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갑천마-59화 (59/197)

-나는 대대에서 확인할 게 있으니 먼저 돌아가지.

세르겐의 말에 단테 일행은 곧바로 군용차를 받아 본대로 복귀하고 있었다.

소령 측에서 운전병을 지원해 준다고 했으나 단테는 단칼에 거절한 후 로한에게 운전대를 쥐게 했다.

부우웅.

그러나 이번에는 로한도 큰 불평을 입에 담지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들은 세르겐과 달리 프란 공화국이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이유를 ‘추측’하고 있으니까.

다만, 그렇기에 중얼거리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놈들이 그렇게 멍청할까?”

먼저 입을 연 사람은 다름 아닌 리베라였다.

그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한 얼굴로 중얼거렸고, 백미러로 시선을 맞춘 로한은 무심한 얼굴로 답했다.

“글쎄다. 적어도 똑똑해 보이진 않던데.”

정치체제나 수준 따위를 언급할 생각은 없다.

다만 현재 공화국은 누가 봐도 개판이었다.

오죽하면 실패했다고 표현하겠나.

그때 여태까지 침묵하던 단테가 나지막이 입을 열어 물었다.

“프란 공화국이 그렇게 심각하나.”

어조는 평탄했으나 그것이 물음을 뜻한다는 걸 모를 이는 없었다.

때문에 로한과 리베라는 잠시 눈을 마주했고, 이내 리베라가 답했다.

“뭐, 좋게 말해도 개판이죠.”

블랙 가드의 단장이 된 단테였기에, 임무에 관해선 존대를 고수하려는 건지, 아니면 단순히 로한에게 단테가 상관임을 부각시켜 놀리려는지는 몰라도 리베라는 존대를 입에 담은 채 말을 이었다.

“의회는 부패했고, 군대는 무능하며, 경제는 박살이 났어요. 사실 그쪽은 내심 전쟁이 끝나지 않기를 바랄걸요, 단장.”

공화국은 알게 모르게 타국의 지원을 많이도 받는다.

법국, 연합 왕국, 오죽하면 제국에게도 조금이나마 지원금을 받고 있을까.

당연히 주변국들도 공화국이 예뻐서 주는 돈이 아니다.

놈들이 무너지면, 대군주에게나 희소식이었기에 그런 것일 뿐이다.

그러나 거기까지 말한 리베라는 피식 웃으며 덧붙였다.

“뭐, 그럼에도 전선은 여전히 밀리지만요. 오죽 개판이면 엘프 마피아 중 제일 거대한 패밀리가 공화국에 꽈리를 틀었겠어요.”

“엘프 마피아라…….”

어째서인지 이질적인 이름이다.

그러나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었기에 제쳐 두고 요약을 하자면…….

“……제국에 열등감을 가지고 있겠군.”

“그렇겠죠.”

주변에 통제할 수 없는 국가는 늘 골칫거리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단테는 전혀 다른 시점으로 공화국을 바라보고 있었다.

실로 한심한 놈들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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