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전 Chapter 3 - MLB 정복자 -->
시즌이 종료되고 매년 그래왔듯 유성은 각종 시상식을 휩쓸었다.
그와 동시에 레드삭스와 마지막 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8년간 고마웠어요."
"역시 잔류는 안 하실 모양인가보군요."
"한곳에 오래 머물기는 하지만 평생 머무는건 또 싫거든요."
"무슨 이야기인지 대충 알겠군요."
어차피 이후 8년간 매년 2천만불의 금액을 유성에게 지불해야 하기에 레드삭스와의 인연은 아직 끝난게 아니었다.
레드삭스에서도 유성이 이야기해왔던것처럼 8년을 더 뛴 후에 한국으로 간다면 얼마든지 영구결번으로 만들어줄 생각이 있었다.
단 8년만에 유성은 450개가 넘는 홈런과 도루를 성공 시켰고, 이것은 레드삭스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레드삭스와의 마지막 만남을 끝낸 유성은 구장에서 나왔다.
"훗날 사람들은 말하겠지. 주모를 찾으면서 말이야."
"응?"
"한국 이야기였어."
"쩝... 아무튼 이제 가는건가?"
"그렇지. 그동안 고마웠어."
"나야말로 고마워해야지. 덕분에 8년 연속 우승이라는 위대한 순간에 일원으로 뛸 수 있었으니깐."
"그것보단 FA를 더 고마워해야하는거 아니야?"
"물론 그것도 그렇지."
"헤이, 유성."
"니들은 이제 왔냐?"
무키 베츠, 잰더 보가츠, 베닌텐디 같은 유성과 비슷한 나이대의 선수들.
즉, 현 레드삭스의 핵심 라인에 이어 유성의 대체자나 다른 포지션에 새로 등장한 젊은 선수들까지 대부분의 선수들이 모였다.
유성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서 말이었다.
"이거 참... 이야기는 그동안 많이 했잖아?"
"그러니깐 배웅하러 온거지."
"그런가?"
"다음에 만날땐..."
"월드시리즈겠지."
그렇게 유성은 보스턴을 떠났다.
애초에 보스턴에 있는 구단은 레드삭스 뿐이었으니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기도 했다.
동료들의 마지막 배웅을 받은 유성은 그대로 뉴욕으로 향했다.
"워싱턴 내셔널스와 시카고 컵스가 기존 10번의 주인들과의 딜을 성공 시켰나봅니다."
"그거 좋은 소식이네요. 9개 팀에서 11개 팀으로 늘었으니깐요."
"네. 안 그래도 3억불을 넘기느냐 마느냐로 실랑이를 펼치던 구단들이 바로 3억불 오버를 선언했으니깐요."
"오... 이번에는 얼마나 뜯어가실려고요?"
"글쎄요. 솔직히 우리도 이번에는 욕심을 안 내려고 하는지라..."
가만히 경쟁 상대만 붙여놔도 3억불을 뚫어버리는 최고의 선수인데 억지로 더 뜯어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선수가 원하는 조건이나 선수의 편의를 더 봐주는게 좋다.
"수수료를 생각하면 좀 많이 받아야겠지만요."
"하하. 그래서 지금까진 어디가 제일 빠른가요?"
"역시 지금까진 다저스가 1순위죠."
자금, 전력, 익숙함.
몇가지 요소가 더 있겠지만 유성에게 가장 적합한 구단은 다저스일것이다.
한국인 선수들이 많이 있었던 구단이기도 했고 말이었다.
"아. 오타니는요?"
"그쪽도 다저스가 눈에 불을 켜고 있더군요. 컵스랑 내셔널스도 마찬가지지만."
유성이 내셔널리그로 자리를 옮기겠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만큼 오타니는 아메리칸 리그에 남을 확률이 높았지만 예상 외로 내셔널리그 도전을 선언했기 때문에 각 구단들의 머리는 복잡해진 상태였다.
그 중에서도 다저스와 또 다른 몇몇 구단들은 정말 터무니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유성과 오타니를 한꺼번에 영입하는 것이었다.
둘이 합해서 6억불이 넘어가는 상황이다보니 '에이 설마...' 하는 이야기였지만 저 금액을 때려 박을 구단이 정말로 존재했다.
하나는 다저스였고, 다른 구단들은 정말 예상 외의 구단들이었는데 바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였다.
다저스와 동일하게 서부지구에 속해있는 팀들이지만 절대 1강 다저스와 수년 간격으로 엎치락뒤치락하며 2중 혹은 1중강 1중을 형성한 애리조나 디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존재로 인해 만년 하위권인 팀들이었다.
그 성적에서 알 수 있듯 월드시리즈 우승 기록도 없는 팀들이었지만 메이저리그 중계권에 조정이 생기면서 그 두 구단에도 혜택이 갈 수 있게 되었다.
"샌디에이고에 콜로라도...?"
"대박이 터진 이후 수년간 FA 영입도 안 하고 오히려 페이롤을 더 줄이면서 유망주들을 끌어 모았던 구단들이죠."
"금액은 충분한데 팀 전력이..."
"아마 그 두 팀은 당장 우승을 할 생각은 아닐껍니다. 박유성 선수든 오타니든 아니면 둘 다 영입하든 1,2년 정도는 육성의 방향을 잡겠죠. 다행스럽게 둘 다 잠재력이 보이는 선수들이 꽤나 있으니 오래 걸리지는 않겠죠."
"흐음..."
2026시즌 기준으로 메이저리그 사치세 한도는 2억 3천만불이었다.
현재 두 팀 모두 8천만불도 안 되는 페이롤이 유지되고 있었기에 유성과 오타니를 영입하더라도 2,3명을 더 영입할 여력이 있었다.
실제로 두 구단이 수년간 세이브 해둔 자금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오타니하고 연락 좀 해봐야할지도 모르겠군요."
"준비 해두죠. 그나저나 그 둘 중 고르실 생각인가요?"
"다저스보단 저 둘이 재미있어 보이니깐요."
두 구단 모두 이미 유성에게 8년 3억 2천만불을 불러둔 상태였다.
경쟁을 붙이면 나머지 금액은 적당히 정리 될테니 남은건 다른 요소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콜로라도는... 좀 먼거 같은데..."
"그러면 샌디에이고가 좋을겁니다. LA에서 2시간 정도의 위치에 있으니깐요."
"위치 한번 절묘하네요."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것은 동일하지만 LA와 샌디에이고는 확연한 차이가 나는 지역이었다.
멕시코와 가깝다보니 국제적인 정세에 따라 난해할지도 모르지만 살기에는 아주 좋은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에서 2번째로 큰 도시? 샌프란시스코가 아니라?"
"아, 그건 외국인들이 자주 착각하는 점이죠. LA 다음 크기의 도시는 실제로 샌디에이고입니다. 도시 근처까지 포함하면 샌프란시스코쪽이 더 크지만요."
샌디에이고 도시에서만 140만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근교까지 포함하면 350만에 가까운 사람들이 살고 있다.
게다가 의외로 한인의 비중이 높은 곳이기도 했는데 미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흑인보다 동양인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었다.
"이렇게까지 알아보시는걸 보면 정하신 모양이군요."
"네. 오타니랑 이야기 해봐야겠지만... 재미 있는게 생각 났거든요."
지난 8년이 대립의 시대였다면 이번 8년은 한곳에 뭉치는 집결의 시대를 만들 생각인 유성이었다.
그것을 위해 유성은 경쟁 구단들에게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퍼트렸다.
물론 오타니와의 이야기가 먼저였다.
"같은 팀에서?"
"나랑 같이 뛰는거랑 안 뛰는거랑 차이가 크다는걸 8년간 느꼈잖아?"
"음..."
"우리 둘을 중심으로 새롭게 만들어질 팀에서 니가 에이스를 하는거야."
"4번은 니가 하고?"
"그렇지."
"흐음..."
8년간 당했던걸 생각하면 오타니 입장에서도 힘든게 많았다.
자신을 띄워주던 일본 언론도 수년째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2인차로 부르는 곳도 생겼을 정도였다.
만약 유성과 같은 팀에서 뛴다면?
반응은 둘째치더라도 성적은 이전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
성적이 좋아지면 언론에서도 호의적인 체스쳐를 보여줄테니 말이었다.
"솔직히... 막막한 느낌이 좀 있었는데 니가 먼저 제의를 해주니 나도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하지."
"그래. 가능하면 빨리 답해주는게 좋겠지만 말이야."
유성이 생각하는 것이 어떤것인지 오타니에게 전달했다.
남은것은 오타니가 어떤 결정을 할것인가였고, 유성은 별도로 샌디에이고의 전력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오타니는 못 잡아도 자신은 잡겠다는듯 중견수 자리가 비워진 상태였고, 별도로 포수 자리가 빈약한 상태였다.
"포수라..."
마침 이쪽도 좋은 매물이 있다.
아직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보라스가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사인을 보냈기에 유성은 준영에게 연락을 했다.
*
[박유성, 8년 3억 4,000만불에 샌디에이고와 계약 체결]
[오타니, 8년 3억 1,500만불에 샌디에이고와 계약]
[김준영, 7년 2억 2,000만불에 샌디에이고와 계약]
- 이거 실화냐?
- 박유성, 오타니에 김준영까지;;
- 샌디가 지금 페이롤이 8천만불 좀 안되는데 저 3명 데려오면서 한번에 얼마나 늘어나는거냐?
- 대충 1억 9천만불 정도로 늘어나네.
- 와, 아직도 3천만불 정도 여유있네.
유성의 경우 2천만불은 계약금으로 지불될 예정이며 나머지 3억 2천만불은 레드삭스와 동일한 계약을 맺었다.
다시 말해 이전처럼 16년에 걸쳐서 지불하는 것이었다.
이 조항이 오타니도 좋다고 생각했는지 유성의 조항을 자신도 사용했는데 오타니도 1천만불 정도를 계약금으로 받고 나머지에 해당하는 연봉들은 16년에 걸쳐서 지불 받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준영은 FA인데다가 한국식으로 28세에 미국 기준으로 27세라는 점에서 장기계약을 맺게 되었다.
유성과 오타니와 달리 연봉 분할 지급은 없었기에 결과적으로 샌디에이고는 단 3명에게 1년에 7천만불 가까이를 지출하게 된 것이었다.
물론 메이저리그 언론들은 이 대규모 영입에 박수를 쳐주었다.
샌디에이고가 수년간 쌓아놨던 자금을 고려하면 세 선수에게 합해서 9억불 가까운 금액을 지불할 능력이 차고 넘치기 때문이었다.
"단번에 중견수, 포수, 에이스를 영입하면서 샌디에이고는 엔트리에 큰 변화를 주게 되었습니다. 현재 오타니의 가세로 단번에 내셔널리그 상위권 선발진을 완성했지만 타선에는 주전이라고 할만한 선수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기에 박유성, 김준영은 좋다못해 최고의 영입이라고 봅니다."
"김준영은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다는 불안 요소가 있는데요. 그의 별명이 박유성 2호기라던가 하는건 알고 있지만 포수라는 포지션까지 감안하면 리스크가 크지 않나 싶군요."
"그래도 KBO에서 9년간 500홈런 가까이를 때려내며 KBO 통산 최다 홈런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실력을 생각하면 리스크가 있더라도 그렇게 크지 않을겁니다."
유성과 오타니는 8년간 검증하다못해 전문가들이 역으로 검증 당할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을 보여준 선수들이었다.
덕분에 준영이 집중적으로 분석 되기 시작했으나 준영의 실력은 유성과 비교했을때 선구안이 약간 떨어지고 발이 보통 수준 밖에 안된다는 점을 빼면 유성과 동급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괴물이 또 나타났군."
"어째서 한국에만 주구장차 나오는걸까?"
"나도 모르지. 모교까지 확인해봤지만 이 둘 정도의 선수는 더는 안 나왔어."
"진짜 천재의 영역이라는건가..."
오늘도 각 구단 스카우터들은 한숨을 내쉬며 정보를 수집했다.
========== 작품 후기 ==========
순식간에 S급 매물 3명 다 털린 콜로라도는 그렇게 분노의 영입을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