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강자생존-37화 (37/200)

37화.  광혈의 비전 (2)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는 절대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크로거 군장 아르툼과 같은 보스급 괴물!

그러나 재윤은 아르툼에게 쫓기던 때보다 훨씬 강해졌다.

‘저 놈에게 맞지만 않으면 승산이 있어.’

파투스도 충분했다.

【파투스】 47/49

여기에 20포인트의 파투스를 회복시켜주는 물약이 3병 있다.

적절히 물약을 마셔주며 싸운다면 바람의 화살을 무려 107발이나 날릴 수 있다는 뜻.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아무리 대단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정도 데미지를 견디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물론 정말 기막힌 일이지만 만약 그러고도 루나티쿠스가 죽지 않을 경우도 대비는 해야 한다.

그때는 이 동굴을 탈출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저 놈이 80방 정도 맞고도 죽지 않는다면 그때는 탈출한다.’

지금 밖은 낮이니 일단 나가기만 하면 루나티쿠스가 쫓아오지 못할 테니까.

“쥐새끼처럼 잘도 피하는구나!”

한편 검을 휘둘러도 재윤을 쉽게 처치하지 못하자 루나티쿠스는 귀찮다는 듯 인상을 확 찌푸렸다.

“더 이상 날뛰지 못하게 해주지.”

그는 비어있는 왼손을 앞으로 쭉 뻗었다.

츠츠츠!

그 순간 그의 왼손에서 핏빛의 빛무리가 쏟아져나오더니 그것들이 수십 개의 촉수로 변했다.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피의 속박을 시전합니다.]

[촉수들의 약점을 공격해 파괴하세요.]

핏빛의 그 촉수들은 살아있는 뱀들처럼 움직이며 재윤을 향해 날아들었다.

퍽! 파악!

재윤은 그것들에 휘감기지 않도록 빠르게 이동하며 골프 스틱을 휘둘렀다.

촉수들의 끝부분이 푸른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곳이 각 촉수들의 약점일 것이다.

역시나 골프 스틱에 맞는 순간 촉수들은 부서졌다.

팍팍! 파파팍!

그렇게 수십 개의 촉수들을 재윤이 모두 없애버리자 루나티쿠스는 이를 갈았다.

그는 크게 분노한 듯 두 눈에서 붉은 혈광을 뿜어냈다.

“크크큭! 죽여버리겠다. 이 가소로운 인간 놈!”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피구름을 시전합니다.]

이것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재윤은 바닥에 깔린 수십 개의 원형 장판들을 보며 그것들이 없는 장소로 잽싸게 이동했다.

쾅! 콰아앙!

곧바로 솟구치는 피구름들.

이번에는 아까보다 위력이 더 강력해 밀실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듯 크게 흔들렸지만, 재윤은 무사했다.

“바람의 화살!”

그 사이 재사용 시간인 22초가 지나 즉각 화살을 발사했다.

파악!

이번에도 보호막만 후려쳤을 뿐이다.

그리고 그 즉시 분노한 루나티쿠스의 반격이 이어졌다.

“언제까지 그렇게 피할 수 있나 보겠다.”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광혈검파를 시전합니다.]

[속히 붉은 빛의 영역에서 벗어나세요!]

‘광혈검파?’

도대체 저 놈은 몇 개나 되는 필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재윤은 속으로 혀를 내두르며 바닥에 방사형으로 깔려있는 붉은 빛들의 영역 밖으로 벗어났다.

그 순간 루나티쿠스가 오른손에 쥔 검을 크게 휘둘렀다.

번쩍! 스파팟―

핏빛의 기운들이 방사형으로 뻗어나왔다가 사라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고, 언제 그랬냐는 듯 그 기운들은 사라져버렸지만 재윤은 속으로 섬뜩했다.

‘말로만 듣던 검기?’

검에서 유형의 기운이 뻗어나와 원거리의 적을 격살한다는, 무협 소설에나 나오는 황당무계한 경지인 검기(劍氣)가 분명했다.

스치기라도 했으면 그냥 사망이었으리라.

물론 지금 세상에서는 검기라고 특별히 대단할 건 없다.

검에서 검기를 쏟아내는 거나 손에서 바람의 화살을 만들어 날리는 거나 황당무계하긴 매한가지.

재윤이 가진 9단계 바람의 화살도 위력만 따지면 검기보다 결코 못하지 않을 테니까.

‘어쨌든 보스급 괴물과 싸우려면 A급 지식은 필수겠구나.’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A급 지식이 없이 보스급 괴물과 싸운다는 건 미친 짓이라는 것을.

그가 크로거 군장 아르툼의 공격에서 무사히 도주할 수 있었던 것도, 또한 지금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의 가공스러운 필살기에서 버틸 수 있는 것도 모두 A급 지식이 주는 전술 파악 능력 때문이었다.

그게 아니었다면 지금쯤 그는 진작 시체로 변했을 것이다.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광혈검파를 시전합니다.]

루나티쿠스는 연이어 다시 광혈검파를 날렸다.

재윤은 침착하게 위치를 이동해 그것을 피해냈다.

동시에 바람의 화살을 날려 루나티쿠스의 보호막을 공격했다.

“가소로운 인간 놈이 감히! 용서하지 않겠다.”

루나티쿠스는 분통이 터져 미칠 지경인지 더욱 광분하여 날뛰었다.

필살기를 펼치는 대신 핏빛 검신의 검을 마구 휘두르며 재윤을 압박했다.

‘피하기만 하니 쉽지 않네.’

재윤은 루나티쿠스의 검을 막으려면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골프 스틱의 내구도로는 저 무지막지하게 생긴 루나티쿠스의 검을 막아내기란 불가능했다.

공연히 막았다가 부러지기라도 하면 골치 아플 것이다.

그러나 전투가 지속되자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때는 재윤이 바람의 화살을 정확히 32발째 날렸을 때인데, 루나티쿠스가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돌진하며 재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카앙!

미처 바람 이동을 펼칠 틈도 없는 터라 재윤은 골프 스틱을 들어 막았다.

그러자 루나티쿠스가 비릿한 조소를 흘리며 검을 쥔 손에 힘을 줬고, 재윤의 골프 스틱이 크게 경련하기 시작했다.

“큭! 그 따위 것을 무기라고 들고 있는 건가?”

카카칵!

그 순간 재윤은 상태 창을 통해 골프 스틱의 내구도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으! 이런!’

내구도가 0이 되는 순간 골프 스틱은 부러졌다.

그것도 모자라 그대로 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희귀한 크로거 골프 스틱이 파괴되었습니다.]

‘으윽! 젠장!’

다행히 재윤은 골프 스틱이 파괴되기 직전 바람 이동(Lv3)을 펼쳐 루나티쿠스의 검에 맞는 것은 피했지만, 그 와중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전신은 피투성이 상태였다.

【생명력】 64/130

기를 쓰고 아공간에서 하급 생명력 물약을 꺼내 마셨다.

【생명력】 130/130

금세 생명력은 회복했다.

그러나 무기가 사라진 이상 이대로는 답이 없었다.

‘어쩔 수 없어. 오늘은 날이 아니야.’

재윤은 그만 도주하기로 결심했다.

‘가만! 저건?’

그런데 그때 재윤은 루나티쿠스의 보호막에 큰 균열이 일고 있는 걸 발견했다.

방금 전 마지막으로 날린 바람의 화살!

절대 부서지지 않을 것 같았던 보호막이 결국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그렇다면?’

재윤의 두 눈이 빛났다.

승산이 희박하다 생각했는데, 만약 보호막만 깨뜨릴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마지막으로 한 발만 더 날려보자. 그래도 안 깨지면 어쩔 수 없이 도망친다.’

그 사이에도 루나티쿠스가 미친 듯 검을 휘두르고 있었지만 재윤은 전력을 다하며 피했다.

루나티쿠스 역시 보호막이 위험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상당히 초조해보였다.

“바람의 화살!”

콰아앙!

결국 운명의 순간이 왔다.

재윤이 날린 바람의 화살이 적중하는 순간 루나타쿠스의 보호막은 마치 유리창이 깨지듯 산산조각 흩어졌다.

“이런! 네놈이 감히!”

루나티쿠스가 당혹스러워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너는 이제 끝났다, 흡혈귀 놈!”

재윤은 아공간 인벤토리에서 파투스 회복 물약을 꺼내 입에 털어놓었다.

이제 도망 따위는 치지 않는다.

보호막이 사라진 이상 이제 루나티쿠스의 본체에 직접 피해를 줄 수 있으니까.

공격에 맞지 않으며 지금처럼 계속 바람의 화살을 날린다면 충분히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크큭! 크카카카캇! 가소롭구나! 보호막이 사라졌다고 내가 너 따위 놈에게 당할 줄 아느냐?”

그때부터 루나티쿠스는 폭주했고 미친 듯 필살기를 퍼부어댔다.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광혈검파를 시전합니다.]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피구름을 시전합니다.]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광혈검파를 시전합니다.]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피의 속박을 시전합니다.]

놈은 하나의 필살기가 끝나면 즉시 다시 필살기를 펼쳤다.

재윤은 피구름과 광혈검파는 어렵지 않게 피했지만 피의 속박이 펼쳐지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골프 스틱이 사라져 공격력 2 짜리 과도로 촉수들과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촉수들은 과도로 약점을 서너번만 후려쳐도 파괴되었지만,  재윤 역시 그것들에 스치며 적지않게 상처를 입었다.

그때마다 생명력 물약을 마시며 버텨냈다.

아공간이 있어 천만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가방 속에 있는 물약을 전투 중 빠르게 빼내 마신다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도 틈을 노려 바람의 화살을 날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처음 10여 방은 맞아도 꿈쩍하지 않던 루나티쿠스도 20방을 넘어가자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강철같은 그의 육체에 균열이 일며 그 틈으로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

“크으으! 용서 못한다!”

[광혈의 흡혈귀 루나티쿠스가 피의 속박을······]

파악!

루나티쿠스는 재윤이 피의 속박에 고전하는 걸 알고 다시 펼치려 했지만, 재윤도 이제 요령이 생겼다.

보호막이 사라진 지금은 놈이 필살기를 펼치려 할 때 바람의 화살을 날리면 시전이 취소된다.

“크으으윽! 내가 너 따위 놈에게······!”

루나티쿠스는 기를 쓰고 달려와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이제 그의 힘이 다했는지 검을 휘두르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이제 그만 끝내자!”

잠시 후 다시 재사용 시간이 돌아와 날린 바람의 화살이 루나티쿠스의 약점을 가격했다.

푸확!

루나티쿠스의 가슴 일부가 터져나갔다.

“커어억! 부, 분하다······!”

루나티쿠스는 비통한 표정으로 재윤을 노려보더니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2000코인을 얻었습니다.]

[광혈의 상자를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흡혈귀에 대한 지식이 A급에서 S급으로 상승합니다.]

[당신의 지능 스탯이 영구적으로 3 증가합니다.]

“끝난 건가?”

재윤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정말 필사적으로 싸우긴 했지만, 설마 보스급 괴물과 싸워서 이길 줄이야.

‘정말 악몽과도 같은 싸움이었다.’

한 시간도 안 되는 전투였지만 하루 온종일 싸운 것처럼 정신적 피로감이 엄습했다.

물론 레벨이 올라 신체 상태는 최상이었다.

그의 레벨은 루나티쿠스가 죽는 순간 단번에 2단계 올랐다.

이로써 Lv22.

또한 놀랍게도 지능 스탯이 3 증가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흡혈귀에 대한 S급 지식 덕분이었다.

* 흡혈귀

-획득 지식 등급 : S

-흡혈귀에게 주는 피해 50% 증가

-흡혈귀 처치 시 아이템 획득할 확률 증가

-흡혈귀의 전술 파악 3단계(MAX)

-흡혈귀의 약점 파악 3단계(MAX)

-공포 저항 +40

-지능 +3

그리고 광혈의 상자라는 것을 얻었다.

핏칠을 해놓은 듯 시뻘건 상자였다.

‘열어볼까?’

주변은 신경쓰지 않고 열어봐도 된다.

이곳의 괴물들은 모두 죽었으니까.

곧바로 덮개를 열자 눈부신 빛과 함께 알림이 울렸다.

[중급 파투스 회복 물약 3병을 얻었습니다.]

[광혈검(전설)을 얻었습니다.]

[광혈의 비전 두루마리를 얻었습니다.]

안에서 나온 것은 딱 3종류였다.

한 번에 40포인트의 파투스를 회복할 수 있는 중급 파투스 물약 3병.

그러나 다른 두 종류에 비하면 이건 그냥 잡템에 불과했다.

* 광혈검(狂血劍)

-등급 : 전설(★★★)

-분류 : 파투스 무기

-내구도 400/400

-기본 공격력 : 100

-추가 공격력 : <근력 + 민첩>의 400%

-치명타 발생시 대상에게 높은 확률로 공포 효과 발동

-장착 제한 : Lv25[근력 12, 민첩 12]

섬뜩한 붉은 검.

등급이 무려 전설이었다.

기본 공격력만 100이라니.

희귀한 크로거 골프 스틱이 파괴되어 무척이나 아쉬웠는데, 이제 더 이상 그건 생각도 나지 않을 것이다.

‘드디어 제대로 무기다운 무기를 얻은 것 같은데?’

아쉬운 건 아직 레벨이 낮아 쓸 수 없다는 것.

그래도 Lv25 장착 제한이니 3단계만 더 레벨을 올리면 된다.

스탯 제한도 걸려 있지만, 민첩은 충분하고 근력은 앞으로 보너스 스탯을 근력으로 분배해 12를 맞추면 된다.

지금부터 Lv25까지 쓸 무기는 어차피 안전 지대 혜미에 가는 길이니 이정숙에게 제작을 부탁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광혈의 비전 두루마리.

* 광혈의 비전

-광혈의 비전(祕傳) 중 하나를 얻을 수 있다.

-습득 제한 Lv20, 지능 12

‘광혈의 비전? 혹시 전투 능력인가?’

다행히 이건 Lv20 제한이라 바로 습득이 가능했다.

이번에 흡혈귀 S급 지식 덕분에 지능 스탯이 14가 된 터라 스탯 제한도 걸리지 않았다.

재윤은 즉시 두루마리를 펼쳤다.

화아악!

그 순간 환한 빛과 함께 두루마리에 적힌 괴상한 문자와 도형들이 춤을 추듯 빠져나와 재윤의 몸으로 흡수되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