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화. < 왕위를 계승하는 중입니다 (3) >
누각의 본거지. 공중을 떠다디는 기묘한 한옥. 그 안쪽의 한 방에서 침대에 누워있던 서민하가 눈을 떴다.
상반신을 벌떡 일으키자, 옅은 분홍빛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그대로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서민하를 제지한 것은 아까부터 옆에 앉아서 상태를 살펴보고 있던 망량이었다.
“움직이지 마십시오. 지금 몸상태가….”
“괜찮아. 내버려 둬."
허다인이 망량의 말을 잘랐다. 그 말에 망량은 미간을 좁혔다. 지금 서민하는 가속된 환상 속에서 막 단련을 끝내고 깨어난 참이었다. 즉 이제부터 반동으로 온몸이 비명을 지르게 될 터. 섣불리 일어나서 움직여도 좋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서민하는 정말로 침대에서 일어나,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며 몸을 풀고 있었다.
“어떻게….”
망량이 멍하니 입을 벌렸다. 환상 속에서 많은 것을 가지고 돌아올 수록, 깨어난 뒤 육체의 반동은 심해진다. 이것은 절대적인 규칙이었고 이론상 피할 수 있는 방법 따위 없었다. 적어도 몇 시간 정도는 움직일 수 없는 게 당연했다.
"...설마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한 겁니까?"
생각이 미친 망량이 누각주를 돌아보았다. 만일 환상이 시작되자마자 곧장 탈락해버렸다면, 저렇게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이해가 갔다. 정신에도 그만큼 부담이 적었을 테니까. 하지만 허다인은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그런 게 아니야.”
“그렇다면 어떻게 저런…!”
“반동은 정신의 급격한 성장에 육체가 억지로 따라가려 해서 나타나는 현상이지. 하지만 이 아이의 경우엔 반대야.”
망량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얼굴이었다.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내려놓은 허다인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거꾸로, 몸의 성능에 정신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던 거지. 이제야 균형이 맞춰진 거나 마찬가지니 반동 같은 게 있을 리 없고. 처음에는 나도 놀랐어. 이런 경우가 있다니.”
허다인이 서민하를 힐끗 쳐다보았다. 드래고닉 뱀파이어에 뱀파이어 엠프레스. 서민하는 이미 현존하는 그 어떤 각성자보다도 압도적인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능력적으로 더 강해질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힘을 사용하는 방법. 싸움에 있어서의 선구안. 서민하는 물 먹는 스펀지처럼 그 모든 이론들을 거의 본능적으로 체득해갔다. 또 몬스터의 인자를 이식 받아 얻은 힘 뿐만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던 각성자로서의 능력도 단련시켜주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스스로도 잘한 걸까 의심이 들 정도로….’
반 정령과 반 흡혈귀. 서로 인간에서 한 걸음 떨어져있는 처지, 내치는 것도 정이 없다 생각해서 누각에 들였다. 갈고 닦으면 대단해질지 모른다는 흥분도 있었다. 하지만 어쩌면 자신은 감당할 수 없는 존재를 키워버린 것일지도 몰랐다.
“고마워. 당신 대단하네.”
“대단한 건 오히려 너겠지.”
“응. 이 정도면 미역 씨의 발목 정돈 잡을 수 있겠지.”
미역…? 영문 모를 말에 망량이 고개를 갸웃했다.
가볍게 몸을 풀기를 끝낸 서민하는, 붉은 기운에 휩싸이며 등에서 박쥐 날개를 꺼내었다. 그것만으로 아찔한 수준의 마력이 몰아쳤다. 서민하가 허다인에게 가볍게 꾸벅 인사했다.
“일이 잘 풀리면 다시 들릴게. 그럼 먼저.”
“잠깐. 뭘 하려는…!”
망량이 놀라며 벌떡 일어섰지만, 서민하는 지체없이 창문을 열어 바깥에 몸을 던졌다. 놀란 망량이 바깥에 머리를 내밀어보자, 날개를 펼친 서민하는 이미 구름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허다인은 말없이 담담하게 차를 홀짝였다.
그리고 하늘.
자신의 혈기에 둘러싸여있는 서민하는, 커다란 날개를 펼친 채 구름 사이를 총알처럼 스쳐지나갔다. 이내 그녀의 몸 주변에서 흐르던 피가 글자의 형태를 이루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인간의 문자가 아니라 어떤 종류의 용언이었다.
[종속 : 계약에 따라, 종속의 주체가 죽거나 봉인될 시, 피에 종속된 계약자는 주체의 부활 및 해방에 목숨을 바친다.]
[시급히 내용을 집행하라.]
피로 만들어진 새빨간 문자는, 마치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따르지 않으면 죽는다고. 그것은 예전 서민하가 마신 혈정에 깃들어있던 계약이었다.
아그리올라가 자신의 부활을 위해 안배해둔 장치 중의 하나, 용의 혈정의 종속.
하지만 그 기대는 무참히 무너져, 교묘한 우회책으로, 종속의 주체는 아그리올라에서 지수로 바꿔쳐져있었다.
[… 집행하라.]
[집행하라.]
[집행하라!]
서민하가 작게 눈썹을 찌푸렸다. 원래대로라면 용언은 거의 세뇌에 가까운 장악력을 발휘해, 종속당한 자의 인격마저 무너뜨려야 했다. 하지만 서민하에게는 짜증나게 계속 들볶아대는 내면의 목소리 정도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아까부터 머리쪽에서 조잘조잘 시끄러워….”
다른 무엇도 아닌, 혈액을 매개로 삼는다는 게 문제였다.
피를 지배하는 뱀파이어 엠프레스의 특성은 종속의 힘을 어느 정도 중화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별 문제는 없었다. 애초에 서민하에게는 종속을 거스를 생각 자체가 없었으니까. 이내 눈썹을 찌푸리고 있던 서민하가 피식 입가를 올렸다.
“한 번 지껄여봐.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혈기를 휘감은 채 하늘을 날아가는 서민하는, 붉은 창의 형상이 되어 구름 저편으로 사라져갔다.
***
"저기야, 저기!”
해가 막 뜨고 있는 아침, 폐허가 된 길을 걷고 있는 허다인이 해맑게 아지트를 가리켰다. 백묵 또한 자신들의 거점에 도착해 안심했는지 긴장을 풀고 있었다. 그 순간 내면에서 스멀스멀 올라온 밴더스내치가 지수의 머릿속에 속삭였다.
<완벽해.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야. >
‘기회는 또 무슨 기회.’
<모르겠어? 여기서 불가살이랑 무당을 죽이는 거야. >
밴더스내치가 손가락으로 허다인과 백묵의 등을 가리켰다. 지수는 어이가 없어서 눈썹을 찌푸렸다. 이 유령은 다 좋은데 입을 열 때마다 헛소리를 한다는 게 문제였다. 사실 거짓말이었다. 다 좋기는 개뿔이. 지수는 자신의 생각을 정정했다.
<지금은 양쪽 모두 등을 보이고 있으니까, 한쪽을 공격하고 시작하면 이 대 일이라도 낙승이야. 은신처의 위치도 손에 넣었잖아? 불가살이는 이쪽을 경계한답시고 감시하고 있긴 하지만 느슨해도 너무 느슨해. 충분히 찌를 수 있어.>
‘제발 좀 상식이란 걸 갖춰주면 안 되겠냐.’
지수의 말에 밴더스내치가 냉정하게 대답했다.
<오해하지 마. 이건 철저하게 상식적인 판단이야. 지금 불가살이와 무당을 죽이고 가지 않으면, 육영웅을 전부 몰살시키는 게 엄청나게 힘들어져. 하지만 지금 둘을 쓰러뜨린다면 나머지를 처리하는 것도 비교적 간단해지지. >
‘내가 왜 육영웅을 몰살시켜야 하는데?’
<그래야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으니까.>
‘뭐라고?’
그 말에 지수의 가슴이 철렁했다. 다른 건 몰라도 방금 것 만큼은 얘가 또 헛소리 한다고 흘려넘길 수가 없었다. 지수의 명백한 동요를 느끼고서 밴더스내치가 입가를 올렸다.
<어제 물어봤었지? 여기서 빠져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고. 제일 간단한 방법은 육영웅을 몰살시키는 거야.>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봐.’
<이곳은 말하자면 대전쟁의 사건 하나를 떼어내서, 봉인의 기둥으로 빚어낸 거야.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니까 에피소드 제목은 ‘용왕 토벌전’ 정도 되겠지. 그러니까 주역인 육영웅을 전부 다 죽여버리면 더 이상 유지되지 못할걸. >
목소리는 즐거워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기색이었다. 밴더스내치는 지수가 고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로 유쾌한 듯 했다. 악질적인 점은, 그녀는 결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다. 지수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것도 아니다.
그녀는 어디까지나 진심으로 조언해주고 있다. 정말로, 지수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선택지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뭐, 나는 간언할 뿐. 따를지 말지는 왕님 선택이야. 아무런 불만도 표하지 않을게. 왕님이 죽으면 나도 죽겠지만, 왕님같은 반쪽짜리 용왕이 걸어갈 왕도를 보고 싶다고 생각한 시점에서 그 정도 각오는 끝내둔지 오래니까.>
그리고 그녀가 입을 닫았다. 시간은 없다. 한 걸음씩 걸어갈 때마다 육영웅의 은신처는 가까워졌고, 기습의 기회도 희미해져갔다. 그녀는 느긋하게 지수의 결정을 기다렸다. 몇 초 정도가 지났을까, 어깨를 으쓱인 밴더스내치가 물었다.
<그래서, 결정은? >
‘…뭘 물어봐? 안 죽여.’
지수는 생각할 것도 없었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 생각에 밴더스내치가 이상하다는 듯 턱을 매만졌다.
<어째서지? 원래 세계의 불가살이와 무당은 왕님과 아는 사이니까 죽이는 데에 거부감이 드는 것도 이해해. 하지만 여기 있는 둘은 별개의 존재야. 아는 사이도 아니잖아?>
지수는 어깨를 으쓱였다. 저런 질문이 나오는 시점에서, 지수가 열심히 설명한다 한들 제대로 납득시킬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인간이 아니고 용이라 그런지 사고방식 자체가 지수와는 너무 달랐다. 지수가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저쪽이 먼저 공격하기 전엔 안 죽인다.’
<그런가. 그런 거구나. 그래도 후회할 텐데. >
밴더스내치가 주억주억 고개를 끄덕였다. 지수는 자신의 내면에서 집중을 거두고 앞을 쳐다보았다. 생각에 잠겨 걷다보니 어느새 육영웅의 본거지에 도착해있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백묵이 정말로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흥. 아무리 검증을 위해서라곤 해도 이런 녀석을 여기까지 데려오다니. 사실은 뒤가 구린 녀석일 게 뻔한데.”
“그런 말 하지 마, 실례잖아!”
허다인이 백묵의 허리를 팔꿈치로 툭툭 찔러댔지만, 몸이 강철로 감싸여있는 백묵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계단을 걸어내려가자 커다란 공간이 있었다. 그늘에 덮인 어둠 속에서 붉은 눈동자가 빛났다. 낮게 깔린 목소리가 공간 안에 울렸다.
“꽤나 빨리 돌아오셨군요. 다인 씨, 묵 씨.”
“백묵이라고 부르라 했을 텐데?”
“성과는 있었습니까? 그리 기대하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구석에 앉은 채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건, 본 적이 있는 검은 색의 갑주였다. 흑기사 우진. 인형사에게 조종당하는 꼭두각시 따위가 아닌 진짜 육영웅이 그곳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우진의 말을 들은 허다인이 양팔을 흔들며 말했다.
“있었어, 있었어! 지금 우리한테 딱 필요한 인재 말이야!”
그리고 짜잔~ 이라는 효과음이 들려야할 것만 같이, 허다인이 두 손으로 지수를 가리켰다. 지수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안녕하세요 고개를 숙였다. 우진은 신중하게 지수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그런 그에게 달려간 허다인이 말했다.
“보자마자 느낌이 확 왔어. 이 사람은 분명 도움이 될 거라고! 마력을 다루는 능력은 나보다 더하다니까!”
그리고 벽에 등을 기댄 채 팔짱을 낀 백묵이 말했다.
“뭐. 정체불명인 게 마음에 안 드는 건 사실이다. 그래도 성녀의 보증만 받는다면 동료로 삼아도 괜찮겠지. 나름대로 힘을 가늠해봤지만, 끌어들일 만한 메리트는 있다.”
두 사람의 말에 지수가 눈을 끔뻑였다. 지수가 허다인과 백묵을 관찰했듯이, 이쪽 또한 관찰당하고 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지수가 놀란 것은 다른 부분이었다. 백묵 이 양반, 감시하겠다면서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가.
조금 감동받고 있는 지수를 보며 우진이 머리를 긁었다.
“글쎄요. 강자는 한 사람이라도 절실하긴 한데….”
우진이 은신처의 구석을 턱짓했다. 그곳에는 창문에서 비치는 희미한 햇빛 속, 앉아서 기도하고 있는 수녀가 있었다. 고개를 돌린 지수가 움찔했다. 움직임이 아예 없길래 무슨 석상이나 그런 건줄 알았다. 팔짱을 낀 백묵이 설명했다.
“성녀는 인간의 영혼 그 자체를 볼 수가 있다. 거짓말을 할 때의 특유의 파장 또한 포착하지. 걱정 마라, 간단한 질문을 몇 개 던질 뿐이니까. 통과의례라고 생각하면 좋아.”
영혼시. 영체가 아니라 영혼 그 자체를 볼 수 있다는 것인가? 상당히 흥미로운 능력이었다. 이내 의자에 앉아있던 수녀가 기도 자세를 풀고 이쪽을 바라보았다.
투명한 눈동자가 이쪽을 바라보았다. 지수가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우당탕, 의자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단순히 뒤로 넘어가버린 것뿐이었지만, 은신처 안에 있는 모든 이가 주변을 경계했다. 저 식물처럼 고요한 성녀가 의자에서 넘어지다니, 웬만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성녀가 손가락으로 지수를 삿대질하며 크게 소리쳤다.
“…용왕입니다! 용왕의 영혼이 붙어있어요!”
백묵과 무당은 일순간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굳어버렸다. 용왕이 무엇인지 몰라서가 아니었다. 여기 있는 애초에 이들은 모두가 용왕을 죽이기 위해서 모인 각성자들이었다. 하지만 자신들과 함께 걸어온 저 청년이 용왕이라는 말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반응한 것은 흑기사, 우진 뿐이었다.
“움직이지 마. 마법은 발동할 수 없을 거다.”
섬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느 샌가 우진은 지수의 옆에서 몸을 숙인 채 검을 겨누고 있었다. 새파란 칼날이 지수의 목 가까이에 들이밀어진 채였다. 서있는 백묵은 손으로 입가를 가린 채 생각에 잠겼고, 허다인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휘저으며 소리쳤다.
“한 번 더 확인해봐! 갑자기 용왕이라니 이상하잖아!”
“…확실합니다. 저 자에게 붙어있는 건 아그리올라의 영혼이예요. 저런 흉흉한 형태를 잘못 볼 리가 없죠.”
그 말이 맞았다. 성녀는 오해 따위를 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오히려 정확하게 본 것이기에 곤란했다. 생각해보면 지수의 영혼은 밴더스내치와 결합되어있는 채인 것이다. 용왕 아그리올라의 정수나 마찬가지인 그 밴더스내치의 혼과.
입가를 찡그리고 있던 백묵은 이내 마음을 결정했는지, 지수 쪽으로 손을 내뻗었다. 그러자 땅에서 강철의 검들이 뻗어나와 지수를 제압했다. 개인적으로 믿기 힘들든 어쨌든, 이곳에서는 성녀의 말을 신뢰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듯 했다.
졸지에 포위당한 지수에게 밴더스내치가 말했다.
<우와, 공격당해버렸네.>
‘…설마 너.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냐.’
지수는 우문이라 생각하며 입술을 씹었다. 그야 당연히 알고 있었겠지! 밴더스내치에게는 대전쟁의 기억이 있으니, 육영웅인 성녀의 능력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수는 그것을 질책하지 않았다. 백묵과 허다인에게 발견당한 시점에서, 여기까지의 흐름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처음부터 손길을 뿌리치고 적대하거나. 손을 잡아 은신처까지 도착한 다음, 성녀한테 정체를 까발려져서 적대하거나.
늦든 빠르든 결국 적대하게 될 것이라는 결말은 똑같았다. 은신처의 위치를 알아낸 뒤 백묵과 허다인을 기습해서 죽이는 게 지수의 최선이라는 조언은 결코 헛말이 아니었다. 밴더스내치는 일이 정말 재미있게 됐다는 듯이 웃었다.
<공격당했으니까 이제 죽일 거야?>
‘닥쳐!’
지수는 이 유령을 제발 한 대만 패고 싶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