전 한 번도 다뤄본 적 없던 방패에 대한 많은 지식을 저절로 깨닫았다.

마치 오랜 세월 동안 방패술을 수련해온 것처럼 몸에도 익숙하게 느껴졌다.

이제 방패 하나만 쓸만한 것을 구하면 웬만한 보스급 괴물도 두려울 것이 없으리라.

‘하하, 재윤아! 나 방패술 얻었다!’

이민철은 활짝 웃으며 그 사이 생겨난 출구를 통해 운명의 탑을 나섰다.

***

그때 재윤은 계속 오크 지휘관 쿠락과 전투 중이었다.

놈이 쌍검기파를 날리기를 유도한 후 그것을 피한지 십여 차례.

[쿠락의 쌍검기파 분석 중]

-쌍검기파 회피 13/30

아직도 17번이나 더 해야하는 상황.

그런데 안타깝게도 쿠락은 더 이상 쌍검기파를 날리지 못했다.

아무리 불가사의한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속적인 부상으로 인해 결국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공격을 안하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라 어쩔 수 없이 최소한의 공격을 했지만, 광혈검의 공격력이 너무 강력한 것이 문제였다.

쿠락의 방어구는 찢겨져 너덜거렸고 전신은 만신창이였다.

그러다 결국 끝이 왔다.

서걱!

재윤은 천천히 벤다고 벴는데 쿠락의 허리가 뎅겅 잘려버렸다.

이미 누적 데미지가 쿠락의 방어력으로는 버틸 수 없는 지경까지 쌓여서 벌어진 일.

“크아아아악!”

쿠락은 처참한 비명과 함께 널브러졌다.

“이런!”

재윤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진작 죽이는 건데.

[1500코인을 얻었습니다.]

[오크 지휘관의 물약 상자를 얻었습니다.]

이제는 지휘관 한 놈을 처치해도 레벨이 안 올랐다.

그만큼 레벨 업을 위한 요구 경험치가 많아진 것이다.

지식도 A등급 그대로.

코인과 상자만 나왔다.

‘물약 상자는 뭐지?’

재빨리 열어보니 중급 파투스 물약 5병이 나왔다.

‘이게 끝인가?’

전설 등급 장비 아이템을 기대했는데 물약 상자가 끝이라니.

물론 중급 파투스 물약 5병이면 나쁘지 않은 소득이긴 하지만.

그런데 그때였다.

[전쟁신의 검술이 쿠락의 쌍검기파를 분석해 특별한 능력을 도출했습니다.]

[검기를 배웠습니다.]

* 검기 (Lv1)

-파투스의 힘으로 검에 강력한 기운을 생성해 공격력을 증가시킨다.

-효과 : 1초 동안 검신에 검기(劍氣)가 생성되며 공격력 5% 증가

-파투스 1소모

-도검류 무기 장착 시 시전 가능

-시동어 : 검기

-재사용 대기 시간 : 20초

‘검기라고?’

뜻밖의 수확이었다.

비록 쿠락처럼 검기를 날리지는 못하지만, 검에 검기를 생성해 공격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능력을 얻었다.

‘꼭 30번을 다 채워야 능력을 얻는 건 아니었네.’

물론 30번을 모두 채웠으면 쌍검기파를 배웠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이미 불가능해졌으니 더 이상 미련을 가지지 말기로 했다.

[검기가 Lv2가 되었습니다.]

[검기가 Lv3이 되었습니다.]

일단 코인을 들여 잽싸게 Lv3까지 올렸다.

-효과 : 3초 동안 검신에 검기가 생성되며 공격력 15% 증가

-재사용 대기 시간 : 18초

이로써 무림의 고수처럼 검에 검기를 주입할 수 있게 됐다.

진정한 위력을 발휘하려면 10단계까지 올려야하겠지만 말이다.

“주인님! 이놈이 도망갑니다!”

도끼와 방패로 무장하고 있는 괴력의 오크 지휘관 두라드.

그는 쿠락이 재윤에게 죽임을 당하자 마음이 초조해졌다.

세붐도 어쩌지 못하는데 재윤까지 가세하면 그로서는 당해낼 방법이 없었다.

“으득! 두고보자! 반드시 피의 대가를 치르게 해주마.”

그는 방패로 세붐을 밀치고는 숲속으로 빠르게 달려갔다.

“놓칠 수 없지.”

재윤이 바람 이동으로 놈과의 거리를 좁힘과 동시에 질풍의 화살을 날렸다.

콰앙!

“크어억!”

질풍의 화살이 뒤통수에 작렬하자 두라드는 앞으로 고꾸라졌지만 이내 그대로 몇 바퀴 구르며 더 빠른 속도로 달려갔다.

그런데 곧바로 추격을 하려던 재윤은 세붐의 다급한 음성을 듣고 멈췄다.

“지금 오크들이 떼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빨리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오크들이 몰려오고 있었던 것이다.

그 중에는 오크 로드 투르보가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두라드 역시 그것을 느꼈는지 도주를 멈추고 방향을 틀었다.

금세라도 공격해올 테세였다.

세붐이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놈은 나중에 죽이고 일단 피해야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재윤아! 나 방패술 얻었다! 이제 방어는 나에게 맡겨라.”

그때 이민철이 독안개를 빠져나와 크게 외쳤다.

“방패술?”

“용사의 방패술! A급 특화 능력이지. 이제 괜찮은 방패만 하나 구하면 된다.”

“오! 정말 축하해!”

이민철이 방패술 특화 능력을 얻었다는 말에 재윤은 반색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에 기뻐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오크들이 몰려오고 있는 상황이니까.

때마침 이민철이 나와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일단 뛰자, 형! 여기서 피해야 해.”

“무슨 일이냐?”

“오크들이 떼로 오고 있어. 싸우기엔 숫자가 너무 많아. 오크 로드가 있을 가능성도 있고.”

“젠장! 망할 놈의 오크들!”

이민철은 재윤과 세붐을 따라 죽어라 뛰었다.

세붐은 오크들이 냄새로 추적해올 것을 대비해 가루를 뿌려 냄새를 없애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한참을 달렸을까?

이제는 오크들을 거의 따돌렸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쿠우하하하하! 드디어 찾았다. 이 쥐새끼같은 놈들!”

갑자기 뒤쪽에서 괴성이 울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무들을 징검다리처럼 딛고 휙휙 날아오는 거대한 오크 하나가 있었다.

그 속도가 워낙 빨라 이대로라면 금세 따라잡힐 것 같았다.

“오크 로드 투르보입니다.”

세붐이 몸을 떨었다.

“세붐! 저놈은 나에게 맡기고 넌 민철이 형과 최대한 빨리 혜미로 복귀해라.”

“주인님만 두고 어찌!”

“재윤아! 또 너만 두고 도망가라고?”

“민철이 형! 난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으니 걱정 마. 세붐! 서둘러라! 저놈 말고 오크 지휘관들이 또 나타나면 그땐 피할 방법이 없어.”

재윤이 심각한 표정으로 말하자 세붐과 이민철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의 뜻을 따랐다.

“조심해라, 재윤아!”

“혜미에서 뵙겠습니다, 주인님. 조심하십시오.”

그들이 빠르게 달려가자 재윤은 그 즉시 투르보를 향해 돌진하며 질풍의 화살을 날렸다.

쒸이익!

갑자기 재윤이 방향을 틀어 공격을 해올 줄은 몰랐는지 투르보는 흠칫 놀라 멈춰섰다.

그리고는 두 팔을 교차해 화살을 받아냈다.

콰앙!

“크윽!”

그가 뒤로 쭉 밀려나는 순간 그 사이 거리를 좁힌 재윤이 다시 바람의 화살을 날렸다.

푸확!

투르보는 바람의 화살도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그러나 재윤이 바람 이동을 펼쳐 번쩍 다가와 휘두른 광혈검의 공격까지는 막아내지 못했다.

촥! 촤악!

갑옷이 없는 틈만을 노려 광혈검이 섬뜩하게 파고들었고 핏줄기가 사방으로 튀었다.

“쿠아악! 감히!”

투르보가 세차게 두 팔을 휘둘렀지만 재윤을 적중시키지 못했다.

촥! 촥! 촤악!

순식간에 투르보의 전신에 상처가 생겨났다.

재윤은 그 사이 재사용 시간이 돌아온 바람의 화살을 소환해 놈의 머리에 날려보냈다.

푸확!

“크으윽! 빌어먹을!”

투르보는 인상을 쓰며 비틀거리다 쿵 넘어졌다.

물론 그 즉시 벌떡 일어나 세차게 주먹을 휘둘렀지만 재윤은 이미 뒤로 훌쩍 물러난 후였다.

“쿠큭! 크크큭! 생각보다 대단하구나, 인간 놈! 이곳 세상에 와서 나를 한 번이라도 쓰러뜨린 놈은 네가 처음이다."

뜻밖에도 투르보는 별달리 화난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감탄의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

“너같은 녀석은 죽이기가 아깝군. 어떠냐? 네가 나의 부하가 된다면 그간 내 부하들을 죽인 걸 용서하지. 또한 너와 관련된 건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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