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갑천마-158화 (158/197)

“폐, 폐하.”

“……황태자 전하, 정녕 이러셔야 했습니까?”

황태자의 로열 가드는 제1단으로 황족 중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당연하게도 알현실은 순식간에 그의 수족이나 다름이 없는 로열 가드 제1단으로 가득 차 버렸다.

“…….”

“이제 어쩔 생각이지?”

류튜스 백작은 사마제천에게 그렇게 물으며, 척 보기에도 극명한 전력의 차이를 보라는 듯이 덧붙였다.

“머지않아 이변을 눈치채고 잔존한 엠퍼러 가드들이 돌입할 거다. 그러니 순순히 포기하고 얌전히 투항하는 걸 추천하지.”

블랙 가드의 원로로 추정되는 단둘로는 황제를 보호하며 수백에 이르는 로열 가드와 엠퍼러 가드를 뚫고 황실에서 도주할 수 없다.

아무리 상식이 쉽사리 통하지 않는 블랙 가드라고 한들 소용이 없을 전력 차가 아닌가.

그러나 그때.

“언제나 그랬듯이 짐은 그대들을 믿지 않는다.”

류튜스 백작의 회유와 황태자의 자신만만한 얼굴에도 전혀 개의치 않은 황제는 그렇게 말하며 사마제천과 곁에 선 근육질의 남자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다만, 명하겠다.”

그의 말이 내뱉어진 순간 황제의 곁에 선 근육질의 남자는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사마제천과 시선을 맞췄다.

“반역도들을 무릎 꿇려라.”

동시에 황제는 미처 끝내지 못한 말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그대들이 과거 내게 찾아와 말했던 맹약을 수행하라.”

“기꺼이.”

“행하겠나이다, 쿠흐.”

황제의 위엄이 넘치는 그 말을 들은 사마제천과 근육질의 남자는 동시에 입을 열어 화답했다.

동시에 사마제천은 무언가 이변을 느끼고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류튜스를 향해 시선을 옮기며 입을 열었으니.

“아, 그런데 말입니다.”

씨익 올라가는 입꼬리는 당연하게도 류튜스의 불안감을 배신하지 않았다.

“누가 그럽디까? 저희가 단둘뿐이라고 말입니다.”

타악!

그 말과 함께 손가락을 튀겼다.

그 순간 일련의 검은 제복을 입은 이들이 연회장의 천장에서 일제히 떨어져 내렸다.

곧 그들의 정체를 깨달은 류튜스는 침음을 흘리며 미간을 좁힐 수밖에 없었다.

“……하운드.”

흔히들 그런 말을 한다.

블랙 가드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 중 정상은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하운드’는 엠퍼러 가드의 수장인 류튜스의 귀에도 닿을 정도로 악명이 자자했기에 그조차 조금은 긴장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수가 적다는 건가.’

천장에서 떨어져 내린 하운드들의 수라고 해봐야 채 20명을 넘지 못하는 반면, 알현실에 자리한 로열 가드의 수는 기백을 훌쩍 넘었다.

거기에 곧 합류할 잔존 엠퍼러 가드까지 합한다면 오히려 승산이 있는 쪽은 황태자의 진영이었다.

“황제만 살리면 된다!”

황태자 역시 같은 생각이었기에 그는 그렇게 명령했다.

곧 그의 로열 가드들이 빠르게 그들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로열 가드는 목적 자체가 황족의 호위와 그들의 검을 대신하는 것이기에 엠퍼러 가드 정도까진 아니지만 무술을 익히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그들은 확신했다.

아무리 그 명성이 자자한 하운드라고 해도 기체를 타지 않은 상태라면 압도적인 수로 밀어붙이기만 해도 금방 제압이 되리라고 말이다.

“커억!”

“이, 이런 미친!”

하지만 그들은 머지않아 깨달았다.

그것은 단지, 허황된 망상에 불과했다는 사실이었다는 걸 말이다.

“…….”

하운드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움직임으로 밀려오는 로열 가드들을 제압할 뿐이었다.

무기를 뻗는 팔을 꺾는다.

“끅!”

다리를 부수고, 때때로 척추를 뽑아 구석에 던진다.

“다, 다리가!”

“끄르륵…….”

그 행동은 기계적으로 수행되었다.

때때로 로열 가드들의 공격이 하운드에게 직격했으나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단지 다른 상대를 찾았다.

“이, 이게 말이 돼?”

단 20명이었다.

그런데도 로열 가드는 전투가 시작된 이래 단 한 명의 하운드도 쓰러트리지 못했다.

오히려 역으로 당한 이들의 수만 점차 늘어날 뿐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깨달았다.

어째서 하운드가 악몽이라는 악명이 자자한 것인지 말이다.

그러나 그들이 모르고 있던 사실이 하나가 더 있었으니, 그건 바로 원로들의 존재였다.

“흐으읍!”

류튜스는 기합을 내지르며 눈앞에 서 있는, 겉으로 보기엔 단지 동그란 안경을 쓰고 머리를 뒤로 묶은 한량과도 같은 사마제천을 베기 위해 검을 뻗었다.

‘오래 끌면 불리하다!’

하운드에 대한 악명이 자자하듯, 원로에 대한 소문 역시 심상치 않음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는 단번에 사마제천을 베어 내서 모든 일을 수습할 생각이었다.

“투항해라! 너희들의 목숨까지 취할 생각은 없으니!”

횡으로 그은 검을 회수하며 일갈했다.

놈들에겐 기만으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황태자와 어느 정도 동일한 생각이었다.

“방자한 행태를 벌하고자 함이지, 너희들의 존립 자체를 없애려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황태자는 놈들을 완전히 짓밟길 원하지 않았다.

단지 비대한 조직을 개편해서 다시금 제국에 충성하게 하기를 바라는 것일 뿐이었다.

류튜스 백작은 그에 동의하는 입장인 것이고.

물론 그 과정에서 노쇠한 황제를 내려오게 하고 황위를 흔들 핏줄을 제거하는 건 당연한 과정일 수밖에 없고 말이다.

“하핫, 그렇습니까?”

그의 말을 귀담아들은 것일까.

언뜻 여유롭게 보일 정도로 미소를 띤 채로 류튜스의 검을 피하던 사마제천이 되물었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놈의 얼굴에 띤 웃음이 비웃음이라는 것을 머잖아 깨달은 류튜스는 미간을 좁혔다.

하지만 그때, 사마제천은 말했으니.

“멍청한 건지, 아니면 순수한 건지…….”

그건 짐짓 냉소적인 한마디였다.

기갑천마

동상이몽 (3)

“뭐?”

사마제천의 비웃음이 섞인 말에 류튜스는 미간을 좁히며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읊조림에 담긴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정작 그의 신경을 건드린 것은 사마제천이 보인 자신을 깔보는 듯한 태도였다.

‘멍청한 건지, 아니면 순수한 건지…….’

그 기저에 깔린 멸시를 황실 정치 속에서 살아온 류튜스 백작이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다.

그 때문에 류튜스는 이전보다 더욱 짙은 적의가 담긴 시선으로 사마제천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그게 무슨 소리지?”

그러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다만 사마제천은 더 말을 나눌 이유도 가치도 없다는 듯이 류튜스를 향해 손을 뻗을 뿐이었다.

손끝에서 출수된 내력이 작은 탄환처럼 변모하여 류튜스의 혈 자리를 노리고 뻗어진다.

언뜻 보기엔 위협적인 광경이다.

하지만 그 순간.

“나를 뭐로 보고……!”

류튜스 역시 가만히 당하고 있진 않았다.

그는 손에 쥐고 있던 검의 손잡이를 꽉 쥐어 그대로 마나를 주입했으니, 그의 마나 하트는 빠르게 회전하며 곧 검기를 뽑아냈다.

차앙!

허공으로 뿜어졌던 내력은 검기에 닿는 순간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흩어지고, 마나의 궤적은 긴 선을 그리며 그의 검로를 따라 뻗어 갔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웅장했을 검로가 그의 손끝에서 펼쳐지며 단번에 사마제천을 양분하기 위해 쇄도하는 것이다.

‘비록 단번에 베지는 못하더라도!’

지지는 않을 자신은 충분히 있었다.

소트 엑스퍼트 초반인 엠퍼러 가드들과 달리, 자신은 소드 엑스퍼트 중후반이라 부르기에도 모자람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아무리 블랙 가드의 원로라고 한들 이기지 못한다면 말이 안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때였다.

“허.”

사마제천은 옅은 숨결을 내뱉는 동시에 품속에서 특유의 푸른빛을 띠는 철필과 두루마리 종이를 꺼내어 무언가를 끄적거렸다.

‘피할 수 있을 리가!’

당연히 류튜스도 바보가 아니었기에 사마제천이 무언가 하려고 한다는 걸 깨달았으나 그뿐.

그는 확신에 찬 눈으로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시간 속에서 사마제천을 응시했다.

하지만 그는 머잖아 경악할 수밖에 없었으니, 그건 바로 압도적인 격의 차이였다.

“무, 무슨?”

두루마리 종이에 써진 건 다름이 아니라 흘러가는 듯한 필체로 유려하게 적힌 한자였다.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진법이 된 그것은 곧 사마제천의 내력에 반응하여 섬광처럼 번뜩거렸다.

“큭!”

류튜스는 본능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뻗어 낸 공격 따위로는 상처는커녕 그의 옷자락마저도 끊어 낼 수 없으리라는 걸 말이다.

그의 눈에 절망이 스친다.

동시에 사마제천이 흩뿌린 두루마리 종이는 대리석으로 번뜩이는 대지를 한 바퀴 돌아서 이 세계의 규칙을 비트니.

쿠구구구구구구구궁!

갈라진 대지는 그 자체로 사마제천을 감싸는 벽이 되었고, 당연히 류튜스가 뻗은 검격은 두터운 방벽에 막혀 그대로 소멸하고 말았다.

“크윽!”

혼란스러움이 그를 잡아먹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육신과 뇌리에 각인된 ‘상식’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부정하게 만들었다.

‘고작 원로 따위에게 엠퍼러 가드의 수장인 내가 고전할 리가 없다!’

눈앞에 적나라하게 보이는 현실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 너무 많은 상식이 무너지게 되어 버리니까 말이다.

가령 예를 들자면…….

‘저런 무력이 있음에도 어째서 우리를 존속시켰는가.’ 따위의 지극히 당연하지만 동시에 모멸적인 의식의 흐름을 말하는 것이었다.

류튜스의 눈에 핏발이 선다.

동시에 그는 입술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세게 깨물며 곧바로 사마제천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아아아!”

콰드득!

대지를 딛는 걸음에 대리석이 깨졌다.

그가 얼마나 분노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었으나, 정작 대상이 된 사마제천은 한없이 여유로운 얼굴로 그를 마주할 뿐이었다.

그렇게 당장이라도 둘이 격돌하려는 찰나.

“흐읍!”

쿠웅, 하는 무언가 둔탁한 울림이 사마제천의 귓가를 스쳤고, 그가 설마- 하는 표정으로 살짝 고개를 돌린 그 순간이었다.

“후아트!”

“커어어어억!”

육중한 구릿빛 근육에 맞지도 않는 엄청난 속도로 돌진한 남자는 단번에 검을 휘두르려던 류튜스를 덮치며 그대로 기둥에 박아 버렸다.

콰아아아아아앙!

지축이 흔들리는 충격에 일순간 전투가 멈출 정도였으니 류튜스가 멀쩡할 리가 없었다.

“끄, 끄으으윽……!”

이미 손에 꽉 쥐고 있던 검은 바닥을 구르고 있었고, 꽤 준수했던 얼굴은 파편과 먼지에 뒤덮여 엉망진창으로 변했다.

물론 뼈와 장기, 근육이 상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고 말이다.

“단장님!”

“이, 이 괴물 자식이!”

그야말로 오우거에 가까운 몸으로 들이받은 걸 본, 진즉 남자에게 제압당한 엠퍼러 가드들은 몸을 떨며 류튜스를 불렀으나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그들은 사마제천과 근육질의 남자를 원망이 뒤섞인 눈으로 바라보았으나, 정작 둘은 서로를 응시하며 태연하게 대화를 나눌 뿐이었다.

“움타르.”

사마제천의 입에서 흘러나온 ‘움타르’라는 이름.

제국은 물론 대륙 어디에서도 생소하게 들릴 만한 이름이었기에 둘의 대화를 듣는 이들의 뇌리에 아주 단단하게 각인되었다.

물론 사마제천에게 그따위 건 알바가 아니었다.

그는 특유의 능글맞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쓸데없이 끼어드셨습니다.”

언뜻 듣기엔 경고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말이었으나 정작 그 말을 들은 움타르는 호탕하게 웃으며 답했으니.

“어쩔 수 없지 않나. 황제, 아니 폐하가 맹약까지 운운했으니까. 후루트.”

말을 내뱉는 순간 구릿빛 근육이 꿈틀거린다.

동시에 그의 곁에서 일렁이는 갈색의 정령 역시 움타르의 말이 옳다는 듯이 화답하니 사마제천은 너털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때.

“움타르.”

“음!”

사마제천의 눈짓을 본 움타르는 눈을 한번 깜빡이기도 전에 허리를 뒤로 돌렸고, 곧 자신을 향해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으로 주먹을 뻗는 로열 가드를 향해 쫙 편 손을 뻗었다.

“큭!”

로열 가드는 낮은 신음을 흘리며 곧바로 어깨를 살짝 비틀며 그의 손을 피했다.

이윽고 뻗은 주먹의 반대편에 숨기고 있던 단검으로 움타르의 경동맥을 노렸다.

그야말로 물이 흐르는 듯한 연계.

하지만, 정작 움타르는 자신의 목을 향해 찍어 내려지는 칼날에도 그저 씨익 입꼬리를 올린 채 속삭이듯 말하니.

“하툴.”

그것은 그가 여태까지 읊조리던 특유의 언어였고, 그 뜻은 다름이 아닌.

“가소롭다!”

터엉!

근육이 순식간에 딱딱하게 굳는다.

단검의 끝자락은 그의 목을 살짝 꿰뚫다가 그대로 부러졌고, 움타르는 비록 신음을 흘리진 않았으나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뜬 채로 몸을 빼려는 놈을 향해 다시금 손을 뻗었다.

“놓치지 않는다! 로틈!”

조금 전 류튜스를 날려버렸던, 덩치에 맞지 않는 민첩함은 우연이 아니었다는 듯이 로열 가드의 목을 틀어쥔 그는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물론 황태자의 로열 가드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듯 몸을 비틀며 무언가를 하려고 했으나…….

“네놈, 그런가!”

그의 행동에서 무언가를 확인한 움타르는 이제까지 살생을 자제했던 것과는 달리 망설임 따위 없이 놈을 그대로 대리석 바닥에 내리찍었다.

콰아아아아앙!

“끄어억!”

이제까지 비명을 지른 적이 없던 놈은 단 일격에 눈에 핏줄이 터지며 몸을 부르르 떨었으나 움타르는 되레 비웃음을 머금고 속삭였다.

“엄살이 많구나!”

콰아아아아앙!

퍼어어어엉!

첫 번째 내리찍음을 제외하면 단 두 번을 더 내리찍었을 뿐이었으나, 이미 첫 번째 이후 더 들려오는 신음은 없었다.

때문에 그 모습을 본 로열 가드들은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주, 죽은 건가?”

“……아니, 애초에 저건 살아도 산 게 아니잖아.”

대리석에 박힌 저걸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

로열 가드들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저었고, 또 내심 죽이진 않으리라는 생각이 무너짐과 동시에 사기는 더욱 나락으로 떨어져 내려가기 시작했다.

“화끈하시네요.”

탁탁, 하며 손을 터는 움타르에게 사마제천은 그렇게 말하자 움타르는 되었다는 듯 어깨를 가볍게 으쓱거리고는 답하니.

“됐다. 빨리 끝내지. 네놈도 빨리 끝내야 하는 이유가 있잖나.”

“이유요?”

사마제천의 되물음에 움타르는 뭘 이제 와서 모른 척을 하느냐는 듯이 화답했다.

“곧 당주와 옛 부족장이 오잖아? 호으.”

“허.”

당주는 그렇다고 쳐도, 옛 부족장이라니.

사마제천은 너털웃음을 흘렸다.

“부족장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그럼 제사장이었던가?”

“됐습니다. 제가 뭘 바랍니까. 제2 원로 움타르 도 라으.”

“음, 서운한데.”

둘의 대화는 조금 전까지 손속에 자비 없이 사람들을 제압하던 이들의 것이라고 보기엔 믿기지 않았으나, 그런 분위기도 잠시일 뿐이었다.

타다닥!

타다다다닷!

조금 전 움타르의 손속 때문인지 잠시 조용해졌던 실내는 복도 바깥에서 들려오는 일련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 주었고, 곧 아니나 다를까…….

콰아아앙!

“단장님!”

“황태자 전하!”

백색의 제복을 입고, 가슴에 황실의 검을 뜻하는 엠퍼러의 상징을 단 일련의 엠퍼러 가드들이 문을 박차고 알현실 내부로 들이닥쳤다.

물론 처음엔 기세등등하게 들어온 그들은 머잖아 예상하던 것과 전혀 다른 알현실 내부의 모습과 기둥에 박혀 피를 토하고 있는 류튜스의 모습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이, 이 무슨?”

“류, 류트스 단장님!”

그리고 그것을 본 사마제천과 움타르는 동시에 시선을 맞닿았고.

“일단 빠르게 끝내죠.”

“동감이다. 쿠트.”

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대지를 박차 그대로 놈들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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