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 세상에 이럴 수는 없는 건데 (2) >
지수의 등 뒤에서 그림책이 나타나 촤르르 펼쳐졌다.
재버워키의 네 번째 페이지. 실전에서 사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주변에 펼쳐져있던 지수의 마력이 몸 안으로 흘러들어왔다. 이 능력에 대해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점이 있다면, 소모되는 마력의 양이 장난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낄 때가 아니야.’
이번이 협회장을 쓰러뜨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나 마찬가지였다. 빗맞췄다간 전부 끝장이다. 뒷일을 생각하느라 힘을 비축하는 건 현명한 생각이 아니었다. 재버워키의 형태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빛 속에서 지수가 정유현을 돌아보았다.
정유현이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준비는 끝났다. 지수의 몸에서 일렁거리던 보라색의 망토가, 체크무늬의 짧은 케이프로 변화했다. 목에 걸려있는 황금색 시곗줄의 끝에는 커다란 회중시계가 매달려있었다. 머리 위에는 토끼 가면.
페이지 넘기기, 시계의 흰토끼.
흰토끼의 힘은 다른 능력의 보조에 치중되어있었다. ‘태엽감기’. 시계방향으로 푸른 시곗바늘을 돌려 아군을 가속시키거나, 반시계방향으로 붉은 시곗바늘을 돌려 상대를 감속시킨다. 활용할 여지가 많은 능력이었다. 가속을 이용해 아군이 공격을 준비하는 시간 자체를 단축시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 필요한 건 감속이다.’
떨어지는 불꽃의 비 속에서, 지수가 협회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내 협회장의 발밑에 붉은 시곗바늘 문양이 떠올랐다. 시곗바늘이 째깍째깍 반시계방향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며, 협회장의 모든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지기 시작했다.
세상 모든 것이 제 속도로 돌아가고 있는데, 오직 협회장만이 느려져있었다. 동영상에 지연 효과를 건 듯한 움직임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극명한 변화에 지수가 만족했다.
‘허주화하고 있어서 그런가, 위력이 괜찮아.’
최대한의 출력으로 발동하니 충분할 만큼 협회장의 발을 묶을 수가 있었다. 적어도 마력을 퍼먹고 있는 만큼은 해주는 능력이었다. 협회장은 그리 신체능력 자체가 특출난 스타일이 아니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충분히 맞출 수 있다.
“바악사아~ 자아네에느은 저엄마알 재애주우가아 마않구운…. 그래애서, 다음에엔 뭐얼 하알 생각이지이?”
느려진 협회장이 뭐라 떠들었지만 말 또한 느려진 탓에 뭐라고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어차피 발하는 말일 것이다. 그 증거로, 협회장의 얼굴에서 느긋함이 사라지지 않았다. 무슨 짓이든 어디 한 번 해보라는 여유였다.
협회장이 저렇게 자만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무한한 마력과 불사조의 능력. 말 그대로 무적이 된 것 같은 기분이겠지 . 하지만 무적이든 뭐든 뚫어버리고 박살낼 방법은 존재하는 법이고, 방심은 언제나 실책으로 이어진다. 순간 정유현의 몸에서 격렬한 진보라색 기운이 터져나왔다.
“그만 떠들고 죽어라.”
이것이 정유현의 전력. 격렬한 기류에 멀리서도 피부가 찌릿찌릿 떨려왔다. 협회장은 그제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지만, 이미 늦어도 너무 늦었다. 휘몰아치는 소용돌이는 한 지점에 집중되어, 중력의 특이점으로 수렴하고 있었다.
이변을 눈으로 관측할 수 있었던 건 한 순간이었다.
세계 자체에 바늘을 콕 찔러버린 듯.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거대한 비틀림을 품고 있는 점이 하나 나타났다. 특이점은 정확히 협회장의 몸의 중심에 발현되었다. 그리고 눈 한 번 깜빡일 새도 없이 주변의 모든 것을 휩쓸고 곧바로 사라졌다.
“정말로……"
지수가 침을 꿀꺽 삼켰다. 상상한 그 이상으로 무시무시한 힘이었다. 사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파악하지조차 못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그 비틀림에 빨려들어간 협회장은 완전히 지워져버렸다는 것이었다. 저런 것을 당해버리면, 죽어서 재로 변하느니 부활하느니 하는 것도 없었다.
끝났다. 그러한 확신이 지수의 머릿속을 스쳐갔다.
“늑대 씨!”
이내 웃으며 고개를 돌린 지수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도했다. 피투성이가 된 정유현이 바닥에 쓰러져있었다.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던 지수가 경악해서 정유현에게 달려나갔다. 검은 제복의 소매가 흘러나온 피를 흠뻑 머금고 축축했다.
“늑대 씨…?”
지수가 황급히 정유현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의 팔다리는 단순히 피로 물들어있는 게 아니었다. 마치 기계에 휘말려 짜여버린 것처럼 뼈째로 끔찍하게 비틀려있었다. 갑자기 왜? 얼굴이 백지장이 된 지수가 재빨리 회복의 룬을 그려냈다.
회복의 룬의 빛이 천천히 정유현에게 흘러들어갔다.
“박사…이럴 때가 아니다. 출구를 찾아.”
“제기랄!”
지수가 욕설을 내뱉었다. 당연하게도 정유현의 상처는 그런 걸로 회복시킬 수 있는 레벨이 아니었다. 몇 번이고 회복의 룬을 반복해 발동시킨 지수가 헐떡이며 생각했다. 대체 왜 이런 상처가 생겨난 거지? 그리고 떠오른 결론은 하나였다.
“…설마 방금 기술 때문이에요?”
“박사. 난 내버려두고 출구를.”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거 알고 있었어요?”
정유현은 대답하지 않았고 그 침묵은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일어난 지수가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물었다.
어째서지. 어째서 이런 사실을 숨겼던 것인가? 떠오른 해답은 간단했다. 정유현이 솔직히 터놓고 말했다면 지수는 절대, 결코 이번 작전을 실행하게 두지 않았을 것이다. 지수가 신음 하나 흘리지 않는 정유현을 원망을 담아 바라보았다.
왜 자신을 믿어주지 않은 것인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생각했다면 더 나은 작전을, 아무도 다치지 않은 채 이길 수 있는 작전을 떠올려낼 수 있을지도 몰랐던 것 아닌가.
“자기만족일 뿐이에요. 혼자 희생하면 다른 사람들이 고맙다는 말이라도 할 줄 알았어요? 왜 상의도 없이 혼자서…!”
“제일 승산이 높은 길을 선택했을 뿐이다.”
“웃기지 말아요!”
지수가 정유현에게 일갈했다. 다 궤변일 뿐이었다. 사실 방금 지수의 말을 오성화나 김혜성이 들었다면 코웃음을 쳤을 것이다.
호텔의 싸움에서, 지수 또한 정유현과 정확히 똑같은 선택을 한 적이 있었다. 자기희생. 하지만 자신이 하는 건 괜찮아도 남이 하는 건 안 된다는 게 사람의 심리였다.
죽어가는 정유현을 보며, 지수는 극도로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있었다. 기형적으로 비틀린 정유현의 팔다리는, 이미 치명상이라는 말로도 부족한 수준이었다. 지혈한다고 해서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었다. 이러는 순간에도 정유현은 시시각각 죽어가고 있었다. 지수의 머리가 계속해서 회전했다.
“민하. 출구 어디 있나 찾아봐.”
“알았어.”
지수의 지시에 서민하가 날개를 펴고 뛰쳐나갔다. 하지만 지수의 머릿속은 비관으로 가득차있었다. 둥지의 출구를 찾아, 연구동으로 나가서…. 당장 정유현을 치료 처치가 가능한 사람에게 이송한다. 하지만 대체 누구에게? 지수보다 더 강한 치유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려면 한참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분명 그러는 동안 정유현은 확실하게 죽는다.
‘닥쳐. 아니야. 살릴 방안이 분명히 있어.’
지수가 자신 내부의 비평가에게 욕설을 내뱉었다. 머리 한구석에서 상황을 판단하고 있는 이성은 정유현에 대해 이미 끝난 일이라고 체념하려 들고 있었다. 지수는 이를 악물었다. 생각해라. 사고를 멈추지 마라. 분명히 방도가 있을 거야.
‘그래. 둥지의 핵!’
그리고 어느 한 발상에 생각이 미친 지수가 달려나갔다. 무지막지하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압도적인 마력이 저장되어있는 결계. 그 마력을 사용할 수 있다면 회복의 룬의 효과를 반 억지로 극대화시키는 것 또한 가능할 것이었다.
지수가 헐레벌떡 제단으로 뛰어올라갔다. 둥지의 핵이라는 결계의 중심은 제단의 가운데에 있었다. 하지만 그 마력을 사용할 수 있는 건 둥지의 주인, 용왕의 심장을 가진 자 뿐이었다. 그딴 건 내 알 바 아니야. 지수의 눈동자가 이글거렸다.
[‘해석’ 스킬이 발동됩니다.]
지수의 눈에 끔직한 수준으로 복잡한 결계의 구조가 펼쳐졌다. 이 마력을 지수가 빼내 사용하기 위해선 지수가 결계의 보안을 완벽하게 우회할 필요가 있었다. 결계를 우회해서 접근하는 건 해제하는 것보다도 몇 배는 힘든 일이었다.
가능하고 불가능하고 이전에, 시간에 맞추지 못한다. 결계 앞에서 지수가 어떻게 풀어야 하지 고민하고 있는 동안 정유현은 싸늘한 주검이 되어버릴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해! 엄지를 씹던 지수가 한쪽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부여잡았다. 이것은 말 그대로 위험한 도박이었다.
“태엽감기.”
이 자리에서의 임시변통이긴 하지만 이론적으로 가능은 할 것이다. 어떠한 기술의 대상 지정식을 환술의 대상축으로 치환시킨다면, 정신에 작용할 수 있도록 개조할 수 있었다. 가속시키는 푸른 시곗바늘이 나타난 것은, 지수의 심상이었다.
이른바 사고의 가속이다. 결계의 우회를 고민하는 지수의 머릿속이 빨리감기를 한 듯이 계산과 검토를 반복했다.
지수의 코에서 코피 한 줄이 주륵 흘렀다. 태엽감기를 통한 사고 가속은 방금 떠올린 발상이다. 책상에 앉아 철저히 기술을 분석하고서 변형시킨 게 아니라, 이 자리에서 반쯤 억지로 개조해 사용했으니 부작용은 심한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지금 그딴 건 상관이 없다는 게 지수의 생각이었다.
‘빨리. 더 빨리. 좀 더 빠르게! 하나로는 안 돼. 동시에 두 개의 계산을 하면서, 아니. 두 개로도 부족해. 세 개. 네 개!’
결계의 중심에 손을 가져가댄 지수가 우회를 계속 시도했다. 순식간에 몇 개의 계산과 발상이 휙휙 지나가고 쓰레기통에 처박힌 뒤 다음 가설이 떠올랐다. 정말로, 평생동안 이렇게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려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그것은 둥지의 핵에 보내는 구애 같았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안돼. 이렇게 해도? 불가능하다. 지수는 계속해서 열어달라고 마력을 짜넣었고, 그럴 때마다 둥지의 핵은 비웃듯이 정답이 아니라고 거절하고 있었다.
“이쪽은 일 초가 급하다고…!”
코피가 줄줄 흐른다. 과로로 가열된 뇌가 불탈 것만 같다. 지수는 자신이 가진 모든 마력을 사고 가속에 쏟아부었다. 부작용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지금 모든 걸 걸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하고 있다. 괜찮다. 계속해서 정답에 가까워지고 있다. 조금만 더, 한 걸음만 더! 지수의 눈이 충혈되었다.
그리고 지수의 눈이 경악에 물들었다.
***
“말도 안 돼….”
정유현이 바닥에 쓰러진 채 신음을 흘렸다. 정유현이 올려다보고 있는 시선. 그 끝에 서있는 것은 협회장이었다. 분명히 특이점의 비틀림에 잡아먹혔을 텐데. 협회장 또한 자신이 정말로 죽을 줄 알았는지, 안색이 백지장이 되어있었다.
“…이번 것에는 아무리 나라도 솔직히 놀랐다. 설마 블랙홀처럼 말도 안 되는 것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 줄이야. 그렇다면 불사신이라도 손쓸 도리가 없지. 아무래도 나는 아직도 자네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었던 모양이야.”
“어떻게. 어떻게 다시 살아날 수가 있는 거냐.”
정유현이 말했다. 당연한 의문이라는 듯 협회장이 헛웃음을 지었다. 이런 상황은 그 또한 예상하지 못한 듯 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잘 모르겠군. 아무래도 모종의 수단으로 둥지의 주인이 둥지 바깥으로 추방당하는 순간, 곧바로 주인을 둥지로 되돌아오게 만드는 기능이 있는 모양이야. 정말로. 한 순간이지만 진짜 죽음이라는 건 이런 것이구나 체감했다. 가슴을 펴도 좋아. 늑대 자네는 승부에서 이겼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정유현을 내려다보는 협회장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몸은 만신창이가 되고, 팔다리는 박살났나? 그만한 기술의 대가라면야 당연해. 오히려 싼 편이겠지. 하지만 늑대 자네는 이제 전투 불능. 길었던 악연도 여기서 끝이라는 거다.”
협회장이 정유현을 향해 걸어갔다. 다른 누구도 아닌 정유현 만큼은 확실하게 자신의 손으로 직접 처리하려는 생각인 듯 했다. 협회장이 오른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지금의 정유현을 죽이는 것은 가벼운 공격으로도 충분했지만, 자신의 최대의 적수에게 그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안돼. 지수는 탈진한채 쓰러져 그것을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무력하게 쓰러져있는 자신을 바라보았다.
“이제야 승리가 내 손에 쥐어져있다는 게 실감이 나는군.”
<승리? 그거라면 네 손이 아니라 여기에 있다만.>
흉흉한 기색의 목소리에, 순간적으로 협회장이 되돌아보았다. 그곳에 있는 것은 거대한 사념 덩어리였다. 용왕. 지수가 영역의 감지를 풀고, 협회장이 둥지 안에서 사라져있었던 한 순간. 용왕은 그 빈틈을 완벽하게 비집고 들어와있었다.
경악에 찬 눈동자로 쓰러져있는 지수가 소리쳤다.
“넌 구속당해서 움직일 수 없을 텐데…!”
<우둔하군, 마법사. 네가 가진 그 괴상한 성질의 마력도 결국은 마력이지. 그리고 둥지의 결계는 모든 마력을 조금씩 흡수한다. 시간만 지난다면 구속은 헐거워지고, 헐거워진 틈을 이용해 빠져나오는 건 이 용왕에게는 간단한 일이다.>
확실히 그랬다. 둥지의 첫 번째 결계인 신비의 무덤은 파사의 마력에도 똑같이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용왕의 사념체를 꽁꽁 묶어놓은 파사의 방진도 빈틈이 생겨날 수 있었다. 하지만 용왕의 사념이 지금 여기 나타나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용의 형상을 한 사념이 날개를 폈다.
<또한, 더욱 어리석은 건 도적놈 네놈이다. 설마 내 심장을 십수 년 씩이나 그 몸에 박아넣고서도… 내 침식을 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겠지?>
흠칫 눈을 뜬 협회장이 당장 무언가 대응을 하려 했지만, 반응이 한 박자 늦었다. 거대한 사념이 협회장의 입을 타고 온몸에 박혀들어갔다. 괴로워하는 처절한 비명과 함께, 피눈물을 흘리는 협회장의 몸이 꿈틀대며 팔다리를 경련했다.
“어리석게도…불사신 따위의 능력에 저 아까운 마력을 펑펑 써대다니. 부활이 완전하지 않게 되어버렸군.”
그리고. 눈을 뜬 협회장의 몸이 진흙이 되어 녹아내렸다. 남은 것은 연신 두근대는 새까만 심장 뿐이었다. 심장을 감싼 용의 사념이, 제단 전체를 감쌀 만큼 거대한 날개를 펼쳤다.
‘그런가. 그런 거였나.’
들었던 의문은 한 가지였다. 둥지의 핵에 저장되어있던 무진장의 마력. 용왕마저 어마어마한 양이라고 할 정도의 그 마력을, 어째서 용왕은 전쟁에서 쓰지 않았지? 애초에 무엇을 위해 용왕은 그렇게 커다란 마력을 모아두었던 거지?
아무래도 이상한 점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둥지의 가장 깊은 영역이, 제단의 모양을 하고 있었던 이유.
그 해답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새까만 심장을 중심으로, 거대한 용의 몸체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모든 검과 마법을 튕겨내는 비늘도, 폭풍을 찢어버리는 발톱도, 숨결 하나로 마을을 불태워버리는 턱도. 그리고 보랏빛으로 빛나는 흑룡의 눈동자가 쓰러져있는 지수와 정유현을 내려다보았다.
“그런가. 나는 용언에 묶여있었지. 분명, 이 자리에서는 죽이지 않는다… 그런 약속이었나? 마법사.”
용왕 아그리올라가 자신의 둥지에 강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