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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자의 모든 것-57화 (57/175)

귀환자의 모든 것 57화

[더 월드 스트리밍 라이브를 시작합니다.]

- 귀환자님 라이브 떴다!

- 헉, 시작됐나?

- 비상! 비상!

- 예고 없는 스트리밍 라이브. 그리고 골드 던전 레이드라니!! 으아아!!

- 귀환자님 제발 예고 좀 하고 떠 주십셔 ㅠㅠ 출장 중인데 미치겄네. 하아.

- 망할 회사…… 난 못 보누…….

- 아아 평일 라이브는 어쩔 수 없지.

- 그동안 골드 던전 앞에만 있고 안 들어가더니 유럽연합 던전은 바로 들어가시네?

- 폐하, 이럴 줄 알았으면 스케줄 빼 놨지요…… ㅠㅠ

- 크윽! 즐겁게 관람들 하십쇼! 전 사무실로…….

- 평일 오후 1시인데 ㅋㅋ 아…… 동시시청 숫자 미쳤네;;;

- 그동안 골드 던전 안 들어가고 이번 유럽연합의 골드 던전만 들어가는 거 보면 뭐 확인하고 계셨던 듯 하네요. 이번 유럽에서 뭔가 진척 된 게 있나 봅니다.

- 헌터가 부러운 적 없었는데 더 월드 볼 수 있는 헌터들 부럽네 ㅠㅠ

- 던전 앞에서 마법진 생기면서 이상한 현상 보이던데, 그거 왜 그래요?? 커뮤니티에서도 다 모른다던데 아시는 분??

- 유럽연합 골드 던전은 국내랑 다르려나?

국내 더 월드 시청자들의 우려와 달리 준혁의 스트리밍 조회수는 순식간에 불타오르고 있었다.

뉴스에서 24시간 귀환자에 대해 보도 중인 상황이었다.

준혁이 골드 던전 앞에서 던전 분석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전 세계에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귀환자가 골드 던전을 분석한다.

-귀환자가 던전의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귀환자가 던전을 변화시킬 것이다.

이렇듯 각양각색의 추론들이 인터넷 기사를 통해 쏟아져 나왔고, 뉴스는 이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보도 중인 상황이었다.

그런데 골드 던전을 클리어하지 않고 순회만 하던 준혁이 첫 유럽연합 골드 던전에서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으니 당연히 파장이 클 수밖에.

귀환자의 움직임에 전 세계가 주목 중인 상황 속에서 준혁이 게이트를 지나 골드던전 안으로 입성했다.

* * *

[천리안이 열렸습니다.]

반투명한 지도창이 준혁에게 길을 알려 주고 있었다.

준혁은 우선 균열의 틈이 있는 장소로 가면서 마수들을 처치할 생각이었다.

던전과 균열의 틈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충분히 생각을 해둬야 했다.

‘이런 게 던전이라니.’

준혁이 눈살을 찌푸렸다.

유럽연합의 크로아티아에 위치한 첫 번째 골드 던전은 오픈 필드.

던전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강추위로 차가운 바람이 불었지만 던전 내부는 정반대였다.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뜨거운 열기는 마치 온 세상을 태울 것만 같이 뜨거웠다.

준혁이 서 있는 곳은 검은 모래로 가득한 사막이었다.

만약 천리안이 없었다면 길을 헤매느라 엄청난 시간을 할애해야 할지도 몰랐다.

천리안은 나침반의 역할까지 갖추고 있기에 미로보다 어려운 검은 모래로 가득한 사막의 방향을 선명히 알려 주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천리안은 던전 분석기와 연결되어 있었다.

준혁이 보는 투명한 지도는 한계를 가진다.

일정 영역 이상은 보여 주지 못하는 게 단점이었는데, 놀랍게도 천리안은 던전 분석기가 찾아낸 균열의 틈의 위치를 알려 주고 있었다.

균열의 틈이 위치한 곳을 천리안이 지도상에 화살표로 표시해 주고 있었다.

‘이런 구조라면 지상보다는 모래 밑인가?’

준혁의 시선이 검은 모래로 향했다.

발목까지 푹푹 파이는 모래 바닥을 밟으며 이동하다 보니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었다.

마음만 먹으면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지만 준혁은 먼저 던전을 파악하기 위해 평범한 속도로 이동하면서 지형과 마수들의 공격 형태에 대해 생각했다.

- 사막 형태네. 이런 거 처음 봄.

- 모래가 검은색이야 미친;;

- 분위기 겁나 기묘하네.

- 역시 골드 던전이라 살벌하다.

- 석탄처럼 보인다. 개 뜨거워 보임.

- 연기 나는데 저거 열 나는 걸까요? 뜨거운가?;;

- 귀환자님 안 더워용?

- 아지랑이 봐라. 내가 다 덥네 ;;

- 왠지 전갈 같은 거 나올 듯?ㅋㅋ

- 각성자가 왜 더위를 타 그것도 갓준혁인데.

- 불 속을 걸어 다닌 게 갓준혁임ㅋㅋㅋ

- 일반 각성자들 스트리밍은 다큐 느낌인데 갓준혁은 항상 영화같네.

[더 월드 시청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준혁의 시선이 시야의 오른쪽 하단으로 위치시켜놓은 채팅창을 보고 목소리를 냈다.

“날씨가 덥긴 하네요.”

준혁이 겉옷을 벗어 큐브 안에 던져 넣으며 말했다.

- 오, 귀환자님 말씀하셨다!!

- 목소리 꿀 바르셨나 ㅠㅠ

- 넘나 스윗한 목소리.

- 귀환자님도 더위 타요? 에이, 불 속도 걸어 다니셨잖아요!

- 읭? 더우시다고??

“일반적인 열기가 아니네요.”

주변을 보니 곳곳에서 검은 모래 위로 보랏빛의 불꽃이 타탁타탁 타오르고 있었다.

마력을 품은 열기라 그런지 마력으로 신체를 보호해도, 그 보호를 뚫고 들어올 만큼 강한 열기로 가득한 던전이었다.

던전마다 군대를 꾸려도 클리어하기 힘든 케이스가 있는데, 그게 바로 지금 같은 케이스였다.

단순히 전투력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환경 문제를 품은 던전들이 있어 상위 리더보더가 아니면 클리어가 불가능한 영역들이 존재하곤 했다.

- 모래 타는 것 보소 ㄷㄷㄷㄷㄷ

- 일반인들 저기 서 있었으면 그냥 뼈까지 녹았겠는데? ㅁㅊ

- 와, 대체 온도가 얼마나 되는 거야 그럼.

- 일반적인 고온이 아니라 마력 에너지가 섞인 듯.

- 신기한 건, 그 와중에 갓준혁 옷은 안 탐 ㅋㅋㅋㅋ

- 아무리 헌터복이라지만 대체 뭘로 만든 옷인거짘ㅋㅋㅋ

- 모래도 타는데 옷이 안 타. 신기하긴 하네.

- 설명충 등판. 던전용 옷이 방어력이 높은 게 아니라 각성자와 연결되기 때문에 각성자 마력에 따라 특수 던전 물질로 만들어진 옷도 튼튼해짐.

- ㄹㅇ?

- 오 그런 거였구낰ㅋㅋㅋㅋㅋ

- 너 랭커지? ㅋㅋㅋㅋ

- 딱 걸림. 말하는 게 랭커임ㅋㅋㅋㅋㅋ

준혁은 던전에 집중했다.

준혁은 뜨거운 모래를 밟으며 나아가다가 진동을 느꼈다.

아주 미세한 감각이었지만 준혁의 감각이 맞다는 걸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검은 모래가 조금씩 흔들리며 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검은 모래가 파도처럼 출렁였다.

마수가 나타났다는 증명이었다.

검은 모래 위로 마치 상어처럼 지느러미 같은 것이 보였다.

덕분에 위치는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우측 2시 방향의 대각, 마수는 엄청난 속도로 모래 속에서 준혁을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준혁은 표정의 변화 없이 다가오고 있는 마수 쪽을 응시했다.

모래 위로 튀어나와 있던 지느러미가 사라지고 모래에 휩싸인 녀석이 급격히 방향을 선회하면서 준혁의 등 뒤로 이동했다.

그 속도가 가히 빛에 가까울 만큼 빨라 순간이동이나 다름없었다.

마수가 가진 특수성이었지만 준혁이 반응하지 못할 속도까진 아니었다.

모래 위로 튀어나오는 건 준혁의 눈에 충분히 느린 움직임이었다.

준혁이 뒤를 돌아보자 모래 위 공중으로 솟아오른 마수가 보였다.

도마뱀의 형태였는데 길이는 꼬리까지 약 12미터. 전신은 마치 중세시대의 갑옷처럼 도배되어 있었다.

[마수 도메닉]

보랏빛의 눈을 가진 도메닉이 준혁을 향해 아가리를 벌리는 순간 보라색 불꽃이 준혁을 향해 뿜어졌다.

준혁은 모래를 박차며 뛰어 마치 브레스와 같은 보랏빛 불꽃을 피하면서 도메닉의 옆구리를 빛의 검으로 베어 냈다.

그 어떠한 무기로도 벨 수 없을 것만 같던 도메닉의 피부가 종잇장처럼 찢어지며 대량의 출혈이 검은 모래 위로 뿌려졌다.

뒤이어 준혁의 시선이 사방에서 꿈틀거리는 도메닉의 움직임을 눈으로 빠르게 쫓았다.

11시와 1시. 그리고 4시 방향.

세 개의 위치에서 동시에 자신을 향해 접근 중인 확인한 준혁이 속도와 거리를 계산했다.

파악이 끝난 이상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준혁의 신형이 빛처럼 공간을 갈랐다.

도메닉의 순간 가속도와 맞먹을 이동 속도로 순식간에 거리를 4시 방향에 숨어 있는 도메닉의 앞으로 거리를 당겼다.

준혁이 왼팔을 휘두르자 검은 모래가 마치 바위에 부딪친 파도처럼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그러자 모래 안에 숨어 있던 도메닉이 준혁의 눈앞에 훤히 나타났다.

빛의 검이 사정없이 도메닉의 뇌수를 꿰뚫었다.

도메닉을 즉사시킴과 동시에 준혁은 뒤를 돌아보며 왼손을 뻗었다.

그러자 1시 방향에서 멈춰 있던 도메닉이 섭물의 힘에 의해 허공으로 솟구쳐 오르더니 준혁을 향해 날아왔다.

도메닉의 의도가 아닌, 온전히 준혁의 힘에 의한 이동이었다.

즉 도메닉은 준혁에게 자석처럼 끌리듯 날아오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네 개의 다리와 허리가 마치 꽈배기처럼 비틀렸다.

콰드드득!

피를 뿌리며 날아든 도메닉이 이미 즉사한 채로 준혁의 옆으로 떨어져 바닥을 굴렀다.

검은 모래가 사방으로 튀면서 둔중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준혁이 지면 위로 뛰어올라 마지막 한 마리의 위치로 추정되는 곳으로 떨어질 때 발에 힘을 주며 모래를 밟았다.

콰앙!

폭음과 함께 폭탄이 터지듯 모래가 사방으로 비산했다.

모래 안에서 숨죽이며 납작 엎드려 있던 도메닉이 겁에 질린 채로 준혁을 마주했다.

빛의 검이 세로로 그어지자 도메닉은 반으로 갈라졌다.

- ♪♬;;;

- ;;;;;;;;;

- ㅁㅊ;;;;;

- 숨 쉬어도 되냐…….

- 갓준혁인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무슨;;;

- 혀, 형들 숨 쉬어…….

- 퍄아…….

- 마수들한테는 공포 그 자체다. ㅇㅈ?ㅋㅋ

- 마수 입장이면 ㄹㅇ 어이 없을 정도로 공포인데 이건?ㅋㅋㅋ

- 한 차례의 모래 폭풍이었다. ㄷㄷ

- 왜 내가 다 무섭죠? 형님들?

- 내가 도메닉 되는 꿈 꿀 것 같아. 으으윽!!

- 던전을 파괴해 버림ㅋㅋㅋㅋ

- 내가 아는 골드 던전 맞냐……;;;

- 갓준혁 전투는 볼 때마다 적응이 안 돼. 후우.

[화려한 플레이에 시청자들이 환호합니다.]

[포인트가 누적됩니다.]

[합산되는 포인트는 더 월드 보상으로 이어집니다.]

특별히 더 월드 시스템을 의식한 건 아니었다.

언제나 전투 감각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서였을 뿐이다.

하지만 그런 과정이 결과적으로는 더 월드 시스템의 보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멸마의 서.

악마 소환.

뜨거운 하늘에서 악룡의 괴성이 울려 퍼졌다.

그 소리만으로도 시청자들은 전신의 털이 쭈뼛 서고 등골이 서늘해지는 공포감을 느꼈다.

- 마수인가?

- 피어 지리네.

- 온다. 온다!

- 큰 거 온다.

- 소리 겁나 까리한데?

- ㄷㄷ

- 소리 개 무서운데. 뭔 소리냐 이거.

- 님들 센 척하지 마시고 팬티 확인 좀.

- 이 소리 어디서 들어 봤는데. 뭐였더라?

- 이거 갓준혁 소환수 아님?

- ㅇㅇ 맞는 듯. 소환수. 기억난다.

“키-아아아아아악!”

창공을 가로지르며 나타난 것은 단 한 마리의 악룡이었다.

새빨간 날개를 웅장하게 펼치며 준혁을 향해 비행하는 붉은악룡이 준혁의 앞에 날개를 퍼덕이며 사뿐히 내려앉았다.

사방으로, 날개의 풍력에 의해 검은 모래가 비산했다.

악룡이 날갯짓을 하는 동안, 준혁의 시선은 균열의 조각이 있을 천리안의 지도로 향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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