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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생존-25화 (25/200)

25화.  거대 괴물과 싸우다 (2)

그 순간 이민철이 환호했다.

“하하하! 해냈구나! 재윤아! 역시 네가 해낼 줄 알았다! 저 무식한 괴물 놈이 쓰러지다니 믿기지 않아.”

재윤도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나 혼자서는 쉽지 않았을 거야. 저 괴물 놈의 펀치를 견디다니 형이야말로 대단해.”

“솔직히 말해 죽는 줄 알았다. 한 대 맞을 때마다 몸이 부서지는 것 같더라.”

이민철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거대 크로거를 질린 듯 쳐다봤다.

일순간 놈이 꿈틀 움직이는 듯 싶어 재윤과 이민철은 긴장했다.

그러나 곧바로 들려오는 알림이 놈의 죽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200코인을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크로거에 대한 지식 등급이 C급에서 A급으로 상승합니다.]

재윤의 레벨이 한 단계 올라 Lv18이 되었다.

그리고 보통의 크로거를 죽였을 때 1코인을 얻었던 것과 달리, 무려 200코인이나 들어왔다.

그런데 가장 경악할 만한 보상은 지식 등급의 상승이었다.

C급에서 B급을 뛰어넘어 단번에 A급이 된 것이다.

보스급 괴물 답게 경험치와 보상이 장난이 아니었다.

* 크로거

-획득 지식 등급 : A

-크로거에게 주는 피해 30% 증가

-크로거 처치 시 아이템 획득 확률 대폭 증가

-크로거의 전술 파악 1단계

-크로거의 약점 파악 3단계(MAX)

[크로거의 약점 파악이 더욱 쉬워집니다.]

[크로거의 전술을 파악해 전투에 매우 유리해집니다.]

‘크로거 전술 파악? 이건 뭘까?’

전투에서 유리해진다는 알림이 들려왔을 뿐 그 이상의 설명은 없었다.

‘뭐 크로거들과 싸워보면 자연스레 알게 되겠지.’

한편 그때 이민철 역시 크게 흥분한 상태였다.

“재윤아 나 레벨 올랐어. 그리고 크로거 지식 D급 됐다.”

“축하해, 형.”

사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둘은 파티 상태라서 파티 창을 통해 레벨 업 여부는 알 수 있었다.

[각성자 강재윤의 파티]

-파티장 : 강재윤(Lv18)

-파티원 : 이민철(Lv12)

그러던 이민철이 돌연 크로거의 사체 옆에서 뭔가를 찾아냈다.

큼직한 보물 상자였다.

“보물 상자다! 뭔가 대단한 게 들어있나 본데?”

재윤도 깜짝 놀랐다.

지금껏 그가 얻은 드롭템들은 개별 아이템으로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보물 상자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민철은 즉시 상자를 열었다.

붉은 빛의 벨트 하나와 보랏빛의 돌 두개, 두루마리 1장, 그리고 물약 10병.

[투혼의 보물 상자]

-투혼의 벨트 1

-능력 강화석 2

-크로거 토벌 임무서(B) 1

-하급 생명력 회복 물약 10

그 즉시 파티 창에 관련 상자 안 아이템 목록이 상세히 떴다.

* 투혼의 벨트

-등급 : 영웅(★★)

-분류 : 파투스 장비

-내구도 120/120

-장착 효과 : 모든 스탯 +3

-부가 효과 : 아공간 인벤토리 +5

-장착 제한 : Lv20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투혼의 벨트였다.

무려 영웅 등급!

“오오! 이거 영웅템이다!”

이민철이 벨트의 설명을 보며 경악했다.

모든 스탯이 3이나 증가하고, 아공간 인벤토리까지!

그러나 제한 레벨이 20이었다.

이민철은 당연하다는 듯 그것을 재윤에게 내밀었다.

“받아라. 난 아직 20레벨 되려면 멀었으니까.”

“좋아.”

재윤은 사양하지 않고 받았다.

당장은 착용할 수 없어 아쉽지만, 앞으로 레벨을 2 단계만 더 올리면 되니 얼마 남지 않았다.

계속해서 이민철은 B급 토벌서는 재윤에게 주고, 능력 강화석과 생명 물약은 절반씩 나눴다.

사실상 재윤이 좋은 걸 거의 다 챙겼지만, 재윤은 특별히 미안해하지 않았고, 이민철도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다.

재윤은 이민철이 착용 가능한 적절한 장비나 토벌서가 나오면 몰아줄 생각이었고, 이민철은 재윤이 때가 되면 알아서 챙겨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으니까.

한편 그렇게 재윤과 이민철이 거대 크로거를 해치우고 드롭 아이템을 분배하고 있는 모습을 박은빛과 윤현성은 부럽다는 듯 쳐다봤다.

박은빛이 치료 능력을 펼쳐 이민철을 회복시켜주긴 했지만, 파티원이 아니다보니 거대 크로거에 대한 그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

경험치는 당연히 들어오지 않았고, 코인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이민철은 자신의 몫으로 분배한 생명력 물약 5병 중 1병을 박은빛에게 선뜻 건넸다.

하급 생명력 물약!

복용시 생명력을 70포인트 회복시켜주는 것으로, 보통의 크로거나 좀비에게서 얻은 최하급 생명력 물약보다 훨씬 회복력이 뛰어났다.

“받으세요. 아까 정말 고마웠습니다.”

박은빛이 아니었다면 이민철은 죽었을 수도 있었다.

죽지 않았다 해도 빈사 직전의 상태에 놓였을 것이다.

“도움 감사했습니다.”

재윤 또한 그녀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녀가 적시에 시간을 벌어주지 않았다면 그 역시 위험에 처했을 테니까.

비록 파티원은 아니지만 거대 크로거를 해치우는데 그녀가 어느 정도 기여를 한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흔쾌히 물약 1병을 내놓았다.

그러나 박은빛은 뒤로 물러나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이런 걸 바라고 한 것이 아니니 신경쓰지 마세요. 당신들이 아니었으면 저는 벌써 죽었을 텐데요. 구해주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합니다.”

그러자 재윤 등은 더 이상 권하지 않았다.

뭔가를 바라지 않고 도움을 주고 싶었다는 그녀의 마음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

곧바로 재윤은 물약을 가방에 넣은 후 그녀를 향해 물었다.

“혹시 여기 오기 전에 살아있는 다른 사람들을 본 적이 있나요?”

사실 재윤은 박은빛 등을 보자마자 이것부터 묻고 싶었다.

그러나 크로거들과 싸워야하는 와중이라 잠시 참고 있었을 뿐.

“네.”

박은빛이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대충 두 시간쯤 떨어진 곳에 안전 지대가 있어요. 거기에 사람들이 여덟 명 살아 있죠.”

“혹시 그 중에 강두성 씨와 김지현 씨는 안계셨나요? 50대 부부입니다.”

그야말로 막연한 질문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까.

“그런 분들은 안계셨어요. 그리고 거기 있는 이들 중 최연장자가 30대 후반이에요.”

“아, 네.”

재윤은 나직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이민철 또한 그의 부모님 이름을 말하려다 그만 두었다.

최연장자가 30대 후반이라고 하니 물어보나 마나였다.

윤현성이 눈을 빛냈다.

“부모님을 찾고 계신가 봅니다.”

“예.”

재윤이 고개를 끄덕이자 윤현성이 다급히 말했다.

“저도 아내와 딸을 찾고 있죠.”

그는 아내와 딸의 이름을 말했다.

혹시 재윤이 알고 있나 해서다.

그 또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재윤은 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했다.

“저와 민철이 형 말고는 한태진 씨 가족뿐입니다. 다른 분은 못봤어요.”

그 말에 윤현성 뿐 아니라 박은빛도 표정에 실망한 기색이 드러났다.

그녀 역시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

아마도 가족일 것이다.

하긴 당연한 일이었다.

박은빛이 씁쓸히 웃으며 말했다.

“실은 그곳 안전 지대가 우리와 맞지 않아 다른 곳을 찾는 중이었어요. 가족들도 찾아야 해서 우리가 그냥 양보하고 나왔죠.”

그러자 윤현성이 코웃음 쳤다.

“양보는 무슨! 우리가 사실 쫓겨난 거나 마찬가지지. 그놈들 인성이 아주 더러운 놈들이었어. 각성자가 아닌 사람은 사람 취급도 안해. 노예로 부려먹는 것도 모자라 조금만 거슬려도 두들겨 패고.”

들어보니 그쪽 안전 지대에는 각성자가 4명 더 있다 했다.

그리고 준 각성자라 할 수 있는 안전지대 관리자를 제외하면 일반인이 3명 있는데, 그들을 안전 지대에 지내게 해주는 조건으로 노예처럼 막 부려먹는다는 것이었다.

그 횡포가 도저히 눈 뜨고 못 볼 정도였다.

윤현성과 박은빛은 그 일로 그들과 충돌을 빚었고, 결국 쫓겨나다시피 안전 지대에서 나온 것이다.

“더 슬픈 일은 그렇게라도 그 안에 붙어 있으려는 일반인들이었죠. 노예라도 상관없으니 상관하지 말아달라고. 자칫 우리 때문에 쫓겨나기라도 할까봐 오히려 우리에게 화를 내더군요. 그들 편을 들어준 건 우리인데 말입니다. 관리자도 그저 각성자들 눈치만 보고 있고요.”

그 말을 들은 재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사실 지금은 전쟁보다 끔찍한 재앙의 시대였다.

정부는 사라졌다.

치안이나 법!

이런 것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각성자가 모든 걸 지배하는 시대!

이런 상황이니 힘없는 일반인이 노예로 전락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혹시라도 부모님이 살아계서도 각성을 한 상태가 아니라면 어디서 어떤 수모를 당하고 계실지 모를 일이었다.

‘후! 제발 두 분 중 한 분이라도 각성을 하셨어야 하는데.’

전투 능력이 아니더라도 이정숙처럼 제작 능력 각성을 했다면 다른 각성자들도 이용 가치가 있으니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다.

안전 지대 관리자가 되었다면 그처럼 좋은 일이 없을 테고 말이다.

그때 박은빛이 재윤과 이민철을 쳐다보며 말했다.

“초면에 염치없는 부탁이지만 저와 윤 과장님을 당신들의 파티로 받아주실 수 없나요?”

그러자 옆에 있던 윤현성도 간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부탁합니다. 당신들에 비하면 별볼일 없는 실력이지만 그래도 파티에서 한 몫을 하도록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윤현성과 박은빛은 이미 이렇게 하기로 서로 합의한 터였다.

그들에게 있어 재윤과 이민철은 어둠 속의 빛과 같은 존재였다.

크로거 10여 마리를 가볍게 처치한 것만 해도 놀라운 일인데, 악신처럼 느껴지던 공포의 거대 괴물을 해치워버렸다.

이 끔찍한 절망의 현실 속에서 최후까지 생존해 가족들을 찾을지 모른다는 한 가닥 희망!

그것은 재윤의 일행이 되는 것이었다.

그것은 물론 재윤과 이민철이 보여준 겸손한 태도 때문이기도 했다.

둘 다 엄청난 전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런 걸 과시해 남을 깔아보는 오만한 태도가 전혀 없었으니까.

“쿠우우우어어어어어!”

그때 갑자기 숲을 뒤흔드는 엄청난 굉음!

재윤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건?’

처음엔 무슨 폭탄이 터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틀림없이 괴물의 포효였다.

소리만 따지면 방금 해치운 거대 크로거의 포효보다 훨씬 더 큰 것 같았다.

‘보통 놈이 아니다.’

물론 소리가 더 크다고 무조건 더 강하리란 법은 없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녀석일 것이 분명했다.

“일단 파티 초대를 할 테니 받으세요. 파티원이 되면 저의 지시에 따라 주셔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윤현성 등은 즉각 초대에 응했다.

[각성자 강재윤의 파티]

-파티장 : 강재윤(Lv18)

-파티원 : 이민철(Lv12)

-파티원 : 윤현성(Lv5)

-파티원 : 박은빛(Lv3)

재윤은 즉시 민첩을 1 올렸고, 방금 얻은 능력 강화석을 이용해 바람의 화살을 6단계로 강화했다.

이민철 또한 2포인트의 보너스 스탯을 체력과 근력에 각각 1씩 분배했고, 강철의 가호를 4단계로 강화했다.

“해보자고요! 이 정도면 충분히 해볼만해요.”

이민철은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와 재윤이 아까보다 강해진 데다 파티에 힐러도 들어왔기 때문이다.

“쿠우우우우어어어어!”

그러나 숲을 헤치고 모습을 드러낸 초거대 괴물을 보는 순간 그 마음이 싹 사라졌다.

신장이 거의 7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크로거였다.

악어 머리 위에 두 개의 붉은 뿔이 솟아나 있었는데, 이놈에 비하면 아까 해치웠던 거대 크로거는 난쟁이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으! 저놈은 뭐냐?”

“안 되겠어. 일단 피해요!”

재윤이 다급히 외쳤다.

어지간해야 싸워볼 만할 것이다.

그가 볼 때 지금 나타난 괴물은 어떻게 해볼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그러나 놈의 속도가 빨라 피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재윤을 제외한 나머지는 금세 따라잡히고 말 상황.

“재윤아, 안 되겠다. 이러다 다 죽겠어. 내가 어떻게든 버텨볼테니 저놈을 공격해.”

결국 이민철이 멈춰선 후 강철의 가호를 펼쳐 거대 크로거를 도발했다.

그 사이 이미 지척까지 쫓아온 거대 크로거가 가소롭다는 듯 한손으로 이민철을 후려쳤다.

퍼억!

“크으윽!”

이민철이 뒤로 쭉 밀려났다.

그런데 상태가 말이 아니었다.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 피부가 팍팍 터져 나가 전신이 피칠갑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는 그 와중에도 쓰러지지 않고 버텨섰다.

“조심해요!”

화악!

박은빛이 다급히 치유의 빛을 펼쳐 이민철의 상태가 호전되었지만 이대로 저 무지막지한 괴력을 가진 괴물의 공격을 또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푸확!

그 순간 괴물의 복부 한 부위가 터지며 피가 솟구쳐나왔다.

재윤이었다.

약점 치명타에 지식 효과까지 합쳐지니 무려 437포인트의 데미지가 실린 6단계 바람의 화살!

그러나 그것에 맞고도 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놈이 이민철이 아닌 재윤을 향해 방향을 틀었다는 것.

“이놈은 내가 따돌릴 테니 다들 먼저 안전 지대로 돌아가요. 난 염려말고요. 금방 뒤쫓아갈게요.”

“재윤아, 위험해! 차라리 나에게 맡기고 도망가!”

이민철이 깜짝 놀라 말렸지만 재윤은 이미 거대 크로거와 함께 멀어지고 있었다.

민첩을 또 올린 덕분에 그의 속도는 빨랐다.

‘좀 더 멀리간 후에 따돌려야 안 쫓아오겠지.’

이대로라면 거대 크로거와의 거리를 더 벌릴 수 있었지만, 재윤은 이민철 등의 안전을 고려해 일부러 적당한 거리를 두고 놈을 유인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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