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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626화 (626/1,108)

626화 이것은 음모야! (2)

한 나이가 많은 대행수가 난처한 얼굴로 공손하게 말을 시작했다.

“명씨 어르신, 강남 상업계를 근 백 년간 주도해 온 명씨 집안에서 은전을 내지 못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다만 최근 시장에서 흉흉한 소문이 워낙 많이 돌다 보니 어르신께서 저희에게 확실한 말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무슨 말을 해달란 건가?”

명청달이 불쾌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평상시 같으면 대문 앞에 엎드려 내 얼굴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을 것들이! 오늘은 집안에까지 들어와서는······ 나와 말을 섞으려 하다니!’

명씨 어르신은 전장 대행수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설사 지금 명씨 집안의 자금 흐름이 다시 어려워진다고 해도 이들의 돈을 갚기에는 여유가 있었다. 그가 슬며시 곁눈질로 가장 뒤쪽에서 아무 말없이 있는 대행수를 바라봤다.

그 대행수는 초상전장 대행수로 그의 뒤에는 용모가 빼어난 젊은이가 서 있었다. 사람들은 초상전장이 명씨 집안과 얼마나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지 몰랐고, 또 초상전장이 강남에서 별로 유명한 전장도 아니었기 때문에 대행수는 맨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를 바라보던 명청달은 속으로 불길해 하며 생각했다.

‘오늘 초상전장이 온 이유가 뭐지?’

명청달은 더는 전장 대행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기에 손님들을 배웅하는 동시에 이들을 회계 방으로 보내 모든 빚을 청산하도록 했다. 명씨 집안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서 총 십여만 냥에 이르는 빚을 한꺼번에 갚은 것이었다.

이에 전장 대행수들은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한 편으로는 놀랐다. 먼저 기뻤던 이유는 이자를 받지 못해 손해를 보기는 했지만 돈을 받아서였고 놀란 이유는 명씨 집안이 당당하게 빚을 갚아······ 오히려 자신들에 대한 나쁜 소문이 돌지 않을까 걱정해서였다.

전장 대행수들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명청달이 고개를 살짝 옆으로 돌려 아직 가지 않은 대행수를 바라보았다. 한동안 흥미롭다는 눈빛으로 대행수를 살펴보던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저들이 자네의 설득에 넘어가 이곳에 왔다는 걸 알고 있네.”

초상전장의 대행수는 온화한 미소를 지을 뿐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명청달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말해보게. 무슨 생각으로 찾아온 것인가?”

수년 동안 상업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늙은 여우 명청달은 1년 동안 초상전장과 협력하면서 이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전장 대행수가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므로 잔챙이에 불과한 전장 대행수들이 떠난 지금이 바로 진정한 대화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명청달은 명씨 집안이 초상전장에 지금까지 빌린 돈이 얼마인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니 만약 초상전장에서 빚을 독촉 하려 한다면 명씨 집안으로서는 밭과 집을 팔수밖에 없었고, 설사 집안이 무너지는 일은 피한다고 할지라도 엄청난 손실을 볼 게 분명했다······. 하지만 초상전장 대행수는 다른 전장 대행수들과 함께 빚 독촉을 하지 않았고, 그렇다는 것은 분명 다른 원하는 게 있다는 뜻이었다.

더구나 차용증을 쥐고 있는 초상전장은 명씨 집안에게 무언가를 요구할 자격을 가지고 있었다.

대행수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명씨 어르신, 저희 사장님께서······ 계약을 맺고 싶다고 하십니다.”

‘계약을 맺자니?’

명청달이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가운 눈빛을 지었다.

‘전장과 상업 집안이 계약을 맺다니, 무슨 계약을 맺는단 말인가?’

그가 두 눈을 감고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안 되네.”

가벼운 목소리로 내뱉은 짧은 대답은 한 치의 의구심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단호했다.

대행수는 그가 단호하게 거절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한 듯 잠시 뜸을 들이다가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 된다고 말씀하셔도······ 하셔야 합니다.”

명청달이 두 눈을 부릅뜨더니 애석함과 경멸이 담긴 눈빛으로 대행수를 노려보면서 차갑게 일갈했다.

“자네······ 지금 나를 위협하는 것인가?”

“제가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대행수가 온화한 목소리로 타이르듯 말했다.

“그저 요청하는 것뿐입니다.”

명청달이 다시 곰곰이 고민할 뿐 상대방이 무얼 믿고 자신을 위협하는 건지 묻지 않았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초상전장에서 적지 않은 돈을 빌린 만큼 상대방의 말투가 당당한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대행수가 급하지도 느리지도 않은 말투로 계속 말했다.

“명씨 어르신도 장사하는 사람이시니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아시지 않습니까. 만약 저희 전장에서 빚을 받아내려 한다면 명씨 집안의 자금줄이 당장 끊길 텐데 황실 금고에 내야 하는 은전은 어디서 마련하실 겁니까? 작은 범 대인은 아마 대인께서 돈을 내지 못한다면······ 당장 행동권을 박탈하려 하실 겁니다. 명씨 집안이 아무리 위세도 높고 가진 재산이 많다고 해도······ 황상 신분을 버리거나 황실 금고에서 나오는 은전을 외면할 정도는 아니지 않습니까.”

명청달이 아무 말 없이 대행수를 노려봤다. 그는 상대가 자신을 위협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명씨 집안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금 흐름이 갈수록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계약서에 기간이 다 되기 전에 빚 상환을 독촉할 수 없다고 분명히 적혀 있지 않은가.”

위협을 받고 있음에도 담이 큰 명청달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그때 초상전장 대행수는 입꼬리를 살며시 올리며 그가 예상하지 못한 말을 했다.

“누가 상환을 독촉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까? 계약서에는 만약 전장이 가장 낮은 이율로 빚을 상환받기를 원할 경우 반드시 5일 이내에 빚을 상환을 해야 하며, 소송한다면······ 경도에서 진행하고, 초상전장이 이길 경우 반드시 은전을 상환해야 한다고 적혀 있지요.”

“가장 낮은 이율로 받겠다니!”

명청달이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 미쳤군! 그렇게 하면 자네 전장도 3할이나 손해를 보게 되네!”

대행수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

“정말 계약을 맺지 않으시겠다면······ 3할 손해를 봐서라도 저희 전장은 대인께 조기 상환을 요구할 겁니다.”

상대방이 정말 미친 건지 아닌지 판단하려는 듯이 명청달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잠시 뒤 그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우리 명씨 집안이야 밭과 땅을 팔아서 빚을 상환해야 할 테고, 자네 전장도 상당한 손해를 보게 되겠지······.”

“저희의 결심이 어느 정도인지 말씀드리려는 겁니다.”

대행수가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저희 사장님께서는 전장을 운영하시면서도 경국의 상업과 무역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야심을 가진 분인지라 당대 호걸이신 어르신과 함께 협력하고 싶어 하시니 꼭 만나 주셨으면 합니다.”

명청달이 천천히 자리에 앉았다. 초상전장의 사장은 아마도 1년 전부터 명씨 집안과 금전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으려 계획했을 뿐만 아니라 장사에도 끼어들 생각을 품고 있던 게 분명했다. 그리고 이건 분명 오랜 시간 준비해 계획한 일이었다.

“자네 사장은 누구인가?”

“계약이 달성되는 날에 사장님께서 직접 명씨 어르신께 감사 인사를 하러 오실 겁니다.”

“하지만 내가 어떤 계약도 맞을 생각이 없다면 어쩔 생각인가?”

평정심을 회복한 명청달이 담담히 말했다.

“소송해도 상관없네. 어차피 1년 반 정도는 시간을 끌 수 있을 테니”

“정말 시간을 끌 수 있으시겠습니까?”

대행수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전 소송은 가능하지 않은 일이지 않습니까. 어르신도 아시다시피 민간 채무와 관련된 소송이니 기껏해야 강남로 관아에서 진행하게 됩니다······ 아마도 설청 대인 앞에서 소송을 해야 할 텐데. 어르신께서는······ 정말 그렇게 되기를 원하십니까?”

명청달도 당연히 그렇게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조정이 1년 동안 계속해서 자신의 집안에게 탐욕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소송을 치르게 된다면 조정은 집안을 무너뜨리려 할 것이었다.

명청달은 초상전장이 자신의 집안이 빠져나갈 구멍을 모두 계산해 두고, 경국 조정과 상인들 사이의 갈등까지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가 손을 살며시 떨며 대행수를 노려보며 소리쳤다.

“이건 음모야!”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른 끝에 명청달이 피곤에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자네 사장은 도대체 나와 무슨 계약을 맺고 싶어 하는 겐가?”

“빚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계약을 맺길 원하십니다.”

대행수가 간단명료하게 말했다.

* * *

겨울은 지나갔지만, 아직 봄이 왔다고 하기에는 이른 시기였다. 그래서 그런지 어젯밤 찬바람이 불어 명원 담장 밖에 새로 심은 나무가 죽고 말았다. 말라 죽은 모습이 너무나도 불길해 보였다.

명청달이 천천히 두 눈을 감았다.

그는 이미 상대방의 계획을 추측해둔 상태였다. 물론 굴욕적인 일이기는 했지만 명씨 지분을 얻게 된 초상전장 사장이 힘을 하나로 합친다면 명씨 집안은 지금보다 더 풍부한 자금력을 가질 수 있었고, 앞으로 무엇이든 못할 게 없었다······. 심지어 동이성과 태평전장의 얼굴도 다시는 보지 않아도 되었다.

명청달이 평안한 표정으로 고민해보다가 물었다.

“얼마나 원하는 건가?”

“3할입니다.”

대행수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어 명청달을 바라봤다. 그는 여전히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관부에서 나온 관리 앞에서 고정불변한 공식적인 계약을 맺어야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명청달은 헤아릴 수 없는 분노와 경멸감을 느끼며 대행수를 노려보았다.

“3할이라고? 자네 사장은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모르는 것인가? 고작 은전 4백만 냥으로······ 명씨 집안 지분 3할을 요구하다니?”

“어르신, 오해이십니다.”

대행수가 공손하게 말했다.

“3할은 명씨 집안의 지분만 포함해서 말한 것이지 경도에 계시는 귀인들의 무상주는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저희 사장님이 비록 야심이 넘치는 분이시기는 하지만 무리한 요구를 할 만큼의 욕심이나 배짱이 있는 분은 아니십니다.”

명청달이 차디찬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속으로 장 공주와 진씨 집안의 무상주 수량이 너무 큰 만큼······ 차라리 초상전장이 요구한 3할에 무상주 수량도 포함이 되어 있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초상전장 사장이란 작자가 어떻게 죽는지 지켜볼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더구나 무상주를 뺀 3할의 지분도 분수에 넘치는 요구였다.

“너무 많네.”

명청달이 차갑게 응수한 뒤 손님을 배웅할 준비를 했다.

그러자 대행수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천하에서 가장 부유한 명씨 집안은 강남의 민생을 책임지고 있을뿐더러 끝없이 펼쳐진 기름진 땅과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저택을 가지고 있지요. 이런 명씨 집안에게 은전 4백만 냥은 위협이 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전과 현재의 상황은 달라지는 법이며, 현금은 물건이나 자산과는 다릅니다. 같은 은전 1냥이라도 시간에 따라 다른 가치를 지니는 법이니까요.”

그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이전이었다면 은전 4백만 냥은 명씨 집안 1년 은화 수입에 해당하는 금액이니 3할의 지분을 요구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금액이 맞습니다. 하지만 지금 명씨 집안은 수입이 적어서 은전이 급히 필요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희 사장님께서는 주식을 받은 뒤에 대량의 은전 지원을 해주겠다는 것입니다······. 4백만 냥은 더 중요한 가치를 대표하는 셈이지요······. 그러니 지금 명씨 집안의 지분 3할과 바꾸는 게 그리 지나친 요구라고 생각되지는 않는군요. 어르신도 사리를 아는 분이시니 저희 사장님의 요구가 무척이나 타당한 요구라는 것을 알고 계시겠지요.”

명청달은 상대방의 말이 맞는다는 걸 알았기에 아무 말 없이 침묵했다.

“지금 결정하기에는 너무 중차대한 일이네. 내가 비록 집안의 주인이기는 하지만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으니 더 고민해보겠네.”

그가 찻잔을 들어 초상전장 대행수와 그의 뒤에 있는 젊은 청년에게 작별을 고했다.

* * *

명란석이 옆에서 다가와 조심히 말했다.

“아버지, 저들의 요구를 받아 줘서는 안 됩니다.”

이어서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초상전장은 상대할 가치도 없는 것들입니다! 저들은 1년 전부터 저희 사업에 끼어들 계획을 세워두고 있었다고요.”

명청달이 동의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아들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1년 동안 초상전장의 지원이 없었다면 우리 집안은 처참한 나날을 보내야 했을 거다. 4백만 냥의 은전과 앞으로 지속적인 은전을 지원을 대가로 지분 3할을 내어주는 것이라면 저들의 말대로 합리적인 요구라 할 수 있어.”

“하지만······.”

명청달이 피곤한 듯 힘없이 손을 내저어 아들의 말을 막았다. 오늘 초상전장과 담판을 하면서 그는 자신만만하게 행동했지만, 사실은 조금씩 상대방에게 기세에 밀리고 있었다. 그가 한숨을 쉬며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1년 동안 감찰원의 공격에 시달리다 보니 내가 자신감이 부족해진 건가? 범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끊임없이 인내하고 양보한 탓에 패기를 잃고 남들이 원하는 대로 끌려가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인가?’

‘하지만······ 나는 명씨 집안의 주인이야!’

명청달이 천천히 말했다.

“초상전장이 후안무치한 방법을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두 손이 깨끗하다고 말할 수 있겠니?”

그 말에 명란석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일이 실패하기는 했지만, 멸문지화를 당할 중죄인 것은 맞습니다.”

아들의 대답에 명청달이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장 공주께서 보호해 주시는 덕분에 범한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는데······ 그깟 초상전장이 뭘 할 수 있겠느냐?”

“하지만 동이성에 있는 초상전장 본점에 회계장부가 있을 겁니다.”

아버지를 바라보던 명란석은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전에 영민하기만 했던 아버지는······ 이제는 분노에 사로잡혀 갈수록 멍청해지고 있었다.

“신경 쓰지 말 거라!”

명청달의 침착하고 영명한 눈빛이 순간 험악해지더니 차갑게 쏘아붙였다.

“동이성 사람이 경국까지 찾아와서 돈을 달라고 한들······ 누가 신경이나 쓸 것 같으냐?”

“아니면······ 차라리······.”

명란석이 더듬거리다가 어렵게 말을 토해냈다.

“땅과 집을 파는 건 어떻습니까? 은전이 많기는 하지만 상환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니까요.”

명청달이 음침한 목소리로 반박했다.

“네가 지금 생각하는 걸 그들이 고려하지 않았을 것 같으냐? 조정에서 개인이 땅을 매매하는 걸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어. 작은 거래야 문제가 없겠지만 많은 땅을 한꺼번에 거래한다면 관아에서 가만히 있을 것 같으냐? 절차를 처리하는 데만 최소한 1년은 걸릴 거다······ 초상전장에서는 3할의 손실을 감수하고 조기 상황을 요구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바로 우리 지분을 받아내려는 게 아니냐?”

명청달이 갑자기 말을 멈추고는 생각에 잠겼다. 조정에서 토지 매매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법률은 과거 섭가 여주인이 살아 있을 때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정책 중 하나였다.

명란석은 얼굴이 흙빛이 되어서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아버지가 뭘 하려 하는지 알아챘지만, 아버지가 무슨 방법을 사용하려 하는지는 알지 못했다.

그가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명씨 집안이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 처해 있는데도 아버지는 1년 동안 너무 참고 인내한 탓에 영민함을 잃고 말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주 힘들게 조금의 영민함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초상전장이 협력하기 더 좋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몰래 한 일에 대해서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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