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환생-71화 (71/308)

[71]

* * *

“잘 싸웠다. 선제공격을 때려 막으니까 반쯤 맛이 가는구만. 네 생각은 어때?”

“놈은 이제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먼저 꺼내지 못할 겁니다. 계속 당했으니까요.”

“그렇지, 라이트는 견딜 만해?”

“충분합니다. 몇 대 맞았지만 결정적인 건 전부 피했거든요.”

“느낌은?”

“싸늘합니다. 아직 꺼내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계속 밀리면 결국 준비한 걸 꺼낼 수밖에 없겠죠.”

“잘 봐. 저 자식 펀치력이 워낙 세서 방심하면 큰일 나.”

“걱정 말아요.”

윤성호의 당부에 최강철이 고개를 끄덕이자 이번에는 이성일이 급히 나섰다.

“강철아, 저 자식 스텝이 아까부터 자꾸 신경 쓰여. 그거 잘 봐. 움찔움찔하는 게 이상해.”

“그래?”

“왼쪽으로 돌 때 레프트 훅이 나왔다. 못 봤어?”

“글쎄?”

“저놈 아무래도 레프트 훅을 특화시켜 놓았다는 느낌이 들어. 결정적인 순간에 꺼내 쓸 것 같단 말이야.”

레프트 훅이라.

가만히 생각해 보니 1라운드에서 딱 한 번 레프트 훅이 나왔던 것 같기도 했다.

라이언 캐슬러의 경기 장면을 여러 번 돌려봤지만 레프트 훅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이성일이 그걸 정확히 봤다면 확률이 높아진다.

자신이 접근전을 하면서 콤비네이션을 꺼내 들지 않은 것은 놈의 주 무기인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경계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레프트 훅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트레이트의 천적은 훅이었고 훅이 제대로 터지면 맨주먹과 다름없는 8온스 글러브의 파괴력으로 봤을 때 커다란 대미지를 입게 될 것이다.

하지만 두렵지는 않다.

자신의 전신은 투지로 모공에 있는 털이 전부 곤두선 상태였고 감각은 새파랗게 벼려진 칼처럼 날카로웠으니 라이언 캐슬러가 어떤 짓을 해도 두렵지 않았다.

* * *

“그래, 밀어. 밀라고!”

“저 새끼 충격받았어. 뒤로 밀리잖아.”

“아냐, 아직 괜찮은가 봐. 씨발 놈이 밀리면서도 미친놈처럼 펀치를 날리잖아. 환장하겠네. 곱상하게 생긴 놈이 맷집도 좋구만.”

“좋아, 그렇지. 죽여라, 최강철!”

“조금만 더 밀어. 그래, 바로 그거야!”

꽃다방은 난리가 났다.

5회까지 진행되는 동안 두 선수가 링의 중앙에서 부딪치며 미친 듯이 펀치를 날렸기 때문에 다방을 꽉 채운 손님들은 전부 일어나 소리를 지르고 있는 중이었다.

정말 피가 끓게 만드는 경기였다.

최강철은 경기가 시작된 후 단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인파이팅을 펼쳤는데 언제나 클린 히트를 허용하며 뒤로 밀리는 것은 라이언 캐슬러였다.

그랬기에 목이 쉴 정도로 고함을 질렀다.

로프나 코너에 몰아넣고 일방적으로 두들긴 경기는 아니었으나 최강철의 인파이팅은 라이언 캐슬러를 압박하며 수시로 안면을 흔들고 있었다.

“야, 잠깐 쉬자. 힘들어죽겠다.”

공이 울리자 김영호가 엉덩이를 소파에 내려놓으며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그건 류광일도 마찬가지였는데 소파에 앉은 그의 모습이 녹초처럼 흐트러졌다.

“김 양아, 우리 콜라 한 잔씩 줘라.”

마침 지나가는 종업원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런 때는 시원한 음료수를 마셔줘야 다시 기력을 차릴 수 있다.

“김 대리, 이러다 사람 죽겠다. 저놈 정말 미친 거 같지 않냐?”

“그러게 말이야. 어떻게 5라운드 내내 저렇게 싸울 수 있지. 라이언인가 뭐시기가 질려서 쩔쩔 매잖아.”

“그런데 이상해. 왜 휘청하는 걸 보면서도 끝장을 보지 않는 걸까?”

“그거야 저놈 펀치력 때문 아니겠어? 9연속 KO승을 기록하고 있는 놈이잖아. 그러니 안전 운행을 하는 거야.”

“하이구, 말도 안 되는 소릴 하고 계시네. 그런 놈이 저렇게 미친 듯이 몰아붙이냐. 저게 안전 운행 하는 놈이냐고!”

“자식아, 네가 복싱을 몰라서 그래. 최강철은 말이야, 지금까지 맞은 게 별로 없어. 왜 그런지 알아?”

“왜 그러는데?”

“절제하고 있단 말이다. 완벽한 가딩 상태에서 적의 방어를 깨는 공격만 하고 있는 거라고! 쥐뿔도 모르면서 까불고 있어.”

두 사람이 투닥거리는 사이에 다시 공이 울리자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이 다시 일어나는 게 보였다.

편하게 볼 수가 없다.

최강철이 공이 울리는 순간 바람처럼 접근하며 라이언 캐슬러를 두들겼기 때문이다.

“아, 거 씨발, 대가리 좀 치우라니까. 안 보이잖아!”

* * *

이종엽의 음성은 라운드가 끝났어도 아직까지 가라앉지 않았다.

워낙 소리를 질렀기 때문인데 그만큼 격렬한 시합이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위성 중계를 받아서 방송한 것이 10번도 넘었으나 6라운드 내내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윤 위원님, 대단한 경기입니다. 관중들이 전부 일어서서 앉지 못하는군요. 6라운드 경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번 라운드도 최강철 선수가 이겼습니다. 라이언 캐슬러는 인파이팅에서 최강철 선수의 공격에 많이 당했어요. 지금 상태는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 골병이 들어가고 있을 겁니다.”

“워낙 대단한 펀치력을 가진 선수들이라 초반에 경기가 끝날 것이라 예상했는데 벌써 6라운드가 지났습니다. 이렇게 치고받는데도 다운 한 번 나오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워낙 양 선수가 방어력이 좋습니다. 수도 없이 많은 펀치가 나오고 있지만 연속으로 정타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강철 선수는 클린 히트를 많이 때렸잖습니까?”

“그렇죠. 하지만 방금 말씀드린 대로 연타가 나오지 않고 있어요. 라이언 캐슬러가 버티고 있는 건 그런 이유입니다. 참 아쉬운 장면이 많았어요.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면 끝낼 수도 있었을 텐데 의외로 최강철 선수가 조심을 많이 하는군요.”

“상대의 주먹을 경계하는 거겠죠?”

“그럴 겁니다. 라이언 캐슬러의 테크닉은 상당히 훌륭하군요. 더군다나 예리하게 나오는 레프트 스트레이트와 라이트 더블 펀치가 상당히 강력해 보입니다. 아마 많은 선수가 저 선수의 레프트 스트레이트에 당했을 거로 생각되는군요.”

“최강철 선수의 체력이 걱정되는데요. 위원님이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아직 괜찮은 것 같습니다. 눈망울이 또렷하고 호흡이 정상이에요. 얼굴에 붉은 기운이 없는 게 체력에는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아, 말씀드리는 순간 7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시청자 여러분, 최강철 선수를 응원해 주십시오. 더 힘을 내서 라이언 캐슬러를 이겨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종엽이 먼저 일어섰고 윤근모가 그 뒤를 따르며 마이크에 대고 다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라운드가 시작되자마자 최강철이 링 중앙으로 뛰어들며 강력한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날렸기 때문이다.

* * *

7라운드.

시합은 중반을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그동안 최강철은 끝없이 진격하면서 라이언 캐슬러를 두들겨 팼으나 결정적인 순간에는 공격을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하나는 라이언 캐슬러가 지닌 비장의 무기가 뭔지 아직 드러나지 않았고 또 하나는 지금 광란에 빠져 있는 관중들에게 자신을 완벽하게 각인시키기 위함이었다.

2만 6천에 달하는 관중들은 경기가 시작된 후 지금까지 자리에 앉을 수 없었다.

그만큼 그들의 심장을 달굴 정도의 난전을 그가 유도했기 때문이다.

6라운드 후반부터 라이언 캐슬러의 호흡이 서서히 거칠어지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복싱 선수의 호흡은 잠시만 휴식을 취해도 금방 원 상태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펀치를 날려 오는 라이언 캐슬러의 현 상태가 그랬다.

그가 이렇게 곧 바로 호흡을 되돌릴 수 있는 건 훈련량이 그만큼 많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이제 시간이 되지 않았나, 라이언.

이렇게 얻어맞으면서도 아직 꺼내지 않은 건 원래부터 없었던 것이냐, 아니면 더 좋은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것이냐.

아직까지 눈빛이 살아 있는 걸 보니 후자다.

놈의 얼굴은 자신의 펀치로 인해 잘생긴 얼굴이 여기저기 시뻘겋게 부어올라 있었지만 아직 눈빛은 생생하게 살아 있었다.

맷집이 강한 이유도 있지만 치명적인 공격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강철이 접근하자 습관처럼 라이언 캐슬러의 레프트 스트레이트가 날아왔다.

트릭이다. 이놈의 지금 공격은 라이트를 적중시키기 위한 예비 동작에 불과했다.

그랬기에 왼손으로 얼굴과 옆구리를 동시에 커버링하면서 반격을 가하려는 순간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공격이 나왔다.

바로 이성일이 우려했던 레프트 훅이 교환되듯 다시 빠져나와 비어 있는 최강철의 안면에 작렬했던 것이다.

아, 이런 젠장… 더블 펀치였구나.

스트레이트에 이은 훅의 연사가 놈이 새롭게 준비해 온 비장의 무기였던 모양이다.

천부적인 반사 신경으로 머리를 돌렸으나 라이언 캐슬러의 훅이 관자놀이에 꽂히는 순간 정신이 멍해질 정도의 충격이 몰려왔다.

불행 중 다행이다.

고개를 비틀었기 때문에 충격의 반을 흡수해서 치명적인 대미지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다리가 잠시 휘청거렸다.

미국으로 넘어와 7번의 경기를 치르면서 수많은 펀치를 맞았으나 다리에서 힘이 빠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라이언 캐슬러는 공격이 성공하자 폭발적으로 대시를 해오며 연속으로 펀치를 날리기 시작했다.

하아.

뒤로 물러나며 사이드로 돌아나갔다.

아직도 귓가에서는 윙윙거리는 소리가 사이렌처럼 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최강철은 빠르게 스텝을 밟아 놈의 공격 범위에서 벗어났다.

그때부터 라이언 캐슬러는 두 가지 공격을 병행시키며 압박을 가해왔다.

좌우 스트레이트와 훅의 연환, 그리고 클린치에 이은 쇼트 훅이었다. 놈은 자신의 패턴 공격에 그 두 가지를 교묘하게 섞어서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해왔다.

최강철이 비틀하며 뒤로 후퇴했고 라이언 캐슬러가 추격해서 맹공을 퍼붓자 미국 관중들이 광란의 함성을 질러댔다.

지금까지 일방적으로 얻어맞던 라이언 캐슬러가 핀치에 몰린 최강철을 몰아붙이며 맹공을 퍼붓자 금방이라도 역전승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로프에 기댄 채 난사를 해오는 펀치들을 자신이 가진 방어 기술들을 전부 가동해서 막아내던 최강철이 이를 슬며시 악물었다.

모두 퍼부어봐. 더 뭐가 있는지 보자!

최강철은 로프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라이언 캐슬러가 미친 듯 펀치 세례를 퍼부었으나 예리한 눈으로 적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방어에 치중했다.

아마 관중들의 눈에는 충격으로 인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정타를 맞은 후 거의 30초 동안 일방적인 공격을 당하던 최강철이 칼을 빼 든 것은 7라운드가 1분 정도 남았을 때였다.

가딩을 올린 채 방어를 하던 최강철의 오른손 쇼트 훅이 끝장을 내겠다는 듯 강력하게 날아온 스트레이트를 뚫고 전광석화처럼 빠져나와 라이언 캐슬러의 안면을 흔들어놓았다.

워낙 많은 펀치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 삐져나온 기습적인 쇼트였기에 미처 이곳에서 현지 중계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도 알아차리지 못한 모양이다.

감촉에 짜릿한 감각이 피어오르는 순간 방어에 치중하고 있던 최강철이 로프에서 튕겨져 나오며 라이언 캐슬러의 몸통을 밀어냈다.

그때부터 참고 참아왔던 폭풍 같은 질주가 시작되었다.

반격.

아니다. 이건 핀치에서 벗어나 겨우 시도된 반격이 아니라 어쩌면 처음부터 계획되었던 전술이었는지 모른다.

상대에 대한 모든 것을 안 이상 이제는 거칠 것이 없었다.

최강철은 몸통 박치기로 인해 뒤로 주춤 물러서는 적을 향해 다시 전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공격 패턴이 완벽하게 변해 버린 그의 공격은 이전 라운드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폭발적인 전진.

윤성호가 마지막에 준비해 놓은 무기는 지금까지와 다른 패턴 공격이었다.

복싱의 공격 무기는 몇 가지에 불과했지만 수많은 조합이 가능했는데 최강철은 라이언 캐슬러전을 대비해서 새로운 콤비네이션을 개발해 놨었다.

속사포와 같은 콤비네이션이 터지기 시작하자 한꺼번에 4, 5차례의 펀치들이 쏟아져 나갔다.

밥 애런이 보유한 승리 청부업자들이 무슨 짓을 해놨는지 콤비네이션 공격을 시작하면서 알 수 있었다.

이전 경기를 치르면서 자신의 주 무기로 써왔던 콤비네이션 패턴을 얼마나 철저히 분석했는지 빈곳을 향해 여지없이 날아오는 라이언 캐슬러의 펀치가 증명해 주고 있었다.

웃었다.

어리석게도 이놈들은 내 능력을 그 정도밖에 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자신의 라이트 스트레이트가 놈의 안면을 향해 날아가자 스텝을 왼쪽으로 한 발 옮긴 라이언 캐슬러의 레프트 훅이 날아오는 게 보였다.

라이트 스트레이트부터 시작되는 패턴 공격은 레프트 보디 공격으로 이어졌다가 라이트 양 훅으로 변화되는데 놈은 정확하게 패턴을 읽고 안면을 노리고 있었다.

이미 몇 번의 반격을 받았고 놈이 준비한 것을 알았으니 거칠게 없다.

왼손으로 안면을 커버링한 상태에서 비어 있는 놈의 관자놀이에 레프트 더블을 터뜨렸다. 역에 역을 이용한 공격.

라이언 캐슬러의 안면이 단순한 그 공격 한 방으로 덜컥 젖혀지는 순간 최강철의 미사일 훅이 원거리에서 강력하게 날아가 정확하게 턱에 꽂혔다.

콰앙!

술 취한 것처럼 지금까지 9경기를 치르며 단 한 번도 다운을 당하지 않았다던 라이언 캐슬러의 몸이 비틀거리다가 쓰러졌다.

다운이다.

관중석에서는 비명이 흘러나왔고 한쪽에서는 거대한 함성이 터졌다.

미친놈들이 발광을 했다.

캔버스에 쓰러졌던 라이언 캐슬러가 주춤거리며 일어나 레프리를 향해 주먹을 들어 싸우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충격으로 멍해진 눈.

강력한 인파이팅을 구사해서 불도저란 별명이 붙어 있던 라이언 캐슬러가 도망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최강철의 스피드를 뿌리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인파이팅을 벌이느라 멈춰졌던 스텝이 이동하기 시작하자 라이언 캐슬러의 전신에 무수한 펀치들이 내리꽂히기 시작했다.

최강철의 전매특허, 바로 불꽃 펀치다.

라이언 캐슬러를 몰고 다니며 전광석화처럼 펀치 샤워를 터뜨리는 최강철의 압도적인 모습에 관중들이 기가 질린 표정을 지었다.

비틀거리며 도망가던 라이언 캐슬러의 몸이 멈춘 것은 윤성호가 링 아래에서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버티고 있는 자신의 코너 쪽이었다.

큰 펀치를 생략하고 몸 쪽에 바짝 붙어 작은 펀치들을 난사시켰다.

관중들은 미사일 같은 펀치로 한 방에 KO시키는 장면을 원하겠지만 최강철은 그렇게 하지 않고 라이언 캐슬러를 코너에 몰아넣은 채 샌드백을 두드리듯 공이 울릴 때까지 철저하게 유린했다.

내가 말하지 않았나.

실컷 놀아주겠다고, 영원히 잊지 못하도록 말이야.

공이 울리는 순간 최강철은 펀치 세례를 중단하고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이 정도면 원 없이 팼다.

단 1분에 불과했으나 이 1분이 관중들과 이 게임을 지켜보고 있는 전 세계 복싱 팬들에게는 충격이자 공포였을 것이다.

경기는 끝났다.

레프리가 다가가 코너에 서 있던 라이언 캐슬러를 부축했으나 그는 가딩을 내린 채 혼이 나간 표정으로 움직이지 못했는데 코치진이 전부 몰려왔어도 한 발조차 내디딜 수 없었다.

업혀서 코너로 돌아간 놈이 다시 나온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그렇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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