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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외 등급 해석사-83화 (83/176)

83화.  < 세상에 이럴 수는 없는 건데 (5) >

용왕의 심장을 가라앉히는 과정은 격렬했다.

지수의 온몸에 칼날 같은 비늘이 돋아났다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마력은 둥지의 제단을 죄다 박살냈다. 지수의 등에서 마력으로 이루어진 날개가 돋아나고, 터져나온 마력이 용의 형상을 이루었다. 둥지의 하늘을 덮을 듯 펼쳐져있는 용언의 문자가 지수에게 쏟아져내렸다.

<이렇게 빨리 심장을 동화시켰나? 대단한데. 아무래도 용왕에 소질이 있어. 이제야 적성을 찾은 거 아니야?>

명경지수에 몰입해있던 지수가 숨을 헐떡였다. 용왕에 재능이 있다는 건 대체 무슨 빌어먹을 소리인지. 하긴 지수의 마력 제어는 이미 거의 이론상 더 나아질 수 없는 수준에 올라있었다. 그 정도 능력이 없었다면 진작 심장의 격동에 휩쓸려 온몸이 찢겨나갔을 것이다. 밴더스내치가 속삭였다.

<왕님은 이제 개인이 아니라 왕으로 존재하게 돼. 당신의 이름을 아는 인간은 당신을 떠올릴 수 없을 것이고, 떠올린다 해도 금방 잊어버리게 되겠지. 어지간한 인연으로 묶여있지 않은 이상. 이름이 지워진다는 건 그런 뜻이니.>

“약올리려고 하는 거면 그만 다물어.”

찡그린 지수가 가시돋힌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지금 당장이라도 날뛰는 심장을 가라앉히는 데에 집중을 풀어버리면 몸 안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밴더스내치는 무섭다는 듯 과장스런 포즈를 취했다. 그리고 진정하라는 듯 속삭였다.

<나는 조언해주려는 것뿐이야. 모르고 겪는 거랑 알고 겪는 건 받는 충격이 틀리니까. 용왕이 되기 전 가지고 있던 모든 인연이 끊어지는 거라고. 용은 오롯이 완전한 생물이니 그런 건 상관없지만, 인간은 남한테 의지해 살아가잖아.>

그건 맞지 않는 왕관을 쓰는 부작용이라 할 수 있었다.

용족에게 있어서는 강력한 축복인 ‘진명 지우기’가, 인간에게는 저주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애초에 용족이 아닌 용왕이 탄생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기에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밴더스내치가 기대된다는 듯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튼. 마음 정리가 됐으면 계승을 시작할게.>

무너진 둥지에서 용언들이 떠올랐다. 반디가 손을 흔들자, 빛나는 문자들이 반딧불이처럼 춤추며 지수를 감쌌다.

떠오른 용언들은 붕대같은 형상으로 뭉쳐, 지수의 몸을 칭칭 에워쌌다. 계승. 오직 용왕의 격을 지닌 용족만이 사용할수 있는 주술이었다. 막대한 마력의 용언 무더기에 둘러싸여 묻힌 지수는 마치 번데기에 들어간 것처럼 보였다.

그 안에서 밴더스내치의 혼이 지수와 동화하기 시작했다.

지수의 몸 안에 거대한 마력의 노심이 자리잡았고, 감각은 마력의 작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용의 인지를 갖추었다. 그리고 온갖 이변을 감지하며 신통력을 부리는 뿔이 지수의 머리에서 자라났다. 그것은 전혀 다른 존재로의 변모였다.

지수의 모습을 감추고 있던 용언들이 조각나 사라졌다. 빛나는 활자들 속에서 나타난 지수는 전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몇 번 손바닥을 쥐었다 펴본 지수가 생각했다.

‘완전히 서민하랑 똑같은 꼴이군.’

서민하가 뱀파이어의 인자를 이식받아 반쯤 흡혈귀가 되었다면, 지금 지수는 반쯤 용족이 되어가고 있었다. 사실 육체만이 섞인 서민하와 달리 지수는 아예 영혼 수준에서 동화하고 있으니 그보다 더하다고 말해야할지도 몰랐다.

게다가 지금의 지수는 허주의 술을 이용해 정령인 재버워키와도 융합해있는 상태였다. 잡탕도 이런 잡탕이 없었다. 영체 형체로 나타난 밴더스내치가 지수를 보며 웃었다. 보라색 눈동자가 지수의 머리와 뿔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미역에 산호가 달려버렸네.>

“닥쳐.”

<왜 그래? 멋있어서 말한 건데.>

“집어치우고. 이걸로 다 끝난 건가?”

지수의 목소리는 신경질적이었다. 영혼 수준에서 동화했음에도, 지수는 밴더스내치가 자신의 동반자라고 느껴지긴커녕 오히려 방심하면 안 될 상대로 느껴졌다. 적이었던 용왕 아그리올라와 본질적으로 같은 존재이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전혀. 오히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

“본색을 드러내시는군. 뭘 시킬 생각이지?”

<이상한 질문이네. 왜 내가 뭘 시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왕님한테 아무 것도 강요하지 않아. 내가 내건 조건은 용왕의 이름을 계승받는 것 하나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왕님은 그 조건을 충실히 이행했지. 밴더스내치가 지수를 삿대질했다. 하지만 지수는 전혀 안심하지 못했다. 그렇게 말하는 것 치고 밴더스내치의 표정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생각만 해도 재밌어 죽겠다는 심술쟁이의 얼굴이었다.

“거짓말하지 마. 그걸로 끝이라면 거래 조건으로 내세웠을 리가 없지. 네가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잖아.”

<내가 얻는 게 없기는. 재미를 얻을 수가 있는데?>

“뭐?”

지수가 얼빠진 얼굴로 반문했다. 반디가 웃었다.

<그렇잖아? 용왕인데도 용언을 사용하지 못하고, 단단한 비늘도 날카로운 이빨도 없는 초라한 왕. 압도적인 힘으로 적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짜내 발버둥쳐야 하는 사상 최약의 용왕. 그런 존재가 탄생할 가능성이 눈앞에 있는데, 한 번 손을 뻗어보고 싶어지는 게 그리 이상한 일인가.>

즉 그러한 이야기였다. 눈앞의 이 존재에겐 생전의 기억과 인격을 되찾아 부활하는 것보다, 인간에게 붙어 전례 없는 가시밭길을 개척 해보는 것이 더 유쾌한 일이라 여겨졌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예전의 자신을 자기 손으로 죽여버렸다.

지수는 차올라오는 섬뜩함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게 정말로 거짓 없는 본심이라면……완전히 미친년이었다. 이내 혼자 큭큭대며 웃던 밴더스내치가 지수에게 말했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 꿍꿍이속 같은 거 없으니까. 이제 난 왕님의 반쪽이나 마찬가지야. 부활의 안배를 해놓지도 않았으니, 왕님이 죽으면 나도 소멸해. 운명 공동체라는 거지. 왕님이 믿을 수 있는 가장 든든한 신하라 해도 좋을 텐데?>

나긋나긋하게 웃는 반디가 좀 더 친해지자는 얼굴로 악수를 내밀었다. 지수는 어이없어하며 반디의 손을 쳐냈다. 그럼에도 반디에게서 섭섭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처음부터 지수가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정말로… 아무 것도 시킬 생각이 없다고?’

지수가 심각한 얼굴을 하고서 머리를 굴렸다. 솔직히 말해서 지수의 머릿속은 더욱 비관적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용왕이 된다는 것은 몬스터의 편에 서서 인간을 공격해야 한다는 의미다, 뭐 그런 제약이라도 걸려있는 줄 알았다.

뇌리를 스쳐간 온갖 불길한 예상들. 그럼에도 그 자리에서 정유현을 죽게 놔둘 수는 없었기에 선택했을 뿐이다. 하지만 지금 처한 상황은 어쩌면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몰랐다.

“그러니까 네 말은, 내가 이제부터 방에 박혀서 느긋하게 띵가띵가 놀면서 세월아 네월아 해도 상관이 없다는 거야?”

지수가 확실히 확인해두기 위해 밴더스내치에게 물었다.

사실 생각해보면 이것도 저것도 다 원만히 풀려있었다. 결국 서민하도 정유현도 큰 상처 없이 무사히 빠져나갔고, 협회장은 지수가 쓰러뜨렸으며, 용왕 아그리올라는 밴더스내치가 먹어치웠다. 지수가 알고 있는 급한 불들은 전부 끈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말에 반디가 특유의 성격 나빠보이는 웃음을 흘렸다.

<그래. 그래도 딱히 상관은 없지.>

“정말로?”

<하지만 정말 그랬다간 왕님은 죽을걸.>

지수의 얼굴이 그대로 썩어버렸다. 죽을 거라는 말을 들어도 지수는 그렇게 충격을 받은 표정이 아니었다. 에휴 그러면 그렇지 하고 욕이나 한 바가지 퍼다 나르고 있는 얼굴이었다. 애초에 그런 좋은 건수가 떡하니 찾아와줄 리 없었다.

<당연한 일이지. 인간의 그릇으로 용왕의 업을 받아들인 거야. 당장은 내가 과부하를 막아주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어. 필사적으로 자기 격을 높이지 않으면 왕님은 확실히 죽어. 그것도 아주 끔찍한 고통을 겪으며, 영혼까지 찢겨서.>

대충 예상이 갔다. 만난 지 채 한 시간도 안 됐지만 눈앞의 이 빌어먹을 유령이 지수의 인생에서 한 손에 꼽을 만큼 성격이 나쁘다는 건 이미 파악이 완료된 바였다. 그리고 그런 부류가 저렇게 재밌어 죽겠다는 듯 큭큭큭 웃어대는 건 대개 다른 사람이 쌔빠지게 고생해야 할 꼴을 구경할 때였다.

‘충분히 예상 범위 내의 일이다.’

지수가 눈을 감고서 마음을 다스렸다. 여기서 짜증내는 꼴을 보이며 욕설을 내뱉어봐야 저쪽 좋은 일만 해주는 꼴이었다. 냉정함을 되찾은 지수가 밴더스내치를 바라보며 물었다.

“격을 높인다는 건?”

<뭐겠어. 강한 적을 쓰러뜨리고 한꺼풀 벗는 거지. 용왕의 적수로서 어울리는 수준의 거물을 격퇴하는 거야.>

간단한 이야기라는 듯 밴더스내치가 웃었다. 지수는 침음을 흘렸다. 말하는 어조로 볼 때 그 ‘강한 적’이라는 건 A급 던전의 보스 몬스터, 따위로 퉁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듯 했다. 밴더스내치가 검지와 중지 두 손가락을 곧게 들어올렸다.

<왕님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두 개야. 하나는 상당히 간단한 길이고, 또 하나는 멀리 빙 돌아가는 길이지.>

“말해 봐.”

<첫 번째. 백묵과 허다인이라고 했던가? 용왕 아그리올라를 토벌한 육영웅. 그 둘 중 하나를 죽이면 돼. 무슨 이유인지 힘을 숨기고 있는 데다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으니 누워서 떡 먹기지. 그것만으로 충분한 격을 얻을 수 있을 거야.>

“두 번째.”

지수가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첫 번째 선택지를 각하했다. 그건 능력이 되고 말고 이전의 문제였다. 정유현을 살리겠다고 용왕이 되어서 허다인을 죽이라고? 코미디도 그쯤 되면 웃기지도 않았다. 백묵 그 아저씨는 기회가 되면 한 대 때려주고 싶기도 했지만…그럼에도 나쁜 사이는 아니었다.

<아는 사이를 공격하기 껄끄러운 건가? 걱정할 필요 없어. 아마 지금쯤 둘 다 왕님을 잊어버렸을걸. 오히려 지금 왕님의 상태를 꿰뚫어보는 순간 저쪽에서 공격해올지도 모르지.>

“말하라고 했다. 두 번째 방법.”

지수가 팔짱을 낀 채 목소리를 낮췄다. 그 말에 반디는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는 듯 헛웃음을 지었다.

<고생을 자처하겠다면야. 두 번째는 정공법이야. 용왕의 격에 걸맞을 만큼 엄청나게 강한 괴물을 쓰러뜨리면 돼. 문제는 지금 이 세계엔 그런 괴물이 돌아다니고 있지 않다는 점이지. 아그리올라가 멀쩡하게 부활했다면 모를까.>

확실히 그랬다. 대전쟁에서 인류를 위협하던 수준의 대마물은, 바깥을 나돌아다니고 있기는커녕 던전 안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 게 던전의 보스 몬스터로 군림하고 있었다면 아무리 날고 기는 현역 헌터들이라도 몰살당할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한 지수가 위화감을 깨닫고 턱을 매만졌다.

‘왜. 왜 지금은 대전쟁 때 같은 몬스터들이 나타나지 않지. 점점 더 강한 몬스터가 나타나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시대는 몬스터뿐만이 아니라 각성자들의 수준까지도 하향평준화 당해있었다. 대전쟁의 쟁쟁한 영웅들과, 지금 던전을 공략하는 헌터들. 단지 수라장을 경험하지 못한 탓이라고 하기엔 차이가 너무나 극명했다.

그런 지수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 밴더스내치가 말했다.

<이계의 침식을 더 활성화시켜야 해.>

“이계의 침식을 활성화시킨다…?”

지수가 멍하니 반디가 한 말을 읊조렸다. 그걸 정확히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는 몰라도, 지수의 귀에는 좋지 않은 일처럼 들렸다. 좋지 않은 일 수준이 아니라, 인류의 적이나 세상의 흑막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자들이나 할 일 같았다.

“나 보고 대전쟁을 한 번 더 일으키라고?”

<전혀 달라. 그냥 세상을 조금만 더 신비롭게 만드는 거지. 단순히 숙제를 미뤄두느냐, 조금씩이라도 풀어가느냐 하는 사고방식의 차이야. 이계의 침식을 더 확장시키려는 세력도 이미 분명히 존재하고. 왕님도 한 번 만나봤을 텐데?>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지수는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깨를 으쓱인 밴더스내치가 툭 말을 내던졌다.

<발푸르기스의 밤. 왕님은 분명 흑마녀와 면식이 있지?>

지수의 눈이 동그랗게 뜨였다. 흑마녀라면 분명히 알고 있었다. 고깔 카페의 운영자. 서로 이름도 모르는 사이인 데다 얼굴을 마주대한 건 한 번 뿐이지만, 그녀는 강렬한 인상으로 지수의 기억에 남아있었다. 무엇보다 재버워키와 계약하게 된 것이 그녀가 선물로 건네 준 마도구 덕분이었다.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할 거라면 그쪽이랑 접근해서 서로 협력해야 할 거야. 그럼 어느 쪽이든 육영웅이랑은 적대관계가 되겠네. 이름이 지워진 게 행운일지도 모르겠어.>

반디가 킥킥킥 웃으며 혼잣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우선 이런 식으로 시작해서, 이렇게 저렇게…. 밴더스내치는 지금부터 할 일들의 청사진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것 같았다. 책략이나 모략을 짜는 것이 취향에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지수의 얼굴은 시큰둥했다. 마녀들을 만나서 어쩌고 저쩌고 솔직히 지수는 관심도 없었다.

목숨을 담보로 잡혀 협박당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하는 것이기에 의욕이고 뭐고 들 리가 없었다. 영혼이 동화한 탓에 그런 지수의 기분을 느낀 건지, 걱정 말라며 밴더스내치가 묘한 웃음을 지었다.

<걱정 마. 용왕으로서의 패도를 걷다 보면, 왕님이 원하고 있던 것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을 테니까.>

“내가 원하고 있던 것?”

<협회의 문제에 끼어든 것도, 아그리올라의 찌꺼기를 없애버린 것도. 결국 다른 사람들의 사정, 다른 사람들의 일에 얽힌 것일 뿐. 왕님의 진짜 염원은 그런 게 아니었잖아.>

그 말에 지수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 말엔 상당히 일리가 있었지만, 애초에 지수에게는 강렬한 염원이라 할 만한 것이 없었다.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다. 지금보다 더 마법을 잘 이해하고 싶다, 모르는 지식을 더 많이 접하면 좋겠다. 가진 것이라고는 그런 막연한 수준의 바람들 뿐이었다.

…단 한 번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잖아? 그 자가 누구인지.>

조용히 속삭인 밴더스내치가 비춘 것은 어떤 남자의 뒷모습이었다. 정곡을 찔린 지수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루드비히, 베리야에프….”

재버워키의 환상 속에서 보았던 바로 그 등 그대로였다. 지수가 능력을 얻게 된 시작점이자, 매료되어있는 이상 속 존재이자, 지금에 와서도 그 정체가 베일에 감싸여있는 수수께끼의 남자. 그리고 입가를 초승달처럼 들어올린 반디는.

<이 세상에 새로운 용왕이 탄생한다면, 그 자는 분명히 눈앞에 나타날 거야. 묻고 싶은 것도 전부 물을 수 있겠지.>

결코 거부할 수 없는 미끼를 던지듯, 그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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