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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잡고 폭렙업-104화 (104/166)

104. 단죄

파각!

그렇게 팀원들이 이목을 집중시키던 순간, 백유현이 코이나의 어깻죽지를 꿰뚫고 솟구쳤다.

“크와아아악!”

불의의 습격을 당한 코이나는 미친 듯 몸부림쳤다.

하지만 백유현은 허공에서 한 번 자세를 바로 잡더니, 다시 한 번 칼자루를 쥐고 그대로 떨어져 내렸다.

콰직!

간장과 막야의 예리한 칼날이 코이나의 가죽을 꿰뚫었다.

마치 용암이 끓는 듯한 코이나의 거죽이 순간적으로 쫙 갈라졌다.

콰드득!

그 안을 백유현이 거침없이 파고들었다.

근맥이 잘려 나가고, 핏줄이 터졌다.

“쿠아아악!”

코이나는 또 한 번 크게 몸을 뒤틀었다.

파각!

그 순간, 백유현이 놈의 몸을 뚫고 다시 허공으로 솟구쳤다.

놈의 양쪽 어깨가 완전히 주저앉아 있을 정도로 강력한 일격이 가해진 것이었다.

콰콰쾃!

백유현은 바로 위로 솟구쳤다.

놈의 이마 근처까지 솟구친 그는 두 개의 검을 다시 한 번 꽉 잡았다.

“잘 가라.”

번쩍-

그리고 일몰이 펼쳐졌다.

간장과 막야는 정확하게 놈의 이마를 두 쪽으로 쪼갰고, 코이나는 기괴한 소리를 내며 옆으로 쓰러졌다.

콰당탕!

콰르르륵!

“불길 잡아!”

“다들 달라붙어!”

광폭화된 코이나가 죽었지만, 놈의 시체에서는 오히려 더 거센 불길이 솟구쳐 주변을 모조리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런 상황에서 소방관들이 미친 듯 뛰어다니며 불길을 잡는데 여념이 없었다.

“모조리 때려부어! 막아야 한다!”

쏴아아아-

천안시의 모든 살수차들이 이곳 현장에 도착해서 물줄기를 뿌려댔고, 소방헬기까지 동원되었다.

다행히 코이나의 몸 안에서 뿜어지던 불길은 어느 정도 잡혀가는 모양새였다.

광폭화 되었기에 코이나가 잡기 어려웠던 거라 놈을 잡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던 것이었다.

- 후우...리퍼 고생했다.

박성진을 비롯한 팀원들이 백유현 쪽으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어올렸다.

백유현은 잠시 미소를 지었다가 다시 말했다.

- 그 놈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 응? 누구...아, 아마테라스? 맞아, 그 겁쟁이 놈들 어디로 갔지?

박성진은 어디론가 무전을 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 얼마 못 갔다. 놈들은 서울로 향하고 있다고 하는군. 놈들이 탄 차량은 검은 색 밴, 지붕과 옆쪽에 아마테라스 문양이 있는 걸로...어, 리퍼! 어딜 가는 거야!

박성진이 말하고 있는 사이, 백유현이 갑자기 사라졌다.

아마테라스가 서울 쪽으로 향한다는 소리를 듣고 그쪽으로 따라간 모양이었다.

박성진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말했다.

- 후우...우리도 얼른 따라붙자. 그래도 누군가는 책임져줄 사람이 있어야지.

주세광이 씩 웃었다.

- 당연한 말씀을! 어린 애 혼자서 모든 독박을 쓰게 할 수는 없죠!

- 호호, 우리 귀여운 막내가 오늘은 상남자 같아 보이네. 그래도 아직은 어른의 손길이 필요한 나이니까 우리도 어서 서두르자고.

알파 팀원들도 재빨리 채비를 하고 움직였다. 주세광의 말처럼, 백유현 혼자 모든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었다.

백유현이 일본 아마테라스 팀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백유현이 아마테라스 팀을 완전히 박살낸 후, 그 다음을 걱정하는 것이었다.

울산에서도, 여기서도.

- 사고는 같이 치면 더욱 기쁜 법이지.

주세광이 씩 웃으며 헬기에 올라탔다.

그들이 타고 온 헬기는 불에 탔지만, 긴급히 지원된 헬기가 도착했던 것이었다.

투타타타타-

헬기는 빠르게 상승해서 일본 아마테라스 팀을 추적하기 위해 이동했다.

천안시의 불길은 아직도 잡히지 않고 있었다.

--------

천안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경부고속도로. 그 위에 검은색 밴 하나가 빠르게 달리고 있었다.

지붕과 차량 옆면에 거대한 뱀이 검을 물고 있는 문양이 새겨진 특이한 밴이었다.

“칙쇼! 한국 놈들이 코이나를 사냥하는 데 성공했다고?”

“뭐? 그게 말이 되는 거야? 요스케?”

“이것 좀 봐, 하루토. 뉴스 속보로 뜨고 있다고.”

하루토는 요스케가 들고 있던 태블릿 피씨를 빼앗듯 쥐고는 눈살을 와락 구겼다.

“이런 거지같은 일이! 코이나를 어떻게 잡은 거야! 이렇게 되면 우리 입장이 매우 곤란해지는데!”

“여기 봐! 한국 놈들이 우리를 악의적으로 보도하고 있다고!”

미츠루의 말에 하루토와 요스케가 눈살을 구겼다.

아닌 게 아니라, 새로이 뜬 속보에서는 한 천안 시민과의 인터뷰가 뜨고 있었는데 일본 각성자들의 만행을 고발하는 내용이었다.

얼마나 화가 났는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진정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쿠소! 이 따위로 날조를 하다니! 우리가 언제 코이나를 자극하고 도망갔다는 거야! 우린 그저...”

끼이익-

그 때 밴을 몰던 기사가 갑자기 핸들을 잡아 틀었다.

밴은 미친 듯 돌며 전방의 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콰앙-

엄청난 속도로 달려온 지라, 그 충격도 상당했다.

아마 일반인이었다면 목뼈가 부러져 즉사했을 정도의 충격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이런 개 같은...”

밴의 옆 부분이 마치 종잇장처럼 찢겨 나가 있었고, 아마테라스 팀원들이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채로 도로 위에 서 있었던 것이었다.

역시 각성자들인지라, 위기의 순간에 차를 찢어 버리고 탈출한 것이다.

일반인인 기사는 즉사했고, 차는 완파된 상태.

다섯 명의 아마테라스 팀원들은 눈살을 와락 구긴 채 앞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허어, 이런 거지같은 경우를 봤나.”

그 중 우두머리인 요스케가 인상을 와락 구기며 앞으로 나섰다.

그들의 눈앞에는 한 사람이 서 있었던 것이었다.

무심한 듯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한 명의 소년.

“이 빌어먹을 꼬마 새끼야, 길을 건너려거든 눈깔 제대로 뜨고 다녔어야지! 너 때문에 다 뒤질 뻔 했잖아!”

아마 무단횡단을 하려던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었다.

백유현이 그를 가만히 보더니 피식 웃었다.

“똥 오줌 못 가리네?”

요스케가 눈살을 찌푸렸다.

“뭐? 지금 이 새끼 뭐라고 하는 거냐?”

아까부터 통역 어플을 돌리고 있던 하루토가 표정이 험악해져서는 이쪽으로 다가왔다.

“너 이 새끼 지금 뭐라고 하는 거냐?”

백유현의 귀에도 이어폰 하나가 끼워져 있었다. E-와치와 같이 제공된 것이었다.

E-와치는 번역까지 가능해서, 상당히 편리했다.

“남의 나라에 와서 그렇게 사고 쳐 놓고 가면 무사할 줄 알았어?”

“뭐?”

“대가는 치러야지, 안 그래? 아마테라스?”

“이 꼬마 새끼가 보자보자 하니까...”

하루토가 앞으로 나선 순간에, 그는 한 줄기 바람이 그를 스치는 것을 느꼈다.

빠악-

그리고 터져 나오는 기괴한 소리.

뼈가 단숨에 부러져 나가는 끔찍한 소리가 울린 것이었다.

“끄아아악!”

레벨 127의 쉴더, 하루토가 그 자리에 무너져 내리며 비명을 내질렀다.

각성자는 보통 일반인과는 다르다.

고통을 느낀다 해도 참아내는 인내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이렇듯 비명을 내지르지는 않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하루토는 마치 어린 아이처럼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뭐, 뭐야!”

“뭐야 이 새끼!”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백유현에게 하루토가 당해 쓰러진 것을 보자, 나머지 팀원들이 눈이 뒤집혀 달려 나왔다.

“정강이뼈가 부러졌어. 그리고 절대 붙지 않을 거다. 평생 절룩이며 살아가겠지. 그리고 하나 더.”

콰앙-

백유현은 주저 없이 하루토에게 다가가서 또 한 번 다른 쪽 다리를 밟아 버렸다.

“끄아아아악!”

그냥 부러지는 것이 아니었다.

백유현은 뼈를 부수고, 근맥을 짓이겨 버린 것이었다.

절대 다시는 재생할 수 없도록.

“미련이 남을지 모르니, 이왕이면 공평하게 하자. 평생 휠체어 타고 살아가도록 해라. 그게 네가 가져가야 할 대가야.”

“칙쇼!”

순간 서늘한 기운이 백유현을 향해 덮쳐왔다.

검이었다.

이번 역시 검도의 고수인지, 상당한 실력이 엿보이는 검의 궤적이었다.

하지만 백유현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수천의 여진을 앞에 두고 홀로 싸운 척준경의 검술을 이어받은 그다.

이런 검술 따위는...

스스슥-

백유현의 발이 살짝 움직였다.

그리고 그는 부드럽게 자신을 향해 검을 내리쳐 오는 사내의 품속을 파고들었다.

콰앙-

그 다음 순간, 백유현은 주먹을 단단하게 쥐며 사내의 명치를 부숴버릴 듯 올려 쳤다.

“꺼으윽!”

사내는 제대로 숨도 쉬지 못한 채 허리를 꺾었다.

탓-

그런데 그에게는 고통을 감내할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강력한 힘이 그를 끌어당기더니, 그대로 바닥에 메다꽂아 버린 것이었다.

콰아앙-

머리통부터 그대로 내리꽂힌 사내는 거품을 물고 혼절했다.

“검을 쥐었다면, 뽑아야 할 때와 아닐 때를 구분할 줄도 알아야지.”

콰득!

백유현은 그에게 다가가 두 손목을 부러뜨렸다.

“각성했다고 해서 착각하지 마. 모든 것을 너희들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니까.”

“꺼어어!”

두 손목이 꺾여 나간 사내는 미친 듯 눈물을 흘리며 몸부림쳤다.

“너, 너 도대체 뭐야!”

그제야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은 요스케와 다른 각성자들이 눈치를 살피며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쉴더인 하루토와 검의 달인이라 불리는 미츠루가 연이어 당했다.

다음은 자신들이다.

“알아서 뭐하게?”

스릉-

백유현은 두 개의 검을 빼들었다.

강렬한 살기를 뿜어내는 두 자루의 검.

그것을 보며 일본 각성자들은 경악했다.

보통 검이 아니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본 것이었다.

본래 그들은 사무라이라는 존재가 있었듯, 검에 대해서는 상당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저런 명검이란 엄청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간장과 막야라는 것은 알아보지 못하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상당히 보기 드문 검이라는 것은 바로 알아본 것이다.

“너희들 때문에 안 죽어도 되는 사람들이 죽었고, 타오르지 않아도 되는 곳들이 타올랐어. 그저 팀-엑스 대회에서 우승하고자 하는 너희들의 욕망 때문에 말이야.”

“그,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

백유현이 차갑게 요스케를 바라보았다.

“그러니 너희들이 안 된다는 거야. 잘못을 하고도 반성을 안 하거든.”

“미친...!”

요스케는 이를 으득 갈더니 주변을 바라보며 외쳤다.

“놈을 죽여!”

어차피 으슥한 도로인데다가, 이쪽이 찰라 간에 둘이나 상했다. 하지만 삼대 일이면 해볼 만하다 여긴 요스케였다.

“크아아앗!”

“하아앗!”

요스케는 물론, 두 명의 각성자들이 무기를 들고 덤벼들었다.

번쩍!

순간 검은 광채가 주변에 서렸다.

철컹-

그리고 두 자루의 검이 다시 칼집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흐으윽!”

“허윽!”

어느새 백유현과 일본 각성자들의 자리가 바뀌어 있었다.

푸하악!

그 순간, 각성자들의 몸 곳곳에서는 피가 뿜어져 나왔다.

언제, 어떻게 당했는지도 모른다.

그들이 본 것은 오로지 한 줄기의 검은 광채 뿐.

철컹- 땡그랑!

그들은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무기를 떨어뜨리는가 싶더니, 이내 그 자리에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손목과 오금, 그리고 아킬레스 등의 힘줄이 모조리 잘려나간 것이었다.

“목숨은 붙여 놨으니 평생 참회하고 살아. 네 놈들 때문에 죽어간 사람들에게 속죄하면서.”

콰당탕!

각성자들은 모조리 바닥에 쓰러져 꿈틀거렸다.

이런 검이 있다니...

검의 나라 일본이었지만, 그들로서도 처음 보는 검술에 그들은 아직도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펄럭-

그리고 백유현이 어둠 속 저 너머로 사라졌다.

투타타타타-

시간이 흐른 뒤, 헬기 한 대가 도착했다. 그 안에 타고 있던 박성진이 아래의 상황을 보더니 쓰게 웃었다.

- 여긴 알파. 구급대 요청한다. 일본인들이 이유 모를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다. 구급대 요청한다.

그리고 그는 무전을 끊었다.

이제 곧 구급대가 올 것이다.

“녀석, 화려하게도 놀았군.”

박성진과 팀원들은 희미하게 웃었다.

이렇게 천안에서의 소동은 마무리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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