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기록을 부수는-274화 (273/300)

<-- Chapter 54 - 인터리그 -->

7회 초는 레드삭스 클린업이 3번째 타석을 맞이한 이닝이었다.

이전 타석의 실패를 기억하고 있기에 선두 타자로 타석에 선 무키 베츠는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윙을 시작했고, 1회 이후 처음으로 선두 타자 안타를 뽑아내는 활약을 펼쳤다.

[이건 확실히 예상 외인데요.]

[덕분에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커쇼는 박유성 선수를 상대하게 되었죠.]

- 이게 이렇게 찬스가 만들어지네...

- 서로 1번씩 주고 받기는 했는데 아무래도 박유성이 더 유리하겠지?

- 아직 모르지. 그런대 다저스 상대 하기 전까지 잠잠하다가 다저스 만나니깐 폭팔하기 시작한거 보면...

"이번에는 거를꺼냐?"

"당연히...라고 하고 싶지만 아직 나랑 커쇼의 연봉 차이가 커서 말이지."

"무슨 말인지 이해는 가는군."

메이저리그는 연봉이 낮은 선수보다는 연봉이 높은 선수에게 더 많은 것이 주어지는 리그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연봉의 차이로 선수들 간의 구분이 나누어지는 것이었다.

"그러면 난 고맙게 받아들여야겠지."

딱!

초구가 파울이 되며 초구부터 작정하고 노렸던 유성에게는 아쉬운 상황이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또 없었는데 파울 타구가 파울 홈런이 될 정도로 멀리 날아갔기에 유성보다는 다저스 선수들이 긴장을 해야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내외야진은 후진 수비를 하기 시작했고, 커쇼도 만약을 위해서 제구를 낮게 잡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2구째는 존에서 살짝 벗어난 볼이 되고 말았고, 커쇼는 판정에 불만이 있다는듯한 표정을 잠시 보였다가 감추기도 했다.

그런 변화를 느꼈기에 알렉스는 주심에게 잠시 말을 걸기도 했다.

"낮았어요?"

"그래."

"아깝네..."

마찬가지로 커쇼의 표정 변화를 순간적으로 확인했던 유성이기에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았지만 일부러 말을 걸지는 않았다.

애초에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딱!

[쳤습니다! 직선타구가 내야 그리고 2루수와 유격수를 넘어가서 외야에 떨어집니다!]

[주자 2루 돌아서 3루로!]

[이제 잡았는데요. 홈으로 갑니다! 바로 홈으로 던지죠!]

홈으로 송구가 날아가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3루에 도달해서 홈으로 출발한 무키 베츠의 승부는 매우 아슬아슬할 정도로 간발의 차이였다.

"아웃!"

하지만 결과는 아웃이었다.

너무나 아까운 찬스였다.

일부는 3루에서 멈출 것이지 왜 3루까지 가냐고 이야기 하기도 하지만 오늘 커쇼의 컨디션을 생각하면 희생 플라이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게다가 그가 홈에서 아웃을 당했지만 레드삭스의 공격은 끝난게 아니었다.

비록 무키 베츠가 홈에서 아웃을 당했지만 그 사이에 유성은 2루에 도달했고, 여차하면 3루까지 노릴 수가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하게 커쇼의 뒤를 잡은 유성이 있기에 레드삭스는 1사 2루의 찬스를 이어갈 수 있었다.

"홈런 타자면서 더럽게 빠르네."

유성이 들었으면 난 홈런 타자가 아니라고 했겠지만 거리가 멀어서 들리지도 않았기에 다음 타자를 상대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초구만에 유성이 달리기 시작했고, 바로 3루로 송구를 날리며 다시 한번 접전이 펼쳐졌다.

"세이프!"

[살았어요! 가까스로 살아나는 박유성 선수입니다!]

[지금은 거의 동시라서 아웃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보시면 박유성 선수가 살짝 빨랐네요.]

[네. 정말 살짝이라서 보는 사람까지 다 햇갈리게 했네요.]

[이제 1사 3루의 찬스가 만들어졌고, 레드삭스는 리드를 잡을 절호의 기회를 얻어냈습니다.]

- 설마 7회나 되었는데도 3,4번이 밥상 차리는 광경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 지금 상황으로는 연장전도 슬슬 생각해야겠는데?

딱!

[쳤습니다! 좌익수 방면으로 뒤로 물러나면서... 잡아냅니다.]

[잡는 것과 동시에 달리기 시작한 박유성 선수는 단숨에 홈에 도달하면서 레드삭스가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7회 초 스코어 2대1로 레드삭스가 다시 리드를 가져왔습니다.]

[세일이 7회를 끝으로 내려갈 확률이 높기에 레드삭스 입장에서는 정말 중요한 1점이네요.]

[네. 이 페이스로 남은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다면 레드삭스의 승리로 끝나겠죠.]

리드를 내준 커쇼는 6번 타자를 공 2개만에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고, 7회 말이 되자 승리 투수 요건을 얻기 위해 세일이 마운드로 향했다.

"후..."

막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단 막아야한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막는다라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른 세일은 마지막 남은 여력을 모두 쏟아붙기 시작했다.

팡!

[투구수가 90개가 넘어갔는데 다시 한번 160KM가 나옵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오네요.]

승리를 향한 욕망, 강력한 상대에게 승리를 가져왔다는 성취감 그리고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자랑스러움까지 7회 말의 세일은 오늘 경기 가장 환상적인 11구를 던지며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무리하였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후부터는 필승조의 몫이었다.

커쇼는 8회에도 올라오며 무실점을 기록했으나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동점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결국 경기가 종료 되었다.

[최종 스코어 2대1로 커쇼라는 대어를 잡아내는 보스턴 레드삭스!]

[이 승리는 많은걸 의미하는데요. 차후 포스트시즌에서 다저스를 만나더라도 우세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렇죠. 또한 안 그래도 압도적인데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의 자리를 더욱 확고하게 만들어냈습니다.]

경기가 종료된 이후 언론은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안 그래도 높던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이 더 높아지기도 했다.

한편 다른 곳에서는 바쁘게 진행되고 있던 투표가 종료 되었다.

그 투표는 바로 2019 MLB 올스타전 투표였다.

[박유성, 2019 MLB 올스타전 중견수 부분 1위]

[한국인 최초 올스타 투표 1위]

- 킹갓유성님...

- 17,18시즌에 아무도 메이저 안 가길래 끝났나 싶었더니 19시즌부터 갓유성이 다시 문을 활짝 열었네.

- 사실 다이노스 나올때부터 예상 되기는 했음.

- 하긴 나범성은 벌써 포스팅 포함 1억불 거리고 있으니...

범성이 왜 1억불 이상으로 측정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당장 4년 전에 포스팅으로는 야수 최고 금액이었던 박병훈이 포스팅 1,285만불을 포함해 5년 3,085만불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박병훈이 16시즌부터 18시즌까지 단 3시즌만 뛰고 돌아오며 1,800만불에 달하던 연봉 중 850만불만 받고 돌아온 것이었다.

- 그런대 국내에서 박뱅 3년 850만불로 쓰라고 하면 당장 절하면서 데려가지 않냐?

- 보니깐 김강현이랑 동일 금액이네.

- 김강현도 수술 때문에 1년 반 가까이를 날렸으니...

결론을 말하자면 박병훈, 강정주가 한국으로 돌아간 이후 유성이 다시 초 거액의 금액으로 한국 시장을 열기는 했지만 범성은 박병훈과 비슷한 금액이 현실적이라는게 국내 언론의 이야기였다.

"레드삭스에 그 정도 돈이 있어요?"

"당신이 8년간 연 4천만불이나 되는 금액을 16년간 2천만불씩 받기로 해서 준비한 자금에 1천만불 정도의 여유가 생겼거든요."

"고생 좀 하시겠네요."

"네... 보라스가 그렇게 빠르게 움직일줄은 몰랐거든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성과의 인연 덕분에 다이노스에서는 보라스 컴퍼니와 계약한 선수가 제법 되었다.

그래도 메이저리그와 달리 KBO 연봉 협상때는 보라스가 크게 관여를 안 했는데 한국의 FA 제도를 고려했기에 결정한 것이었다.

다시 말해 FA때 구단들을 제대로 뜯어먹겠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튼... 올스타전 1위는 저라는 이야기로군요."

"네."

납득이 되는 결과다.

유성은 전반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30-30 클럽을 달성하며 시즌 시작 전에 예상 되었던 40-40을 넘어서 50-50 클럽을 노릴 확률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레드삭스라는 네임드 있는 팀에 팀 성적마저 압도적이다보니 그가 1위가 안 되면 올스타 투표가 조작 의혹을 받을뻔 했을 정도였다.

"그러고보니 한국에서도 올스타전에 자주 나가셨죠?"

"6년 내내 팬투표 1위를 하면서 나갔죠. 솔직히 1년쯤은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여기서도 첫해부터 나가는군요."

"하하..."

"뭐, 투표 1위가 안 나간다고 하면 그것도 좀 그럴테니 나간김에 미스타 올스타나 받아와야죠."

그렇게 올스타 투표가 종료될때쯤 전반기가 종료 되었다.

전반기가 종료 되며 레드삭스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전반기 70승에 도달하며 7할이 넘는 역대급 승률을 과시했다.

65경기 정도 남은 후반기에서 절반 이하인 30승만 거두어도 100승이기에 레드삭스는 사실상 포스트 시즌을 확정한 것이나 다름 없었다.

*

"박유성씨는 여자친구 없나요?"

"전에도 이야기 했던거 같은데 아직도 없습니다."

"한국에 있을때도 수십억씩 가지고 계시던 분이 미국에 오면서 수백억씩 벌게 되었는데도 여자친구가 없다네요. 이상형 같은게 있나요?"

전반기가 끝나게 되면서 유성은 올스타전 이전까지 잠시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지금은 그 언론들 중 한곳과의 인터뷰였다.

"이상형이라... 아무래도 내조를 잘해주는 여자가 좋겠죠?"

"운동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조건이죠. 그 외에는 없나요? 예를 들어 외모나 몸매 아니면 배우자 집안이라던가?"

"글쎄요. 일단 다른 선수들이랑 이야기해보니 제가 그렇게 눈이 높은 편은 아니더라고요. 평균 수준의 외모만 되어도 괜찮아요. 몸매는... 저도 남자이다보니... 대충 아실꺼라고 믿고, 배우자 집안은 상관 없어요. 제가 당장 연봉이 백억 단위니깐요."

- 미국물 먹더니 박유성 인터뷰 스킬이 좀 변했다고 해야하나?

- 그러게. 이전에는 겸손 of 겸손이었는데...

- 한국에 있을땐 너무 할 정도로 그런 상태이기는 했지.

"혹시 한국인을 더 좋아한다거나 서양인을 더 좋아한다거나 그런게 있으신가요?"

"왜 질문이 다 이런쪽인거 같죠? 뭐, 답을 하자면 제가 언어 문제가 없다보니 어느쪽이든 상관은 없는데 그래도 한국 사람이 조금 더 좋겠죠."

"네. 인터뷰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 인터뷰를 본 누군가의 사악한 계획이 준비 되기 시작했는데 훗날의 이야기였다.

========== 작품 후기 ==========

차근차근 완결 루트를 타고 있습니다.

다만 이전에 이야기한 것과 달리 350화 이전에 끝날지도 모르겠네요.

*

제가 이전과 달리 글이 빠르게 안 써지는 이유가

매번 반복되는 작중 패턴과 함께 350화는 넘겨야한다는 그런 압박감 때문인거 같기도 합니다.

제일 큰건 생활 패턴이 반쯤 박살난거지만...

아무튼 부담감을 최대한 내려놓고 해볼려고 합니다.

정 안되면 7년 후로 해서 내셔널리그에서 뛰는것까지 보여주던가 하는 방법도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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