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10조
[부유령 사냥에 성공하여 30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명부의 척살자’ 호칭의 효과로 9 경험치가 더해집니다]
[부유령 사냥에 성공하여 20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
사냥.
수도 없이 많은 귀신들을 다 소멸시키고 나니, 경험치 창이 수도 없이 떠올라 있었다.
일일이 다 계산할 필요 없이, 놈들을 다 잡고 난 경험치는 마지막 경험치 창에 정확하게 계산이 되어 있었다.
[부유령 47위(位)를 잡고 총 2,040 경험치를 얻었습니다]
[각성자 레벨이 5로 올라갑니다]
[무작위 신체 능력치 1이 올라갑니다. 체력 1 증가]
[가용한 신체 능력치 3이 주어집니다]
[백유현 상태 능력치 수치]
각성자 레벨 : 5
[근력 18] [지구력 12] [순발력 16] [행운 10]
[정신력 13] [지력 19] [근성 16] [체력 12]
이후 추가될 수 있는 능력 슬롯 수 [??]
가용 신체 능력치 7
(지력 적용 불가)
다음 레벨까지 총 6,420 경험치가 남았습니다.
예상대로 미끼에 걸려든 귀신들을 다 잡으니 각성자 레벨이 4에서 5로 올라갔다.
그리고 가용 신체 능력치는 7.
여기서 백유현은 4 포인트만 먼저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순발력을 올리자.’
모든 수치가 그렇지만, 특히 근력과 순발력은 전투에 있어서는 상당한 효율을 발휘한다.
그리고 순발력은 낮으면 낮을수록 회피능력이나, 공격 성공확률이 확 떨어지기 때문에 많이 올려두면 좋다.
백유현은 순발력에 3 포인트, 근력에 1포인트를 투자했다.
[백유현 상태 능력치 수치]
각성자 레벨 : 5
[근력 19] [지구력 12] [순발력 19] [행운 10]
[정신력 13] [지력 19] [근성 16] [체력 12]
이후 추가될 수 있는 능력 슬롯 수 [??]
가용 신체 능력치 3
(지력 적용 불가)
19 포인트의 순발력이라면 베타 프로젝트 팀에서 그 누구도 백유현을 앞설 수 없다.
미친 듯한 스피드를 보여준 이혜미가 순발력 18인 것을 감안하면, 백유현은 그녀보다 1 포인트를 앞선다.
이미 상대하기 껄끄러운 각성자들의 데이터들을 알고 그에 알맞게 능력치를 분배한 것이다. 변우식과 같은 괴물들을 대비하려면 근력을 더 올리는 것이 맞지만, 그것은 순발력으로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오히려 지금 백유현이 대비하는 것은 카오스 터미널 넘버 K-782 에 있는 원숭이에 대해서였다.
가서 놈을 못 잡으면 이 모든 것이 말짱 꽝이다.
각성자 레벨 6에 대응한다고 알려진 놈이다.
그 때 가서 특정한 능력치가 모자라서 잡지 못하면 끝이다.
그래서 백유현은 일부러 3의 능력치를 남겨둔 것이다.
지금은 팀 대항전에 대비한 최상의 컨디션이 완성되어 있었다.
어떤 누구도 백유현을 압도하지 못한다.
그에 더해 조셉의 스포일러가 발동되는 이상, 백유현이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후우...’
백유현은 귀신들의 영혈(靈血)이 묻은 망치를 진열대에 올려놓고 침대에 누웠다.
내일 잘 싸우려면 최고의 컨디션이 필요했다.
오래지 않아 그는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그리고 해가 밝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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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다들 집중!”
다음날, 수많은 훈련생들이 모인 강당에서 팀장 황정국이 마이크를 잡았다.
대항전을 놓고 치열하게 갑론을박을 벌이던 훈련생들은 곧바로 그에게 집중했다.
“드디어 오늘이다! 다들 준비는 됐겠지?”
“예!”
훈련생들이 씩씩하게 대답하자, 황정국이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다! 그럼 본 대항전을 시작하기 전, 순서를 정하기 위한 제비뽑기를 먼저 실시하겠다. 각 팀의 대표들 앞으로!”
대표들은 매우 긴장된 표정으로 앞으로 나섰다.
백유현이 속한 제 9팀의 대표는 조명재.
지금은 9팀이지만, 대항팀의 조는 이제부터 따로 정해질 것이다.
“자, 이미 알고 있다시피 1조에서 8조까지는 상당한 난전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9조와 10조, 11조는 상대적으로 매우 편하게 결승까지 올라갈 수 있지. 특히 11조는 단 한 번만 싸워 이기면 결승으로 바로 진출할 수 있다.”
토너먼트 특성상,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1조부터 8조까지는 결승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총 세 번의 싸움을 벌여야 하고, 9조와 10조는 두 번, 11조는 한 번만 이기면 된다.
그래서 훈련생들은 11조를 가장 뽑고 싶어 했다.
그게 아니면 9조나 10조.
나머지 조는 체력적인 문제로 기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모두에게 기회는 똑같으니 결과에 대해서 너무 실망 말도록! 잘 싸워서 이기면 결국 올라가는 것은 똑같으니까.”
말은 맞는 말이었지만, 어디 그게 그렇게 받아들이는 게 쉽겠는가?
훈련생들의 이목들이 앞에 나가 있는 대표들에게로 모조리 쏠려 있었다.
카오스 터미널 넘버 K-782는 대표 세 명만 갈 수 있지만, 우승 상점은 팀원들 전체가 골고루 받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은 벌점 또한 마찬가지다.
꼴찌는 엄청난 패널티를 받기 때문에 우승 후보들 간의 싸움도 볼만하겠지만 꼴찌의 싸움도 엄청나게 치열할 것이 예상되었다.
“그럼 이제부터 제비뽑기를 시작하겠다. 기회는 단 한 번. 1팀부터 시작한다!”
제 1팀의 대표가 나와서 긴장된 표정으로 제비를 뽑았다.
그리고 그는 실망한 표정으로 번호표를 펼치며 말했다.
“5조!”
“아씨, 저 자식 저럴 거 같더라!”
“내가 대표 나간다니까!”
그의 외침에 1팀에서는 난리가 났다.
아마 서로 대표를 하겠다고 싸웠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제 2팀은 7조를 뽑아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어쨌든 죽음의 조들이 서서히 지나가고 있었다.
“와아!”
그런데 갑자기 함성이 터졌다.
제 4팀.
즉 진성연이 속한 조였다.
“11조!”
안 그래도 최강의 우승 후보라는 제 4팀인데, 조까지 11조를 뽑은 것이다.
“아씨, 운 좋네? 저거 내가 뽑으려고 했는데!”
진성연이 11조를 뽑자, 오빠인 진성우가 웃으면서 말했다.
“넌 그냥 올라와, 오빠! 기다리고 있을게!”
그런 진성우를 바라보며 진성연이 별 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언뜻 보면 상당히 거만해 보이는 둘이었지만, 사실 그건 그들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 당연한 장면.
최고의 실력자들이니 그런 말도 할 수 있는 것이다.
“금방 간다! 딱 기다리고 있어!”
진성우도 아무렇지 않게 손을 흔들었다.
그들 남매를 긴장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다음 제 5 팀의 대표가 제비를 뽑았다.
번호표를 펼쳐본 그는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9조.”
9조.
희망고문이었다.
정말 좋은 번호였지만, 하필이면 옆에 진성연 조가 있다.
하긴 어차피 결승에 올라간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그래도 싸움은 모른다.
어차피 이곳에 와 있는 각성자들도 다 대한민국에서 가려 뽑은 인재들이 아니던가?
진성연에게는 지더라도 나머지 두 명에게만 이기면 승산은 있으니까.
그리고 계속 진행이 되었다.
제 8팀까지 뽑고, 드디어 제 9팀 조명재의 차례가 되었다.
“네 행운을 믿어보지, 조명재.”
황정국이 희미하게 웃어 보였다.
행운 수치만큼은 상당히 높은 조명재였다.
그가 번호표를 뽑아들었다.
번호표를 펼쳐든 그는 진성연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말했다.
“10조.”
진성연의 표정이 살짝 바뀌었고, 방금 전 9조를 뽑은 제 5팀은 울상이 되었다.
진성연도 까다로운데 하필 첫 상대가 조명재라니!
“아우, 재수가 없어도 이렇게 없구나! 9조를 뽑았는데!”
“후, 그래도 저긴 조명재 밖에 없잖아? 낙하산이랑 안경잡이는 별로 안세니까!”
“하긴 그래! 레벨 1짜리랑 순발력에 올인한 놈 정도는 쉽게 잡을 수 있지! 우리도 만만치 않다고!”
그들 말대로 제 5팀도 만만치는 않았다.
대표들 죄다 레벨 5에, 상당한 실력의 각성자들.
그러니 조명재는 몰라도, 남은 두 명은 쉽게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가 못할 게 뭐 있어! 이참에 진성연 조도 잡아보자고!”
“그래! 사고치는 김에 조명재 잡고, 진성연 잡고! 진성우 잡고! 해보자!”
자신들의 위치를 한참을 벗어난 그들은 이미 결승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백유현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 생각, 곧 바뀌게 될 거야.’
조명재?
그들이 두려워해야 할 존재는 조명재가 아니다.
백유현은 이제 곧 그 점을 똑똑하게 가르쳐줄 생각이었다.
이미 그 셋에 관한 데이터는 완벽하게 수집이 되어 있다.
백유현의 힘을 백 퍼센트 보여주지 않아도 정리가 가능한 정도.
어쩌면 고성재와 조명재 선에서 정리가 될 수도 있었다.
그들은 애초부터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시종 여유 있는 표정으로 저 멀리 서 있는 진성연.
그녀는 자신의 다음 상대가 조명재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을 텐데도 조금의 긴장도 하지 않고 있다.
백유현은 바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 진성연.’
백유현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머리 또한 비상하다.
그 때, 백유현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눈치 챘는지 진성연도 이쪽을 바라보며 싱긋 웃어 보였다.
자신감이 넘치는 저 표정.
백유현은 그 미소를 마주한 순간, 그녀의 생각 일부를 잠시 엿본 듯한 착각에 빠졌다.
‘나를 지목한 건가...’
아군의 약자를 적군의 강자의 먹잇감이 되도록 내주고, 아군의 강자가 적군 약자를 찍어 누르는 전술.
백유현은 진성연 또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봐도 지금 제 9 팀의 가장 약자는 백유현이었으니까.
‘그러니까...나를 사냥감으로 삼았다는 거군.’
그렇게 되면 얘기가 재미있어진다.
진성연은 10조의 최약체인 백유현을 잡을 생각이고, 순발력이 뛰어난 이혜미를 앞세워 고성재를 압살할 생각이다.
고성재도 순발력이 뛰어나지만, 이혜미는 그를 능가하니까.
그리고 조명재에게는 가장 뒤떨어지는 윤동진을 붙이겠지.
그래서 2:1 의 스코어로 당당히 결승에 진출.
애초에 진성연도 9조 따위는 자신들과 붙을 거라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그를 넘어, 조명재의 10조도 어떻게 잡을 지 벌써 머릿속에 그려놓고 있었던 것이다.
백유현은 방금 전, 자신을 바라보던 진성연의 눈빛에서 그것을 느꼈다.
‘좋아, 그 싸움 받아주지. 진성연.’
지금 아무도 백유현이 레벨 5라는 사실을 모른다.
그 뜻은, 지금 백유현에게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누구에게도 그의 전투 스타일이 알려져 있지 않고, 신체 능력치가 간파당하지 않았다.
예상할 수도, 예상할 이유도 없는 존재.
그게 지금의 백유현에 대한 훈련생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이다.
그렇다는 뜻은 그의 존재는 치명적인 ‘비밀 병기’ 라는 뜻.
그것도 단 한 방에 상대를 침몰시킬 수 있는 막강한.
진성연은 곧 후회하게 될 것이다.
그녀의 상대로 백유현을 고른 것을.
“조명재, 그리고 고성재. 잠시 나 좀 보자.”
그는 둘을 불러 모았다.
그리고 뭔가를 나직하게 말했다.
조명재는 눈살을 찌푸렸고, 고성재는 재미있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한참 후 조명재가 백유현을 노려보며 물었다.
“그 말, 책임질 수 있어?”
백유현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대로 될 테니 걱정 마. 성재가 실패하면 내가 수습하면 돼. 일단 9조는 우리가 먼저 지명권을 써서 이렇게 잡자고. 그러면 진성연은 반드시 나를 지목할 거야. 나는 회피하지도 않을 거지만, 회피할 수도 없지. 우리가 지명권을 쓴 이상, 저쪽에서 지명권을 쓰면 벗어날 도리가 없으니까.”
“차라리 지명권을 아꼈다가 11조와의 싸움에서 지명권을 써서 네가 이혜미를 맡는 게 낫지 않아? 아무리 그래도 진성연은...”
“아니, 오히려 결승을 위해서라도 내가 진성연을 맡는 게 나아.”
“그건 무슨 이유지?”
조명재의 물음에 백유현이 대답했다.
“그래야 진성우가 흔들릴 테니까. 그럼 얘기가 쉬워지지. 아, 만에 하나 내가 진성연을 이겼을 경우의 얘기지만 말이야.”
그건 그럴 것이다.
누구나 무시했던 레벨 1짜리에게 친동생인 진성연이 진다면...
쌍둥이인 진성우에게 영향이 가지 않을 리가 없으니까.
그런데 조명재는 이해가 가질 않았다.
이 자식이 대단한 것은 직접 붙어본 자신이 잘 안다.
그 끈기와 회피 능력은 절대 같이 붙어보지 못한 사람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니까.
그런데 진성연을 이길 정도는 아니다.
진성연은 자신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강자다.
그 때, 백유현이 그의 마음을 읽은 듯 말했다.
“어차피 너, 내가 이혜미와 붙어도 진다고 생각하고 있지? 그럼 상관없는 거 아냐? 하지만 내가 진성연을 이긴다면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지.”
“으음!”
허를 찔린 조명재가 눈살을 구겼다.
“걱정 마라. 황태자의 경력에는 절대 금이 가지 않게 할 테니까.”
백유현의 말에 조명재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 말 책임져라.”
“오케이, 그럼 합의 본 걸로!”
조원들과 합의를 본 백유현은 상태 창을 떠올렸다.
[진성연의 신체 능력치]
각성자 레벨 5
[근력 17] [지구력 14] [순발력 17] [행운 15]
[정신력 16] [지력 15] [근성 15] [체력 13]
이후 추가될 수 있는 능력 슬롯 수 [12]
[백유현의 신체 능력치]
각성자 레벨 5
[근력 19] [지구력 12] [순발력 19] [행운 10]
[정신력 13] [지력 19] [근성 16] [체력 12]
이후 추가될 수 있는 능력 슬롯 수 [??]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진성연이 천재라면, 백유현은 그 천재를 압도하는 천재.
‘잘 봐둬. 내가 어떻게 싸우는지.’
백유현의 두 눈이 매서운 빛을 뿜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