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럭!”
폭발로 눈이 멀어 갈 지경이었다.
하지만 단테가 기침하며 숨을 내뱉은 순간, 자신이 살아 있음을 깨닫고 실소할 수밖에 없었다.
‘벤데타.’
최후의 순간 폭발을 막아 준 것은 다름이 아닌 벤데타였다.
놈은 제어를 잃어 가는 와중에서 폭발을 터트린 주인을 감싸안은 것이다.
물론, 그 대가는 가볍지 않았다.
쩌저적-!
목에 걸린 흑옥(黑玉)이 갈라져 이내 빛을 잃었다.
그것이 벤데타의 소멸임을 단테가 모를 리가 있겠는가.
“쿨럭!”
온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빠른 속도로 마수들을 도륙하고 다가오는 이들의 그림자가 눈에 밟혔다.
“처, 천휘!”
그리고 당연하게도 제일 먼저 도착한 사람은 남궁연희였다.
애초에 경공을 익힌 그녀를 다른 이들이 이기는 것은 불가능했으니 말이다.
“괘, 괜찮아? 천휘. 어, 어쩌자고 또다시 그런…….”
자신이 무슨 추태를 부리는지 자각이나 하고 있을는지, 단테는 과거의 이름을 읊조리며 다급히 몸을 살피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뒤늦게나마 익숙한 얼굴들이 도착하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쿨럭, 이제 다 지긋지긋하다.”
조금 전의 충격으로 단전이 다쳤다.
아마, 다시 그런 무력을 보일 수 있는 날은 오지 않으리라.
“……그럼, 이제 뭘 하려고요?”
남궁연희 역시 뒤늦게나마 그의 상태를 깨달은 것인지, 애써 표정을 가다듬고는 물었다.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실로 어려운 물음이 아닌가.
단테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돌렸고.
“글쎄…….”
쿠구구구궁-!
그는 대답하지 않은 채,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둥지 너머로 비춰 오는 여명을 응시할 뿐이었다.
《기갑천마》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