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화
“푸하하하! 이런 미친놈을 봤나!”
프리아나를 마주한 마르시안은 크게 비웃었다.
그의 뒤엔 어마어마한 규모의 병력이 있다.
그런데 웬 미친놈이 혼자 이걸 막는다?
눈앞의 남자가 엄청난 강자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지금은 아니라 확신했다.
다른 영지도 아니고 임페라 백작령에 그만한 강자가 있을 리가 없다.
그게 그가 생각해 낸 결론이었다.
프스스…….
프리아나는 녀석의 도발에 넘어가는 대신 검에 오러를 불어넣었다.
가문에서 하사 받은 검은 옅은 오러를 검 주위에 두르며 은은하게 빛났다.
“오러 소드?”
그저 그런 미친놈인 줄로만 알았는데 오러 소드까지 뽑다니?
마르시안이 알기론 임페라 백작령은 워낙 가난해 제대로 된 병사조차 없다.
그런 영지에서 그냥 병사가 아니라 오러 소드를 가진 기사가 있다고?
“…흥!”
잠깐 움찔했지만 이내 코웃음 쳤다. 눈앞에 녀석이 가진 오러 때문이었다.
검 주위에 살짝 어려 있는 게 전부.
어마어마한 강자라 하기엔 너무나도 빈약했다.
‘어디서 운 좋게 랭크 4라도 달성했는가 본데! 미친놈! 랭크 4라면 우리도 스무 명 넘게 있다고!’
마르시안은 옆에 다른 백사단원들에게 눈짓했다.
“어디 제 깜냥도 모르는 등신인가 본데! 적당히 손 봐줘라! 이런 데서 시간을 낭비할 순 없으니!”
“옛!”
마르시안은 자기가 직접 나설까 생각도 해 봤지만 이왕 지휘 권한까지 얻은 김에 아랫사람들한테 시켜 보고 싶어졌다.
“백사단! 앞으로 나와라!”
쿵! 쿵! 쿵!
베네르 백작의 사병 백사단.
하얀 칠을 한 복장의 병사들이 앞으로 나섰다.
전원 랭크 4가 넘는 베네르 백작의 사병에서 가장 강한 자들이다.
도합 스물 셋의 백사단원들은 프리아나의 앞에 진형을 짜 맞추기 시작했다.
자신의 명령에 따라 도열한 백사단의 모습은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크흐흐!”
“랭크 4라.”
프리아나는 낮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지난 수일간 임페라 백작령에서 많은 수련을 했다.
다양한 수련이 있었지만, 개중 가장 쓸모 있던 건 오러의 양을 제한하는 수련이었다.
낭비되는 오러를 최대한 줄이고, 필요할 때만 집중시켜 극대화하는, 일종의 오러 컨트롤 훈련이었다.
덕분에 오러 소드를 든 상태에서도 검을 휘두를 수 있는 시간이 상당하게 늘어났다.
그리고 의도치는 않았지만 오러를 최대한 줄인 덕에 백사단 놈들까지 단단히 착각하고 있었다.
“어쩔까요?”
“상대를 속이는 것 같아 기분은 별로 좋지 않지만 금방 알게 될 겁니다.”
“후후. 그렇게 되겠죠?”
“회복 계열 마법을 부탁합니다. 가능하십니까?”
랭크 4를 상대로 지진 않겠지만 체력이 달리면 어찌 될지 모르는 일이니까.
“네. 믿고만 계세요.”
이슬린이 주문을 외자 프리아나의 몸 주위로 룬 문양이 겹겹이 쌓아 올라갔다.
“흥! 그런다고 뭐가 될 것 같으냐! 여봐라! 놈을 끝장내라!”
“돌격!”
마르시안의 명령에 백사단원들은 눈앞의 적에게 달려들었다.
저마다 병장기엔 푸른 오러가 흐르고 있었다.
프리아나는 천천히 자셀 잡으며 이안의 말을 떠올렸다.
‘오러를 낭비하지 마라.’
적들의 창칼이 눈앞에 당도했는데도 프리아나는 오러를 내뿜지 않았다.
‘닿는 순간. 모아 둔 오러를 한번에 발산시킨다.’
순간, 프리아나의 눈이 투지로 붉게 타올랐다.
“하아압!”
이어진 첫 번째 격돌.
단원 한 놈의 검이 프리아나의 검과 맞부딪혔다.
분명 느껴지는 오러만 놓고 본다면 경지는 비슷했다.
하지만 검이 닿는 찰나의 순간.
첫 번째 희생양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으응?”
그 이상함에 반응하기도 전에 프리아나의 오러가 폭발했다.
…콰앙!
양날의 검 오러 소드.
차원이 다른 절삭력을 갖게 해 주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보유한 랭크가 낮은 이는 오러 소드를 받아치는 것만으로도 내장이 뒤틀린다.
하위 랭크는 상위 랭크를 이기지 못한다는 세간의 인식.
단순히 실력적인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거다.
“크아악!”
“뭐, 뭐야!”
단원 한 녀석의 검이 몸뚱이와 함께 튕겨져 나갔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녀석은 충격에 피를 토하며 바닥에 고꾸라졌다.
“설마… 커헉!”
뒤늦게 이변을 알아차렸지만 이미 늦었다.
달려든 단원들을 향해 프리아나의 검이 쇄도했다.
약하디약한 오러 소드는 단원들을 베어 넘기는 순간마다 오러를 폭발했다.
빛이 한 번 깜빡일 때마다 단원들은 피를 토하거나 치명상을 입으며 쓰러졌다.
프리아나는 주위로 쏟아지던 오러 소드를 손쉽게 막아 냈다.
속도 하난 자신 있다.
거북이마냥 느릿느릿하게 보이는 적들의 검.
이를 받아 낸 그는 짧은 틈을 놓치지 않고 반격의 검을 휘둘렀다.
서걱!
“아악!”
오러 소드를 받아 내는 것만으로도 내장이 뒤틀리는데 반격까지 들어오니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프리아나의 검이 호를 긋자 백사단원은 몸이 두 동강 나며 날아갔다.
붉은 피가 프리아나의 몸을 적셨다.
그 안에서도 그의 눈빛은 밝게 빛났다.
“으응?”
분명 검술 랭크 4 정도의 별것 아닌 놈인 줄로만 알았다.
‘저 경지는 분명……! 랭크 5!’
서둘러 백사단원들을 뒤로 물려야 했지만 갑작스레 일어난 일에 그만 마르시안은 입이 얼어 버리고 말았다.
“어엇……!”
“단원들을 빨리 물리셔야 합니다!!”
잠시 동안의 망설임이었지만 프리아나에겐 너무나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속검의 기사 프리아나.
빠른 검술로 적들을 도륙하는 데 도가 튼 게 바로 프리아나였다.
카앙! 캉!
“크악!”
운 좋게 몇 번 버틴 단원도 있었지만 이내 오러의 차이에 피를 한웅큼 토해냈다.
검을 몇 번 맞댄 것만으로 손이 찢겨지고 내장이 뒤틀렸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프리아나의 검이 숨이 끊어지는 것뿐이었다.
“커흐윽…….”
“대, 대열을 갖춰라! 놈은 랭크 5 이상이다!”
“뭐라? 랭크 5? 랭크 5가 왜 여기 있어?”
단원들은 프리아나와의 거릴 벌린 채 에워쌌다.
전황을 뒤집기 위한 계책이었겠지만 아쉽게도 독이 됐다.
속검의 프리아나.
지금처럼 그에게 거릴 준다는 건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 준 꼴이었다.
“후우…….”
프리아나는 상체를 숙인 채 호흡을 가다듬었다.
온몸이 적들의 피로 뒤덮인 상태였지만 오히려 기분은 상쾌했다.
‘지금껏 오러를 통해 극대화된 신체로 싸운다 생각했건만. 쓸데없는 낭비에 지나지 않았던 건가?’
평소라면 슬슬 오러가 줄어드는 게 느껴졌을 텐데, 지금은 멀쩡했다.
‘이안 임페라.’
그는 자신을 무너뜨린 방랑기사를 찾으러 이곳에 왔다.
‘전혀 상상치도 못한 이에게 깨달음을 얻을 줄이야…….’
고작해야 랭크 4밖에 안 되는 깡촌의 거지 백작 이안 임페라.
프리아나는 그에게 모종의 존경심까지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이스 블레이드!”
백사단엔 검사만 있는 게 아니다.
지금처럼 원거리에서 지원할 마법사들도 존재했다.
마법단원들이 주문을 외자 프리아나의 주위에서 둥그런 룬 문양이 나타났다.
콰콰콰콰!
수많은 얼음 칼날이 프리아나를 노리고 솟아났다.
하지만 얼음 칼날이 지나간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콰직!
땅을 짓이기는 듯한 소리와 함께 프리아나의 형상이 사라졌다.
“어, 어디로 간 거냐! 빨리 놈을 찾아!”
서걱!
소름 끼치는 소리가 전장을 가득 메우고 적막만이 자리에 남았다.
“…….”
“뭣들 하는 거야! 빨리 움직여!”
마르시안은 백사단원들에게 소리쳐 봤지만 단원들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풀썩!
이젠 열 명도 채 남지 않았던 백사단.
거기에 마법을 시전하던 마법단원까지 허리 잘린 갈대마냥 풀썩 주저앉았다.
쓰러진 이들은 더 이상 꿈쩍도 하지 못한 채 숨이 끊어졌다.
바닥에 나뒹구는 시체들 가운데서 프리아나만이 홀로 당당히 섰다.
“더 없나?”
“어, 어억……!”
마르시안은 눈앞에 놓인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말을 더듬었다.
대체 뭐지? 어디서 이런 강자가? 게다가 그런 강자가 왜 임페라 가문 따윌?
베네르 백작가의 사병 중에 정예라 할 수 있는 백사단.
그게 지금 한 방에 다 골로 갔다.
방금까지만 해도 누구든 상대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천재들만이 도달할 수 있는 영역.
마르시안은 분명 두 번째 벽을 허물었다.
하지만 왜인지, 같은 랭크인 프리아나를 상대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떠오르지조차 않았다.
“…아니야!”
마르시안은 있는 힘껏 말고삐를 내려쳤다.
푸히힝!
화들짝 놀란 말은 그대로 앞을 향해 내달렸다. 이대로 곧장 추진력을 실어 오러 소드를 휘두른다.
그게 마르시안이 하려 했던 거다.
“죽어라!”
후웅!
마르시안의 검이 프리아나의 목덜밀 노리고 파고들었다.
…서걱!
하지만 그의 검이 격돌하는 일은 없었다.
마르시안의 검은 그저 허공을 휘적였을 뿐이고, 프리아나의 검은 그대로 적을 반 토막 냈으니까.
주인을 잃은 애꿎은 말은 붉은 피를 듬뿍 뒤집어쓴 채 가쁜 숨만 내몰아쉴 뿐이었다.
“아앗…….”
주변 병사들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저들도 다 눈이 있다.
징집병인 자기네들보다 훨씬 좋은 대우 받으면서 생활하던 백사단.
내심 불만이 있긴 했어도 표출할 생각은 꿈에도 못 꿨다.
그야 그들은 ‘첫 번째 벽’을 넘었고, 자기네들은 못 넘었으니까.
자기네들도 언젠간 벽을 넘을 거라 기대하면서도 넘을 수 없는 벽에 좌절했던 이들이다.
심지어 거들먹거리던 마르시안은 두 번째 벽까지 허문 어마어마한 강자.
그런데 그를 포함한 백사단원이 한순간에 죽었다. 눈앞에 기사 단 한 명한테.
사기를 뚝뚝 떨어뜨리기엔 충분했다.
“우으…….”
병사 하나가 어렵사리 창을 들어 프리아나에게 겨눴다.
“…….”
프리아나는 아무 말 없이 병사의 창을 베어 버렸다.
단단한 창대는 프리아나의 검에 수수처럼 허무하게 잘려 버렸다.
“용기는 높이 산다만. 목숨을 헛되이 낭비하진 마라.”
“허윽…….”
“이익!”
미처 목숨을 보전한 부관이 검을 뽑아 들었다.
검은 프리아나가 아닌 주변 병사들을 향해 있었다.
부관은 칼까지 뽑아 들어 주변 병사들에게 휘둘렀다.
“으악!”
“이 자식들이! 어서 싸우지 않고 뭣들 하는 거냐! 도망치는 놈들은……!”
쐐액!
“커헉!”
갑작스레 뒤에서 날아온 단도가 부관의 목을 꿰뚫었다.
제 병사들을 향해 검을 휘두르던 놈은 그대로 피를 토하며 낙마했다.
프리아나가 뒤돌아보자 이슬린이 어깰 으쓱하고 있었다.
“말이 많길래요. 공자님께서 말씀하셨잖아요?”
“그랬지.”
프리아나는 피식하고 웃었다.
모든 게 이안 임페라의 계략대로 돌아갔다.
베네르 백작이 크라니그 산을 우회하는 게 아니라 돌파하는 것부터, 오러를 숨기고 있으면 알아서 상위 랭크가 기어 나올 것이고.
이들을 처치하면 일반 병사들은 순식간에 전의를 상실할 거라고.
그러면서 남은 윗대가리가 어떻게서든 일반 병사들을 싸움 붙이려 하면 바로 죽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아무래도 소문은 틀렸나 보군.’
술과 도박에 빠져 가문을 몰락 위기에까지 몰고 간 망나니 공자.
그게 프리아나가 들어온 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가 느끼는 건 정반대였다.
적의 판단을 예측하고 그에 상응하는 계책.
가장 놀라웠던 건, 자신의 검술을 성장시켰다는 것이다.
그저 랭크를 올리는데 급급했던 때와는 뭔가 달랐다.
‘…하.’
가슴이 벅차올랐다.
깨달음의 가능성을 얻은 탓인지, 아니면 지난 세월의 허무함 탓인지는 확실치 않았다.
“…모두 들어라!”
“흐아악!”
프리아나가 소리치자 일반 병사들은 주저앉아 벌벌 떨었다.
“내 주인께선 말씀하셨다! 내게 저항하지 않는 자는 목숨을 살려 놓으라고!”
그의 말에 새파랗게 질려 있던 병사들의 낯빛에 화색이 돌았다.
“어쩔 텐가! 나와 싸워 헛되이 목숨을 잃겠나! 아님 두 발로 가족들에게 살아 돌아가겠나!”
“가족…….”
“나, 난 죽으면 안 돼! 그러면 우리 어머니는 누가 모셔!”
“나도!”
챙그랑!
압도적인 무위 앞에 병사들은 하나 둘 검을 내려놓았다.
이들을 지휘할 자들이 다 죽어 버린 지금, 이를 막을 자는 없었다.
* * *
“프리아나랑 이슬린은 잘 하고 있겠지?”
아마 잘 하고 있을 거다.
다른 놈도 아니고 프리아나가 베네르 사병 따위한테 죽진 않겠지.
통신 마법구가 있긴 하지만 지금은 쓸 상황이 못 된다.
괜히 감청이라도 당했다간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으니까.
“후.”
지금 난 베네르 백작의 영지로 들어왔다.
프리아나와 이슬린으로 사병의 진입을 막고, 난 베네르 백작과 결판을 짓는다.
이론으로 봐도 가능할까 싶은 문제긴 하지만, 이것 말곤 방도가 없다.
아마 놈이라면 전 병력으로 압도적인 무위를 보여 주지 않을까? 해서 내린 계책이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하암……. 하루 죙일 둘이서 근무를 서라니. 이게 말이야 똥이야?”
베네르 백작의 저택을 지키는 병력은 단둘뿐이었다.
‘휴.’
“뭐 어때. 원정 나가는 거에 비하면 누워서 떡 먹는 수준이지.”
“원정? 푸하하…….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 그게 무슨 원정이냐? 학살이지.”
“쯧. 그렇긴 하지. 차라리 갔으면 민가에서 뭐라도 좀 건졌을 텐데. 크흐흐…….”
“쓰읍! 그랬을 생각하니까 더 속 쓰리네.”
놈들의 대화를 엿듣고 있자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민가에서 건진다는 게 물고기는 절대 아닐 테고, 죄 없는 영지민들을 약탈하고 싶었단 소리겠지.
‘쓰레기 새끼들.’
사실 21세기 대한민국도 아니고, 칼과 마법이 터져 나오는 세상에서 민간인 약탈은 늘상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런 걸 감안해도 불쾌함은 가시지 않았다.
‘소리 없이 끝내야 해.’
주변에서 적당한 돌멩이 하나를 집어 들어 반대편 수풀 쪽에 던졌다.
바스락!
“누구냐!”
경비병 둘은 귀를 쫑긋 세우곤 소리가 난 곳을 노려봤다.
“…뭐지?”
“난 또 뭐라고. 그냥 다람쥐겠지.”
“그래도 한 번 봐야 하지 않을까?”
“에잇! 귀찮게…….”
경비병 하나가 수풀을 향해 걸어갔다.
그 틈에 저택 앞을 지키고 있던 경비병의 뒤를 잡았다.
…서걱!
“으븝!”
입을 막아 소리는 나지 않았다.
나머지 한 놈은 앞으로 닥칠 운명도 모르는 채 수풀만 뒤적였다.
“다람쥐 맞잖… 커헉!”
놈이 뒤돌아보려는 순간 검이 녀석의 심장을 꿰뚫었다.
놈은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숨이 끊어졌다.
우웅…….
피로 젖은 용린검이 묵직하게 울렸다.
확실히 좋은 검이다.
마나를 이로 물 듯 꽉 잡고 있는 것도 그렇고.
[용린검 : 드워프 장인 브론즈 비어드가 만든 검.]
-아직 보유한 능력치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용린검이 가진 능력을 아직 확인 못했다.
‘차차 알게 되겠지.’
일단 지금은 절삭력 좋은 칼이면 충분하다.
베네르 백작의 목을 베기엔 충분할 테니까.
철컥.
용린검을 검집에 꽂아 놓곤 백작의 저택을 향해 발을 내딛었다.
베네르 백작.
이제 질긴 악연을 끊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