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전 Chapter 3 - MLB 정복자 -->
빠르게 다가온 2028시즌이 시작될때 샌디에이고는 지난 시즌의 활약을 기반으로 이번 시즌 유력한 와일드카드 후보로 꼽혔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유망주 일부를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면서 뎁스를 강화 시켰기 때문이었다.
"새 팀은 물론 내셔널리그 적응도 끝났으니 올해부턴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려야겠지?"
"이참에 지구 우승까지 노리죠."
"난 작년에 못했던 15승도 못했던 한을 풀어야겠어."
오타니의 경우 팀 타선이 투수진에 비해 떨어지다보니 타자로 출전한 경기가 제법 많았는데 덕분에 메이저 진출 이후 처음으로 외야수로 출전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물론 수비는 유성이 대부분 커버해주었기에 별 다른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송구 부분에서 오타니가 있을때 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을 정도였다.
"그래야지. 지난 시즌을 헛것으로 만들면 안되잖아?"
"그렇죠. 올해는 포스트시즌에 가보자고요. 주장"
팀 합류 첫 시즌이었기에 유성은 단순히 베테랑의 역할만을 하였으나 이번 시즌부터는 프런트,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단까지 모두의 지지를 받아 샌디에이고의 주장 자리에 올라섰다.
메이저 입성 이후 9년간 활약하고 10년째 되는 시즌에 드디어 한 팀의 주장이 된 것이었다.
여담으로 유성은 지난 시즌은 아쉽게 60-60 클럽에 머물렀다.
그렇기에 유성도 느끼는 바가 있었다.
그의 몸이 정상을 찍고 이제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었다.
몇년전부터 몸상태를 오래 유지하도록 훈련을 조정해놨기에 몇년 더 이런 활약을 펼칠 수 있겠지만 계약기간이 끝날쯤이면 제법 피지컬이 하락해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런걸 감안한건 아니지만 한국에 돌아가는 시기와 제법 맞아떨어질 확률이 높았다.
"그래도 아직은 몸 사릴때가 아니지."
"네?"
"아무것도 아니야."
샌디에이고에서의 2번째 시즌.
이 무렵 한국에서 모 방송국이 찾아왔다.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기위해서였다.
유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국가대표, 결혼, 다이노스 방송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알려질 일이 줄어들었기에 최근에 야구에 입문한 사람들 중에는 유성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거기다가 2년 전 다이노스와 진행했던 방송에서 4일간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송을 지켜보았고, 이후 공개된 영상도 2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수백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였다.
"스포츠 선수의 다큐는 옛날에도 기획했고 그때도 시청률이 괜찮았었는데 말이죠."
"아무래도 요즘은 개인 방송 같은게 활발하니깐요."
"그래서 새로운 시도도 할겸 이번 방송이 결정 되었습니다."
이번 촬영을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유성에 대한 다큐멘터리라기보다는 샌디에이고 자체를 다루는 그런 다큐였다.
LA에서 2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나 동양인들이 흑인보다 많다는 점으로 인해 작정하고 준비를 하고 온 것이었다.
"LA에 현지 스튜디오가 있어서 1년간 계속 촬영이 가능합니다."
"그정도면 보통 돈을 얼마나 쓰는거죠?"
"제가 아는건 다큐멘터리 5년치 예산을 다 지원 받았다는것 정도만..."
"하하..."
아무튼 중요한건 경기였다.
시범경기부터 조짐을 보였던 샌디에이고는 시즌 시작부터 맹렬한 기세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지난시즌에 상위타순을 해결한 샌디에이고는 오프시즌을 통해 하위타순의 자리를 정해두었다.
예상대로의 성적을 보여주기만 한다면 이번 시즌 샌디에이고는 계획대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올해도 바쁘겠군."
"이번 시즌에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유력하다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가야죠. 지난 시즌은 이번 시즌을 위한 시즌이었으니깐요."
사실 타이밍이 절묘한 것도 있었다.
지난 시즌에 샌디에이고가 보였던 천문학적인 금액의 파이어 셀로 인해 새로운 제도가 도입 되었기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중계권 계약을 비롯하여 여러 루트를 통해 수익이 들어오는데 샌디에이고처럼 과도할 정도로 선수들을 내보내며 연봉을 줄이는 경우를 막기 위해 새로운 규정을 신설했다.
이 규정이 생긴것은 사실 선수노조의 항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2,3년에 한번씩 대규모 세일을 통해 페이롤을 한번에 줄여버리는 구단들로 인해 선수들의 위치가 불안정해졌기 때문이었다.
2018년 마이애미와 피츠버그의 대규모 트레이드때도 선수노조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실패했지만 이후 꾸준히 논란이 되었고, 결국 샌디에이고의 이른바 원기옥으로 인해 결국 도입이 되었다.
새 규정은 간단했다.
현 시점에서 사치세 제한은 2억 3500만불이었는데 이 금액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퍼센트로 따지자면 67퍼센트의 금액인 1억 5667만불의 연봉을 무조건 사용해야한다는 규정이었다.
샌디에이고는 대규모 영입을 통해서 이 부분을 해결했으나 페이롤이 1억불도 안되던 구단들은 갑작스러운 오버 페이를 할 필요가 있었다.
그나마 2년이 유예 기간이 주어졌기에 논란이 크지는 않았으나 1억불 이하의 연봉을 지출하던 구단들의 반발은 대단했다.
최소로 잡아도 6천만불 가량이 늘어나야했으니 말이었다.
"양키스나 다저스 같은 구단들은 애초에 많이 쓰던 구단들이니 사치세를 내던가 연봉을 살짝만 조정하면 문제 없지만 샌디에이고는 조금씩 연봉을 끌어 올리면서 3인의 계약이 끝날때를 대비해야겠군요."
"덕분에 이번 FA 시장이 아주 화끈해졌지."
"그러고보면 규정이 생기기 전에 넘어왔던 김준영도 대단하군. 거품 없이 그 금액을 받아냈다는 소리니깐."
규정이 신설되며 연봉 하위권 구단들은 급하게 FA에 자금을 투입하기 시작했고, 이런 시장에서 가장 큰 활약을 하는 에이전트가 있었으니 바로 보라스였다.
"1년의 차이가 아쉽기는 하군요. 3억불 찍었을지도 몰랐을텐데..."
"그래도 이번에 제대로 성공하셨던데요?"
"규정 덕분에 구단들도 선수가 원하는 금액에 맞춰줄 수 밖에 없어졌으니깐요. 그래도 몇년 뒤에는 꺼질 거품이지만요."
"우리 팀도 몇명 더 영입할듯 하니 전력은 충분하군요."
이번 시즌 샌디에이고는 다저스와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지구 1위를 달리고 있었다.
하위타순 보강과 함께 불펜도 강화를 했기 때문이었다.
원래 상위권이던 선발과 클린업에 평균 수준의 테이블 세터 여기에 전력 보강으로 강해진 하위 타순과 불펜이 조합되며 지난 시즌 와일드카드를 노리다 실패하였던 것과 달리 안정적으로 1위 경쟁을 펼칠 수 있는 것이었다.
다큐멘터리는 딱히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그저 촬영하고 가끔 여유가 있을때 다른 선수들이나 유성에게 질문을 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조금씩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더군요. 시청률은 뭐... 그래도 동영상 조회수는 좋은 편이라더군요."
"좀 더 신경 써드렸어야했는데 말이죠."
"아니요. 다큐멘터리라서 그렇게 신경 쓰실 필요는 없어요. 게다가 이 도시는 생각 이상으로 치안이 좋으니깐요."
초반에는 한국인 선수인 유성과 준영에 초점을 두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샌디에이고라는 팀을 조명하였고 이제는 샌디에이고라는 지역까지 촬영하며 광범위한 찰영을 진행하고 있는 그들이었다.
그러는 사이에 샌디에이고는 마지막까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쳤으나 아쉽게 서부지구 2위에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1위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기에 와일드카드 1위를 차지할 수 있었고 샌디에이고는 5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되었다.
"포스트시즌이 이렇게 반가울줄은 몰랐는데..."
"그나저나 다들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하죠?"
"우리가 또 끌고 가야지."
와일드카드는 실제로 베테랑들이 이끌었다.
중요한 것은 이어지는 디비전, 챔피언십 시리즈였기 때문이었다.
먼저 디비전 시리즈에 도달했을때 몇몇 선수들은 좋은 모습을 보였고, 또 다른 선수들은 부진하는 모습을 보였다.
샌디에이고의 감독은 생각보다 능력이 괜찮은 사람이었기에 치열한 접전 끝에 3승 2패로 샌디에이고는 챔피언십 시리즈로 향할 수 있었다.
그리고 디비전 시리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라인업을 조정한 샌디에이고는 파죽의 기세로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돌파하며 월드시리즈에 도달하였다.
[수십년만에 월드시리즈에 도달한 샌디에이고]
[트리플 딜이 월드시리즈를 안겨주다.]
[미래가 밝은 샌디에이고.]
여기서 트리플 딜은 당연히 유성, 준영, 오타니를 뜻하는 것이었다.
이 3인에게 투자한 금액이 보통 금액이 아니다보니 붙은 별명이었는데 유성은 아예 한발 더 나아가서 트리플 보스 같은 별명으로 불러달라는 소리를 하기도 했었다.
"선배님 때문에 이게 뭔 고생인지..."
"딱히 고생도 아니잖아?"
"말이 그렇다는거죠. 그나저나 월드시리즈는 이런 느낌이군요."
"하필 상대가 레드삭스라서 불안한데..."
샌디에이고가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월드시리즈에 올라오기는 했으나 레드삭스는 급이 다른 팀이었다.
9년 연속 우승은 폼이 아니었고, 이러한 강팀에는 유성도 큰 일조를 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
샌디에이고가 여기서 무너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말이었다.
그나마 오타니가 1차전부터 등판하며 1승을 먼저 챙겨왔기에 처참한 경기가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레드삭스의 전력은 아직 미완성인 샌디에이고로써는 이길 수 없는 상대였다.
결국 최종 전적 4승 2패로 6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기는 했으나 결국 레드삭스를 잡지 못하며 샌디에이고는 준우승에 머물고 말았다.
"이걸로 10년 연속인가?"
"솔직히 5차전에 그걸 뒤집어버리길래 쫄았는데 6차전에 바로 끝내서 다행이야. 그래서 유성 그 팀은 어때?"
"뭐...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는게 보이는 팀이니깐 올해는 아쉬웠지만 내년에는 트로피를 가져갈까 생각 중이야."
"확실히 내년은 힘들겠어. 우리도 10년 연속으로 우승했으니 쉬어갈때가 되기도 했고 말이지."
유성과 함께 왕조를 이끈 선수들도 어느덧 30대 중후반이 되며 말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레드삭스는 여러 FA들을 영입하는 동시에 세대교체를 위한 유망주들 수집을 시작한 상태였다.
"그러면 내년에 올라올 수 있으면 또 보자고."
"그래. 최대한 막아낼테니 또 도전하라고."
2028시즌은 그렇게 준우승으로 마무리 되었고, 이후 2029시즌부터 2034시즌까지 6년간 샌디에이고와 레드삭스는 몇번이고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만나게 되었다.
세대교체로 인해 레드삭스의 전력이 이전같지는 않았지만 매 월드시리즈마다 레드삭스는 위협적인 상대였다.
그래도 유성이 버티고 있는 샌디에이고가 항상 결정적인 승리를 가져갔기에 2029시즌부터 2034시즌까지 6년간은 샌디에이고의 왕조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34년이 되었다.
========== 작품 후기 ==========
이제 정말 끝이 다가오는군요.
분량압축과 광속전개를 작정하고 쓰면 이렇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