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규격외 등급 해석사-46화 (46/176)

46화.  < 이건 계산에 없었는데 (6) >

[‘해석’ 스킬이 발동됩니다.]

···사실은 예전부터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

맨 처음 센터의 안내원이 말해주었었다. 아무리 무언가를 절실히 바란다 해도, 이레귤러로서 각성하는 건 ‘던전이나 몬스터에게 얽혀 있었을 때’ 뿐. 그런데 지수는 단지 소설책이 번역되는 것을 바랬을 뿐인데 해석사의 능력에 각성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말이 되게 만드는 방법이 한 가지 있었다. 워낙 어이가 없는 가정이기에 떠올리지 못한 척 하고 있었지만, 여기까지 오면 눈을 돌릴 수도 없다. 즉. 지수가 동경해온 작가 루드비히 베리야에프가. 사람들이 말하는 몬스터나… 적어도 그에 준하는 존재라는 것.

지수가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진실을 확인해보았다.

그리고 표시되어있는 건, 생각지도 못한 내용이었다.

<치명적인 위험을 감지해 해석을 중지합니다.〉

“···뭐?”

지수가 어이가 없어서 입을 벌렸다. 해석을 중지한다니. 지금까지 이런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해석 스킬은 말하자면 하나의 번역기였다. 눈앞에 해석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면, 자동적으로 의미를 해석해줄 뿐인 능력. 그런데 이번에는.

‘알게 되는 것만으로 위험하다는 건가?’

해석 스킬에 충분히 익숙해졌기에 알 수 있었다. 이것은 해석이 불가능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표시된 경고였다. 지수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상관 없으니 표시하라고 밀어붙이면 아마도 내용이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그걸 읽어버리면, 그것만으로도 지수에게 커다란 위험이 된다. 해석 스킬 자체가 그렇게 판단해 내용을 차단한 듯했다. 해석 스킬에 이런 기능이 있다는 건 처음 알았지만, 더 놀라운 건 이런 기능을 발동시킨 루드비히의 정보였다.

‘대체 뭐하는 양반이길래?’

지수가 침을 꿀꺽 삼켰다. 호기심 때문에 미칠 것 같았지만 지금 당장 열어보는 건 좋은 판단이 아니었다. ‘루드비히 베리야에프에게는 심상치 않은 무언가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지금 시점에서는 충분한 정보였다. 불식 길드에라도 부탁해 조사를 부탁하면 된다.

지수가 위험을 감수하고 직접 해석을 열어보는 건, 차선책들이 모조리 박살난 다음이라도 충분했다.

***

그곳은, 지옥불이 타오르고 있는 마견의 미궁이었다.

“살짝만 말해달라니까, 대체 누구야? 그 사람.”

헬하운드들의 시체더미 위에 앉아있는 한 남자가 말했다. 보통 수십 마리가 뭉쳐다니는 지옥견의 무리들은 일류의 헌터에게 있어서도 끔찍한 상대였지만, 미리 화염 내성과 빙결 포션을 가져오는 것으로 비교적 순탄히 토벌할 수 있었다.

미궁의 주인인 케르베로스의 사체 옆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는 건, 하나같이 이름을 날리는 스타 플레이어들이었다. 이번 미궁급의 A 랭크 던전 토벌은, 몇 명인가 다른 길드에서 용병까지 구인하며 진행한 대규모 원정이었다. 그리고 다들 만신창이가 된 채지만 어떻게든 클리어에 성공했다.

“거 참. 저도 모른다니까요. 실무자 외 기밀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시체더미를 쌓아올린 건, 상처 하나 없는 한 명의 남자였다. 불타는 듯한 주황색 머리에 선글라스. 그리고 던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새빨간 넥타이의 양복을 뺴입고 있었다. 날고 기는 다른 길드의 용병들 중에서도 최고의 몸값을 자랑한, 불식 길드 1팀의 팀장.

오성화가 아공간 포켓에 자신의 대검을 집어넣었다.

“뭐, 덕분에 원정도 잘 끝났고 됐잖습니까.”

오성화가 미소를 띠며 말했다. 그렇긴 하지, 하고 그럭저럭 커다란 길드의 길드장인 남자가 머리를 긁적였다.

이번에 불식 길드에서 시작한 비즈니스. 이른바 던전 정보를 먼저 열람해서 알려주는 서비스로 인해, 꺼려지던 거대 규모 A급 던전의 토벌에 불이 붙었다. 초회 원정의 리스크가 대폭 줄어들었으니까. 이번에도 그 덕을 톡톡히 보았다.

남자가 끈질기게 묻고 있는 건, 그런 일이 가능한 스킬을 지닌 헌터가 대체 누구나는 것이었다. 딱히 빼돌리거나 뭘 어쩌려는 속셈은 아니었다. 단지 그런 능력자와는 어떻게든 얼굴을 알아두고 싶은 게 길드 수장의 당연한 심리였다.

추리하는 듯 매부리코를 툭툭 두드리던 남자가 말했다.

“알겠다, 무당 님이시지! 같은 육영웅이시니까 말이야. 누각은 대외활동을 거의 안 하니, 불식 길드가 중개를 해서···”

“글쎄요. 진짜 저한테도 보고가 안 들어왔다니까요. 우리 아저씨랑 실무 담당 빼면 진짜 아무도 모를 걸요.”

오성화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백묵은 부길드장인 자신에게도 “불식의 동맹과 함께 하는 일이다.”라는 한 마디만 툭 내던졌을 뿐이었다. 파트너와의 기밀 유지에 얼마나 힘을 쓰고 있는지 대강 알 만했다.

하지만 그 한 마디로 오성화가 파트너의 정체를 짐작하기엔 충분했다. 불식 길드의 동맹이라고 하면 단 한 사람밖에 가리키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단서 따위 없어도 알 수 있었다. 들어가지 않은 던전의 정보를 미리 읽어내는 힘. 애초에, 오성화는 그 능력으로 목숨을 구원받은 적이 있는 것이다.

‘드디어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나.’

바닥으로 뛰어내린 오성화가 조금쯤 흐뭇하다는 듯 피식 웃음을 지었다. 의외라고는 요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상당히 늦은 감이 있었다. 오성화는 성장한 지수와 얼굴을 마주할 일을 기대하며 유유히 던전의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

“오······."

지수가 탄성을 흘리며 건물에 들어섰다. 넓찍한 마루가 눈에 띄었다. 오늘 방문한 것은 저번에 의뢰한 작업실 건이었다. 역시 최고의 길드다운 일처리라고 해야 할까, 윤나연은 며칠 만에 딱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아내주었다. 가장 훌륭한 점은 자취방에서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직 매물로 내놓지도 않은 방을 주인과 말해서 먼저 살펴보기로 했다는 듯 싶었다. 그렇게까지 열심히 해주실 필요는 없는데 참 고맙다고 생각했다.

“벽들은 그냥 다 헐어달라고 할까요?”

작업실 안쪽을 안내해주던 윤나연이 말했다. 지수가 아뇨, 괜찮습니다 하고 고개를 저었다. 재료를 박아둘 창고나 도안을 그리는 곳을 생각하면 작업실의 방들은 나뉘어있는 편이 좋았다. 그리고 뒤에서 고양이를 안고 있는 서민하가 말했다.

“엄청 넓네. 나도 방 하나만 빌려줘, 가끔 와서 연습하게. 핸드폰 끼고 하면 별로 안 시끄러워. 방세 낼 테니까.”

“너는, 따라오지 말라니까 왜 또 따라와서….”

지수가 두통이 인다는 듯 미간을 꼬집었다. 윤나연이 찾아와 알아봐둔 작업실을 안내해주겠다고 하자, 옆에서 고양이랑 놀고 있던 서민하까지 같이 가자고 졸졸 따라오고 있었다. 그 꼴을 보고 옆에서 윤나연은 옆집 살면서 작업실도 공유하시는 거예요? 꺄아 거리고 있으니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심지어 작업실 구경에 따라온 것은 서민하 혼자도 아니었다. 길드에서부터 윤나연을 따라온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양복을 입은 남자가 건물 안에 성큼성큼 들어갔다. 그리고 방 안을 둘러본 남자는 피식 쓴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너무 좁아. 다른 건 몰라도 공방은 무조건 큰 게 좋지. 지수 네 가능성을 생각하면 더 넓은 곳으로 잡아야 한다고.”

“···오성화 씨는 왜 오신 겁니까?”

“무슨 이유가 있어야 오나, 우리 사이에? 말했잖아. 시간 되면 한 번 같이 마시자고. 오늘 한가하다는 것 같아서.”

오성화가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엄지를 척 치켜들었다.

그 모습에 지수가 머리를 긁적였다. 위화감이 들었다. 분명히 재버워키의 환상 속에서 본 과거의 오성화는 엄청나게 날카로운 성격이었는데, 이렇게 현실에서 보니 정말로 딴 사람 같았다. 요 몇 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오성화 씨, 옛날에 집행부에서 일했었나요?”

“응? 아아, 어떻게 알았어. 아는 사람이 말해줬나?”

어깨를 으쓱인 지수가 계약서를 펼쳐보았다. 불식 길드 측에서 필요한 절차를 모두 끝내놓아, 이제 지수가 사인만 하면 끝나는 상황이었다. 작업실 자체는 깔끔해서 마음에 들었다. 계약한다고 해도 안은 텅 비어있는 채라 이제부터 하나씩 설비를 갖춰가야하지만, 그것 또한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일단 오늘 따로 일정이 있는 건 아닌데요···. 저 도중에 어디 불려갈지도 몰라요. 집행부 일 때문에.”

당분간은 유사시 동원을 대비해 대기하는 게 임무로서, 항시 연락 가능한 상태로 해놓으라는 것이 본부 측의 지시였다. 지금 집행부는 내부 문제로 상당히 흉흉한 분위기였다. 사실 집행부 본부에서 연락이 온다고 해도, 지수가 달려가는 건 집행부 측이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측이겠지만.

아마 지금 집행부··· 그리고 협회가 경계하고 있는 것은 정유현을 비롯한 반역자들의 움직임일 것이다.

김도형이 전해준 말로는 정유현은 지금 협회의 견제를 한 몸에 받으며 하나하나 단서를 모아가는 중이라고 했다. 이제부터는 정면에서 싸우며 박살내도 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그와 동시에 지수는 서민하의 보호 및, 이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보고해주는 것에만 집중 해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전력 외 취급인가···.’

지수가 계약서에 사인하며 생각했다. 그런 의도로 한 말이 아니었겠지만, 지수는 조금쯤 섭섭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정유현이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그는 지수가 지금까지 본 각성자들 중 단연코 최강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단순한 강함만이 아니라 노련함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또한 그러했다. 그가 패배하는 이미지 자체가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걱정을 할 만한 사람은 아니지. 늑대 씨는.’

지수가 고개를 휘휘 저었다. 그 사람이라면 알아서 잘 하고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사정을 외부인인 오성화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애초에같은 집행부여도 말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오성화는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그럼 내가 도와주지 뭐. 빨리 끝내고 다시 마시면 되지.”

말이 그렇다는 거겠지만 상당히 의지가 되는 말이었다. 피식 웃으면서 사인한 계약서를 내밀자, 서류를 정리한 윤나연이 잘 처리하겠다고 고개를 꾸벅 숙였다. 그리고 뒤쪽에서 누군가 지수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돌아보자 서민하가 무언가 잊어버린 게 없냐는 듯한 표정으로 지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 오늘도 공연인가.’

생각해보면 오늘 서민하의 공연을 보러 가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서민하는 요즈음 연주하는데 지수가 없으면 컨디션이 나빠진다는 괴상한 이유를 대며 매 무대에 지수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었다. 어차피 언제나 맨 뒤에 서서 보니까 무대에서는 지수가 왔는지 안 왔는지 보이지도 않을 텐데.

지수가 오성화 쪽을 돌아보며 말했다.

“혹시 조금 시끄러운 데도 괜찮을까요?”

“오히려 좋지. 누가 엿들을 걱정도 없고.”

“그러면 아는 가게가 있는데. 거기서 마시죠.”

라이브 하우스는 증축이 끝나 술을 마실 테이블도 충분히 마련되어있었다. 일정이 겹친다면, 공연도 보고 술도 마시고 양쪽 다 하면 그만이었다. 오성화가 알겠다며 수긍했고, 서민하가 마음에 안 든다는 듯 입술을 일그러뜨렸다. 자신의 공연이 다른 일정의 덤처럼 취급 되는 게 불만인 듯 했다.

팔짱을 낀 오성화가 고생한다는 듯이 지수에게 말했다.

“대기 명령이면 불편하겠네. 뭐 하기도 힘들고.”

“그렇긴 하죠···.”

순간 지수의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렸다. 무언가 메시지가 도착했다. 지수는 번개를 맞은 사람처럼 재빨리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알림을 확인해보았다.

[GO던전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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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간이 진짜.”

지수가 미간을 꼬집었다.울린 알림은 병정이 보낸 게임 초대 메세지였다. 사실은 조금쯤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이 따위 메시지를 보낸 걸 보면 아주 여유로운 듯 했다. 지수가 화를 삭이며 다시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런 지수를 보고 있던 오성화가 눈을 끔뻑이며 말했다.

"······진짜 엄청 열심히네? 난 업무 안 보고 있을 땐 집행부 걔네 문자 거들떠도 안 봤었는데.”

그 말에 무슨 말이냐는 듯 고개를 갸웃하던 지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오성화는 지금 커다란 오해를 하고 있었다. 그는 대단하다는 듯 감탄하고 있었지만, 방금 지수가 문자의 답장을 헐레벌떡 확인한 것은 집행부 일 때문이 아니었다.

‘답장이 온 건줄 알았는데.’

지수는 백묵에게 문자를 하나 보내놓았다. 다른 게 아니라 루드비히 베리야에프에 관련된 일을 질문하기 위해서였다. 그의 정체를 캐내려다 해석 스킬의 경고를 받은 뒤, 솔직히 너무 신경 쓰여서 다른 일이 손에 잡히지가 않았다. 하지만 백묵에게서는 메세지에 답장 하나 없이 묵묵부답이었다.

‘길드장이니까 엄청나게 바쁜 건가?’

다른 세 사람과 함께 작업실에서 빠져나가며, 지수가 머리를 긁적였다.

***

백묵의 사무실에 나비들이 춤추며 내려왔다.

그와 함께 나타난 건, 뿔 달린 하회탈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한 명의 여자였다. 육영웅 중의 하나. 무당 허다인이었다. 무당은 왜 불렀냐는 듯한 태도로 백묵을 쳐다보았다. 그 시선에 백묵은 재미있어 죽겠다는 듯이 피식 입꼬리를 올리고선,

“말썽꾸러기군. A급이 되면 알려주겠다고 했을 텐데.”

옆에 나타난 무당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이지수에게서 온 문자는 간단했다. ‘루드비히 베리야에프라는 이름에 대해 짐작 가시는 바가 있습니까?’ 간단한 질문이었지만 내용을 읽은 무당의 어깨는 커다란 동요로 흔들렸다.

“말도 안 돼. 벌써 거기까지 도달했다고?”

무당이 경악했다. 대전쟁의 구체적 과정 대부분이 역사에서 은폐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 이름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정말로 대전쟁에 직접 관여한 극소수 뿐이었다. 예외라고 하면 지식의 끝을 알 수 없는 마녀들 정도였다.

“하지만···어떻게?”

“던전의 정보도 제 마음대로 훔쳐보는 놈이다. 무슨 기상천외한 방법을 썼는지 알 게 뭐야? 확실한 건 그 꼬맹이가 우리의 예상을 한참 뛰어넘고 있다는 거다.”

백묵이 머릿속에서 떠올리고 있는 건 하나의 천칭이었다.

한쪽에는 늑대, 한쪽에는 협회장. 협회 내부에서 조용히 치러지고 있는 전쟁. 그 전쟁의 승자가 어느 쪽이 되든 백묵에게는 나을 것이 없었고, 그래서 마지막 단계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있었다. 인내하며 상황을 관망하는 건 백묵의 특기였다.

‘아마도 이기는 건 협회장 쪽이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협회장이 숨겨둔 비장의 패가 뭔지 백묵은 알고 있었으니까. 조금 더 빨리 전쟁을 시작했다면 몰랐겠으나, 그건 이미 완성되어버렸다. 그러면 늑대 쪽에 승산은 없다. 그 과정에서 이지수는 씁쓸한 패배를 경험하고 성장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지금, 백묵 안에서 이지수라는 추의 무게가 훨씬 더 거대해졌다. 저울이 한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백묵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황에 따라선, 직접 개입해야 할지도 모르겠군.”

앞으로의 전개를 신중히 가늠하며, 백묵은 이지수에게서 온 문자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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