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임대의 창설이 끝이 난 이상, 그들은 짧은 휴식으로 달아오른 몸과 이성을 빠르게 식혔다.
특임대의 편제는 간결하다.
모선 3척과 각국의 대대 정도의 병력으로, 총수가 대략 1,500명 정도에 불과한 연대급 병력이었으니까.
물론 조금 깊게 들어가면 실상은 정예들로 꽉꽉 채워진 알짜배기였지만.
다만 문제가 하나 있긴 했다.
-어디부터 가야 하는가.
긴 대전쟁으로 전선의 상황이 어디까지나 안정이 되었다 뿐이지, 여전히 위태로운 전장은 차고 넘친다.
그렇기에 특임대를 원하는 전장은 많았다.
굳이 단테의 이름값이 아니더라도, 지원 부대 자체가 절실한 곳도 널렸으니.
그것에 대해선 특임대 내에서도 의견은 분분했다.
-일단 그래도 제국에서 먼저…….
-연합 왕국 측에서 네임드의 전조가…….
국경이 가장 넓은 제국을 한번 순회하자는 의견도 있었고, 연합 왕국 측에서 네임드의 전조가 나타났다며 그곳으로 향하자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개판이었지만, 예정된 일이었다.
비단 한 국가에서만 모인 것이 아니라 3강이라 불리는 3국에서 모인 이들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때.
제7 추기경인 도르스가 단테를 찾아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저, 그것이…….”
평소 인자한 웃음을 흘리며 상대를 대하는 도르스와 달리, 그는 괜스레 단테의 시선을 피하며 입술을 달싹거렸다.
그것을 본 단테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지금 그가 아쉬운 소리를 하려고 찾아왔다는 걸 말이다.
그리고 단테의 예상은 적중했다.
“법국에서도 특임대의 도움을 받고 싶은 지역이 있습니다.”
“지역이라면?”
“북부 쪽에 있는 말리하산맥이라는 곳입니다만…….”
“말리하산맥이라…….”
“혹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워낙 고산이라 만년빙이라 불리는 눈이 쌓여 있는 곳입니다. 최근 그곳에서 이상한 소문이 도는지라…….”
순간, 단테는 눈을 번뜩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도르스의 말을 들은 그는 고개를 돌려 뒤에 서 있는 보리스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으니.
“혹, 베히모스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그의 시선에 보리스는 단지 어깨를 으쓱거릴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도르스는 말했다.
“아무래도 놈의 잔재가 살아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