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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잡고 폭렙업-165화 (165/166)

165. 가짜 미륵, 군소

쿠웅-

거대한 폭음과 함께 지국천왕의 거대한 신형이 흔들렸다.

“크어어어-”

천무현이 가진 최강의 힘.

그 특수탄환이 지국천왕의 급소를 노려 박힌 것이다.

덕분에 지국천왕은 김수향과 천무현을 덮치려다 틈을 보였다.

- 리퍼, 움직입니다.

그 때 백유현의 음성이 일행의 마음 속에 울렸다.

파각!

“끄아아아아-”

지국천왕의 다리가 베어져 나가며 놈은 크게 괴성을 내질렀다.

- 소드맨, 지원.

김현성까지 그를 지원했다.

콰직!

그의 검 역시 지국천왕의 다리를 노려 박혔다.

“하아아앗!”

그그그극!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검을 올려 그었다.

“크와와악!”

지국천왕은 입을 벌리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끼릭-

- 마지막은 나야.

콰앙-

천무현의 나직한 목소리와 함께 그의 총구가 다시 한 번 불을 뿜었다.

지국천왕의 미간을 향해 날아간 탄환은 정확하게 이마를 파고 들었다.

그그그극!

하지만 지국천왕의 두꺼운 이마가 그를 막아냈다.

‘조금만 더!’

천무현이 이를 악물었다.

지금 발사한 것은 그가 가진 탄환 중 가장 강력한 것이었다.

아까 발사한 탄환보다는 공격력이 떨어지지만, 그래도 상당한 힘을 가진 탄환이었다.

적어도, 지국천왕의 이마를 뚫을 수 있을 거라 생각되는.

‘가라!’

파가가각!

“크아아아-”

그리고 어느 순간, 탄환이 지국천왕의 단단한 이마를 꿰뚫으며 그 안으로 파고 들었다.

“됐어!”

천무현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콰쾅-

순간 거대한 폭발이 일었다. 이마를 뚫고 들어간 탄환이 지국천왕의 머리통 안에서 폭발한 것이었다.

콰당탕-

그리고 지국천왕이 그대로 쓰러지는 것이 보였다.

- 대장!

그런데 방심할 때는 아니었다.

한쪽에서는 광목천왕이, 한쪽에서는 증장천왕이 달려들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드르릉-

다문천왕의 비파음이 들렸다.

“으윽!”

“아앗!”

본래대로라면 중생의 안녕을 기원했을 비파음이 지금은 오히려 중생을 저주하고, 지옥의 고통을 주는 것이 되어 사방으로 퍼졌다.

천무현도, 김수향도 박성진도 귀를 막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을 정도.

콰쾅!

파지직!

그런데 두 사람만큼은 그러지 않았다.

온 몸이 불길에 휩싸여 있는 백유현과, 뇌전으로 뒤덮인 김현성.

그들은 각자 자신을 보호하는 권능으로 비파음을 차단해낸 것이었다.

- 리퍼!

- 예, 알겠습니다!

김현성이 백유현에게 눈짓을 주자, 백유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 가자!

파팟-

그리고 두 사람이 움직였다.

“쿠어어어-”

“크아아-”

광목천왕과 증장천왕.

둘이 일행을 향해 덤벼 들고 있는 사이, 백유현과 김현성의 몸에서도 거대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것은 그들이 아직 쓰지 않고 있던 힘!

“하앗!”

“하압!”

둘은 각자 광목천왕과 증장천왕에게 달려들었다.

번쩍-

그리고 한쪽에서는 검은 암흑이, 한쪽에서는 거대한 뇌전이 일어났다.

파각- 촤앗!

백유현과 김현성은 각자가 맡은 천왕들을 스쳐 지나갔다.

쿠웅-

그리고 천왕 중 하나가 무릎을 꿇었다.

광목천왕이었다.

그의 다리는 무릎 아래서부터 완벽하게 절단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반대쪽에서는 전혀 반대의 상황이 벌어져 있었다.

“쿠웩!”

그쪽에서는 김현성이 피를 토하며 그 자리에 무너지듯 무릎을 꿇었던 것이었다.

증장천왕의 다리에 깊은 검흔이 나 있었지만 그것 뿐.

오히려 김현성은 증장천왕의 권풍에 정면으로 노출되며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이다.

그는 휘청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했다.

“현성이 형!”

천무현이 크게 외쳤지만 그 역시 상황은 좋지 않았다.

비파를 연주하던 다문천왕이 갑자기 그에게 달려 들었던 것이었다.

그 기세는 마치 산을 쪼갤 듯해서 천무현은 이를 꽉 물 수밖에 없었다.

콰아앙-

그 때 그 앞을 가로막는 존재가 있었다.

“허억, 허억!”

“성진 대장...!”

박성진이었다.

그 역시 온 몸이 엉망이었지만, 매우 거칠게 숨을 내뱉으며 겨우 버텨내고 있었다.

“수향....아. 어서...현성이를...”

“어, 알았어!”

살점과 근육에 큰 상처를 입어 온 몸에서 피를 흘리는 박성진의 말에, 김수향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할 일을 했다.

퐁- 퐁퐁-

수십 개의 방울이 떠올라 김현성에게, 그리고 박성진에게 향했다.

파앗-

“흐읍!”

힐링의 힘이 깃든 방울들이 터져 나가자, 박성진과 김현성은 빠르게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치명적인 상처는 여전히 회복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김수향조차 목숨을 걸고 가서 권능을 발휘해야 되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둘은 상당한 회복을 보였다.

다만, 회복을 할 수 있다 뿐이지 전투를 지속할 수 있다는 건 아니었다.

“크아아아-”

그 때 다문천왕과 증장천왕이 거칠게 포효하며 몸을 일으켰다.

이번에 닥쳐오는 공격은 절대 막을 수가 없을 듯했다.

슈아아앗-

콰콰쾃-

한쪽에서는 다문천왕이 비파를 내리쳤고, 한쪽에서는 증장천왕이 주먹에 힘을 실어 내리 꽂았다.

“대...장!”

그 앞에 선 박성진은 이를 악 물고 버티고 있었고, 천무현은 그 뒷모습을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김수향도 더 이상 권능이 발휘할 수 없는 상태였고, 김현성은 이제야 겨우 몸을 추슬르는 상황...

번쩍-

그런데 그 순간 사방이 시커멓게 물들며 찬란한 광채가 뿜어졌다.

“크아아악-”

“크에에엑-”

그와 동시에 다문천왕과 증장천왕이 뒤로 물러섰다.

하늘에 대고 울부짖는 둘의 모습은 매우 처참했다.

다문천왕은 한쪽 가슴에 깊은 검흔이, 증장천왕은 한쪽 손이 완전히 날아가 있었던 것이었다.

“이 이상은 내가 허락 안해.”

“유현아...!”

“백유현!”

그들 앞에는 백유현이 폭풍 날개를 활짝 펴고 서 있었다.

“뒤로 빠져 계세요. 제가 처리할 테니.”

다문천왕과 증장천왕.

가공할 힘을 가진 둘을 상대하는 사람이 내뱉는 말 치고는 너무 담담했다.

하지만 일행은 그의 말대로 뒤로 물러섰다.

백유현을 믿기 때문이었다.

그가 해왔던 것을, 그리고 지금부터 해낼 것을 믿기에.

“어서 치유를!”

“알았어!”

김수향이 재빨리 치료를 서두르는 찰나였다.

파앗-

갑자기 사방에서 거대한 기운들이 몰려와 일행을 감쌌다.

“저희가 돕겠습니다!”

“저도요!”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각성자들...

그 중에서 힐러들은 빠르게 일행에게 모여들며 자신들의 권능을 아낌없이 쏟아 붓고 있었다.

“얼른 회복하세요!”

“다 쏟아 부어!”

힐러들의 희생에, 탱커들은 주변을 완벽하게 보호하며 나섰고 원거리 딜러들은 뒤에서 백유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돌을 던져도 뭔가 도움이 되겠지!”

타탕- 탕-

총이나 활, 각종 원거리 무기를 든 각성자들의 공격에 천왕들이 제대로 공격을 하지 못하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파각-

그 순간을 백유현은 놓치지 않았다.

그는 간장과 막야를 휘두르며 천왕들을 베어냈고, 이윽고 천왕들은 한 줄기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후우...”

“유현아, 고생했다.”

“뭘요, 몸은 괜찮으세요?”

김현성이 쿨럭거리며 다가와서 백유현의 어깨를 두드렸고, 백유현은 그를 보며 걱정 어린 눈빛이 되었다.

“괜찮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후후. 그래도 싸워야지. 저 안에 어떤 놈이 더 있을지 모르는데.”

“좀 쉬시는 게 좋겠어요. 현성이 형.”

“아니야. 너 혼자 보낼 순 없어. 같이 가자.”

그는 검을 꽉 쥐며 말했다.

“세광이 형도 잃었는데 형마저 잃을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김현성이 처연한 미소를 짓더니 말을 이었다.

“녀석의 몫까지 싸워야지. 그 녀석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그의 눈빛에 백유현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부탁합니다. 현성이 형.”

손 하나라도 아쉬운 상황.

사대천왕까지 나온 이 상황에서 김현성이 옆에 있어준다면 든든할 것이었다.

문제는 뭐가 남아 있느냐는 건데...

똑-똑-똑-똑

그 때 어디선가 목탁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김현성이 눈살을 찌푸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쿠르르-

그리고 대지가 미친 듯 진동하기 시작했다.

“뭐지?”

일행이 저마다 수군거렸다.

백유현은 순간 온 몸의 털이 바짝 솟는 것을 느꼈다.

‘강해...! 이건 정말로...!’

사대천왕조차 지금의 기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엄청난 기운이 느껴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설마!’

백유현은 눈을 부릅떴다.

이런 기운을 뿜어낼 수 있는 존재가 과연 몇이나 될까?

‘군소!’

망유계의 주인.

그가 나타난 것일까?

“망자들이다!”

“적이다!”

그 때 각성자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쿠쿠쿠쿠-

그러고 보니, 절 쪽에서 뭔가 시커먼 것들이 미친 듯 몰려들고 있었다.

지독한 원한과 살기가 느껴지는 존재들...

그런 존재들이 수도 없이 쏟아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각 분대, 전투 대비해!”

“원거리 딜러들, 제압 사격 실시!”

타타타탕!

순식간에 주변이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크웨에엑!”

그 때 절 안에서 쏟아진 수많은 존재들이 각성자들에게 덮쳐 들었다.

“빛의 힘이여!”

“나를 봐라! 이 놈들아!”

탱커들이 각종 도발 권능을 발동시켰고, 힐러들이 그 뒤로 붙었다.

그리고 딜러가 탱커들이 만든 벽을 스쳐 지나가며 쏟아지는 망자들을 베어내고 짓이기기 시작했다.

쿠쿠쿠쿵!

원거리 딜러들의 공격에 수많은 망자들이 녹아내렸지만, 망자들은 끝도 없이 몰려들고 있었다.

“으윽! 이러다 뚫리겠어!”

“크윽, 버텨, 버텨야 해!”

그 수가 얼마나 많았던지, 내로라하는 각성자들이 세운 벽이 순식간에 뒤흔들렸다.

그런데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설마...’

백유현은 저 먼곳을 향해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그의 표정에는 놀라움과 긴장의 빛이 동시에 떠올라 있었다.

쿠오오오-

절 쪽에서 떠오른 거대한 불상.

그것은 석가세존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인자한 미소를 띠고 있는 본래의 모습과는 전혀 반대로 아주 잔악하고도 음산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온 몸이 시커먼 색으로 물들어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모골이 송연하게 만들었다.

‘저 놈이...군소!’

[망유계의 지배자를 처단하라!]

[염라의 명이 떨어졌습니다]

[망유계를 넘어 다른 차원을 어지럽히는 망자, 군소를 처단하라!]

[보상 : 회생의 조각, 명부의 보배관]

[단 한 번에 한해 명계의 밀직차사들을 불러들일 수 있다]

염라의 임무가 주어졌다.

군소가 확실한 모양이었다.

하긴 그가 아니면 누가 저런 존재감을 뿜어낼 수 있을까.

그런데 백유현의 시선이 꽂힌 곳은 바로 ‘회생의 조각’이라는 단어였다

‘살릴 수 있어!’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엄마를 살릴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

염라의 권능이 깃든 회생의 조각...

‘군소...반드시....너를 잡아 주마!’

콰아아앗-

그리고 백유현의 몸이 허공으로 둥실 떠올랐다.

그의 등 뒤에는 거대한 폭풍 날개가 미친 듯 휘돌고 있었다.

- 리퍼, 목표는?

- 저 가짜 불상...모든 것의 원흉인...

백유현의 두 눈이 차갑게 빛났다.

- 군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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