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갑천마-113화 (113/197)

잭은 약초꾼이었다.

주기적으로 자경단과 마르크닌의 군인들이 마수들을 정리하는 숲속을 돌아다니며 필요한 약재를 구하는 일을 했고, 항상 목숨을 담보하는 일인 동시에 마을을 자주 떠나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마을의 일에 둔감할 수밖에 없다.

며칠 전 그가 약초를 들고 마을로 향했을 때였다.

“이번엔 양이 많네.”

잭은 웃으며 약초들이 담긴 작은 손가방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이번 일주일은 수익이 좋았다.

감기에 쓰는 들꽃부터, 마취약의 원료가 되는 나무의 뿌리와 벌레들까지 알뜰하게 챙겼다.

모르긴 몰라도, 앞으로 한 달 정도는 마을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웃으며 마을로 향하는 언덕 위에 섰던 잭이었지만, 곧 마을을 내려다본 그는 이윽고 그 자리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으니.

“이, 이게 무슨?”

그는 눈을 의심했다.

약초가 들어 있던 손가방을 떨어트리고는, 어느새 뒤로 내달려 마르크닌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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