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
팍!
크리드는 거칠게 내 멱살을 밀쳤다.
그 바람에 뒤로 넘어지긴 했지만, 이 정도야 눈깔 하나 빠지는 것보단 낫지.
크로드는 연무장 한켠에 털썩 주저앉았다.
다행히 녀석도 슬슬 화가 식는 듯했다.
녀석은 매서운 눈빛으로 날 쏘아보며 으름장을 놨다.
“또 장난질을 했다간… 그 즉시 너뿐만 아니라 여기 영지에 있는 모든 이들을 죽일 거다. 명심해라.”
“…그래.”
“그래서. 그 망할 놈의 계약이란 게 뭔지 씨불여 봐라.”
“흐흐흐…….”
크로드가 납득할 만하면서 가장 요긴하게 쓸 만한 게 뭐가 있을지 곰곰이 생각했다.
크로드를 아예 내 밑에 두는 건 불가능했다.
영겁의 기사단 일원인 녀석을 영지에 상주시키는 건 위험한 짓이니까.
황제의 복원을 꿈꾸는 녀석이 그런 제안을 받아 줄 리도 없고.
“내가 원하는 건 간단해. 앞으로 딱 한 번. 내가 부르면 언제든 달려와서 날 도와라. 그 정도는 괜찮겠지?”
“…….”
“그럼. 네 이름을 걸고 맹세해.”
까드득!
이빨 부서지는 소리가 한 번 더 울려 퍼졌다.
“나 크로드는. 앞으로 한 번. 이안 임페라가 부르는 즉시. 달려와 도와주겠다.”
분한지 억지로 씹어 뱉듯 말했지만, 맹세는 맹세.
“좋군.”
난 품속에서 마법구 하날 꺼내 들었다.
간단한 호출 기능만 있는 통신용 마법구였다.
원래는 이슬린한테 줄려고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거 크로드한테 줘야겠지.
“받아.”
턱.
마법구를 던지가 크로드는 고분고분하게 이를 받았다.
이와 연결된 마법구에 마나를 흘려 넣자 크로드가 받은 마법구가 반짝였다.
“이렇게 부르면 오는 거야. 오케이?”
“…….”
크로드는 똥 씹은 얼굴만 할 뿐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래도 제 이름을 걸고 맹세했으니 오긴 할 거다.
워낙 고지식한 놈이어야지.
게다가 녀석 입장에서도 난 이것저것 아는 게 많은 이상한 놈이다.
아무리 내가 얄미워도 죽게 내버려두기엔 아까울 거다.
“그럼 이제… 계약한 건가?”
“…그래.”
이제 장난질은 통하지 않는다.
영 내키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알려 주긴 해야겠지?
기사단의 유물을 어떻게 활성화시킬지.
* * *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평화롭던 대륙은 잔혹한 전쟁의 피바람에 집어삼켜졌다.
카잔 제국으로부터 시작된 이 전쟁은 온 대륙의 인구 3할을 죽였을 정도로 참혹했다.
이를 막기 위해 수많은 왕국들의 연합이 결성되었지만, 카잔 제국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심지어 왕국 연합의 중추가 된 북부의 프란츠 왕국은 그들이 섬기는 블루 드래곤까지 잃고 말았다.
최강의 종족 드래곤이 합세했음에도 카잔 제국을 막을 순 없었다.
이대로 온 대륙은 카잔 제국의 발아래에 놓일 수밖에 없었지만.
단 하나의 인물.
오베론 스테이라.
그의 손에 저지됐다.
스테이라 마탑의 주인이자 소설 세계관을 통틀어 가장 강한 남자.
홀로 수천 년간 아무도 닿지 못한 최후의 벽.
랭크 9에 도달한 천재 중에 천재다.
그의 개입으로 파죽지세로 펼쳐 나가던 카잔 제국의 야욕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카잔 황제가 자랑하던 정예 중에 정예.
영겁의 기사단마저 오베론의 힘 앞엔 무력했다.
그렇게 카잔 제국은 멸망하고, 오베론 또한 자취를 감췄다.
‘무지막지한 놈이지.’
그가 뭘 의도했는지는 모른다.
다만 그의 개입으로 대전쟁도 끝나고, 뒤이어 십수 년간 왕국 연합 간에 전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은연중에 그들의 마음속에 박혀 있는 거다.
또다시 전쟁이 대륙을 휩쓸면 오베론이 나타나 모든 걸 잠재울 것이라고.
덕분에 지금처럼 거짓뿐인 평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
“고, 공자님…….”
뒤늦게 정신을 차린 프리아나가 힘겹게 일어섰다.
“저는… 죽은 겁니까?”
“아니. 여기가 사후세계라면 저 녀석은 없겠지.”
“아…….”
프리아나는 연무장 한켠에 주저앉은 크로드를 보며 탄식했다.
“저는 아직… 한참이나 멀었군요.”
“저놈한테 비하면 그렇지. 하지만 아직 모르지? 살다 보면 세 번째 벽뿐만 아니라 네 번째 벽까지 뚫게 될지.”
네 번째 벽.
랭크 7을 의미했다.
프리아나는 뭔가 멍한 표정으로 그의 검을 바라봤다.
“…그런데 대체 뭐가 어떻게 된 겁니까? 저자는 왜 공자님을 공격하면서, 죽일 순 없다뇨?”
“음…….”
프리아나에겐 미안하지만 이제 진실을 알려 줄 때다. 언제까지고 속이고만 살 순 없을 노릇이다.
“그러니까…….”
난 프리아나에게 그간의 내막을 알려 줬다.
사실 크로드는 내 부하가 아니고, 단지 약속에 따라 결투 재판을 나서 준 것뿐이라고.
이를 들은 프리아나는 시무룩한 얼굴이 됐다.
“그런…….”
“그리고 한 가지 더.”
“…더 말씀해 주실 게 있습니까?”
“저 녀석, 영겁의 기사단이야.”
“…예?”
프리아나는 눈이 휘둥그레져 가지곤 크로드를 쳐다봤다.
크로드는 이쪽을 잠깐 흘긋하더니 관심 없다는 듯 고갤 돌렸다.
“여, 영겁의 기사단……!”
“그래. 그래서 저 친구가 그렇게나 강한 거지.”
내 말이 들렸는지 크로드가 말을 끊었다.
“친구라 하지 마라.”
“그럼 저 새끼라 할까?”
“…….”
“아무튼. 그렇게 됐다.”
난 어깰 으쓱했다.
이제 프리아나와의 약속은 끝났다.
프리아나는 날 위해 베네르 백작의 사병을 막아 줬고, 난 약속대로 크로드와의 싸움을 주선해 줬다.
‘주선이라 하기엔 좀 그렇지만.’
“이제 우리 약속은 끝났다. 이제 어떻게 할진 네 자유다. 내 호위 기사 일을 그만두고 떠나든, 크로드를 따라 영겁의 기사단에 들어가든. 아마 검술 랭크 5면 꽤나 쓸 만한 전력으로 받아 주겠지.”
“그, 그건…….”
“아님 이대로 왕국 연합에 가서 사실대로 말해도 된다. 내가 영겁의 기사단과 내통하고 있었다고. 어차피 난 옛적에 죽었을 몸이니까. 그게 조금 늦춰졌을 뿐이지.”
“…한 가지만 여쭤보겠습니다.”
“뭐지?”
“공자님께선… 황제의 복원을 꿈꾸고 계신 겁니까?”
프리아나는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을 했다.
대륙의 모든 이들이라면 두려워할 일이었기에 함부로 넘길 수 없었으리라.
“그건 아니다. 솔직히 관심 없다는 쪽에 가깝지. 다만 필요에 의해서 크로드와 계약을 했을 뿐이다.”
“그렇군요.”
“이제 됐나?”
“…네.”
“이제 네 맘대로 해라. 그럼.”
난 무심한 듯 프리아나에게서 등을 돌렸다.
그러면서도 속으론 발을 동동 굴렀다.
‘진짜 일러바치면 어쩌지? 그럼 바로 모가지일 텐데?’
프리아나가 그토록 매정한 성격은 아니길 빌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아닙니다.”
“음?”
“전… 이대로 계속 공자님을 따르겠습니다.”
난 속으로 쾌재의 함성을 질렀다.
“…그래. 네가 원한다면 그리하도록.”
‘휴! 살았다!’
녀석이 무슨 바람이 들어서 그런 건진 몰라도 다행이다.
“얘기는 끝났나?”
“그래.”
“그럼 이제 말해라. 기사단의 유물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뭔지.”
“그건…….”
약속을 지킬 때이다.
이것이 어떤 사건을 불러일으킬지는 몰라도, 지금 사는 게 중요하지 않는가.
입을 열려는 그때 프리아나가 끼어들었다.
“공자님. 실례지만 기사단의 유물이 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프리아나라면 모를 법했다.
애초에 기사단의 유물은 존재 자체를 아는 이 자체가 거의 없다.
“…괜찮겠나?”
크로드를 향해 묻자 녀석은 프리아나를 한 번 째려보곤 입을 다물었다.
아마 괜찮다는 뜻이겠지.
“영겁의 기사단이 뭔진 알고 있겠지?”
“네. 카잔 황제를 따르던 미치…진 않고 엄청 강한 기사들 아닙니까?”
“그래. 여기 있는 이 친구도 영겁의 기사단 안에선 평범한 정도니까.”
내 말에 크로드는 딱히 반발하고 나서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게 맞는 말이다.
영겁의 기사단은 전원 랭크 6 이상인 괴물들로 득실대는 곳이니까.
카잔 황제는 일반적인 방법이 아닌, 다른 루트로 랭크를 상승시키는 법을 알았다.
이로 인해 영겁의 기사단은 왕국 연합의 전력을 씹어 먹을 수준으로 강해질 수 있었다.
‘크로드는 혼자 랭크를 올린 케이스지만.’
그렇게 강한 이들이 있는데도 제국은 패배했다.
그렇담 영겁의 기사단은 모두 어디로 가 버린 걸까?
혹자는 오베론의 손에 싸그리 처치당했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아니다.
대전쟁의 개입으로 너무 많은 이들을 죽인 탓이었을까.
오베론은 더 이상 살인을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대신 그가 개발한 독자적인 마법.
조화(造化).
대상을 한순간에 돌로 만들어 자연으로 되돌려보내는 무시무시한 마법.
그걸로 영겁의 기사단을 한순간에 돌덩어리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그게 바로 기사단의 유물.
석상이 되어 버린 영겁의 기사단 그 자체다.
셀리버트 대숲림에 잠들어 있는 건, 영겁의 기사단에 속한 기사 한 명뿐이다.
나머진 어디 있는지 나도 잘 모른다.
소설에서 정확하게 위치까지 나온 건 셀리버트 대숲림의 기사 하나뿐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셀리버트 대숲림에 잠든 기사가 깨어난다?
그 순간 힘의 균형은 황제의 잔당에게로 크게 쏠린다.
‘…하는 수 없지.’
약속은 약속이니까.
지금 말 안하면 더 험한 꼴을 보게 된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말해 줘도 지금 당장은 못 풀겠지.’
“여기 있는 이 친구네 친구들이 피땀 흘려 가며 찾는 게 기사단의 유물이다.”
“기사단의 유물?”
“자세한 건 말해도 모를 테니 넘어가고. 엄청 위험한 물건이란 건 장담하지. 그래서 봉인되어 있고. 지금 나한테 봉인 푸는 법을 알려 달라는 거야.”
“그, 그런 걸 알려 줘도 되는 겁니까?”
“뭐… 알려 준다고 지금 당장 죽는 건 아니니까. 그 반대의 경우엔 지금 당장 죽을 테고.”
“…….”
프리아나는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왜 내가 그걸 아는지는 안 물어보는군.”
“그야 공자님은… 아는 게 많으시지 않습니까?”
“후후. 그렇긴 하지.”
어깨가 높아져 갔다.
난 지금 프리아나가 진심으로 나를 따른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잡답은 이제 그만해라.”
크로드는 슬슬 짜증이 치미는 듯했다.
“그래, 그래. 알려 준다니까.”
난 용린검으로 바닥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 여기 3개 보이지? 이게 유물을 활성화시키는 데 필요한 거야.”
“…….”
크로드는 눈살을 찌푸린 채로 그림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이게 뭐지?”
“제일 먼저 첫째.”
맨 앞에 그려진 건 숫자 ‘9’였다.
“마법 랭크 9가 필요해.”
“…지금 장난하나?”
“그런데 그런 건 오베론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겠지? 그럼 랭크 9에 필적하는 마나량이면 가능해. 그리고…….”
다음은 예쁜 하트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그만한 마나를 아무 데나 담을 순 없겠지? 그러니까 필요한 게 바로 마나를 담을 그릇. 아마 드래곤의 심장이면 가능할 거야.”
“으음…….”
“그리고 제일 중요한 마지막.”
마지막 그림은 사람 하나의 얼굴이었다.
“이건…….”
말을 하려다 잠시 멈칫했다.
이걸 진짜로 말해 줘도 되나?
“빨리 말해라!”
“솔직히 저도 궁금합니다.”
그래. 어떻게 보면 지금 현 상태에서 혼자 셋을 다 구하긴 힘들 테니까.
그리고 믿는 구석도 하나 있었다.
이렇게 된 거 이판사판이다.
“카잔 황제의 핏줄. 그게 필요해.”
“카, 카잔 황제의 핏줄? 이미 모두 죽어 버린 뒤 아닙니까?”
“아니. 아직 남아 있는 게 있어. 그렇지?”
크로드는 내 물음에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의 반응에 프리아나가 뜨악했다.
“저, 정말입니까? 카잔 황제의 핏줄이 남아 있다는 게?”
프리아나와는 다르게 이상하게도 크로드는 침묵할 뿐이었다.
아니, 오히려 다시 한번 놀란 눈치였다.
그러더니 날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정말이지 네놈은 모르는 게 없군.”
“그러게.”
난 어깰 으쓱하며 싱긋 미소 지었다.
카잔 황제의 가문은 9족을 멸문당했다.
심지어 조금이라도 피가 섞여 있는 자라면 깡촌의 사생아라도 이 잡듯이 뒤져 모조리 참수했다.
하지만 소설에 따르면… 절대 있어선 안 될 인물이 하나 남았다.
카잔 황제의 아들.
라크레시아 카잔.
그가 아직 살아남아 있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이상하단 말이지. 오베론은 왜 지 손으로 카잔을 멸망시켜 놓고 영겁의 기사단을 활성화시킬 때 황제의 피가 필요하게 한 거지?’
소설을 읽으면서 줄곧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의문을 밝힐 순 없었다.
소설의 마지막 화에 다다를 때까지도 그 이유는 나오지 않았다.
영겁의 기사단 말에 따르면 ‘봉인되어 있던 기사가 황제의 명을 받들어 다시 되살아난 거다!’라곤 했지만…….
그거야 지들이 편한 대로 갖다 붙여 해석한 거고.
“일단은 알겠다.”
“열심히 해 봐. 혹시 알아? 하늘이 감동해 황태자를 찾게 해 줄지.”
“…….”
“무슨 말씀이십니까? 황태자를 찾게 해 준다니요? 방금 살아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 친구들은 황태자가 어디 있는지 몰라. 살아 있다는 건 알지만.”
봉인을 해제하는 걸 알려 준 가장 큰 이유가 여기 있다.
이들은 ‘아직’ 황태자를 찾지 못했다.
그가 살아 있다는 사실만 알 뿐.
“…흥.”
크로드는 콧방귀를 끼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행히 방금까지 날 죽이려 들었던 기색은 온데간데없었다.
“만족했나? 이 정도면?”
“…닥쳐라. 재수 없는 놈.”
그렇게 녀석은 날 한 번 쏘아보곤 뒤돌아섰다.
“약속은 꼭 지키라구. 마법구 잃어버리면 다시 받으러 찾아오고. 알겠지?”
“…퉷!”
크로드는 가래침을 한번 툭 뱉곤 홀연히 떠나갔다.
하는 짓만 보면 밉지만은 않은 놈이다.
사람은 착하…다고 해야 하나?
날 고문시켜 가며 정보를 얻어 낼 수도 있었겠지만 굳이 그러진 않았다.
‘눈 뽑겠다고 협박하긴 했지만… 그 정도는 장난이지.’
크로드가 자릴 뜨자 프리아나는 진이 빠진 듯 자리에 주저앉았다.
“허어… 뭐가 뭔지…….”
“덕분에 살았어.”
“아닙니다. 제가 한 게 뭐 있겠습니까? 정말로 혼신의 힘을 다 했는데도 이토록 무력하게 지다니.”
“그래도 저번보단 나아지지 않았나?”
“그렇…습니까?”
“그럼 계속 나아지면 된다. 그러다 세 번째 벽도 넘고, 네 번째 벽도 넘고 그러는 거야.”
“으음……. 다른 사람이 했다면 코웃음 쳤겠지만……. 왠지 공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될 것도 같습니다.”
“흐흐. 그래.”
크로드와의 만남이 예상보다 빠른 건 의외였지만, 오히려 좋았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하지 않나.
언제 크로드가 들이닥칠까 전전긍긍 할 바에야 이렇게 미리 해치워 버리는 게 맘 편하다.
‘크로드 녀석. 또 오겠지.’
황제의 잔당과 너무 많이 엮이는 건 좋지 않지만.
그래도 크로드 성격상 만날 들리지는 않을 거다.
아주 가끔씩 도저히 해결 못할 문제가 생기면 오고 그러겠지.
‘그 정도야 영지를 살리기 위해선 얼마든지 한다.’
소설 밖 세상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난 왕국 연합이든 황제 복원을 꿈꾸는 이들이든 별 상관 없다.
내게 이득이 되기만 하면 그만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에런골드 놈이 하는 짓을 보면 왕국 연합에 정이 가진 않는다.
거짓된 평화 위에 군림하는 놈들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