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갑천마-112화 (112/197)

모하트 마을은 대륙으로 쳐도 꽤 특이한 편에 속했다.

일단 그들은 국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았고, 지금은 멸망한 나라는 물론 법국과 제국, 심지어는 일부나마 오크들까지 함께 모여 살아가는 마을이었다.

혹자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대륙이 긴 전쟁에 휩싸인 이후, 국가들의 국경이나 대륙 깊숙한 내지가 아닌 이상에야 화전 마을은 살아남을 수 없다고.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50년 동안 대륙 전역에 흩어진 마수들의 가장 손쉬운 먹잇감은 그러한 화전 마을들이었으니까.

그러나 모하트를 비롯한 말리하 산맥의 마을들은 조금 상황이 달랐다.

“당시 모하트는 겨우 화를 피했지만, 법국과의 연결 고리가 모조리 끊긴 상태에서 다들 죽을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잭은 조금은 불안한 눈빛으로 앞으로 걸었다.

그런 그의 뒤로는 단테를 비롯한 일행들이 뒤따르고 있었고, 잭은 꽤 경사가 높아진 산세에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뒤따르는 그들을 내심 신기해하며 말을 이었다.

“이상한 일도 아니죠. 실제로 근방에 있던 화전 마을 몇 개는 마수들에 의해 초토화되었으니까요. 그리고 저희 마을 역시 같은 운명이어야 했지만……. 다행히 운이 좋았습니다.”

모하트 마을이 살아남은 이유.

그것은 다름이 아닌 패전한 부대가 그들에게 합류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반목도 많이 했다고 들었습니다만, 어찌어찌 잘 융화되어 지금의 모하트가 만들어졌습니다. 비록 구형이지만 나이트 프레임도 운용하고 주기적으로 마수들도 정리하죠.”

잭은 모하트라는 마을에 나름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 거기까지 말할 땐 옅은 미소까지 띠었다.

그의 말에 단테는 헤리안을 바라보며 사실인지를 물었고, 헤리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자체적으로 운용하는 자경단이 있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자경단이라 차라리 마르크닌으로 합류하기를 권고하고 있긴 합니다. 그런데 잭, 마을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는 게 대체 무슨 말이지?”

그때, 수풀을 해치던 잭의 표정은 이윽고 어둡게 변했다.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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