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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47화 (47/174)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47화

12. 의지 (2)

2

토요일.

격주로 건강상담이 없는 날이었다.

렌트한 차를 몰고 강원도로 향하는 중이었다.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고 운전대를 잡은 손으로 리듬을 타며 까딱거렸다.

승용차를 몰아보는 게 얼마만인지.

일 때문에 가는 것이었지만, 드라이브라도 나온 양 좋았다.

생각해 보니 사업을 시작한 뒤로 가게를 제대로 벗어난 적이 없는 듯했다. 지금은 벗어나긴 했지. 문제는 모텔, 가게, 모텔, 가게라는 거지만.

빨리 조만간 방을 구해야겠다고 다짐하며 강원도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의 안내에 따라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차를 세우자마자 한 남자가 비닐하우스에서 나왔다.

엄현석이었다.

“어서 오세요!”

그는 후줄근한 작업복을 입은 채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는 기분이네요.”

“그러게요, 연휴가 껴서.”

엄현석은 장갑을 벗고는 멋쩍게 웃었다.

“죄송합니다. 차림새가 이래놔서…….”

“죄송은요, 엄 대표님이 농부는 농부구나 싶네요. 처음 뵀을 때는 농부보다는 대기업에서 근무하시거나 투자 회사 쪽 일하실 것 같았거든요.”

엄현석이 눈을 크게 떴다.

“투자 회사는 아니지만 원래 은행 다녔었습니다. 1년도 안 돼서 그만뒀지만요.”

“아, 정말입니까? 좋은 직장 다니셨는데 어째서…….”

“거기에 계속 다니고 있기에는 제 꿈이 너무 크더라고요. 연봉도 나쁘지 않고, 업무 강도도 그럭저럭 버틸만했지만…….”

엄현석은 해맑게 웃어 보였다.

“제가 진짜 하고 싶은 일도 아닌 것 같더라고요.”

“어쩌다 이 힘든 일을 택하셨어요? 농사가 쉬운 게 아니잖습니까.”

“아시는군요. 맞아요, 농사는 전쟁입니다.”

“전쟁이요?”

“네. 하우스는 좀 낫지만, 밖에는 난리도 아니에요. 온갖 해충에 유해조수에……. 지난번에는 멧돼지가 내려온 적도 있습니다. 피해는 크지 않았는데, 위험할 수가 있으니. 훔쳐 먹는 걸로는 고라니들이 골치죠. 소리도 소름끼치고.”

“아, 고라니 소리 알죠. 군대에서 처음 들었을 때는 귀신 나온 줄 알았다니까요.”

“하하하하, 역시 알고 계시네요. 친환경적으로 하고 있어서 벌레 꼬이면 골치고, 동물들은 제가 마음이 좀 약해서 죽이지는 못하겠더라고요. 뭐, 고민 없이 방아쇠 당기고 덫 설치하는 분들도 많지만요.”

엄현석은 눈을 크게 뜨며 양손을 내저었다.

“아, 오해는 하지 마세요. 그분들이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니까요. 당연한 거죠. 그냥 저는 못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그렇게 피해가 커서 어떻게 합니까?”

“이번에 큰맘 먹고 펜스 치기로 했습니다. 좀 부담되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이득이니까요.”

그는 아차 싶은 듯 멋쩍게 웃었다.

“하하하, 제가 농사 얘기만 나오면 정신을 못 차립니다.”

“아닙니다. 재밌는데요? 그리고 거래를 하게 되면 원료를 받는 곳인데, 자세히 알수록 좋죠.”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 직접 보여드릴게요.”

엄현석은 자신이 재배하는 것들을 차례로 보여줬다. 그리고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고 뭘 하는지, 납품이 되기 전에 망가지지 않도록 무엇을 하는지 등 열변을 토했다.

눈빛부터 바뀌어 있었다. 그의 눈빛과 목소리에 담긴 열정이 그대로 나를 관통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엄현석의 얘기를 듣고 이곳만 살펴봤을 때는 바로 거래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말 그대로 인생을 여기에 꼬라박는 것처럼 보였으니까.

“아, 그리고 제가 말씀을 못 드린 게 있는데요.”

엄현석이 운을 뗐다.

“네, 말씀하세요.”

“기존에 설명드렸던 것보다 물건을 저렴하게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보다 더 저렴하게요? 그때도 기존 도매가랑 비교해도 거의 남는 거 없던데……. 도매보단 소매 위주로 팔고 계시는 것도 알고 있고요.”

“제가 생각을 잘못했지 뭡니까. 사장님 사업체는 굳이 예쁜 과일이나 채소가 아니어도 되지 않나요?”

누군가 아래위로 눈꺼풀을 잡아당긴 느낌이었다. 절로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럼 그때 흠집과로 계산하신 게 아니었습니까?”

“네, 일단 사장님하고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면서, 무조건 최고 품질만 생각했지 뭡니까. 사실 못생긴 과일도 똑같이 유기농이고 맛이나 영양은 똑같은데 말이죠. 결론은…… 제가 실수했습니다. 혼동을 드려 죄송합니다.”

“아니요, 죄송은요. 저한테는 희소식이죠.”

“근데 이건 저희 농장 기준이고요. 다른 곳들은 또 좀 다를 겁니다. 단가를 낮춘다는 것은 변함이 없을 테지만,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는 거죠. 저희 바른 농부단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 각개로 계약을 해야 되는 겁니다.”

그는 케일을 가리키며 말했다.

“예를 들어 케일 같은 경우는 만약 거래를 하신다는 가정하에 다른 곳을 추천드려요. 저는 쌈용을 위주로 재배하는데, 주스용으로 하시는 곳이 따로 있거든요. 거기는…….”

엄현석의 설명을 듣기도 전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내가 공부한 부분이 아니었다.

할아버지에게 전수받은 능력 덕분이었다. 그 당시에도 한국에 케일이 있었나? 적어도 할아버지가 건강원을 운영하면서 케일을 다루지 않았을 것임은 확신한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매번 놀랍다.

“주스용이라서 잎사귀를 최대한 크게 키우는 거죠?”

내가 말하자 엄현석이 눈을 크게 뜨면서 미소를 지었다.

“알고 계셨군요. 역시 대단하십니다.”

“아니요, 대단은요…….”

“케일도 취급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그렇죠.”

“일단 뭐라도 마시면서 얘기하실까요?”

“예, 그러죠.”

엄현석은 바로 근처에 집을 뒀는데, 아주 오래된 듯한 주택이었다. 파란색 지붕과 나무로 된 대문을 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대문 안쪽으로 들어서서 앞마당에 있는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엄현석은 내게 차를 내왔다.

마치 아파트 베란다에 달린 문처럼 유리로 돼 있어서 집의 내부가 들여다보였는데, 안쪽은 요즘 집들처럼 깔끔했다.

엄현석은 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힐끗 살피고는 말했다.

“원래 툇마루가 있던 자리를 싹 없애버리고 뜯어고쳤어요.”

“인테리어비가 꽤 나왔겠는데요?”

“서울에 전세금 빼고, 대출 받아서 여기 정착했는데 제법 남았습니다. 생각보다 집 자체에는 많이 안 들었어요. 서울에서는 꿈도 못 꾸죠.”

그는 양손을 모은 채 나와 눈을 마주치며 다시 말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바른 농부단과 함께하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물론, 다른 업체들도 살펴보시고 난 다음에 결정하시는 거고요.”

“우선 엄 대표님의 얘기를 듣고, 이곳만 봤을 때는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약간 조율이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네, 말씀해주세요. 뭐든지 최대한 맞춰드리겠습니다.”

“저희 모든 제품에 바른 농부단 마크를 다는 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게…… 어떤 말씀이신지…….”

나는 기존의 거래처에 대한 것부터 시작해서 이야기를 늘어놨다.

“하지만 바른 농부단의 마크를 다는 품목 수 자체는 비슷할 겁니다. 제품 종류 자체를 늘릴 거니까요. 하지만 기존의 거래처와도 쌓아온 게 있는데, 그냥 그렇게 끊어낼 수는 없어서요. 유기농이 아닌 것들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엄현석의 눈치를 살피며 핵심질문을 던졌다.

“제 사업 브랜드 자체에서는 바른 농부단과 협업하고 있음을 명시할 예정이고요. 일부 제품들만 바른 농부단 소속의 거래처와 일을 못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많이 배려해주신 걸 알고 있지만, 독점 계약은 힘듭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엄현석은 뭘 그런 걸 묻냐는 듯이 대답했다.

“당연하죠.”

“예?”

“아시다시피 저희는 업체마다 계약을 전부 따로 맺으셔야 합니다. 바른 농부단이라는 브랜드와 협업을 하시는 거지만, 막상 계약은 전부 다른 분들과 하시는 거니까요. 그런 일은 없길 바라지만, 진행 도중 아니다 싶으면 거래를 끊을 수도 있는 거죠. 당연히 품목별로 진행하셔도 괜찮습니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엄청 고민했는데, 고민할 문제가 아니었군요.”

“그럼요. 바른 농부단이라는 브랜드를 위해 진행하는 일이기에 모든 분들에게 말씀은 드린 상태이지만, 사장님께서 직접 보셨을 때 단가가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곳은 생각했던 것보다 싸고, 어떤 곳은 현재 거래하는 곳과 크게 차이가 없을 수도 있죠. 물론, 품질의 문제는 절대 없을 거고요.”

“무슨 말씀인지 알겠습니다.”

“그럼 저와는 어떠십니까? 일을 진행하실 생각이 있으신지요?”

나는 의자를 뒤로 살짝 빼며 엉덩이를 들었다.

“물론입니다.”

엄현석도 자연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는 둘 다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마주보며 악수를 했다.

새로운 거래처가 생긴 순간이었다.

3

시작은 엄현석 그리고 인근에 있는 다른 농부를 만나는 것부터였다. 그리고 바로 경기도와 충청남도까지 돌았다.

전부 바른 농부단 소속의 농부들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가격이 맞지 않는 곳도 없었고, 제품의 품질에 문제가 있는 곳도 없었다.

당일 바로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는 않았지만, 주중에 1차적으로 일정수량의 물건들을 받아보기로 했다.

사실 확인할 것도 없었지만, 의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이었다. 다음 주에는 전부 계약을 하고, 차후 다른 지역에 있는 바른 농부단 소속의 농부들을 만나볼 생각이었다.

성공적이었다.

안정화와 작은 성공이 기회를 불렀고, 기회는 또 다른 기회를 불렀다.

당장 문제라면 품목을 늘리는 만큼 또다시 성분검사를 받아야 됐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포장지 디자인도 다시 짜야 됐다. 바른 농부단 마크가 들어갈 자리도 필요했고.

송충이 눈썹에 초록색 모자를 쓴 얼굴만 있는 캐릭터가 버들나뭇잎을 물고 있는 그림이었다. 다소 유치하지만, 왠지 모르게 정감이 갔고 착한 인상을 줬다.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민이 생긴 것은 내 사업체의 이름이었다.

행복 건강즙.

나쁘지는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다.

언제까지 즙 하나에만 매달릴 생각도 없었다.

지금이 나의 브랜드를 구축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이름들과 브랜 드이미지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가장 빛나는 건 하나뿐이었다.

그래, 그게 맞아.

그렇게 확신한다고 믿으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것들을 떠올리던 중이었다.

“그나저나 당분간 죽어나겠네.”

노우민의 몸이 성치 않은 터라 강도가 높은 일은 시킬 수가 없었다. 증세가 호전될 때까지는 조심해야 됐다.

녀석이 아픈 데는 극심한 스트레스도 원인일 거라 확신한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니까.

극심한 스트레스는 신체의 자기방어능력을 떨어트리니, 자연히 아픈 곳이 생기기 쉽게 만든다.

노우민의 어머니를 호전시킨다면, 녀석의 아픈 곳도 나아지리라.

그나저나 근본적인 원인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녀석이 밤에 일하는 곳이 문제였다. 완전히 그만두는 것은 아니더라도 나아질 때까지는 좀 쉬어야 하는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목적지에 거의 다 온 상태였다.

청주였다.

노우민의 어머니가 살고 있는 지역이었다.

하늘은 어느새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가능하면 오늘 중으로 만나보려고 했는데, 여러 지역들을 도는데다가 짧게 끝냈음에도 불구하고 미팅을 진행하느라 시간이 늦어졌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모텔로 향했다.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샤워를 한 뒤 침대에 누웠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여기까지 와서도 잠자리는 모텔이네.”

다시 한 번 헛웃음을 쳤다.

“그러고 보니 밥도 못 먹었네…….”

4

다음 날이었다.

―진짜 혼자 괜찮으시겠어요? 제가 같이 가는 게 당연한 건데…….

수화기너머로 노우민이 미안함이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가 들렷다.

“너 오늘도 왔다 갔다 하면 내일 일 못해. 그러니까 쉬어. 말씀드려놨지?”

―말씀은 드렸는데, 워낙 부정적이세요. 아마 사장님께서 가셔도 안 변하실 거예요. 이해해주세요. 죄송합니다.

“죄송은 무슨, 충분히 그러실 수 있지. 사람이 감기만 걸려도 얼마나 몸이 힘들고 짜증나고 그러냐? 그렇게 편찮으신데 예민해지시는 건 당연한 거야. 아무튼 내가 어머니 뵙고 나서 연락할게.”

―죄송합니다.

“왜 자꾸 죄송하대? 자꾸 그럴래? 죄송할 게 아니라 감사해야지.”

내가 장난스레 말하자 노우민은 조금이나마 밝아진 목소리를 냈다.

―네, 감사합니다.

녀석이 멋쩍게 웃는 얼굴이 눈에 선했다.

“그래, 끊는다.”

전화를 끊자마자 모텔을 빠져나와 근처 식당에 가서 밥부터 먹었다. 워낙 배가 고팠던지라 게걸스럽게 먹었는데, 그런 나를 본 식당 할머니가 웃었다.

“아이고오, 며칠 굶었나벼.”

“하하, 배가 많이 고파서요.”

“모자란 거 있으면 말혀요. 더 드릴게.”

“네, 네. 감사합니다.”

뭐 하나가 엄청나게 맛있지는 않지만, 집밥을 먹는 기분이었다. 기분 좋게 식사를 마치고는 곧장 노우민의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사는 곳으로 향했다.

마을 출입구에 회관이 있고, 길 양옆으로는 논밭이 펼쳐져 있었다.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운 뒤, 미리 챙겨온 즙들을 양손에 들고 걸음을 옮겼다.

“여기 맞네.”

겉모습은 엄현석의 집과 다를 바 없었다. 아마 이곳이 고향인 거겠지.

“계세요?”

나는 조심스레 대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

“아무도 안 계세요오?”

다시 목소리를 냈다.

그때 뒤쪽에서 중년 여자의 목소리가 울렸다.

“누구세요?”

몸을 돌렸다. 너무 말라서 광대뼈가 도드라지고 볼이 푹 꺼진 중년 여자였다. 내가 아니더라도 무거운 병을 앓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조금은 익숙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버지가 투병생활을 할 때, 마지막 수개월은 저런 모습이었으니까.

중년 여자와 눈이 마주쳤고,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대장암. 이외에도 신체기능들이 많이 떨어진 상태.

노우민의 어머니인 김현자가 확실했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저 강건희라고 합니다. 우민이 일하는 곳 사장입니다.”

“아아, 네.”

김현자의 얼굴에는 달가움이 묻어나지 않았다.

“얘기 들었어요.”

“네,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우민이에게 사정을 듣고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렇게 찾아뵙게 됐습니다. 잠깐 들어가서 얘기 나누실 수 있을까요?”

“아니요.”

김현자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이렇게나 단칼에 거절할 줄이야.

순간 당황해서 몸이 굳었다.

“사장님께서 좋으신 분인 것도 얘기 들었고, 우민이에게 잘해주시는 것도 알아요. 그냥 손님으로 오시는 건 괜찮고, 마음도 감사한데요. 건강상담이니 뭐니 그런 건 받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그러실 생각이라면 돌아가 주셨으면 좋겠어요.”

김현자가 다시 단호한 목소리를 냈다.

그래도 얘기는 좀 들어보면서 못 믿는 정도일 줄 알았는데.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냥 돌아갈 거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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