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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자생존-13화 (13/200)

13화.  좀비 잡고 레벨 업! (2)

“바람의 화살!”

푸확!

“끄아아악!”

재윤은 상태 창을 살펴보면서도 재사용 시간이 돌아올 때마다 바람의 화살을 펼치는 걸 잊지 않았다.

좀비들의 숫자는 아직도 많았다.

게다가 여전히 주변에서 몰려들고 있어서 이대로라면 정말로 밤을 꼬박 세워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아쉽게도 그 사이 좀비들이 드롭한 아이템을 주울 수가 없었다.

좀비들이 모두 아래로 떨어지는 와중에 아이템을 드롭한 터라 그것들을 주우려면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된다.

붉은 빛의 물약 1병.

종이 두루마리 1장.

칙칙한 색의 반지 하나.

암흑 속에서도 드롭템은 환한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어서 알아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좀비들이 날뛰는 와중에도 드롭템들은 멀쩡했다.

마치 좀비들과 다른 공간에 있기라도 한 것처럼 좀비들의 발에 짓밟히거나 하지 않았던 것이다.

‘저 약병은 생명력 물약 같고, 저 종이는 토벌 임무서가 분명해. 그런데 저 반지는 뭘까?’

궁금했지만, 그것을 줍겠다고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곳으로 내려가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일.

하지만 다른 아이템은 몰라도 토벌 임무서를 저대로 내버려두자니 왠지 아까웠다.

‘좀비에게서 떨어졌으니 좀비 토벌 임무서가 분명할 텐데.’

토벌 임무서를 주워 임무를 받은 상태에서 좀비들을 해치우면 경험치는 물론이고 코인도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다.

사냥의 효율이 몇 배는 더 증가하게 되니 놓치기는 아까운 기회였다.

【크로거 토벌(E)】

-임무 수행 중 : 2/5

물론 현재 토벌 중인 임무가 남아 있긴 했다.

같은 종류의 임무는 동시에 두 개를 수행할 수 없지만, 크로거 토벌과 좀비 토벌은 엄연히 다른 임무이니 상관없을 것이다.

‘좀비들을 또 이런 식으로 쉽게 죽일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어.’

그것뿐이 아니다.

지금까지는 파투스가 모두 소진되기 전에 대체로 레벨이 올랐지만, 만약 파투스를 모두 소모하고도 레벨이 오르지 못한다면?

【파투스】 23/24

현재 레벨에서 쓸 수 있는 파투스는 24.

바람의 화살을 쏘는데 1포인트씩 소모된다.

약점 간파 덕분에 좀비를 한 방에 하나씩 처치할 수 있게 됐지만, 만약 24마리를 해치우고도 레벨이 오르지 않는다면 최악의 사태를 맞고 말 것이다.

하지만 토벌 임무서의 임무를 수락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임무를 완수하는 순간 대량의 보너스 경험치를 얻게 되니까.

‘그래. 위험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아주 위험한 일도 아니었다.

그저 본능적으로만 움직이는 좀비들의 단순함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아까처럼만 되준다면 좋겠는데.’

재윤은 2층 발코니에서 나와 1층으로 향했다.

그리고 곧바로 현관문으로 나간 후 밖을 살펴보니 여전히 좀비들은 재윤이 있던 2층 발코니로 올라가려고 아우성 중이었다.

“멍청이들! 나 여기 있다!”

재윤이 소리를 지르자 좀비들이 고개를 홱 돌려 재윤을 노려봤다.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수십 쌍의 안광!

그야말로 꿈에 볼까 두려운 광경이지만, 여기서는 현실이 바로 그러한 악몽이었다.

“크어어어!”

“키이이아아!”

예상대로 발코니 아래쪽에 몰려있던 좀비들은 즉각 재윤을 향해 다가왔다.

심지어 그 사이 2층 발코니에 거의 다 올라갔던 좀비 하나는 다시 아래로 내려오다 바닥에 처박히기도 했다.

‘저 놈들을 아까처럼 옥상으로 유인하자.’

공연히 다른 방법을 떠올려 모험을 하기보다는 이미 한 번 해봤던 루트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역시나 붕어의 지능을 가진 좀비들답게 재윤의 의도대로 움직였다.

놈들은 계단을 따라 2층, 3층, 그리고 옥상까지 줄지어 올라왔다.

“어서들 와! 옥상에는 처음이지?”

사실 두 번째지만 좀비들은 처음이라 생각할 것이다.

재윤은 난간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3층 발코니로 뛰어내렸고, 그 다음에는 계단을 통해 2층, 1층으로 이동했다.

집의 구조는 이미 훤히 파악한 상태다.

거기에 바람의 화살이 랜턴처럼 시야를 확보해주니 그의 움직임은 바람과 같았다.

‘됐다!’

현관문을 통해 2층 발코니 아래쪽으로 이동하자 그곳에는 좀비가 한 마리도 없었다.

드롭템들만 반짝이고 있을 뿐.

‘역시!’

재윤은 쾌재를 부르며 아이템들을 챙겼다.

[최하급 생명력 물약을 얻었습니다.]

[피묻은 어둠의 반지를 얻었습니다.]

[좀비 토벌 임무서(D)를 얻었습니다.]

생명력 물약 하나 더 확보!

작은 드링크 음료 정도 크기라 주머니에 넣어두기 편하긴 했다.

물론 그렇다 해도 개수가 많아지면 보관이 어렵겠지만, 아직은 두 병뿐이니 왼쪽, 오른쪽 바지 주머니에 각각 하나씩 넣어두었다.

‘인벤토리 같은 건 안 생기나?’

기왕 게임같은 능력을 각성했으니 아공간 인벤토리 같은 것도 생기면 아주 편할 것이다.

아쉽게도 그런 건 없었다.

‘어디 배낭이라도 하나 보이면 챙겨둬야겠다.’

앞으로 더 짐이 많아질 때를 대비해야 할 테니 말이다.

“그보다 이 반지는 뭐지?”

손바닥 위에 있는 반지를 쳐다보자 곧바로 설명 창이 나타났다.

* 피묻은 어둠의 반지

-등급 : 희귀(★)

-분류 : 파투스 장신구

-내구도 20/20

-장착 효과 : 어둠 저항 2

-장착 제한 : Lv5

-착용 부위 : 손가락

-세트 효과 : 있음[설명]

“오! 파투스 장신구네.”

그것도 희귀 등급의 장신구였다.

[파투스 장신구 중 반지는 양 손가락에 하나씩만 장착이 가능합니다.]

곧바로 들리는 알림.

이 알림은 재윤이 원한다고 들려오는 것이 아니었다.

특별한 상황이 벌어지면 지금처럼 알아서 뭔가를 알려주는 식이었다.

‘그러니까 반지는 한 손에 하나만 낄 수 있다는 건가?’

반지가 많아도 여러 개를 동시에 낄 수 없다는 뜻.

[세트 효과가 존재하는 아이템은 설명을 눌러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러고 보니 반지에 세트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었다.

재윤은 [설명]을 읽어봤다.

【피묻은 어둠의 장신구 세트】

-등급 : 희귀(★★)

-구성 : 피묻은 어둠의 반지(2), 피묻은 어둠의 귀고리(2), 피묻은 어둠의 목걸이(1)

-5부위 모두 장착 시 세트 효과 추가 발동

-효과 : 어둠 저항 +20, 지능 +5

설명을 보니 피묻은 장신구 세트는 반지 이외에 귀고리와 목걸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반지 2개, 귀고리 2개, 목걸이 1개.

이 다섯 개의 장신구를 모두 착용하면 어둠 저항이 20늘어나고, 지능 스탯도 5가 증가한다는 뜻.

‘이런 것도 있다니!’

어둠 저항이 뭔지는 모르지만 지능 스탯이 무려 5나 오른다는 건 엄청난 효과일 것이다.

스탯 1포인트가 얼마나 소중한지 누구보다 잘 아는 재윤이었다.

‘하지만 이것들을 어떻게 다 구해?’

운 좋게 반지 하나를 얻었지만 나머지 4개는 어디서 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일단 반지부터 끼자.’

곧바로 재윤은 피묻은 어둠의 반지를 왼손 중지에 끼었다.

[어둠 저항이 2 증가합니다.]

그 순간 아주 미세하지만 눈이 밝아졌다.

캄캄하기만 하던 주변이 약간이나마 환해진 느낌.

‘어둠 저항이 늘어난다는 게 바로 이런 거였구나.’

물론 대략 1미터 주변만 희미하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그래도 바람의 화살이 없으면 그조차도 불가능했었는데 이게 어디인가?

반지 하나를 끼었을 뿐인데 이 정도일 줄이야.

세트 장신구를 모두 착용하면 추가 효과까지 적용되니 밤을 낮처럼 볼 수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지금은 세트 효과까지 탐을 낼 때가 아니었다.

나중에 언제라도 그것들을 얻으면 좋은 것이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일.

일단은 토벌 임무를 받고 좀비들을 사냥하기로 했다.

【좀비 토벌】

-임무 등급 : D

-자격 조건 : 좀비 지식 등급 D 이상.

-내용 : 좀비 12마리 처치, 제한 시간 없음.

-완수 보상 : 100코인, 소정의 경험치

-가격 : 10코인

“좋아! 바로 이거다.”

이 임무를 완수하고 100코인의 보상을 받게되면 바람의 화살을 3단계로 강화할 수 있겠지.

“수락!”

[임무 【좀비 토벌(D)】이 수락되었습니다.]

[10코인이 지불되었습니다.]

[당신의 코인 잔액은 116입니다.]

그 사이 좀비들은 하나 둘 계단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재윤은 놈들을 현관문 밖으로 유인했다.

그리고 다시 가스 배관을 이용해 발코니 2층으로 올라갔다.

크로거들에게라면 같은 방법이 통하지 않겠지만, 좀비들에게는 아주 잘 통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좀비들이 가진 괴력은 크로거 못지 않을 테니까.

어떤 식이든 단 한 번이라도 놈들에게 공격을 허용하는 순간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말 것이다.

‘한 번에 한 놈씩! 침착하게!’

집중력이 흩어져 약점이 아닌 곳에 타겟 포인트를 잡게 되면 그만큼 피곤해진다.

한 방에 한 놈씩 해치워야 파투스 소모도 줄이게 되고 사냥도 빨라질 것이다.

“크크크!”

그 사이 배관을 타고 올라온 남자 좀비.

생전에 힘 좀 썼을 것 같은 건장한 체격이었다.

그런 거구의 좀비가 침을 질질 흘리며 핏빛의 눈을 부라리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기가 질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재윤은 차분하게 놈의 약점에 집중했다.

‘저곳이군!’

양쪽 눈썹 사이에 파란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즉각 타겟 포인트를 위치시킨 후 바람의 화살을 날렸다.

퍽!

“끄아아아악!”

화살이 미간을 뚫고 좀비의 뒤통수를 통과했다.

[1코인을 얻었습니다.]

【좀비 토벌】

-임무 수행 중 : 1/12

좀비가 죽자 토벌 임무도 카운트 되고 있었다.

재윤은 다시 재사용 시간을 재는데 집중했다.

‘1, 2, 3, ······29.’

“바람의 화살!”

그 사이 배관을 타고 좀비 하나가 올라왔다.

어둠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실루엣을 보니 이번에는 여자 좀비였다.

얼굴은 어쨌을지 모르지만 몸매만 따지면 살아있을 때 꽤 예뻤을 것 같았다.

‘왼쪽 눈!’

그러나 재윤은 곧바로 그녀의 약점이 있는 왼쪽 눈으로 타겟 포인트를 위치시킨 후 화살을 날렸다.

푸확!

“꺄아아악!”

사람이 아니다.

좀비일 뿐이다.

남자건 여자건, 어린 아이 혹은 노인이건.

좀비는 좀비일 뿐.

이 미쳐버린 세상에 나타난 괴물 중 하나일 뿐이다.

재윤은 재사용 시간을 따져가며 그 괴물들을 죽이는데만 집중했다.

“바람의 화살!”

퍼억!

“꾸아아악!”

[1코인을 얻었습니다.]

【좀비 토벌】

-임무 수행 중 : 12/12(완료)

그러다 보니 어느덧 좀비 12마리를 처치했다.

[당신은 임무 【좀비 토벌(D)】을 성공적으로 완수했습니다.]

[임무 보상으로 100코인을 얻었습니다.]

[임무 보상으로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드디어 레벨 8.

‘이번에도 체력!’

【이름】 강재윤

【레벨】 8

【생명력】 60/60(↑10)

【파투스】 25/25(↑1)

【스탯】

근력 5

체력 6(↑1)

민첩 10

지능 4

【잔여 스탯 포인트】 0

【코인】 228

잠도 자지 않고 치열한 전투를 치르다보니 체력 소모가 적지 않았다.

다행히 레벨업을 하며 컨디션이 회복되긴 했지만, 이후 전투를 위해 체력을 높여두기로 했다.

체력이 떨어지면 집중력도 흩어져버릴 테니까.

[코인으로 당신의 전투 능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현재 당신의 코인 잔액은 228입니다.]

[200코인을 소모해 바람의 화살(Lv2)을 Lv3으로 강화하겠습니까?]

드디어!

재윤이 얼마나 기다렸던 순간인지 모른다.

“예! 강화합니다.”

[200코인이 소모 되었습니다.]

[바람의 화살이 Lv3이 되었습니다.]

* 바람의 화살(Lv3)

-바람의 화살을 하나 소환해 단일 대상을 공격한다.

-효과 : 대상에게 〈60 + 지능 스탯의 300%〉만큼 피해를 준다.

-유효 거리 3m

-파투스 1 소모

-시동어 : 바람의 화살

-재사용 대기 시간 : 28초

이로써 바람의 화살 공격력이 크게 증가했다.

Lv2 때 공격력이 48.

Lv3인 지금은 72.

여기에 C등급 지식의 피해 증가 15%까지 따질 경우 바람의 화살 한 방에 무려 83포인트의 데미지를 줄 수 있다.

이 정도면 약점이 아닌 곳을 공격해도 크로거나 좀비 정도는 한 방에 죽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공격력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유효거리가 1미터 더 늘어나고, 재사용 시간도 1초 줄었다.

그만큼 먼거리에서 보다 빠르게 적을 공격할 수 있게 됐으니 이전보다 유리한 전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좋아! 이제 좀 할 만하겠다.’

재윤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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