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화. < 진격하고 또 진격하라 (4) >
다음 S급 던전의 게이트는 이미 발견된 상태였다. 어느 고산의 동굴 안쪽. 발견한 사람은 무언가의 유적인 줄 알고 기관 쪽에 알렸지만 조사 결과 던전의 게이트로 밝혀져, 사안이 헌터 협회로 양도되어있었다. 지수가 가볍게 콧숨을 내쉬며 생각했다.
‘협회장이 병정 씨니까 되게 편하네.’
이런 라인이 없었다면 협회 측에서 자기들끼리 어떻게 해보려고 비밀을 숨기거나, 정보에 별의 별 대가를 요구했을지도 몰랐다. 대외적으로 S급 던전의 존재를 알려, 온갖 길드들이 자기들이 가보겠다며 난리를 일으키기라도 했다면 수습하기 골치가 아팠을 터였다. 이런 것이 인맥의 힘이라는 건가. 지수가 흐뭇하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 이런 곳에 나타난다면 찾는 것만 해도 큰일이겠군.”
S급 헌터들을 통솔하고 있는 정유현이 말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심해의 바닥 같은 곳에 게이트가 나타난다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찾을 방도가 없었다. 대범위 탐지 주문을 사용한다 해도 커버할 수 있는 범위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면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을 의지해야 할 텐데… 지수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가면을 쓰고 있는 남자였다.
‘루드비히 베리야에프.’
마왕. 그라면 S급 던전의 게이트가 어디 있는지쯤이야 당연하다는 듯이 찾아내서 먼저 들어가 있을 것 같았다. 구체적인 근거는 없지만 그간 마왕이 보여준 행보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마왕의 기척은 어디에서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전력을 모아놓고 원정을 가려는데 훼방을 안 놓을 양반이 아닌데.
대략적인 추측은 가능했다. 김유성의 소실로 인해 박살나버린 봉인의 핵. 그것을 수습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일 것이다. 마왕이야말로 여왕이 세상에 풀려나지 않기를 세상에서 제일 절실하게 바라는 존재라해도 과장이 아니었으니. 어떻게 보면 호기였다. 지금부터 얼마간은 마왕의 간섭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다.
“그러면 돌입하도록 하죠.”
지수가 돌아서서 말하자, 모여있는 S급 헌터들이 눈을 빛냈다.
사실대로 말하면 이미 기존의 던전들 중에서 그들이 진심으로 덤벼야 할 던전 따위는 없었다. 헌터 업계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A급 던전조차 적당히 힘을 쏟기만 해도 여유롭게 이길 수 있었다. 헌터 일은 계속해야 하기에 타성에 젖어서 던전행에 가지만 그저 지루할 뿐.
하지만 지금 그들의 눈앞에 S급이라 해도 쉬이 공략하지 못할 던전이 있다. 목숨을 걸고서 몬스터와 싸워 보물을 쟁취하던, 가슴 뛰는 그때가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옆에는 정체불명의 현인, ‘척척박사’라 불리는 용궁의 길드장과, 그를 따르는 육영웅. 괴물의 힘을 가진 소녀와 네 명의 마녀. 일반적인 S급들의 강함조차 뛰어넘은 초인들이 있었다. 마치 슈퍼 히어로 영화의 올스타 팀 같았다. 이들과 함께 싸운다면 이 전투는 전설이 될 것이다. 그러한 두근거림이 S급 헌터들을 고양시키고 있었다.
‘되게 의욕 없을 줄 알았는데.’
모인 사람들의 태도를 살펴본 지수가 머리를 긁적였다.
어차피 던전행에 참여만 하면 용왕의 무장을 공짜로 얻으니, 설렁설렁 싸우는 척만 하다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아마 자신이라면 그랬을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무슨 수련회 가는 버스 안에서 오늘 밤새우자고 떠드는 고등학생들 이상의 열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예상 밖의 일이었지만 나쁜 상황은 아니었다. 전의를 불태운다니 오히려 환영할 만한 일이다. 게이트에 대한 브리핑은 이미 대강 끝내 놓았다. 이 게이트에서 이어지는 던전은 ‘마계의 끝자락’. 어둠 속성의 마족들이 주로 출현하니, 아무래도 빛 속성의 공격이 크게 유효할 것이었다. 그걸 어떻게 아냐는 질문에 백묵이 코웃음을 쳤다.
“저 놈이 척척박사라니까.”
그 말에 S급 헌터들이 침을 삼켰다. 이전, 백묵 길드와 제휴한 누군가가 던전의 정보를 미리 읽어주는 서비스를 해준 적이 있었다. 온갖 길드에서 수요가 폭주하다 곧바로 그만둬버렸지만. 헌터들 사이에서는 도시전설 취급까지 당하는 이야기였다.그 능력을 가진 각성자가 누군가 하는 이야기에, ‘척척박사’라는 대답이 돌아오곤 했었는데.
헌터들이 새삼 대단하다는 눈치로 용궁의 길드장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니었다. 게이트 돌입이 코앞이었다.
“축복을 걸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와주세요!”
성기사가 십자가 모양의 성표를 들고서 말했다. 멀찍이 선 지수가 옆에 있는 서민하에게 넌 받으러 안 가냐고 묻자, 서민하는 미역 씨 또 무슨 헛소리 하냐며 팔꿈치로 허리를 찔렀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서민하는 뱀파이어이기에 빛의 축복을 받으면 오히려 대미지를 입어버렸다.
정비가 끝난 뒤 원정대가 문을 열고 던전 안에 들어갔다.
“이곳이….”
돌입한 사람들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미궁이나 탑 같은 기존의 던전과는 전혀 달랐다. 지평선이 보일 만큼 넓게 펼쳐진 이곳은 말 그대로 하나의 세계 같았다. 보이는 풍경은 완전히 메말라 있는 나무들과 척박한 대지. 태양이 없는 하늘은 짙은 보라색이었다.
“속전속결로 끝내죠.”
주머니에서 만년필을 꺼내든 지수의 모습이 변했다. 허주화의 술. 그 몸에 재버워키가 깃들어 펄력이는 망토가 발현했고, 머리에서는 동양의 용과 같은 뿔이 돋아났다. 쩌렁쩌렁 흐르는 기류에 S급 헌터들이 침을 꿀꺽 삼켰다. 이런 건 듣도 보도 못했다. 겉으로 느껴지는 것만 해도 말도 안 되는 마력량이었다.
전진하자마자 이곳저곳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날개를 퍼덕이는 소리와 함께 나타난 건 가고일을 비롯한 마족들이었다. 숨어서 상황을 살피는 놈까지 약 십수 체 정도.
“악마종…!”
악마종은 일반적인 몬스터 카테고리의 최정점에 위치한 존재였다. 제 아무리 약한 악마종이라도 웬만한 몬스터들과는 격을 달리하고, A급 던전에서도 중간보스 격으로 등장한다. 그런 악마종들이 앞에 보이는 것만 해도 십수 마리 있었다. 마치 굴러다니는 잡졸 몬스터들처럼. 헌터들이 조금쯤 위축된 순간, 성기사가 소리쳤다.
“이곳에 전투의 영광 있으리!”
그가 격렬한 동작으로 땅바닥에 깃발을 꽃자, 주변에서 축복이 흐르며 사람들의 원기를 북돋아 주기 시작했다. 아군에게 유리한 영역을 만들어내는 기술이었다. 이내 서민하가 눈썹을 찌푸렸다. 축복 때문에 피부가 따가운 것 같았다.
전투가 시작되려는 때에 입술을 깨문 것은 오성화였다.
“…뭔가 이상해. 왜 이쪽에 달려들지 않지? 악마종의 공격성은 모든 몬스터들 중에서도 최고일 텐데.”
몇 번이고 악마종을 사냥해본 오성화이기에 본능적으로 위화감을 느꼈다. 좀비 영화에서 마주친 좀비가 자리에 가만히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살의의 화신이었다. 적어도 성기사가 영역을 펼쳤다고 해서 달려들지 않을 만한 놈들은 아니었다.
지수가 눈동자를 굴렸다. 추측은 두 가지가 가능했다. 첫 번째, 무언가 더 높은 존재에게 통제당하고 있다. 명령을 따라야 하기에 막무가내로 달려들지 않는 것이다. 이곳에도 던전의 보스 몬스터에 해당하는 존재가 있을 테니 그리 이상한 추측은 아니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지수가 옆에 서 있는 서민하를 바라보았다.
“너 때문에 저러는 거 같은데.”
“뭐?”
“같은 악마종이라 생각해서… 쟤네보다 네가 훨씬 더 세니까. 알아서 눈 깔고 있는 거 아니야?”
적어도 그들이 서민하를 크게 경계하고 있는 것은 확실했다. 서민하가 팔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악마종들의 시선이 그쪽에 집중됐으니까. 졸지에 몬스터 취급당한 서민하가 불쾌하다는 듯이 표정을 팍 찡그렸다. 그리고 백묵이 앞쪽에서 물러나라며 손짓을 취했다.
“대치하고 있어봐야 시간만 갈 뿐.”
길을 열지. 백묵이 손을 뻗자, 거대한 강철의 송곳이 뒤쪽에서 튀어나와 앞에 있는 모든 것을 쓸고 지나갔다. 천근살. 무지막지한 힘이었다. 이 정도 파괴행위를 순수한 물리력으로 일으킬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백묵뿐일 것이다. 적의 진형이 무너지자마자, 지수와 서민하는 곧바로 공중을 날아가기 시작했다.
“캬아악!”
지수와 서민하가 무리에서 떨어지자마자, 숨어있던 악마종들이 날개를 펼치고 날아왔다. 혀를 찬 서민하가 손톱을 세우고 맞서 싸우려 할 때, 날아오던 악마 주변에 연보라색 기운이 발현되었다.
“내 앞에서 하늘을 날지 마라.”
정유현이 이쪽에 손을 뻗고 있었다. 중력의 철퇴가 내리쳐졌다. 비행하고 있던 마족은 그대로 땅바닥에 처박혀 피곤죽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저쪽은 저쪽대로 전투가 시작되기 시작했다. 지수와 서민하의 뒤쪽에 따라붙은 건 백묵과 허다인이었다. 지수가 앞을 바라보았다.
저편에 보이는 것은 커다란 성이었다. 던전이란 건 보스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그걸로 끝이다. 아마도 저곳에 우두머리가 있다. 부하들을 일일이 상대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어느 정도 날아가 성이 보이기 시작하자, 백묵이 달리기를 멈췄다.
“여기부터는 맡겨둬라.”
“너희 둘이 먼저 가도록 해.”
허다인 또한 멈추어서 탈로 얼굴을 가렸다. 슬슬 이쪽을 감지해 뒤쪽에서 따라붙는 악마들의 숫자가 불어나고 있었다. 성 내부에 돌입해 보스를 상대할 때, 뒤따라온 적들에게 포위당해 퇴로가 막히는 것은 피해야 했다. 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허다인과 백묵은 백전연마의 전사였다. 그들이 맡겨달라 한다면 맡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부탁할게요.”
이내 지수가 서민하와 함께 앞으로 나아갔다. 이 원정대에서 지수와 서민하가 맡은 역할은 특공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암살조. 모두가 전면전을 펼치며 시간을 벌어주는 사이 그들끼리 보스 몬스터를 박살내는 역할이었다.
보통이라면 미친 짓이나 마찬가지였다. 각성자 단 둘이서 보스 몬스터를 토벌하겠다니. 던전의 보스 몬스터라는 것은 암살하겠다고 기습해서 죽일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며칠을 야영해서라도 원정대를 전진시키며 다같이 보스를 둘러싸고 레이드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해서 모든 S급 던전을 공략하려면 적어도 일 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미 그만한 유예는 남아있지 않았다. 게다가 지수와 서민하의 전투능력은 이미 일반적인 S급 헌터들의 수준을 한참 뛰어넘어 있었다.
성 앞에 다다른 두 사람이 땅으로 내려왔다.
이 주변에는 악마족들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정답이었다. 이 성이야말로 보스 몬스터가 있는 곳이었다. 문 앞으로 걸어가자 강력한 결계가 쳐져 있었다. 지수의 눈에서 금색의 광채가 빛났다. 지수가 성문에 적혀있는 문자를 읽어내렸다.
<모든 두려움의 주인, 네 개의 자물쇠에 잠겨 여기 잠들다.>
아하. 문구를 읽은 지수가 이쪽저쪽을 휙휙 둘러보았다. 용왕의 감각이 모든 요소들을 극히 민감하게 감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아까부터 느껴지던 위화감이었다.
‘동서남북에 하나씩 이질적인 마력이 있어.’
네 가지의 마력은 전부 속성이 달랐다. 높은 고도로 비행해서 바라보니, 던전의 동서남북에 펼쳐져 있는 지형 또한 상반되어있었다. 숲과 바다. 화산과 바위산. 그리고 중앙 부분에 위치한 것이 바로 이 메마른 나무들, 무덤가 사이의 성이었다.
‘대충 견적이 나오는데.’
지수는 S급 던전의 구조에 대해서 대강 감을 잡은 상태였다. 단순하게 ‘나오는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만으로는 안 된다. 무언가 따로 특수한 공략법이 있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든 찾아내는 게 클리어의 열쇠이고.
이것도 김유성이 말했던 법칙의 해석이라는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몰랐다. 아마 이 성의 문을 열려면, 뭐 동서남북에 하나씩 흩어져있는 사천왕 같은 걸 전부 쓰러뜨려서 열쇠를 얻어야 한다 뭐 그런 것이겠지. 숲에 갔다가 바다에 갔다가 화산에 갔다가 바위산에 갔다가. 정말 끔찍할 만치 시간을 잡아먹는 던전이었다.
물론 지수는 그런 귀찮은 짓을 할 생각이 없었다.
“현상해석, 심상해석.”
지수가 눈을 번쩍 뜨자 양쪽의 눈동자에서 금색과 청색의 안광이 흘렀다. 엑스레이를 찍은 것처럼, 성문의 결계의 뼈대를 이루고 있는 마력 구조가 투시되어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무슨 조건을 붙여놓아봤자 문제의 핵심은 ‘결계로 못 들어가게 막아 놓았다.‘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지수는 얼마나 복잡하게 숨겨놓았든 결계의 구조 그 자체를 읽어내릴 수가 있었다. 지수가 구조에 따라 억지로 마력을 흘려 넣자, 성문의 결계가 불안정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굳이 완벽하게 파훼할 필요까지도 없었다. 지수가 서민하에게 눈짓했다.
말하지 않아도 의도가 전해졌다. 서민하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결을 포착했다. 이내 달려나간 서민하의 손톱이 성문을 통째로 찢어냈다. 무지막지한 힘에 결계가 박살 나며 성문이 우르르 무너졌다. 흙먼지가 잦아들고 성에 들어서자, 내부는 고딕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고풍스러운 홀이었다. 이내 성안에 사념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 마왕의 잠을 깨운 어리석은 이들이여.>
<위층으로 올라오도록 해라.>
“마왕이라고?”
그 목소리에 지수가 눈을 번뜩 뜨며 놀랐다.
도저히 흘려넘길 수가 없는 말이었다. 설마, 설마 마왕이 이곳의 보스 몬스터라는 건가? 그게 사실이라면 커다란 계산 착오였다. 서민하와 함께 싸운다면 웬만한 보스 몬스터 정도는 무난하게 꺾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가 마왕이라면 아무리 지수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아니,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십중팔구 질 것이다. 지수는 아직 한 번도 루드비히 베리야에프의 진정한 전력을 목격해본 적이 없었다. 긴장하고 있던 지수는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어차피 선택지는 하나 뿐이다. 여기서 돌아갈 수는 없다. 정말로 루드비히든 아니든 일단 만나서 확인해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수와 서민하가 최상층에 다다르자, 어디선가 피아노 선율이 들리기 시작했다.
“잘 왔군. 너희가 나를 깨웠나?”
“...마왕?”
맨 윗층을 통째로 차지하고 있는 건 귀족 취향의 지극히 사치스런 방이었다. 그랜드 피아노는 연주자 같은 것 없이 저절로 건반이 눌리며 연주되고 있었다. 그리고 방의 한가운데에서 어둠이 모여드는 것과 함께 한 남자가 나타났다.
한 마디로 말해, 영화에서 나오는 드라클라 같은 외관이었다. 멋들어진 콧수염을 기르고, 새까만 망토를 둘둘 두르고 있는 미중년. 창백한 인상의 입가에서는 뾰족한 송곳니가 빛났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면, 지수가 아는 그 마왕과 동일인물일 가능성은 요만큼도 없다는 점이었다. 던전의 보스 몬스터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나야말로 만마의 정점에 군림하는 자, 마왕이다.”
“뭐야 이건?”
별 듣도 보도 못한 잡놈이 나타났다며, 지수가 눈썹을 찌푸렸다.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긴장이 풀린 뒤의 실망감을 함께 느끼며, 지수는 몸 안의 마력을 끌어 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