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귀신잡고 폭렙업-107화 (107/166)

107. 뉴스

파캉-

불꽃이 튄다.

수도 없는 불멸자들을 앞에 두고, 백유현의 손에 들린 두 자루의 검은 미친 듯 허공을 베어냈고, 불똥이 마구 튀어 올랐다.

하지만 그 불똥은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았다.

“캬아악!”

불똥이 한 번 튈 때마다 인간에게 빙의한 불멸자들은 몇몇씩 소멸되었으니까.

“크라야앗!”

콰직! 빠각!

백유현의 옆에서는 강효와 문광이 따르며 그를 완벽하게 보호하고 있었다.

덕분에 어떤 불멸자도 백유현의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리퍼, 고개 숙여!

무전이 들려옴과 동시에 백유현은 고개를 확 숙였다.

콰앙-

그리고 동시에 거대한 격발음이 들렸다.

콰콰콰콰쾅!

그 격발음은 무시무시한 폭발의 폭풍우를 만들어냈다.

불멸자들은 그 거친 폭발에 휩쓸리면서도 악을 쓰며 앞을 향해 달려나오려 했다.

타앙-

그걸 기다렸다는 듯, 놈들의 이마 한 가운데 총알 구멍이 났다.

“케에에엑!”

하지만 천무현의 힘으로는 주민들의 육체에 깃든 불멸자들의 영체를 몰아낼 수는 없었다.

번쩍-

그 순간, 백유현이 달려가며 다른 육체로 이동하려던 영체들을 베어냈다.

“캬아아악!”

간장과 막야의 칼날에 서린 시퍼런 살기에 베인 영체들은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며 소멸되었다.

그들은 망유계로도 돌아가지 못하고 완전히 소멸되었을 것이다.

- 소드 맨, 왼쪽! 쉴더, 지원해!

박성진이 전장을 넓게 보고 있다가 즉각 지시를 내렸다.

덕분에 소드 맨 김현성과, 쉴드 주세광은 늦게 않게 공격과 방어에 집중할 수 있었다.

“와...! 역시 알파 팀이다!”

“나 지금 소름 돋았어! 어떻게 저렇게 딱딱 맞지?”

그 광경을 뒤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혀를 내둘렀다.

역시 치우의 알파 팀은 아무나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말이야, 저 백유현이라는 친구, 진짜 대단하지 않아? 저번보다 더욱 강해진 것 같아!”

“그러게! 내 눈이 잘못 된 건가? 김현성이 오히려 백유현에게 밀리는 느낌이 드는데?”

“아니, 확실히 밀리고 있어! 백유현이 모든 면에서 월등히 앞서고 있는 게 확실해. 저것 봐! 어떻게 인간이 저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지?”

사람들은 김현성과 백유현의 움직임을 놓고 비교하며 탄성을 내질렀다.

이 광경은 보도진에 의해서도 널리 전파되었다.

“현장에 나와 있는 TBC 이솜이 기자입니다! 전례 없는 불멸자들의 준동에도 불구하고 이곳 현장에서는 치우, 알파 팀의 대활약으로 상황이 정리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대재앙으로 여겨졌던 불멸자들의 대거 출현에도 불구하고 알파 팀의 선전으로 모든 상황이 정리되어가고 있습니다!”

보도를 접한 상당수의 국민들은 때론 놀라기도 하고, 때론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뉴스를 접했다.

대통령도, 노블레스 멤버스 한국 지부장도, 국가재난대응센터장도...

모든 사람들의 이목이 이곳에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 도쿄 나리타공항을 쑥대밭으로 만든 불멸자들이 대거 도심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아마테라스 팀이 출동하여 불멸자들의 이동을 막아보려 하지만 역부족입니다! 도쿄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반복합니다. 도쿄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 상하이가 점령당했습니다! 인민들의 안전을 위해 정부에서 병력을 파견했지만 순식간에 몰살, 그 여파가 내륙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있습니다. 어딜 가나 시체가 널려 있고, 인민들은 우왕좌왕 대피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 ...요크 시는 죽음의 안개로 가득 뒤덮였습니다. 대반격이 이뤄지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날아드는 소식은 대부분 비보(悲報)였다.

인도는 이미 뭄바이 같은 도시가 함락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비교적 각성자들의 수가 적은 아프리카나 호주는 아예 연락 자체가 끊겼다.

불멸자들의 갑작스런 준동으로 세계 곳곳에 대재앙이 벌어진 것이었다.

- 세계는 멸망으로 치닫고 있다! 대비하지 못한 우리는 이제 그 어리석음의 대가를 치러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사람들을 선동하는 선동가들이 수도 없이 튀어나왔고, 실제로 거리를 행진하며 정부의 무능함을 비난하는 자들도 있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서도 세계에 알려진 소식 하나가 있었다.

- 완벽한 대응을 보여주고 있는 대한민국! 그 중심에는 치우의 알파 팀이 있다!

유튜브나 팟캐스트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간 소식.

한국 또한 불멸자들의 준동에 의해 상당한 피해를 입었지만, 알파 팀이 긴급 투입되면서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덕분에 청와대 외교라인에는 불이 났다.

“그 방법은 저희도 알 수 없습니다! 아직 진행 중이라 확실하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알파 팀을 파견하는 것은 국무회의를 통해 결정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지금 즉각 대답은 곤란합니다.”

알파 팀의 예상외의 선전에, 자신들의 국가에도 파견해줄 수 없냐는 전화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당연한 얘기였다.

세계에서 아주 소수의 지역만 빼고는 모두 다 불멸자들에게 점령당하고 있는 현실이었다.

처음에는 팀-엑스 대회에 참전한 각성자 팀이 자신만만하게 불멸자들을 진압하러 갔다가 오히려 전멸을 당하는 경우도 생겼다.

당연한 일이었다.

영체로 이루어진 불멸자들을 소멸시키는 것은 강력한 화기(火氣)가 아니면 영체를 정확하게 공격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모르고 있었으니...

뒤늦게야 이번 일이 초자연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간파한 각국 정부가 대응에 나섰지만, 이미 상당한 지역이 불멸자들에 의해 점령당한 뒤였다.

그리고 불멸자들은 그것으로 멈추지 않아다. 묘지를 지나며 죽은 자들을 되살리고, 물속에서 물귀신들을 끌어내 자신들의 하수인으로 삼았다.

덕분에 또 한 번 수많은 민간인들이 죽임을 당했다.

배가 침몰하고, 비행기가 추락했으며, 기차가 탈선해서 마을을 덮쳤다.

사방에서 큰 불이 일어나고, 홍수가 범람했으며 산사태가 일어나 한 마을을 싹 다 지워버리기도 했다.

이런 유례없는 대재앙에 각국 정부는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쿠쿠쿠쿠-

거기다 엎친 데 덮쳐, 더블 쇼크가 일어나기도 했고 터미널이 폭발하여 그 안의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은 이미 인간들의 통제력을 벗어난 일이었다.

“어서 투입해!”

군대가 움직이고, 자경단이 조직되었다.

각성자들이 돈을 버는 것을 포기하고, 지역 방어를 위해 뭉쳤다.

그래서 겨우겨우 버텨내고는 있었다.

하지만 상황은 극히 좋지 않았다.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 온 세계는 서로를 향해 구조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상대를 돕지 못했다.

그들은 숨을 쉬는 것도 매우 힘겨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콰앙-

그 와중에서 대한민국, 강서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들에게 희망이 되어 주었다.

번쩍

콰콰콰쾅!

치우, 알파 팀의 공격은 보는 이의 두 주먹을 불끈 쥐게 할 만큼 시원했고, 확실했다.

그리고 그 선두에 한 소년이 있음을 전 세계 사람들이 똑똑하게 목격할 수 있었다.

수많은 불멸자들을 마치 짚단처럼 베어내며 전진해 나가고 있는 한 소년.

그리고 눈에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 소년의 옆에는 또 다른 존재들이 있는 듯보였다.

소년에게 덤벼들던 불멸자들이 갑자기 피를 뿜으며 쓰러졌기 때문이었다.

콰콰콰쾅!

소년, 백유현과 그 반대쪽에서 움직이고 있는 김현성에 의해 강서구에서 일어난 불멸자들의 준동은 점차 진압이 되어가고 있었다.

불멸자들이 달아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하나 같이 김현성과 백유현의 검에 죽임을 당했고, 소멸당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쿠르르르-

그에 더해, 근방 군부대에서 강력한 화력을 지닌 전차들이 합류했다.

수방사 예하 기계화부대였다.

콰콰쾅-

전차들이 일렬로 서서 불을 뿜자, 백유현의 앞쪽에 있던 불멸자들이 괴성을 내지르며 사방으로 튕겨 날아갔다.

전차의 화력은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거기다가 특수하게 개발되어 개조된 포탄의 위력까지 더해지자, 아무리 불멸자들이라 하더라도 약한 존재들은 순식간에 녹았다.

강력한 힘을 지닌 불멸자들에게도 전차의 공격은 효과가 있었다.

놈들의 움직임을 상당히 효율적으로 저지(沮止)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찰나의 순간은 판세에 엄청난 영향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백유현과 김현성에게 미친 듯 달려들던 불멸자들의 움직임이 저지되자, 백유현과 김현성은 칼을 한 번 더 휘두를 수 있는 기회가 확보되었고, 그 한 번은 매우 크게 작용했다.

콰직-

촤앙-

수많은 불멸자들이 녹아 들어갔고, 소멸되었다.

“밀어 붙여!”

백유현이 크게 소리쳤다.

부아아앙-

이제 불멸자들도 얼마 남지 않았다.

백유현이 거느린 지옥악마벌들이 미친 듯 날아다니며 불멸자들을 공격했고, 차사들도 검을 들고 다니며 놈들의 목을 베어냈다.

강효도, 문광도...

모두 다 있는 힘을 다해 모든 것을 베고, 또 베었다.

쿠쿠쿵-

전차가 불을 뿜고, 천무현의 총에서도 거친 불꽃이 뿜어졌다.

콰르륵!

그리고 거친 불길이 피어올랐다.

이곳, 강서구에서 벌어졌던 참담한 광경이 그대로 노출된 채 불길이 치솟았다.

콰당탕!

마지막으로 목을 베인 불멸자 하나가 그대로 쓰러졌다.

“하아, 하아...!”

백유현조차 온 몸에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서 있었다. 정말 힘겨운 싸움이었다.

하지만 결국 놈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쏴아아아아-

그 때 때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온 몸이 순식간에 젖어 드는 소나기였다.

덕분에 사방에서 치솟던 불길이 순식간에 잡혔다.

“후우...”

박성진도 검게 그을린 얼굴을 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팔뚝과 어깨, 허벅지 등에는 수많은 흉터가 새겨져 있었다.

에피오네, 즉 김수향이 치유를 한다고 했지만 상처를 입는 속도가 워낙 빨라서 치유가 따라가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그 상처들은 조금씩 아물고 있었다.

“어우, 죽겠다!”

역시 비슷한 모습으로 어깨로 숨을 몰아쉬던 주세광이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진짜...이번엔 뒤지는 줄 알았네요.”

이번은 정말로 위험했다.

백유현의 귀안이 공유되지 않았더라면, 알파 팀도 꼼짝없이 불멸자들에게 당했을 뻔했다. 보고 대응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였으니까.

다른 나라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했음에도 형편없이 밀리고 있는 것은 바로 그 점 때문이었다.

불멸자들이 영체(靈體)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

불멸자들이 다 소멸되자, 백유현과 김현성이 터덕터덕 걸어왔다.

그들의 온 몸에는 피가 진득하게 묻어 있었고,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다.

“고생했다. 둘 다.”

박성진이 그들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다.

그 때였다.

“와아아아! 알파 팀 만세!”

“만세! 최고다!”

촤르르륵-

강렬한 플래시가 터지며 사방에서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TBC 이솜이 기자입니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SGC 방송국입니다!”

“제일신문 방대훈 기자입니다!”

그들을 뒤로 하고 박성진이 팀원들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더 피곤한 일이 생겼는데?”

인터뷰는 물론 나쁘지 않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인터뷰는 정중히 사양하고 싶었다.

띠리링- 띠리리링-

그 때, 박성진의 위성전화가 울렸다.

“네, 박성진입니다. 네? 아...알겠습니다.”

그는 짤막하게 통화를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어딜 좀 가야겠는데?”

그러면서 그는 하늘을 가리켰다.

투타타타타-

거대한 헬기 두 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대한민국 정부의 마크가 뚜렷하게 찍힌 헬기들이었다.

“실례합니다. 자, 어서 타자고!”

박성진이 기자들을 보며 웃어 보였다.

그 틈을 타 팀원들은 헬기에 올라탔다.

투타타타타-

헬기는 다시 허공으로 떠올랐다.

“후우...정말 골치 아플 뻔했네요.”

“그런데 지금 어딜 가는 겁니까?”

박성진이 대답했다.

“청와대.”

그의 말이 이어졌다.

“대통령을 만나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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