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이 거셉니다! 저, 전방에 네임드가-!〕
〔격추당했습니다! 탈출, 탈출을……. 으아아아아악!〕
둥지까지 가는 길은 절대로 평온하지 않았다.
중, 하급 마수들은 몰라도 상급 마수만 되어도 눈앞에 넘쳐 나는 고깃덩어리를 포식할 기회와 둥지가 공격당하는 위기 중 어떤 것이 중요한지 가늠할 정도의 이성은 존재했다.
그 때문에 통제를 잃고 날뛰는 일부 개체나 비행할 수 없는 개체를 제외하고 비행함은 이제까지 전례가 없는 마수들과 교전해야 했다.
물론, 상정하지 못한 반발은 전혀 아니었기에 비행함대의 대처는 빠르고 일사불란했다.
〔전군, 놈들에게 쓴맛을 보여 줘라!〕
〔2번 메인 코어, 3번 메인 코어 최고 출력으로. 포문을 열고 전방에 화력을 집중한다!〕
제일 선두에 선 것은 주력 전함으로 분류되는 전투 비행함과 장갑 순양 비행함들이었다.
그들은 거대한 육체를 이끌고 하늘을 뒤덮을 듯이 달려오는 마수들의 물량에도 눈에 띄는 동요 없이 빠르게 대열을 갖춘 채 포문을 열었다.
끼기긱, 따위의 소음과 함께 함선에 적재된 포대들이 속속들이 거대한 포신을 드러냈다.
〔발사아!〕
이미 사정거리는 큰 의미가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둥지를 지키고자 날아오는 마수들의 물량이 물량이었던지라 아무 곳에나 대충 쏴도 어지간해선 적중한다고 표현하는 게 더 옳으리라.
-우어어어어!
-끼, 끼이이이이이!
콰아아아아아앙!
콰드드드득!
〔화력 집중해! 안 그러면 밀린다고!〕
〔7번 포대 뭐 하는 거야!〕
〔연락이 두절 됐습니다!〕
〔제기랄, 그럼 뒈졌겠구먼!〕
고통과 분노가 담긴 마수들의 괴성과 인간들의 처절한 목소리가 어지럽게 뒤섞였다.
지상이 아닌 하늘에서 맞붙은 거대한 마수의 육신과 비행함대의 포격, 나아가 호위를 맡은 법국의 비행 타입 나이트 프레임, 유게네스가 격돌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이번 전투에 두 세력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걸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모습이었다.
〔뚫었다!〕
〔방심하면 안 돼! 저곳으로 일제히 포격해!〕
그렇게 얼마나 전투가 지속하였을까.
마침내 틈이 보이는 순간을 특공대 함선을 총괄하는 클리에는 놓치지 않았고, 그녀의 명령에 따라 여력이 있는 함선들은 일제히 그곳을 향해 포격을 쏟아부었다.
콰아아아아아아앙!
거친 폭음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이미 한번 틈이 난 그 순간부터 마수들의 반항 아닌 반항은 이미 의미가 없어졌다는 걸 전선에 서 있는 마수들뿐만 아니라 군인들 역시 깨달았다.
〔엄호해! 우리는 여기서 놈들을 묶는다!〕
그렇다고 마수들의 저항이 무의미해진 것까진 아니었기에 전력의 반 이상이 후방에 남아 본대를 뒤쫓으려는 마수들을 막아서야만 했다.
-프르르르르르!
-우어어어어어어어어!
물론 순순히 보내 줄 마수들이 아니었기에 그들은 그야말로 처절한 분투를 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그들 중 태반이 목숨을 잃을 것이다.
아무리 특공대가 짧은 시간 동안 전력을 긁어모았고, 지상에서는 특공대에게 화답하기 위해 대대적인 공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해도 마수들의 전력은 그만큼 압도적이고 강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하면 그들의 분투는 결코 헛된 것이 아니었다.
-끼끼, 끼이이이이!
일점 사격으로 틈새를 만들고 마수들과 대적한 지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후방에 남은 전력의 3할 이상이 무력화되어 갈 무렵…….
〔여기는 강습 육전대 예하 2개 대대. 둥지 진입에 성공했습니다. 현 시간부로 거점 확보에 돌입합니다.〕
“됐다!”
“와아아아아아!”
“이제 버티기만 하면 돼! 최소한의 교전만 이어 가면서 발목을 잡는다!”
그들에게 한 고비를 넘겼다는 희망이 전해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