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환생-291화 (291/308)

< 제42장 황제로 가는 길 - 2 >

“회장님, 지지율의 격차가 20% 이상 차이가 납니다. 이번 선거는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요. 이제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더욱 벌어질 겁니다. 국민들은 회장님이 국가를 위해 하신 일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선거캠프에 모인 신규성과 김도환이 열띤 시선으로 최강철을 바라보았다.

최강철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으로 시행했던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민주연합 후보 이정동보다 훨씬 앞선 지지율을 보였다. 상황이 좋았기 때문에 두 사람의 얼굴에도 자신감이 흘러넘치는 것이다.

이곳은 대한정의당의 공식 캠프가 아니라 최강철의 비밀캠프로서 경쟁자에 대한 지지층 분석과 네거티브 전략에 대한 대응방안, 선거비용 및 비공식 지지단체에 대한 지원 등 핵심업무를 맡아서 시행하고 있었다.

공식 캠프에서는 공약사항 등을 전담했고 향후의 유세일정 등을 책임졌지만, 실질적으로 선거에 필요한 것들은 비밀캠프에서 전부 관리했다.

양당체제가 자리를 잡은 이후 예전에 비해 대통령 출마에 나선 사람들의 숫자는 대폭 줄어들었는데, 이번 대선에는 불과 5명만 출마했다.

하지만 나머지 무소속 3명은 그저 이름만 걸었을 뿐이고 진짜 대결은 대한정의당의 최강철과 민주연합 이정동의 싸움이었다.

이정동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최근까지 서울시장을 역임한 인물이었다.

정우석 대통령이 이끄는 정권 속에서 민주연합소속의 그가 서울시장을 연임한 것은 그의 경영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인데, 그가 연임한 8년 동안 서울은 확연한 변화를 보이며 빠르게 발전했다.

서울시민들의 그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깊었기에 만약 그가 차기 서울시장을 노렸다면 무난하게 3선에 성공했을 것이다.

문제는 그가 최강철이 추진한 수도권 분산정책에 맞서 오랫동안 필사적으로 싸웠다는 것이었다.

서울시장이란 신분을 지닌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에 서울과 수도권의 많은 사람이 그의 노선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그럼에도 수시로 벌어진 여론조사에서의 격차는 컸다.

그만큼 최강철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인기가 그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었다.

최강철은 두 사람의 자신감을 보면서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이 두 사람은 벌써 30년 가까운 인연을 가진 사람들이었지만 아직도 자신을 괴물처럼 생각한다.

“아닙니다. 민주연합의 이정동 후보는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최근 활발한 시정 활동과 폭넓은 대인관계로 국민들에게 인기가 많은 사람이에요. 더군다나 그분에게는 연륜이 있습니다. 오랜 공직생활과 정치 경험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가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입니다.”

“아니, 회장님. 무슨 소릴 하시는 겁니까. 왜 적을 칭찬하고 그러세요. 기분 나쁘게…….”

“하하, 그렇다는 거죠. 우리 국민들은 아직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 같은 게 있잖아요. 제 나이는 47살에 불과합니다. 국민들께서 보기에 아직 어리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나이로 정치합니까? 능력으로 하는 거죠. 회장님은 그동안 남북관계를 원만히 해결하셨고, 수많은 정책을 추진해서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오셨어요. 사람들은 압니다. 비록 모든 업적은 정우석 대통령이 가져갔지만, 그 뒤를 받치고 있었던 건 회장님이란 사실을 말입니다.

국민들은 현명합니다. 절대 회장님을 앞에 두고 이정동을 선택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기를 바랄 뿐이죠. 하지만 선거는 수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아시겠지만, 미국과 중국, 일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요. 그들은 내가 대통령에 오르는 걸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

“음, 그 놈들이 이정동을 은밀하게 지원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우리 제우스 쪽에 놈들의 움직임이 여러 번 포착되었어요. 놈들은 회장님을 비롯해서 대한정의당의 의원들까지 샅샅이 훑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걸려들면 죽이겠다고 덤벼들 겁니다.”

“저는 그게 걱정됩니다. 만약 그들이 없는 사실을 만들어낸다면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어요.”

“회장님은 부정?비리와 전혀 상관이 없잖습니까. 사생활도 깨끗하시고요. 그놈들이 아무리 지랄해도 찾아낼 게 없을 텐데요?”

“아닙니다. 문제는 만들면 만들어지는 것이에요. 당장 그들이 북한과의 관계를 왜곡해서 들고나오면 국민들은 금방 혼란 속에 빠져들 겁니다. 저와 북한지도층의 은밀한 거래가 있다는 공격을 해 오거나, 피닉스 그룹에 대한 특혜사실들을 꺼내 들어 떠들 수도 있어요. 그러니 모든 것을 준비해 놔야 합니다.”

“이미 다른 건 어느 정도 준비해 놨습니다. 하지만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곤란하군요. 없는 사실을 만들어 낸다면 뭐라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만들어 내는 게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만약 전통 우방인 미국에서 문제를 제기해온다면 심각해질 수 있어요. 그들은 지금 저에 대한 감정이 무척 안 좋은 상태입니다.”

“도대체 그 새끼들은 왜 회장님을 씹는답니까?”

“미국의 방산 업체에서 필사적으로 달려들고 있습니다. 우리 쪽에서도 막고 있지만 아무래도 가재는 게 편이 될 수밖에 없죠. 우리나라는 미국 무기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했었지만 제가 정부에 들어가면서부터 반 토막이 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추세로 계속 진행된다면 조만간 우리는 대부분의 무기를 국산화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그걸 막기 위해 저를 죽이고 싶어 하는 겁니다.”

“씨발 놈들이네요. 무기 팔아먹자고 남의 나라 대선에 관여한단 말입니까!”

“그게 정치지요.”

“오바마는 회장님과 오랜 친구잖습니까?”

“국가를 경영하는 사람은 개인적인 친분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오바마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자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그런 위치에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행동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오바마보다 그 밑의 참모들이 더 날뛰고 있어요. 제가 알기로 미국 국무장관과 국방부 장관, 그리고 CIA 국장까지 전부 제가 대통령이 되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저보다 이정동 의원이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이정동 의원도 만만치 않은 사람인데 그 새끼들은 이정동을 꼭두각시라고 생각하는 모양이군요.”

“이정동 의원은 신념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약점이 잡히면 어쩔 수 없게 됩니다. 저는 막대한 자본을 지녔지만, 그분에게는 없기 때문이죠. 다시 말해서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뜻입니다.

저는 대한민국이 미국의 손에 좌지우지되는걸 원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외세의 입김에 절대 굴하지 않는 강력한 대통령이 필요하니까요.”

“되실 겁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절대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험난한 일들이 눈앞에 닥쳐도 저희가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필요하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내겠습니다.

회장님은 그저 자리만 지키십시오. 모든 칼은 제가 휘두르겠습니다. 저는 제우스가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동원해서 필요하다면 전쟁이라도 치를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어떤 개새끼들이 와도 상관없어요. 회장님은 대통령이 되셔야 합니다. 그래서 비상하는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국가로 이끌어 나가셔야 합니다.”

김도환의 눈에서 불꽃이 튀는 것 같았다.

그의 눈에 담긴 결의는 대단했는데 정말 필요하다면 사람이라도 죽일 것 같은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랬기에 최강철은 부드럽게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

“사장님, 사람에게는 운명이란 게 있습니다. 억지로 일을 만들면 더욱 커다란 고난과 시련이 다가오죠. 우린 그저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하늘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줄 겁니다.”

* * *

대통령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대한민국은 또다시 열풍에 사로잡혔다.

국민영웅인 최강철이 대한민국을 이끌기 위해 출마했다는 것 자체부터가 국민들에게는 거대한 흥분을 안겨줬기 때문이었다.

아직 국민들은 최강철이 대한민국의 군사전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해온 일들을 알지 못한다.

비룡과 피닉스 조선, 피닉스 중공업에서 개발하고 있는 무기들은 전부 국가기밀 사항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최강철이란 개인이 해온 일에 열광했다.

세계 최고의 부호, 복싱 역사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최강의 전사, 국무총리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그가 추진해왔던 일들은 대한민국의 자존심과 영광을 지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최강철이 움직일 때마다 수많은 군중이 운집했다.

그들은 최강철이 연단에 나서 대한민국의 희망찬 미래에 대한 포부를 밝힐 때마다 열광하며 환호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대통령선거란 특수성은 최강철의 예상대로 수많은 변수를 만들어냈다.

그중 하나가 최강철이 실소유주로 있는 피닉스 그룹의 특혜에 관한 것이었다.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많은 언론이 남북경협과정에서 피닉스그룹이 받은 혜택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뤘는데, 최강철이 통일부 장관이란 지위를 이용해 사적인 이익을 취했다는 것이었다.

가담한 언론은 보수언론뿐만 아니라 그동안 최강철에게 우호적이었던 언론들도 꽤 많았다.

마이다스 CKC와 제우스가 언론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을 감안한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다.

그랬기에 금방 막대한 힘을 지닌 어둠의 세력이 움직이고 있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언론은 남북경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닉스 그룹이 위험을 감수하며 선투자를 해왔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런 사실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오직 피닉스 그룹이 수의로 계약한 공사건과 혜택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국민들이 봤을 때 오해하기 딱 좋은 내용이었다.

휴전선 경계에 마련된 5개의 공동경제구역, 고속도로 및 철도건설, 북한 쪽에 마련된 5개의 자치구를 건설하며 피닉스 그룹은 5조에 가까운 혜택을 받았다는 것이 보도의 초점이었다.

언론이 떠들면서 인터넷에도 최강철을 비난하는 글들이 폭주했다.

댓글들의 상당수는 최강철의 이중성을 비난하며 비리에 연루된 자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논리를 펼쳤다.

대한정의당이 먼저 움직였고 정부와 마이다스 CKC 그리고 김도환이 이끄는 제우스가 반격을 가했다.

남북경협 당시 피닉스 그룹이 얼마나 커다란 희생을 감수하며 정부에 협조했는지를 강조하는 내용이었고,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특혜가 아니었음을 밝혔다.

그러나 보수언론의 추궁은 집요했다.

어떤 과정을 거쳤어도 피닉스그룹이 얻은 반사이익이 너무나 크다는 것이었다.

현재 활발하게 움직이는 공동경제구역에서 피닉스 그룹은 매년 3조 이상의 이익을 얻고 있으며 완공을 눈앞에 둔 자치구에서도 그 이상의 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국민들은 혼란에 사로잡혔다.

자료를 제시하면서 최강철의 부정?비리를 추궁하는 언론들의 공세가 거듭될수록 여론은 찬반으로 갈려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 * *

최강철은 언론의 공세 속에서도 꾸준히 유세 활동을 벌여나갔다.

어차피 예상했던 일이었고 충분히 설득했으니 나머지는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선거가 10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제주도에 계신 아버지가 아무런 사전예고도 없이 잠자듯 운명하셨던 것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아버지의 사인은 심근경색이었다.

그동안 최강철의 강요에 의해 부모님은 매년 정기건강검진을 받아왔지만, 병원에서도 심근경색만큼은 잡아내지 못했다.

모든 유세를 멈추고 제주도로 내려갔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아버지는 이미 싸늘한 시신이 되어 그를 맞이하고 있었다.

“아버지!”

눈을 감은 아버지를 향해 몸을 던져 끌어안았다.

이럴 수는 없었다.

이렇게 아버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차갑게 식어버린 손을 붙잡았으나 아버지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그저 눈을 감고 계셨다.

흘러내리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통곡을 했다.

이러려고 다시 돌아온 게 아니다.

부모님께 하지 못했던 효도, 그 어리석었던 전생의 삶.

언제나 자신을 지켜보며 말없이 믿어주었던 아버지를 행복하게 해드리겠다고 얼마나 다짐을 했던가.

그러나 그 다짐은 공염불이 되어 아버지의 마지막도 지켜드리지 못했다.

“아버지, 아버지… 죄송합니다!”

최강철의 통곡이 끊임없이 영안실에 울려 퍼졌다.

그의 몸부림은 그만큼 처절했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아픔에 눈물짓게 만들었다.

“강철아, 그만 혀…….”

“크윽, 어머니…….”

“아버지는 행복하게 가셨어.”

“아닙니다. 아니에요. 제가 가시는 길도 지켜드리지 못했는걸요. 저는 불효자식입니다. 여전히… 저는, 자식으로서의 도리를 다하지 못했어요.”

“이눔아. 그러지 마러. 너 때문에 아버지가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는데 그런 소리를 혀. 텔레비전에서 너를 볼 때마다 아버지는 언제나 웃으셨다. 우리 아들이 또 장헌 일을 했다면서 행복하게 웃으셨어. 너는 효자여. 누가 뭐래도…….”

“그렇지 않아요. 가시는데 옆에… 있어 드리지 못했고,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내려오지도 못했어요. 그런 놈이 어떻게 효잡니까!”

어머니의 말씀에 또다시 감정이 치밀어 오르며 눈물이 샘솟듯 솟아났다.

아버지, 당신이란 커다란 우산은 저에게 언제나 다시 돌아갈 수 있는 푸근한 고향이었습니다.

저는 슬픕니다. 그리운 당신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이 현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아버지, 한 번만.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눈을 떠 주세요.

제가…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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