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39화 (39/174)

기적의 민간요법 치료사 39화

10. 행복한 인생 (1)

1

노우민 그리고 강인아와 함께 일을 한 지 벌써 1주일째였다.

오후 4시.

오전에 2명,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20분마다 3명씩.

오늘의 8번째 건강상담 손님을 맞이할 때였다.

“먼저 들어가보겠습니다.”

노우민이 주방을 빠져나오면서 내게 인사를 건넸다.

“아, 네. 조심히 들어가요.”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는 곧바로 건강상담을 위해 온 남자와 마주앉았다.

내일부터는 예약 시간을 조금 조정할 계획이었다.

건강상담을 위해 오는 사람들이 5분 정도 일찍 도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항상 노우민의 퇴근시간과 겹쳤다.

건강상담을 하러 온 사람을 앞에 앉혀둔 채 얘기를 하다 말고 노우민과 인사를 나누는 게 썩 좋아 보일 것 같지는 않았다. 이게 나쁜 건 아니지만, 예민한 사람의 경우 그럴 수도 있었다.

특히 건강상에 이상이 있으면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기도 하고, 자신은 심각한데 상담을 해준답시고 앉아 있는 사람은 웃는 얼굴로 직원과 얘기를 하면 충분히 불쾌할 수 있었다.

주 5일 얼굴을 보지만, 열심히 일해주는 노우민과 제대로 인사도 나누지 못하는 게 마음에 걸리기도 했고.

그렇다고 건강상담을 줄일 생각은 없었다.

애초에 수익성을 바라보고 하는 게 아니었으니까.

마음 같아서는 지금보다 상담시간을 더 늘리고 싶을 정도였다.

내게 건강상담을 하러 오는 사람들은 즙을 구입하러 오는 사람들과 동일하게 소중했다.

항상 이렇게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는 중이었다.

건강상담을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일이 좋았고 보람찼다.

하루 매출이 수백만 원이 나와도 건강상담을 받은 뒤 개운하게 웃으며 자리를 뜨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만큼 나를 기쁘게 만들지는 못했다.

할아버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더 알 것 같았고, 평생 이 일을 절대 놓지 않았던 할머니를 이해했다.

새삼 느낀다고 생각을 하다 피식 웃었다. 너무 자주 무언가를 느끼고 배우니 새삼스럽다고 하기도 애매했으니까.

이러한 과정들 전부가 즐거웠다.

일에 조금씩 스스로가 깎여나가면서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때를 떠올리면 결국은 금전적인 여유가 있으니 보다 높은 것에 가치를 둘 수 있는 것이겠지만.

실제로 건강상담을 위해 오는 사람들 중 다수가 즙이나 주스의 구매까지 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 아마 꼭 필요치 않아도 나름대로 답례를 한답시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겠지.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사실 나야 고마울 따름이지만. 건강상담이 매출 증대에 도움이 줄 거란 걸 생각지 않은 것도 아니었고, 기대도 했으니까.

사업 자체는 잘 굴러가고 있었다. 창업 초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매출이 올랐다. 생산량도 훨씬 많아졌는데, 내 몸은 그다지 피곤하지 않았다.

강인나도 생각 이상으로 일을 잘해줬는데, 폭염이 지나갔는데도 슬러시 판매량이 늘어 있었다.

웬만해서는 너무 더운 것보다는 적당히 더운 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지금 슬러시 판매량의 상승은 오롯이 강인나의 힘이었다.

녀석은 이미 재밌는 누나, 친절한 언니, 예쁜 누나, 외국인 같은 언니, 키 큰 언니, 모델 언니, 악어 누나, 헐크 누나, 조커 누나 등 다양한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악어는 입이 크고 무서워서, 헐크는 힘이 세고 화를 내서 붙은 별명이었다.

동네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이 조금 친해진 강인나에게 나름대로 짓궂은 장난을 친다고 물총을 마구 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도망쳤는데, 강인나가 우렁차게 ‘야아아아!’ 하고 소리치며 쫓아가서 전부 잡았다.

당시 강인나는 눈에 불을 켜고 애들을 쫓아가서 잡아가지고는 혼냈는데, 그때 초등학생들은 엄마보다 더 무서운 누나의 존재에 덜덜 떨었다나.

커다란 입으로 자신을 한 번에 잡아먹어버릴 것 같아서 악어 같다고 하는 애도 있었고, 화를 내는 모습이 헐크 같다고 한 아이도 있었다.

강인나는 눈물이 쏙 빠지도록 혼내고서는 애들에게 슬러시 하나씩과 과자를 줬다. 그 아이들은 지금도 가게의 단골이다.

조커 누나는 단순히 외모적 특징 때문이었다.

강인나는 입이 워낙 크고 입술도 도톰한데, 활짝 웃을 때 입꼬리가 정말 귀에 걸릴 듯이 유난히 많이 올라갔다. 친해진 학생들이 그걸 가지고 놀린답시고 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게 관심에서 비롯된 것임은 누가 봐도 뻔히 보였다.

모든 게 괜찮은 것 같았지만 애로사항들도 있었다.

우선 강인나와 내가 그랬다.

각자 나름대로 할 일이 있는데,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전화 때문에 도무지 일이 돌아가지 않았다. 간혹 전화를 늦게 받거나, 못 받아서 다시 거는 경우도 많았는데 불만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모두가 건강상담 때문에 전화를 거는 것도 아니었다. 제품에 대한 문의나 주문 관련 문의도 있었다.

나름대로 해결책을 강구하는 중이었다.

우선 홈페이지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추가 금액 지불과 제작 보조를 구인하여 시간을 앞당기는 중이었다.

블로그에는 건강상담 문의는 가급적이면 문자메시지나 대화 앱 사용을 권했다. 간단하게 한 문장을 추가했을 뿐인데, 꽤나 효과가 있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직접 전화를 하는 것보다 간단하게 문자로 문의하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듯했다.

온라인과 전화 주문에 대비해 택배 계약도 알아보는 중이었다. 업체마다 평이 상이하고, 즙의 특성상 가격에 비해 무게가 제법 나가는지라 비용도 염두에 둬야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이면서 여러 문제들과 맞물리는 게 있었다.

처음에 지금과 같은 체제를 만들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문제가 있었는데, 실제로 적잖이 발생했다.

가게에 써 붙여놓기까지 했지만, 여전히 즙을 사러 왔다가 건강상담을 받겠다고 떼를 쓰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늘 하루만 7명이 그랬다. 특히 미리 예약을 한 사람과 건강상담을 하는 걸 보고 있는 경우 그 정도가 더 심했다.

―아, 거참! 저 사람 끝나고 나도 잠깐 봐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사람이 왜 그렇게 융통성이 없어요?

―사장님, 5분만. 딱 5분이면 될 것 같거든요. 제가 바빠서 그래요.

―사정 좀 봐주세요. 그래서 이렇게 직접 즙도 사러 왔는데.

―방송이랑 좀 다른 것 같네요. 방송에서는 엄청 사람 좋아 보이더니.

다양한 목소리들이 아직도 귓가를 맴돈다.

이와 맞물려서 다른 문제도 있었다.

내가 건강상담을 하고 있을 때 순수하게 즙을 사러 온 사람들이었다.

돈을 내고 제품을 사러 온 사람이 먼저지, 공짜로 건강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이 먼저냐고.

가게에 들어오자마자 상담하는 모습이 보이고, 자신은 기다려야 되거나 사장이 직접 응대를 하지 않는 게 싫은 사람들도 제법 있었다.

나도 마음이 불편하고, 건강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도 불쾌하고, 즙을 사러 온 사람도 역정을 내는 환상의 아니, 환장의 트리니티였다.

당연히 이에 대한 대책도 강구했다.

진짜 옛말 틀린 거 하나도 없다고, 돈을 더 벌어들이니 더 나갈 일도 생겼다.

2

오후 8시.

나는 약 10분 전에 오늘 마지막 건강상담 손님을 보낸 뒤, 저녁으로 치킨을 주문해뒀다. 강인나는 무가당 탄산음료만 먹는다며 마트에 갔다.

강인나가 돌아올 때 치킨이 배달되고, 우리는 마주앉아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3마리나 샀어? 이걸 다 먹게?”

“아니. 우리끼리 1마리 먹고, 2마리는 집에 가져가라고. 고모랑 인혁이도 먹어야지.”

강인혁. 올해 15세인 고모의 아들이자 강인나의 동생이었다. 녀석과는 정말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아직도 어색한 감이 있었지만, 애는 착했다. 당연히 고모의 아들이니 내가 챙겨야 됐고.

“1마리면 되는데. 걘 좀 덜 먹어야 돼. 지금도 너무 많이 먹어서 살 디룩디룩 쪘잖아.”

“건강에 이상이 있을 정도의 비만도 아니고 그냥 좀 통통한 거지.”

“에엥? 오빠가 몰라서 그래. 통통 정도가 아니야. 걔 뒷모습 보면 무슨 하마 같애.”

“오늘은 맛있게 먹고 운동하라고 하면 되지. 우리끼리만 먹으면 고모랑 인혁이 섭섭하지.”

강인나는 아랫입술을 내밀며 어깨를 한 번 으쓱거리고는 나무젓가락으로 집어든 닭다리를 뜯었다.

“일은 할 만해?”

내가 묻자 강인나가 피식 웃었다.

“할 만하지 않으면?”

“그럼…… 처우 개선을 위해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겠지?”

“아, 이 오빠 진짜 또 진지해진다.”

“진지하게 물어본 거니까.”

강인나는 눈을 몇 번 깜빡거리다 씩 웃었다.

“할 만해. 재밌어. 어려운 것도 없고.”

“그래? 진짜로?”

“응. 이게 한 달짜리 단기 알바인 게 아쉬울 정도로?”

나는 고개를 끄덕거리다 물었다.

“넌 이거 알바 끝나면 계획이 어떻게 돼?”

“계획?”

“응. 공부를 해서 대학을 가든 다른 무언가를 배우든 뭐든.”

“글쎄. 잘 모르겠어.”

“그래?”

고모가 내게 따로 부탁한 얘기였다. 강인나의 마음을 한 번 떠보라고. 워낙 옛날부터 날 잘 따랐고, 나와는 비교적 나이 차이가 덜 나니 말이 통해도 좀 더 통하지 않겠냐고.

사실 이제 겨우 20살인데 자신이 하고 싶은 게 분명하고, 그 길을 따라 쉬지 않고 달리는 경우가 있으면 얼마나 있겠는가.

내가 20살일 때를 떠올리면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하고 싶은 걸 해.”

“하고 싶은 거?”

“응. 그래도 되는 나이야. 진짜 하고 싶은 걸 찾고, 그것만 해. 그러면 뭐든 할 수 있는 나이야.”

“오빠는 지금 이 일이 하고 싶은 일이야?”

“그렇게 안 보여?”

강인나는 잠시 동공을 위로 올리며 의자에 등을 기대고 고민하는 것 같았다. 그러다 나와 눈을 마주치며 입을 열었다.

“그래 보여.”

“그래?”

“응. 근데 즙 팔 때 말고.”

“그럼?”

“사람들 상담해줄 때. 그때 오빠의 집중도가 완전히 달라지거든. 막 불러도 잘 못 듣고. 그래서 상담 받으러 온 사람이 오빠한테 말해주고 그러잖아.”

“그랬나?”

강인나는 미간을 좁혀 눈썹을 팔(八)자로 만들며 질색했다.

“엄청 자주 그래. 맨날 그래. 알바비 받으면 오빠 보청기부터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니까?”

“하하하하하! 내 귀 잘 들린다.”

“그런데 어쩌다 그렇게 됐어?”

“뭐가?”

“옛날 오빠는 이런 일이랑 거리가 멀어 보였거든. 건강 관리에도 크게 관심 없어 보였고.”

“그랬어?”

“응. 술도 엄청 자주 마셨잖아.”

“그걸 알아? 기억해?”

“술 냄새 났을 때 많았거든.”

내가 술에 취한 채로 강인나를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전날 술을 진탕 마셔서 그 냄새가 풍겼을 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랬구나. 미안.”

“아니, 미안할 건 없고.”

우리는 그렇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치킨을 다 먹은 뒤였다.

나는 쓰레기들을 치우며 입을 열었다.

“늦었으니까 데려다줄게.”

“잉? 안 그래도 되는데.”

“8시나 9시나.”

“다르지. 8시에는 그래도 퇴근하는 사람들 많고 그런데, 지금은 늦었어.”

“고3 때 독서실 다니고 그럴 때는 밤 11시 넘어서도 다니고 그랬어.”

“그래도 안 돼.”

“……뭐 그렇다면야. 나야 안 심심해서 좋지 뭐.”

3

강인나를 데려다주는 길이었다.

“버스 타면 금방인데.”

녀석은 택시에 오르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2명분 버스비랑 택시 기본요금이랑 얼마 차이 안 나잖아. 그리고 빨리 들어가야지.”

“기본요금으로 못 가잖아. 그리고 택시비는 안 올랐나 뭐.”

“아무튼. 빨리 가려고 그런 거야.”

택시에 탄 나는 괜히 포장돼 있는 치킨 2마리에 손을 가져다 대며 말을 돌렸다.

“그래도 아직 따뜻하네. 이럴 줄 알았으면 가는 길에 살 걸. 내가 생각이 짧았다.”

“집에 에어프라이어 있어서 괜찮아.”

“아, 그래?”

잡담을 나누다 보니 금세 고모의 집 근처에 도착했다.

내가 계산을 하고 내리자 강인나는 조금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왜 내려? 그냥 타고 그대로 가지?”

“여기까지 온 김에 고모 얼굴이라도 보고 가야지.”

“그런가?”

“그렇지. 너한테야 맨날 보는 엄마지만, 나한테는 고모잖냐.”

그렇게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서서 고모의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나도 그냥 계속 가게에서 일할까?”

강인나의 물음에 눈을 살짝 크게 뜨면서 되물었다.

“뭐?”

“아니, 나 그냥 슬러시 알바 기간 끝나도 계속 일하면 안 돼? 슬러시 안 팔아도 계속 전화 받을 사람도 필요하고 그러지 않아?”

“흠…….”

“알바비 너무 비싸서 그래? 시급 조금 줄여도 돼. 알바는 또 해야 되는데, 솔직히 다른 데서 눈치 보면서 일하는 것보다 오빠 가게에서 일하는 게 훨씬 편하단 말이야.”

“그렇게 바쁜데 편해?”

“몸 힘든 것보다 눈치 보는 게 훨씬 힘들어. 정신적으로 지치는 게 더 힘들어.”

나는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건 그럴 수 있지.”

“그러니까, 나 직원으로 써라. 응?”

“직원으로 쓰라고?”

“응, 일단 오빠 가게에서 일하면서 하고 싶은 일도 생각해 보고 그러면 되지.”

강인나는 걸음을 멈추고는 양손으로 내 팔을 붙들었다.

“으으으으응? 오빠아아아아.”

녀석이 제 자리에서 통통 뛰면서 슬픈 강아지와 같은 눈을 했다.

나는 피식 웃었다.

“일단 생각 좀 해볼게.”

“약속한 거다?”

“생각 좀 해본다니까 뭘 약속을 해.”

“아, 그러니까 생각하기로 약속하는 거라고.”

“알았다.”

그렇게 우리는 고모의 집으로 들어섰다.

나는 말 그대로 간단하게 인사만 나눴다.

반팔티에 반바지 차림의 강인혁도 볼 수 있었다. 할머니 장례식 이후로 얼마 안 됐는데도 벌써 키도 더 크고 살도 많이 찐 모습이었다.

녀석은 누나인 강인나와는 다르게 까무잡잡했고, 코도 특별히 높지 않으며 입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눈이 큼지막한 것은 닮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네.

―그렇죠 뭐.

―안녕히 가세요.

내가 고모 집에서 나올 때까지 녀석에게 들은 말의 전부였다. 고모 집에 머문 시간이 10분도 채 안 되긴 했지만, 이상하게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았다. 고모랑 이야기를 나누느라 그런 탓도 있었지만.

돌아가는 길은 지하철을 이용했다. 벌이가 많이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택시는 급할 때나 이용하는 걸로 느껴졌다.

지하철역을 빠져나와서 걸음을 옮길 때 옆으로 외제차 한 대가 지나갔는데,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외제차까지는 아니어도 차 한 대가 있으면 좋긴 하겠는데…….”

4

나는 가게로 향하지 않고 모텔로 들어섰다. 가게에서 가장 가까이 있는 모텔이었다.

가게에 마련돼 있는 내 방을 비울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곳을 상담실로 개조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가게 입구에서 가까이 있는 테이블에서 상담을 진행하니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겼으니, 그걸 아예 막아버릴 생각이었다.

이는 다른 이점도 있었다. 나와 노우민은 주로 테이블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아주 가끔씩 그 시간에 손님이 오는 경우가 있었다.

가게는 깨끗하고 건강한 느낌이 유지돼야 했다. 약재 냄새가 나더라도 그건 건강과 깊은 관계가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들어온 손님이 가장 먼저 맞이하는 게 식사 중인 모습과 음식 냄새라면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원래 있던 테이블을 빼버리고, 그곳에 더 많은 재고들을 보관할 수도 있었다. 최대한 깔끔한 모습을 위해 선반을 하나 들여놓을 생각이었다.

상담실을 만듦으로써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었다.

문제는 내가 지내는 공간이 사라진다는 점이었다.

그 부분을 해결해야 됐다.

어느새 모텔 앞이었다.

일단 오늘은 일종의 실험을 하기 위한 날이었다.

나는 그렇게 모텔로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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