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분란의 씨앗은 동백꽃과도 같구나 (2)
“맛나게 잘 드십시오. 봉양도 잘 하시고요.”
“오냐, 고맙구나. 잘 받아간다. 새해 복 많이 받아라.”
군밤을 건네받으며 야비한 인상의 꺽다리 남자가 말했다. 살면서 ‘고맙다’는 말을 별로 꺼내볼 일이 없는 사람인지, 어째 어색한 모습이었다. 땔감을 한아름 들고 오다가 남자의 옆모습을 슬쩍 본 덕만이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얘, 너 저 사람이 누군지 알고서 그러니? 도성 색주가를 꽉 잡고 있다는 족제비 하일평이야!”
사실 그 하일평도 이하응과 한통속이었으므로 설령 효자밤 가게를 고깝게 생각한들 건드릴 리야 없겠지만, 이를 알 턱이 없는 덕만은 영 불안한 눈치였다.
“에이, 전에 듣자하니 집에 일흔 되신 노모가 계셔서 올리러 간다 하드만. 그리고 들고 가서 맛나게 먹으면 되었지 먹고 나서 장정 골통을 부수고 다니든 규수를 보쌈하든 내 알 바냐.”
“하여간 너는 항상 천하태평인 것이 정말 생각이 없는 건지 너무 깊어서 밑이 없는 건지 모르겠다.”
“입방정 고만 떨고 얼른 불이나 때. 땔감이 제가 알아서 타올라준다니?”
귀남이 효자밤 장사를 시작한 게 지난 임술년 시월이니, 벌써 두 달 하고도 보름이 넘었다. 손에 익은 연장과 집기를 쓰게 되자, 솜씨는 그대로인데 몸은 젊어졌으므로 – 키가 많이 줄어든 게 가끔 답답하기는 하지만 – 훨씬 수월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곳에서의 군밤 장사는 보람이 있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귀남은 그저 보통 사람이었다. 이 군밤 굽는 재간 외에는 딱히 대단한 재주도 없고, 또 그런 재주를 부리고픈 마음도 없었다. 곧 왕이 될 팔자임은 알았지만, 그 자리에 오른 다음에도 뭔가 거창한 일을 벌이고픈 생각도 없었다. 그런 그였지만, 군밤 굽는 화통 앞에 앉으면 코흘리개 꼬마부터 수염 창창한 선비들까지 모두 그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가끔 그렇지 않은 이들도 있었지만) 밝은 얼굴로 돌아가는 것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이었다. 남에게 도움되는 일을 한다는 것도 좋았고, 그러면서 자신이 딱히 손해 보는 것이 없는 것도 좋았으며, 솜씨가 좋다고 칭찬을 받는 것도 익숙지 않은 감각이었지만 썩 나쁘지는 않았다.
그런가 하면 주변 어른들로 하여금 마치 자신이 무슨 신동(神童)인양 떠받들게 만드는 것도 꽤 기분 좋은 일이었다. 어머님을 여의고 형님들과 생이별하고서 무작정 상경한 이래로 그는 여기저기 치여 사는 신세였다. 군밤을 생업으로 삼고 나름의 터전과 단골이 생기니 핍박하는 이는 줄었지만 그래도 주변의 멸시, 오죽 못났으면 골목에서 군밤이나 팔고 있겠느냐 하는 비웃음은 여전하였다. 그랬던 그였건만 이제는 스승에게 배운 말 한두 마디에 자신이 본래 생에서 주워들은 말 한두 마디씩 섞어서 살짝 꺼내기만 하면 근엄한 선비님네들이 깜짝 놀라며 자신을 다시 보는 것이었다.
여간 재미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제 밑천을 다 털어놓을 만큼 미숙한 그는 아니었다. 사람이 나이를 쉰인지 예순인지만큼 먹으면 천명(天命)을 알게 된다 들었는데, 하늘의 뜻까지는 몰라도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언제 치고 언제 빠져야 하는지 정도는 알 것도 같았다. 한두 번 질러놓고서는 어린아이다운 농으로 적당히 꼬리를 흐리면, 오히려 어른들은 더 감명을 받은 눈으로 쳐다보고서는 더는 캐묻지 않았다.
속으로 또 시덥잖은 질문으로 자신을 떠보려는 어르신이 오면 어떻게 대꾸해줄까 고민하고 있는데 좌판 앞에 또 누군가 섰다. 나이는 서른줄이나 되었을까. 얼굴에 귀티가 흐르고 세상에 무서운 것 하나 없는 듯 당당한 모습이 딱 보아도 명문가의 자제다.
“네가 그 유명한 효자 군밤장수더냐?”
“미욱한 재주를 조금 부렸을 뿐인데 어찌 효자라 하겠습니까.”
“행색을 보아하니 반가의 자제인데, 직접 손에 검댕을 묻혀가며 밤을 굽는 것이 고되지는 않더냐?”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가친(家親)께서 물려주신 두 손과 두 발이 모두 건장하여 능히 할 수 있는 바가 있는데 하지 아니함은 도리가 아니라 생각합니다. 조상이 귀하다 하여 자기의 몸이 절로 귀하여지는 것이 아니요, 오직 자신이 수신하고 덕행을 하여야 조상이 비로소 귀해지는 것이라 들었습니다.”
손의 표정이 조금 흔들린다. ‘옳거니, 먹혀들어갔구나.’ 싶었다. 그리고 이렇게 답하면 자연히 나오는 대답은...
“어린 것이 꽤나 당돌하구나. 그러나 사대부된 자로서 마땅히 글을 읽고 문장을 닦아 이름을 빛낼 것을 생각해야지, 이것은 네가 말한 대로 한낱 잡기(雜技)가 아니더냐?”
역시 어김이 없었다. 결정적인 인상을 줄 때다.
“하찮은 일이라 해도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이 군밤이 비록 식물(食物)의 축에 겨우 드는 자잘한 먹거리라 하지만, 맛이 달콤하니 사람의 품성을 온후(溫厚)하게 하고, 또 옆에 써놓은 것을 보셨겠지만 효행을 권면하는 공이 있습니다. 제가 아직 연소하고 재주도 일천하니 이 군밤으로라도 그러한 공을 세우려 하는 것뿐입니다.”
“허어...”
손이 무어라 더 말을 하려 하였는데, 뒤에 온 손님이 헛기침을 하였다. 요컨대 ‘너만 입이냐’라는 항의의 표현이었다. 무어라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군밤을 받아가고서는 자리를 떴지만, 그래도 자신에 대해 무언가 강한 인상을 받은 듯한 눈치였다. 그 정도면 성공이었다.
수행하는 문객은 멀찍이 떨어뜨려놓고 좌판 앞에 선 김병국은 속으로 욕을 삼켰다. 김좌근의 살벌한 협박을 받고서 바로 사람을 풀어 구름재 쪽 사정을 알아보았지만 한 달 넘게 걸리는 것이 없던 터였다. 언제고 다시 독촉이 들어올까 전전긍긍하던 병학과 병국은 마침내 미욱한 아랫것들 대신 제 눈으로 돌아가는 사정을 파악하기로 했다 형 병학은 사람이 세도가 자제답지 않게 퍽 고지식한 면이 있어서 이런 데 오면 명복의 얼굴을 보자마자 ‘내 너를 감시하러 왔다’하고 말로든 표정으로든 밝힐 터였기에, 형제는 논의한 끝에 병학이 흥선군과 천하장안의 동향을, 병국이 명복과 그의 군밤장사를 염탐키로 한 것이었다.
‘이거 내가 누구라 밝힐 수도 없고...’
정체를 밝히는 순간 석파(石坡. 흥선군)의 의심을 사게 된다. 그렇다고 뒤에 서 있는 이를 무시하자니, 비록 그리 집안이 넉넉해 보이는 차림은 아니나 흰 수염이 성성한 것이 영 부담스러웠다.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에 제 형이나 다른 문객더러 다시 들러보라 할 생각을 하며, 집안 어르신께서 군밤을 좋아하시어 문안드릴 때 함께 바치고자 한다는 핑계(어쨌든 거짓은 아니었다)를 대고서 군밤 한 줌을 얻었다.
앞서 나눈 짤막한 문답을 떠올렸다. 조상이 귀하고 천함을 논한 것은 필경 자신이 종친이라는 데 만족하지 않고 나름의 업적을 이루겠다는 자신감일 것이요, 아직은 고작 군밤을 만드는 신세지만 그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공을 세우고 있다 자찬(自讚)한 것은 훗날 그 신세를 벗어나면 더 큰 공을 세울 수 있는 자리에 오르겠다는 기개다.
‘확실히 멋모르는 천둥벌거숭이는 아니로군. 아직 뜻을 감출 줄 모르는 아이지만 분명 흉중(胸中)에 무언가를 품고 있으렷다.’
직접 나와 확인한 보람은 있다. 그런데 생각이 그에 미치자 문득 의심이 든다. 그렇다면 저 아이가 철부지라고 처음 자신에게 귀띔해준 것은 누구였지? 그렇다. 그의 문객인 정운구(鄭雲龜) 그 자다. 앞서 경호 겸 말벗 삼아 데려온 이이기도 하다.
“이보게, 영만(瑩晩. 정운구의 호), 자네 어디 있는가. 내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으라 했더니 정말 보이지를 않는군. 내 긴히 묻고자 하는 바가 있으니 나와 보시게.”
앞서 그와 만나기로 약조한 골목에서 물었더니, 정운구가 덤으로 사내 둘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그 중 한 명은 흥선군의 패거리 천하장안 중 하나인 하일평이요, 나머지 하나는 – 하일평이 수행하는 이면 누구겠는가 – 김병국이 방금 전까지는 제 벗이라 여겼던 흥선군이다.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느냐 묻고자 입을 떼려는 차에 흥선군이 선수를 쳤다.
“영어(穎漁, 김병국의 호) 이 사람, 여기서 무얼 하고 있는가! 이럴 때가 아니네. 내 올해 사주를 보았는데 대길(大吉)이 나왔어! 자, 저기 청작루(靑雀樓)에 내 벗 정도(禎途. 하일평)가 마침 자리를 마련했으니 같이 가세.”
눈을 살짝 옆으로 돌리니 정운구가 열심히 저와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허공을 보고 있었다. 그제야 돌아가는 사정을 알게 된 병국은 재차 속으로 욕지거리를 삼켰다.
청작루의 청작(푸른 참새)이란 곧 청작(請酌. 술 따르기를 청하다)이니, 여타 기루(妓樓)와는 달리 무언가를 청탁하며 주고받기에 적당한 장소로 처음부터 작정하고 세워진 곳이다. 당연히 작금의 시국에서 이곳에서 오갈 법한 청탁이란 열에 아홉은 장동 김문과 맞닿아 있을 터, 굳이 그런 곳으로 당당하게 병국을 끌고 왔다는 것은 결코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
가장 깊은 방으로 안내를 받아 들어가니, 이제 막 앉은 듯한 병학이 역시 흥선군의 수족들과 함께 있었다.
흥선군은 당당하게 상석에 가더니 자리에 앉았다.
“영초(穎樵, 김병학의 호), 영어. 지금쯤이면 짐작하였겠지만 내 그대들을 그간 벗으로 삼아 교유한 것은 기실 속뜻이 있는 것이었네.”
자연스레 하대가 나온다. 김병학이 잠시 불편한 기색을 보였지만, 바로 숨겼다.
“한 번 들어보게. 곧 용골이 두 동강 나 가라앉을 배가 한 척 있는데, 능히 수천 석을 실을 수 있는 대선(大船)이고 선창에는 온갖 금은보화가 실려 있다네. 배에서 내리려 해도 보화를 잃어버릴까 두려워 차마 그러지 못하고 있는데, 마침 포구에 솜씨 좋은 선인(船人)이 있어, 더 크고 아름다운 배를 몰고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네. 그러면 품을 수 있는 만큼 품고 들 수 있는 만큼 옮겨서 새 배에 오르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옮기지 못할 재보가 아까워 옮길 때를 놓친다면 배와 함께 가라앉을 따름이야. 아, 영어, 아까 보니 아들놈 군밤을 챙겨온 것 같은데, 나눠 드세나.”
김병국이 부스럭거리며 소매에서 군밤을 꺼내었더니, 옆에 서 있던 – 대체 언제부터 그의 옆에 서 있던 것인지 눈치도 채지 못했다 – 장천동이 공손하게 받아서 대접에 펼쳐놓았다.
“내 대계를 꾸미고 있는 것은 눈치를 채었을 것이야. 듣기로 요새 그대들도 사영(思穎. 김병기)과 썩 우애롭지 못하다 하던데, 거기에도 내 아들놈 군밤이 또 한몫 했다 하더군. 그대들이 조금 거들어준다면, 내 그대들에게 장의동을 아예 통째로 넘겨줌세. 위세가 이전 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조정에 그대들의 자리는 적잖이 남을 것이야.”
김병국은 얼굴에 피가 쏠리는 것을 느꼈다. 형 병학도 마찬가지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하는 것이, 뒤를 지키고 있는 천덕기만 아니었더라면 한 소리 했을 법했다. 그러든 말든 상관 없이, 어쩌면 그런 모습을 즐기는 듯, 흥선군이 밤톨 하나를 삼켰다. 우물우물 하며 씹어 넘기는 동안 들리는 것은 분통을 참느라 쌕쌕거리는 병학과 병국의 숨소리뿐이었다.
“자, 어떤가? 이 정도면 그간 교우한 정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함께 하겠는가?”
마침내 숨을 조금 고른 병학이 말했다.
“석파, 하옥대감께서는 그대를 아끼셨네. 다른 집안 어르신들이 그대가 외람된 언행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간 계속 두둔해주시어 오늘이 있게 한 것은 하옥대감 뿐이셨어! 그분께서 그대를 아끼셨기에 나와 경용(景用. 김병국) 또한 그대를 믿고 친우라 여겼던 것이야. 그런데 어찌 종친으로서, 아니 사대부로서 이럴 수 있는가!”
“아끼셨다?”
흥선군의 차디찬 미소에 잠시나마 열기가 돌았다.
“그래, 퍽 아껴주셨지. 내가 그대 김문의 핍박을 못 이겨, 호구지책(糊口之策)을 마련하려 난초 그림을 들고 찾아갔더니, 하옥 대감은 장의동 뒷골목의 일을 내게 맡기더군. 아마 그게 어지간한 종친은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니 그렇게 목줄을 채워놓으면 길이 좀 들 것이라 생각한 것이었겠지. 그 아끼시는 마음이 얼마나 컸으면, 내가 도성에서 상갓집 개라는 이야기까지 듣겠는가.
그런데 재밌는 일이지. 항상 발밑을 챙겨보고 다니라고 하시던 분이 정작 본인이 밟은 포석(鋪石)이 바뀌고 있음은 모르셨다니, 재미있고도 또 기묘한 일이야. 사람을 부릴 때는 설령 그 사람이 천하고 하찮다 하더라도 부린 만큼의 삯은 주어야 하는 법인데, 장의동에서 나오는 재물은 같은 고대광실(高臺廣室)로만 흘러들어가고 행랑채로는 도통 새어 들어가지 않더군. 그러니 누군가 그 삯을 대신 주고 새로 고용할 수밖에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좌우지간, 내 원래 품은 대계대로라면, 아직 때가 되지 않았으니 이렇게 대놓고 위세를 부리지는 않았을 것이야. 그런데 내 아들놈의 군밤이 영험한 효력이 있는 것인지, 재야의 뜻있는 선비들이 하나둘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계획이 조금 바뀌었네. 본래라면 내 그대 김문을 영초·영어 자네들처럼 그래도 그간의 정이 있는 이들 몇을 남겨놓고 모조리 삭주굴근(削株堀根)할 생각이었네. 그리고 그 뒤에는 살려준 대가로 내가 해야 할 일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욕받이 노릇을 해주어야 했겠지.”
김병국이 따져 물었다.
“석파, 그대는 우리 김문을 능멸하다 못해 숫제 바보로 아는 거요? 우리가 지금 당장 장의동으로 달려가 하옥대감께 말씀드리면, 대감께서 그대를 믿으시겠소, 아니면 골육인 우리를 믿으시겠소?”
흥선군이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이보게, 영어. 내가 아까 한 말은 어디로 들으셨는가? 장의동 행랑 문객들, 그대들의 끄나풀들은 이제 태반이 내 손에 있네. 우리 개화당(開化黨) 당여들이 대계의 다른 부분을 하나씩 맡아주었기에, 나 홀로 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그대들의 발밑을 파고들 수 있었지.
아마 지금쯤이면 사영의 문객 하나가 그대들이 나와 함께 이곳 청작루에서 회동하였음을 일러바치고 있을 것이야. 그리고 지금 저기 문지방 뒤에서 엿듣고 있는 기생 명단이도 장의동으로 종종 기별을 보내는 아이인데, 내가 말 한 마디만 하면 그대들이 내 힘을 빌려 사영에게 역적 누명을 씌울 모의를 하고 있었다고 일러바칠 것이고.
지난 원단(元旦)에 하옥 대감께서 아직 본인의 귀는 멀쩡하다고 말씀하셨다지? 그럼 무얼하는가, 그 귀에 귓속말을 전할 입들이 모두 내 손에 쥐여 있거늘.”
병학은 병국과 눈길을 몇 번 주고받더니, 한숨을 푹 쉬고 고개를 떨어뜨리며 말했다.
“그런 일은 없게 해주리라 믿소, 흥선군 대감.”
“하하, 우리 교분이 그 정도는 되리라 내 믿고 있었소! 이보게 정도. 이렇게 좋은 자리에 안주가 군밤만 있다니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가서 한 상 차려와 달라 이르게나!”
--- *** ---
천하장안 4인방의 호 또는 자, 그리고 언행은 모두 작가의 창작입니다. 흔히 이들이 천희연, 하정일, 안필주, 장순규라는 건달패였다는 설이 있지만, 이는 김동인이 <운현궁의 봄>을 쓰면서 창작한 것을 후대에 답습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외에도 흥선군에 대한 ‘야사’의 적잖은 부분이 <운현궁의 봄>에서 따온 것이지요.)
정운귀는 고종 초기의 무관으로, 실존인물입니다. 다만 호는 작가의 창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