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천휘.
아니, 단테는 고개를 저었다.
놈들의 목적은 단순히 게걸스럽게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다.
이미 세상의 끝을 본 그이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분명히 무언가를 갈망하고 있었지.’
다만 그 갈망을 가늠하지 못할 뿐이다.
단테는 길게 이어진, 핏물과 때때로 시체가 널브러진 길목을 따라 달리며 고민했다.
그러나 그때.
-뀌이이익!
그의 좌측에서 뻗어진 긴 혓바닥이 단번에 콕피트를 노리고 쏘아졌다.
단번에 뚫리진 않겠지만 적잖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습격이었다.
하나 혓바닥을 뻗은 마수는 곧 당황이 섞인 괴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었으니.
-뀌, 뀌이익?
단번에 나이트 프레임을 쓰러트릴 듯 뻗어진 혓바닥은 언제 뻗어진 지 모를 거인의 손에 정확히 감겨 있었다.
단테는 망설임 없이 놈을 잡아당긴 후 딸려 오는 거대한 고깃덩어리의 양 눈에 손가락을 박아 넣고 그대로 바닥에 내리찍었다.
반쯤은 무의식이었다.
콰과과과과광!
놈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른다.
눈에 담지 않고, 다시 달렸기 때문이다.
관절부가 끼긱거리는 소리를 내며 진동하고, 머잖아 육신에도 부담을 가했다.
하나 기체가 주는 부담은 그에겐 하등 의미가 없는 수준에 불과할 따름이다.
그렇게 얼마나 길을 달렸을까.
서서히 길이 끝났다.
그리고 곧 눈에 들어온 광경을 실로 간결한 것이었다.
호수 근처에서 죽어 간 교관과 훈련병들. 그리고 체념한 듯 가만히 서 있는 페고르의 기체.
그리고 놈의 앞에 서 있는 거대한 마수.
단테는 눈을 번뜩였다.
익히 아는 놈이었기 때문이다.
‘쉰쯤 되던가.’
그런 생각을 하던 그는, 묵묵히 내력을 끌어 올려 대지를 박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