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화. < 여기가 핫플레이스구만 (5) >
새까만 어둠 속에서, 서민하는 무릎을 껴안고 있었다.
보잘 것 없는 인생이었다.
태어나지 않는 편이 나았다고 생각했다. 어딘가의 연구소로 끌려가 괴물이 되어버리고 나서는 더더욱 그랬다. 살아있는 것만으로 남들에게 폐를 끼쳤다. 몇 번이고 죽고 싶었지만 그럴 용기가 없었다. 뒷골목을 전전하며, 각성자로 이루어진 범죄조직들을 막무가내로 박살내놓던 건 그런 이유였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나?〉
맞은편에 앉아있는 건 한 명의 여인이었다. 화려한 옥좌에 다리를 꼬고, 새까만 드레스를 걸치고 있는 은발의 여인. 보석처럼 빛나는 붉은 눈동자에서 귀기 어린 마력이 흘렀다.
<전부 다 자기 탓이라고, 애초에 태어난 것이 잘못이라고. 너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나?>
앞에서 들려온 말에 서민하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두 사람이 있는 공간의 바닥은 파문 하나 일지 않는 수면이었다.
무릎을 껴안고 웅크려있는 서민하와, 옥좌에 앉아있는 은발의 여인. 하지만 수면 아래에 비치고 있는 모습은 판이하게 달랐다. 수면에 비친 서민하의 모습은 박쥐 날개와 거대한 갈퀴손을 지닌 악마였고, 옥좌에 앉아있는 여인은 온갖 저주와 흉흉함으로 꿈틀대고 있는 이형(異形)의 용이었다.
<거짓말이다. 사실은 그냥 체념하고 있었을 뿐일 테지. 자기 잘못이 아니라면, 자신은 아무 것도 잘못한게 없는데도 인생이 불합리하게 망가진 것이라면 너무 비참해지니까.>
치명적인 독처럼 여인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서민하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몇 겹이고 둘러싸고 있던 갑옷을 해체해 속살을 들춰내는 듯이. 수면 아래에서, 수십 갈래의 머리로 나뉘어진 용이 서민하를 둘러싸고 안광을 빛냈다.
<너도 사실은 알고 있었겠지. 정말 잘못된 건 네가 아니라, 너를 시궁창에 밀어넣은 인간들이라는 걸. 정말로 괴로워해야 마땅한 건 네가 아니라 바로 그들이라는 걸. 그게 정답이다. 나 사룡 아그리올라가 인정하마. 너의 복수는 정당하다.>
너는 잘못되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난 여인이 뚜벅뚜벅 서민하에게 걸어왔다. 그럴 때마다 수면에 크고 작은 파문이 일었다. 그리고 돌처럼 굳어있는 서민하의 등 뒤에 선 여인은, 그 새하얀 손길로 서민하의 두 눈을 가리었다.
<복수해라. 널 상처입힌 자들에게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어라. 그에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전부 잊어버리는 게 좋아.>
“……나는.”
처음으로 서민하가 입을 열었다. 등 뒤의 여인의 손길에 두 눈이 가려진 채. 하지만 그 이상 무언가가 입 밖으로 나오는 일은 없었다. 복수 같은 것보다 중요한 것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친구가 있었어….”
<그래. 복수를 도와줄 친구지. 너와 똑같이 인생이 끔찍하게 찢어발겨진, 마음 속에 어둠을 품고 있는 계집.>
“아니야. 같이 있으면 눈부시고, 언제나 사람을 신경써주고, 뭐든지 척척 해내는…. 나 같은 거랑은 다른 친구가.”
그 말에 용이 입가에 비웃음을 띠었다.
<친구? 그런 인간이 너 같은 것을 신경쓸 리가 없지.>
저 멀리서 누군가의 등이 보였다. 아니야, 라는 말이 목끝까지 올라왔지만 그것을 내뱉을 수가 없다. 반론할 수 있는 근거가 하나도 없었다. 서민하의 발밑에 있던 고요한 호수가 새까만 늪으로 변해, 부글부글 위로 차오르기 시작했다.
<사실은 너 같은 건 싫어하지만, 어디든 가버리라고 하고 싶지만! 친절하니까 밀어내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다. 네가 진흙 묻은 손으로 어리광을 부릴수록, 그 자 또한 흙투성이가 되어 더러워지겠지. 그런 것을 일컬어 인간은 ‘민폐를 끼친다’고 한다. 네가 원하는 것이 정말로 그런 것인가?>
바로 뒤에서 귓가에 속삭여지는 목소리는, 너무나 간단히 서민하의 가장 깊숙한 곳을 비집고 들어왔다. 서민하의 이빨이 공포로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친구라는 건 착각이다. 사실은 이쪽을 싫어하고 있다. 이런 괴물이니까 당연하다ㅡ 그런 건 생각하고 싶지 않다. 생각하면 할수록 괴롭다.
<너는 복수만을 생각해라.>
그리고 그런 괴로움을 간파했다는 듯, 여인의 목소리는 도망칠 곳을 알려주었다. 그런 따뚯함과는 애초에 만나지 않았다고 생각해라. 생각해봤자 괴로울 뿐이라면 아예 잊어버려라. 어설픈 인연은 끊어내고, 확실한 복수만을 생각해라.
<네가 마땅히 해야만 하는 일은ㅡ>
“…복수하는 것.”
대답한 서민하의 말에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서, 은발의 여인은 늪 속으로 녹아 사라졌다. 서민하의 눈을 가리고 있던 손이 사라지고, 서민하는 차가운 눈동자를 열었다.
***
서민하가 눈을 떴을 때 시야에 보인 것은, 프릴이 치렁치렁 달린 옷을 입고 있는 소녀였다.
“민하! 괜찮은 거예요?”
서민하가 천천히 상반신을 일으키자, 여자가 달려들어와 몸상태를 살폈다. 분명히 기억이 있었다. 이름은 이유라. 인형을 다루는 재주가 있는 자신의 친구였다. 이유라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뽑아준 인형이었다.
“여긴….”
주변을 둘러보니 거대한 공동이었다. 동물이 은신처로 사용할 만한 동굴이다. 이런 곳에 자신이 왜 누워있었던 건지, 서민하는 뭐라 추궁하지 않았다. 영문을 모를 상황에 처해있었지만 더없이 차분한 태도였다. 서민하가 일어섰다.
그녀의 등에서 박쥐 날개가 펼쳐졌다. 뻗어져나온 거대한 날개는 생전 처음 보는 수준의 마력을 휘감고 있었다.
용왕 아그리올라가 몸을 차지하면서 끌어낸 용의 인자와, 서민하가 원래 가지고 있던 흡혈귀의 인자. 지금 서민하는 그 두 가지의 힘을 최대한의 포텐셜로 끌어내고 있었다. 지금 악마의 형상을 하고 있는 서민하는 용왕의 화신 그 자체였다.
“미, 민하 맞아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럼 누군데.”
날개를 펄럭이는 서민하는, 실없는 소리를 한다는 듯이 이유라를 쳐다보았다. 이유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정신을 부숴버리거나 해서 단순한 꼭두각시로 만드는 게 아닌가 걱정했는데, 그녀가 보여준 얼굴은 이유라가 알고 있는 서민하 본인이었다. 그리고 서민하의 몸에 검은색 안개가 휘감겼다.
<뭘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겠지.>
서민하의 머릿속에 여인의 목소리가 울렸다.
직접이 아닌 간접 빙의. 빙의체의 의지를 직접적으로 꺾지 않고 내면에 스며들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게끔 유도한다. 마침내 완전히 아그리올라의 목소리에 의존해 스스로 몸을 맡길 때까지. 그것이 용왕 아그리올라의 선택이었다.
강제로 주도권을 빼앗아버리는 것보다야 상당히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그에 따른 장점도 있었다. 빙의체 자신이 거부하지 않기에 동화가 훨씬 강하게 적용된다는 것. 서로 간에 반발이 없기에 더욱 커다란 힘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
“알고 있어.”
서민하가 혼잣말하며 대답했다. 지금 가장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자신을 이런 괴물의 몸으로 만들어버린 자식을 끔찍한 꼴로 만들어줘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그 원흉이 누구인지 또한 목소리가 가르쳐주었다.
“지금부터, 헌터 협회 협회장을 죽이러 갈 건데.”
휙 돌아보며 말한 서민하의 말에, 이유라가 멍하니 눈을 끔뻑였다. 그녀의 옆에서는 흑색의 갑주를 걸치고 있는 거대한 인형이 대기하고 있었다. 살짝 입을 벌리고 있는 이유라에게, 서민하가 당연한 질문이지만 예의상 한다는 듯 말했다.
“따라와줄 거지?”
“네? ...네, 네! 부디 저도 함께!”
권유해준 게 기쁘다는 듯 이유라가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동굴을 나서는 서민하를 이유라가 뒤따라갔다.
***
두 괴물을 상대하는 오성화의 눈썹이 찌푸려졌다. 아까부터 느껴지는 괴물들의 변화가 심상치 않은 탓이었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쏜살같이 튀어나온 호랑이의 공격에 오성화가 순식간에 반응했다. 공격받는 방향으로 폭발을 흩날려 충격을 줄인다. 하지만 반격하려는 순간 이미 거대한 호랑이는 저 멀리로 달려가 다음 급습을 준비하고 있엇다. 오성화가 코웃음쳤다.
“인간이라던 거 아니었나?”
정유현은 눈앞의 두 괴물이 협회가 자행한 실험의 결과라고 말했다. 인간에게 몬스터의 힘을 주입하는 위험한 실험. 그래서 오성화는 놈들이 괴물로 변신할 수 있는 개조인간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이건 그냥 몬스터 그 자체잖아.’
움직임이 확연하게 좋아지고 있다. 거대한 몸과 위력, 바뀐 무게중심에 균형을 잡는 것조차 버거워하더니 지금은 말 그대로 한 마리의 맹수가 되어있었다. 새로운 몸을 움직이는 데에 익숙해졌다는 레벨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변모했다.
교묘한 전략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지만, 놈들의 발톱엔 그 이상으로 날카로운 야성과 흉폭함이 배어들어있었다.
“갑자기 뭐야! 약이라도 빨았냐?”
오성화가 소리쳤다. 이쪽을 노려보는 괴물들의 눈동자에선 이미 이성 한 조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까부터 도발을 겸해서 말을 걸고 있지만 대답이 돌아오는 일 또한 없었다.
일부러 무시하는 눈치도 아니었다. 셀 수도 없을 만큼의 몬스터를 처형해온 오성화이기에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놈들은 이미 인간으로서의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있었다. 이런 식이라면 최소한의 제어조차 불가능했다. 이미 실험이고 뭐고를 이야기할 단계가 지나있었다. 이건 그냥 재앙 급의 보스 몬스터를 인간 스스로 만들어내는 꼴이었다.
“김혜성 이 놈은 언제 오는 거야!”
오성화가 분통을 터뜨렸다.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멋있는 척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아까처럼 멍청하게 뒤뚱거리던 때라면 몰라도, 혼자서 순도 백 퍼센트의 괴물 두 마리를 상대하는 건 상당히 벅찼다. 그 순간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지금 왔습니다, 지금.”
샤샥거리는 소리와 함께, 공중에서 나타난 김혜성이 한 손으로 고깔을 푹 눌러썼다. 김혜성이 휙 손을 내뻗자, 수많은 바람의 칼날들이 두 마리의 괴물들에게 쏟아졌다. 털을 곤두세운 괴물들은 그 모든 칼날들을 뛰어다니며 피해버렸다.
그 모습에 오성화 옆에 내려앉은 김혜성이 놀랐다.
‘예측한 게 아니라 보고 피했다고?’
완전히 불의의 기습이었는데. 김혜성이 조금쯤 자존심이 상한 얼굴로 말했다. 인간이 가진 반응속도의 한계를 뛰어넘은 수준이었다. 오성화 또한 방금 것으로 확신했다. 저 흉폭성과 야성. 이미 저것은 몬스터의 힘을 지닌 인간이나 몬스터로 변화한 인간이 아니라, 그냥 단순한 몬스터였다.
"늑대 그 양반은 어떻게 됐어?”
“잘 모르겠는데, 아마 괜찮을 것 같아요. 무슨 감성팔이 얘기 하면서 둘이 찐하게 시선 나누고 있던데. 그래서 저는 비켜줬죠. 보니까 수술 실력이 장난 아니던데요. 협회 관리부 부장이라던데, 어떻게 불식에 영입하면 안 되나.”
“다행이네.”
오성화가 코웃음을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신중하게 상황을 가늠해보았다. 저것들은 이제 더 이상 만만한 밥도 손쉬운 상대도 아니다. 오히려 무시무시했다. 소문으로만 듣던 S급 던전의 보스 몬스터라는 게 저럴까 싶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감상은 그 정도 뿐이었다.
“그럼 이제 저것들 잡지.”
“네."
오성화는 담담하게 말했고, 김혜성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저 두 괴물을 혼자 상대하는 거라면 몰라도, 김혜성이 합류했다면 이기지 못할 거란 걱정은 들지 않았다. 불식 1팀의 팀장과 부팀장이 함께 싸운다는 건 그런 의미였다. 뚜두둑 어깨와 목을 푼 오성화가 옆에 서있는 김혜성에게 말했다.
“조심해라. 저거, 나는 상관 없는데 넌 맞으면 훅 갈걸.”
“대장이야말로. 저는 상관 없는데 대장은 저 속도 못 피할 걸요. 그래서 연계는 어떻게 하게요. 그거 시험해볼래요?”
“그거? 그게 뭔데.”
모르겠다는 듯 휙 고개를 돌린 오성화의 질문에, 김혜성은 답답하다며 눈썹을 찌푸렸다. 김혜성이 이리저리 손짓했다.
“아, 진짜. 그거 있잖아요, 그거. 저번에 그. 제가 쉬쉬쉭 해가지고 대장이 검으로 퍼버벙 하는 거.”
“아, 그거? 좋지. 호랑이부터?”
“오케이.”
호랑이가 달려든 순간, 오성화의 어깨를 부여잡은 김혜성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내 두 사람이 나타난 것은 호랑이 머리 위의 공중이었다. 그리고 공중에 오성화 하나만을 남겨두고 김혜성이 또다시 사라졌다. 오성화가 검을 내리쳤다.
콰앙! 거대한 폭발과 함께 참격이 내리꽃혔다. 그리고 호랑이가 고개를 돌렸을 때 오성화는 이미 그곳에 없었다. 김혜성이 픽업해서 데려간 오성화는 호랑이의 오른쪽 목덜미에 있었다. 또다시 전혀 다른 곳에서 참격이 들어왔다.
공중에서 일어난 폭발의 반동으로 밀려나와 날아가는 오성화를, 또다시 김혜성이 캐치했다. 곧바로 두 사람이 이동한 건 무너진 호랑이의 빈틈이었다. 순식간에 여기저기로 이동하며 폭발의 참격이 쏟아졌다. 연쇄 폭발. 타이밍과 합이 완벽하게 맞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못할 연계였다.
완전히 가지고 놀고 있다. 그것은 두 사람의 절묘한 콤비 플레이뿐만 아니라, 한계를 뛰어넘으며 올라간 역량 덕분이기도 했고, 이미 훨씬 더 압도적인 상대를 경험해보았기에 나오는 여유이기도 했다. 그리고 김혜성이 눈썹을 찌푸렸다.
“잠깐만요, 저거….”
김혜성은 연이어 공격하던 오성화의 어깨를 두 번 치고 땅으로 내려왔다. 두 마리의 괴물들로부터 묘한 반응이 느껴졌다. 그들의 몸 주변에서 샤샤삭 소리와 함께 마력이 몰아치고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금방 확인할 수 있었다.
“쟤네 어디로 소환되고 있는데요?”
전송 마법의 대가인 김혜성이기에 알 수 있었다. 저것은 일종의 소환 혹은 귀환 마법이었다. 시체가 된 까마귀에게도 마력이 솟아오르고 있는 걸 보니 그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누군가가 그들을 소환하고 있다.
김혜성이 오성화를 바라보았다. 어쩔 거냐는 뜻이었다.
“따라갈 수 있지?”
오성화의 말에 김혜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김혜성이라면 발동되고 있는 장거리 텔레포트의 흐름에 함께 몸을 싣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그건 추천하고 싶지 않았다. 놈들과 함께 텔레포트한다면 목적지는 십중팔구 놈들의 본진이었다.
즉 이동하는 순간 적진에 뛰어든 불나방 꼴이 되어 역으로 포위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강제로 송환되는 중엔 놈들은 움직이지 못 할 테니 그 틈을 타 전력을 다해 죽여버리고, 시체만 돌려보내는 것이 최선이었다. …하지만 오성화는 이미 전송되고 있는 괴물들 쪽으로 전력질주를 하고 있었다.
“뭐해 거기 멀뚱히 서서! 그럼 쫓아가야지!”
저것이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건 오성화 또한 알고 있을 것이다. 싸움에 있어선 머리가 비상하게 돌아가는 사람이니까. 그럼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쫓아간다’ 이외의 선택지를 고르지 않는 것이 바로 오성화라는 인간이었다.
“저렇습니다. 우리 대장이.”
미련해 죽겠다는 듯, 고깔을 푹 눌러쓴 김혜성이 혀를 쯧쯧 차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김혜성과 오성화는 괴물들이 소환되고 있고 있는 텔레포트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