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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외 등급 해석사-143화 (143/176)

143화.  < 때와 장소를 가려야지 (6) >

지수가 김유성을 향해서 손가락을 내밀었다.

“가라.”

수많은 쿠키맨들이 김유성에게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김유성은 특유의 쾌검으로 모든 방해물을 일거에 양단했다. 새빨간 액체가 여기저기 튀겼다. 하지만 지수는 당황하지 않았다. 예상한 일이었다. 용사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단순히 숫자로 김유성의 발을 묶는 건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전부 베어버리면서 그대로 나아가면 그뿐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간단하진 않을걸.”

지수가 입꼬리를 올렸다. 분명히 김유성의 능력은 모든 것을 절단한다. 다이아몬드로 된 갑옷이건, 몇백의 술식을 겹쳐놓은 결계건, 칼질 한 번만 하면 반으로 슥삭 자를 수 있다. 얼마나 대단한 방어력을 자랑하든 김유성의 앞에서는 맨몸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다르게 말하면 그것 뿐이다.

물체를 절단한다. 그것 하나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능력이지만 결국 그게 전부. 베어낸 상대를 소멸시킨다거나, 재생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하는 부가효과는 일절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그런 게 없어도 충분히 사기적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몸 어딘가가 잘려나가는 순간 그것이 그대로 치명상이 될 것이 아닌가. 어지간히 재생력이 높은 몬스터라 해도, 방어를 무시하는 참격이 계속해서 퍼부어지면 버틸 재간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애초에 몸이 잘려나가든 말든 별 의미가 없는, 현실의 이치가 통하지 않는 존재들이 상대라면?

굳건할 줄 알았던 천적관계가 멋지게 뒤집힌다.

“이쪽은 처음부터 그쪽 능력 파악이 끝나있단 말이야.”

쿠키맨들을 베어내버리고, 지수를 죽이려 달려오던 김유성의 인형이 뒤를 돌아보았다. 땅바닥에서 무언가가 그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그것은 끈적거리는 액체였다. 슬라임과 비슷하지만 달랐다. 좀 더 점착성이 높고, 빨간색을 띠고 있는.

<딸기가 좋아! 딸기가 좋아!>

유성의 발목을 잡고 있는 액체괴물이 깔깔깔 웃었다. 김유성이 달려든 쿠키맨들을 베어냈을 때. 터져나온 빨간 색 액체는 피 같은 것이 아니었다. 쿠키는 과자다. 안에 피가 흐르고 있을 리 없지 않은가. 안을 채우고 있던 것은 딸기잼이었다.

전황과 능력을 해석하는 지수의 눈이 있다면, 상대방에게 가장 짜증날 형태로 동화를 구현하는 것은 손쉬운 일이었다. 달려나간 쿠키맨들을 김유성이 베어내고, 안에서 터져나온 딸기잼 괴물에게 발이 묶이는 것. 여기까지가 계산된 하나의 흐름이었다. 미리 알았다 해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봐야 어차피 잠깐동안 자리에 묶어두는 것이 고작일 뿐, 김유성을 쓰러뜨릴 결정적인 한 수는 되지 못했다. 지금 저쪽을 향해 용언마탄을 쏘아보내봤자 김유성은 코웃음치며 검으로 베어내버릴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 충분했다.

김유성이 움직이지 못하는 아주 잠깐의 틈. 다른 육영웅들 또한 동화의 괴물들이 가로막고 있엇다. 그 잠깐이면, 아까부터 사사건건 지수를 방해해대던 짜증나는 인형을 부숴버리기엔 충분했다. 마력을 해방한 지수가 공중을 튀어나갔다. 바닥에 내려왔을 때 지수 앞에는 흑기사의 인형이 서있었다.

“일단 하나.”

초근거리에서의 일 대 일 대치. 다시 없는 기회였다.

당연히 훅기사는 반격하려고 했다. 대검을 든 흑기사의 손이 위로 들리는 순간, 지수의 눈이 모든 것을 읽어냈다. 바로 다음 순간 흑기사가 취할 동작. 이쪽이 이런 행동을 하면 저쪽은 어떻게 대응할지, 그 이후 어떻게 몰아붙이면 어떤 방향으로 피하려할지. 현재의 조각들을 모아 미래를 조립한다.

“현상해석.”

해석이 끝났다. 지수의 금색 눈동자가 번쩍였다.

지수가 몸을 비껴내 흑기사의 대검을 피했다. 콰앙! 내리쳐진 대검에 땅이 갈라졌지만, 날아든 파편조차 지수의 몸에는 닿지 않았다. 누군가가 보면 미리 알고 피하는 듯한 움직임이라 생각할 것이다. 사실이었다. 지수는 미리 알고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 간단히 갑주의 빈틈에 손가락을 내민 지수는,

“용언마탄.”

피할 수 없는 일격을 폭발시켰다. 한도 이상의 충격을 받은 흑기사의 인형은 망가져 움직임을 멈추었다. 적막의 방해가 들어오지 않는 다면, 커다란 짐 하나를 덜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수가 박살낸 것은 흑기사 하나뿐만이 아니었다.

“다음.”

용언마탄을 장전한 지수가 다른 육영웅들을 향해 날아갔다.

그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짜여있는 것처럼 연쇄하는 움직임이었다. 지수에게 공격당할 때마다 육영웅의 인형들은 나름대로의 반격 또는 대응을 했지만, 하나도 통하지 않았다. 지수의 공격은 빗나가지 않는다. 빠져나가지 못해 막을 수도 없다. 그런 식으로 유도한 뒤에 공격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바로 현상해석이다. 이쪽은 상대가 다음에 가위를 낼지 보를 낼지 전부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다. 상대가 얼마나 심리전을 걸고 고민을 거듭하며 낸 것이든, 가위는 가위고 보는 보. 지수는 무조건 이기는 패를 낼 수가 있었다.

현상해석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정도 뿐이었다. 이쪽이 가진 수읽기의 우위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가진 패 자체가 강하거나, 용사의 심안처럼 지수에게 버금가는 통찰력을 지니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발동하기 전에 쓰러뜨리거나.

계산된 동작들을 빈틈없이 재현하는 지수가 생각했다.

‘생각해보면 김유성한테 뭐라고 할 입장이 아니군.’

절단이니 심안이니 심검이니 허공답보니. 수많은 용사의 능력들을 보며 치사하다고, 웃기지도 않는다고 혀를 내두르던 자신이지만, 말도 안 되는 능력 하나로 먹고 산다는 점에서는 이쪽 또한 똑같았다. 어쩌면 그보다 더할지도 몰랐다.

단 7초.

쿠키맨들에게 둘러싸인 김유성이, 발을 묶고 있던 잼까지 전부 날려버리는 데에 걸린 시간. 그리고 지수가 김유성을 제외한 모든 육영웅의 인형을 박살내는 데에 걸린 시간이었다.

그 육영웅이 시간끌기조차 불가능했다. 인형사의 힘으로 어느 정도 강화된 상태일 텐데도. 지수가 전력으로 현상해석을 발동한 순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수의, 용왕 스나크의 힘은 이미 그 정도 수준에 이르러있었다.

그리고 앨리스의 페이지가 전부 불타버렸다.

페이지를 매개로 억지로 재현하고 있던 동화구현의 능력이 사라졌다. 재버워키가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제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남은 육영웅은 김유성 하나 뿐. 그리고 김유성 하나라면 이미 지수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야 했는데.

“…뭐야 저거?”

지수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분출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커다란 이변에, 군단들을 막고 있던 정유현과 서민하조차 고개를 돌아보았다. 김유성의 온몸이 황금색의 광기(光氣)에 둘러싸여있었다. 아니, 둘러싸여있는 게 아니다. 김유성을 중심으로 화산이 폭발하듯 광기가 터져나오고 있다. 몸 주변에 스파크까지 터지고 있었다.

<용사는 동료를 잃을 때마다 각성한다.>

지수가 현상해석을 총동원해 읽어낸 저 현상의 정체는, 대강 설명하자면 그러한 것이었다. 동료 하나가 쓰러질 때마다 용사는 폭발적으로 각성한다. 그리고 지수가 7초 만에 육영웅 다섯 명을 전부 해치워버린 결과가 바로 지금의 용사 김유성이었다. 위험하다. 그렇게 지수가 눈을 한 번 깜빡인 순간.

황금에 휩싸인 검사가 눈앞에 있었다.

“이런 미친!”

쌔액! 강렬한 섬격이 바람을 갈랐다. 겨우겨우 피한 지수의 안색이 새하얗게 질렸다. 최소한으로 잡아도, 저번 방에 있었던 흉왕 급의 속도. 이건 무리다. 현상해석을 파훼할 수 있는 방법 두 가지. 수읽기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 지수보다 빠르고 강하거나, 현상해석에 버금가는 통찰안을 지니고 있거나.

놀랍게도 지금의 김유성은 두 가지 모두 만족하고 있었다. 무상성일 터야 할 지수의 능력에 천적이 나타났다.

“박사!”

역시 내버려둘 수는 없던 것인지, 정유현이 앞을 제쳐두고 이쪽에 중력을 내리꽂았다. 어떻게 잠깐이라도 움직임을 멈춘다면, 지수가 숨을 돌릴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보라색의 역장은 유성을 피해가듯이 양옆으로 갈라졌다. 내리찍힌 압력에 전혀 엉뚱한 곳의 땅바닥이 움푹 패였다.

‘뭐야 방금.’

지수는 분명히 보았다. 방금 김유성은 정유현 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정확한 타이밍에 좌측 위쪽으로 검을 한 번 휘둘렀다. 지수의 눈으로도 따라갈까 말까 한 수준의 스피드였다. 그 결과 정유현의 능력은 양단. 눈치채고서 휘두른 것이 아니다. 정답을 가리키는 용사의 심안. 그걸로 그냥 안 것이다.

정유현의 입장에서는 분명히 제대로 조준한 능력이 멋대로 갈라진 것처럼 보였겠지 . 하지만 우연이 아니었다. 몇 번을 시도해도 맞추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김유성이 베어낸 뒤, 빗나간 정유현의 능력이 지수를 공격하게 될 가능성마저 있었다. 그것을 깨달은 건지, 정유현 또한 견제를 그만뒀다.

‘이거 설마 죽는 건가?’

지수가 직감했다. 현상해석으로 빈틈을 유도하려 해도, 용사의 심안이 그걸 허락치 않는다. 절대중립으로 절단능력을 막아낸들, 저 정도의 힘과 속도라면 능력에 의지하지 않고도 지수의 사지를 잘라낼 것이다. 답을 찾을 수가 없다. 지금의 김유성은 말하자면 주인공 보정을 받은 주인공이었다.

‘그것도 동료가 적에게 몰살당해서 미쳐 날뛰는 주인공!’

지수는 뇌가 녹아내릴 만큼 빠르게 머리를 회전시켰다. 쪼개져있는 모든 단서들을 종합해, 지금 이 상황에서의 최적해를 순식간에 내놓아야 했다. 머릿속에서 무리라고 불평해도 어쩔 수 없다. 불가능하다면 다음 순간 죽을 테니까.

“재버워키!”

지수의 외침과 함께 재버워키의 형태가 변해갔다. 체크무늬의 케이프를 걸치고 있는 이족보행의 토끼였다. 토끼가 앞발에 들고 있는 것은 멋들어진 시계줄이 걸린 회중시계였다. 시계토끼의 능력은 무언가를 감속시키거나 가속시키는 것.

지수의 발밑에 시곗바늘 형태의 각인이 나타났다.

김유성을 감속시키는 걸 택하지 않은 것은 통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 김유성의 기세는 그 정도였다. 지수의 온몸이 가속 하기 시작했다. 오직 한 가지, 눈앞의 적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서. 황금의 폭풍이 된 김유성이 지수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피한 것은 정말로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죽음의 이미지가 확고하게 보였다. 주마등이라고 할까. 전에 없던 긴장감과 압박에, 이미 시간을 한없이 쪼개 압축해서 파악하고 있는 지수의 시야가 더욱 더 느려졌다. 거의 시간을 멈춘 것 같은 감각이었다. 그런 세계에서도 김유성은 평범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정도의 속도와 폭발력이었다.

"완성됐어요!”

흑마녀가 소리쳤다. 네 명의 마녀의 성흔을 하나로 모은 힘. 이동포대 ‘발푸르기스의 밤’. 그것은 포탑이라기보단, 마치 자그마한 성채 같았다. 대단한 위용이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발푸르기스의 밤을 움직이고 있는 술식의 숫자였다. 행동 하나하나를 지정하는 자잘한 술식들이 적어도 일천 개 이상 짜여져있다. 모든 마도학의 집대성이 그곳에 있었다.

“당장엄호를…!”

“안돼!”

지수가 질겁하며 소리쳤다. 어느 때보다 날카롭게 서있는 지수의 판단력은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지 순식간에 파악했다. 저 포탑은 지금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하나뿐인 희망이었다. 단 한 번의 공격이라도 불필요한 곳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

“인형사를 노려요, 지금 당장!”

괜찮다, 김유성은 혼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그 따위 여유를 부리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수는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이미 끝났다. 지금의 김유성을 상대론 버티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피할 수 있는 건 앞으로 열 일곱 번.

그 이후로는 어떻게 해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이 찾아온다. 눈을 돌리고 싶어도, 현상해석으로 보이는 미래는 현실을 분석한 결과였다. 물론 다른 이들의 엄호를 받으면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엔 의미가 없었다.

열 일곱 번을 피하고 죽나, 스무 번, 서른 번을 피하고 죽나 어차피 죽는 것은 똑같았다. 이미 이쪽의 방비를 굳히는 것 따위 의미가 없는 상황이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잡아먹히기 전에 먼저 뛰쳐들어가 상대의 왕을 잡아먹는 것뿐.

엘리전. 그게 유일한 승산이라면 모든 걸 걸 수밖에 없다.

정유현은 지수의 말을 듣고서 모든 상황 파악이 끝난 듯 했다. 곧바로 지수에게서 휙 고개를 돌려, 앞쪽만을 쳐다보았다. 이내 정유현의 손바닥에서 소용돌이가 몰아쳤다. 전장을 일직선으로 내리찍는 중력의 역장. 뒷일을 생각해 여력을 남기는 것 따위 생각하지 않는, 말 그대로 전력 전개였다.

전장의 건너편, 인형사를 향한 길이 뚤렸다.

정유현의 핏줄이 불거졌다. 완전히 무리하고 있었다. 도박에 가까운 수였지만, 이미 인형들의 군단을 하나하나 치우면서 전진할 여유 따위는 없다. 일부러 한계를 뛰어넘은 건 그걸 알리는 의미이기도 했다. 메세지는 확실히 전해졌다.

“알았어!”

고개를 끄덕인 서민하는, 만들어진 길을 총알처럼 날아갔다. 이미 이것은 시간의 싸움이었다. 인형들의 머리를 밟으며 달려나간 서민하를 수십 자루의 혈검들이 뒤따랐다. 뒤에 있던 혈검들은 스스로 폭발하며 혈검의 추진력이 되었다.

날아간 혈검들은, 인형을 조율하는 인형사의 팔다리를 도망칠 수 없도록 공중에 매달았다. 이것으로 서민하의 역할은 끝났다. 결정타를 짓는 것은 그녀가 할 일이 아니다. 서민하를 뒤따라서 전 포문을 개방한채 운석처럼 떨어지고 있는 것은, 폭주하는 마성(魔城). 이동 포대 발푸르기스의 밤이었다.

“정말, 이러려고 만든 게 아니라고요!”

흑마녀가 서러운 목소리로 외쳤다. 발푸르기스의 밤 그 자체를 날려 부딪치는 자폭공격. 인형사의 내구도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이상, 한 순간에 확실히 승부를 결정짓기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었다. 모든 마탄이 작렬하며 폭발했다.

굉음이 대지를 흔들었다. 단 한 순간에 모든 걸 쏟아부었다. 연기 속에서 눈을 뜬 정유현이 황급히 지수 쪽을 돌아보았다. 지수는 폭주하는 용사를 혼자서 감당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유현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김유성의 검이 지수의 목에 닿아있었다. 새빨간 피 한 줄기가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내 황금빛 폭풍이 잦아들고, 실이 끊어진 것처럼 김유성의 몸이 허물어졌다. 지수의 목을 베어내기 직전이었던 검은, 김유성의 손에서 떨어져 땅바닥을 굴렀다.

김유성의 검은 한 번 휘두를 때마다 지수가 빠져나갈 구멍을 착실히 없애버렸고, 마지막 17수 째 드디어 완벽한 체크메이트를 만들었다. 다만 왕을 죽이기 직전에 게임이 끝나버렸을 뿐이다. 침을 삼킨 지수가 살짝 베인 살갗을 매만졌다.

“어떻게 살았네요….”

식은땀을 흘리는 지수가 정유현을 향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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